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38
238화
【황당한 도움】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는 말에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세상, 뭐? 그게 뭔 소리야.”
내 반응을 예상한 듯, 꿈의 군주는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
“뭐, 모를 것 같긴 했어. 나도 운 좋게 흘러들어 간 거니까. 확인하려면 네가 한 번 더 돌아가야 하는데.”
“안 돌아갈걸.”
“왜 그렇게 확신해? 네 유일한 강점은 회귀잖아. 네 강점을 부정하지 마.”
“…일단 난 그걸 강점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저주라고는 생각해 봤지만.”
“어머? 저주라니. 시간을 움직이는 능력이야말로 최강의 축복인데. 너 기만이다, 그거?”
“어중간한 힘을 가지고 돌아가 봤자, 너희들한테 다 잡아먹혔어.”
“흠. 뭐, 너희들이 어중이떠중이마냥 힘을 애매하게 받아들여서 사용하고 있긴 하지.”
“…힘을 애매하게 받아들이다니?”
우리 몸에 문양이 생기면, 제각기 다른 기간의 조화 기간 이후 문양의 힘을 완벽히 다룰 수 있다. 우리에겐 조화 기간이 끝난 지금이 최전성기일 터. 그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힘을 애매하게 받아들인다는 말에, 나는 궁금증을 티 내지 않고 툭 물었다.
“우리는 나름 잘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보기엔 아닌가 봐?”
“응, 뭐, 그렇지. 애초에 너희 몸에 문양이 왜 보이겠어? 힘이 완벽하게 자리 잡았으면 아예 문양을 개방한 모습이 본래 모습이 되어야지. 왜 개방을 해야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겠어? 너희는 문양에게 허락받는 거야. 너희가 마음대로 힘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딱히 허락받는다는 느낌은 안 들었는데.”
“그야 너희 몸에 들어간 이상, 너희에게 힘을 넘긴다는 의지가 강한 것들이니까. 문양으로 변한 녀석들은 자신과 비슷한 의지를 지닌 이에게 붙어. 그리고 그 의지를 그들이 대신 이어 주길 바라지. 그래서 아마 네가 허락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은 걸 거야. 지금껏 너희 중에 단 한 명도 문양 개방을 제대로 못 하는 이가 없었어? 있었을걸?”
“…몰라. 관심 없어.”
“그래? 관심이 있어야지 저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텐데.”
꿈의 군주가 느긋하게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아직까지 몬스터와 대치 중인 류천화 씨였다.
“…애초에 저건 뭐야.”
“무언가를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해야 할지, 분신이라고 해야 할지, 나도 아직 제대로 정하지 못했어. 내가 만든 거라곤 했지만 사실 나는 거들기만 했거든. 저것들은 본래 모습의 유전자를 먹고 스스로 자랐어.”
“당최 뭔 소리인지 모르겠네. 탄생 과정은 됐고, 저것들이 하는 게 뭔데.”
“글쎄? 너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거 아니었어?”
“잘 모르겠는데.”
“본래의 몸을 되찾으려는 거야. 소생을 하려는 거지. 난 그걸 위한 그릇을 마련해 준 거고. 다만 이전과 다르게 지금은 너무 완벽하게 만들어서, 나도 무슨 변수가 있을지 몰라.”
“너무 완벽하게 만들었다는 것치곤 남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잖아.”
“그야 저것들은, 음……. 그래, 너희들 세상의 존재로 치면 영혼이니까.”
“영혼만 둥둥 떠다니는데 우리 몸에 들어와 힘을 쌓고 뭐 몸을 소생한다고? 말이 안 되는데.”
“그러니까, 굳이 굳이 너희들 세상의 존재로 치면 영혼인 거지, 진짜 영혼은 아니야.”
“…그래서. 이걸 나한테 말하는 이유가 뭔데? 나한테는 그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또 뭐고?”
“그게 가장 궁금했나 봐? 대뜸 물어보는 거 보면.”
“네가 나를 노렸음 이미 내 눈앞에 저 몬스터를 보냈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만들지 못했거나, 본래 힘의 주인을 모르거나. 둘 중 하나겠지.”
“일부러 안 만들었다는 추측은 없어?”
“굳이 그랬을 것 같진 않거든. 그동안 날 그렇게 귀찮게 해 놓고.”
“…뭐, 맞아. 두 개 다 정답이야. 네 힘의 주인을 몰라 만들지 못했지. 그래서 묻겠는데.”
꿈의 군주가 살의 하나 끼지 않은 채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한 미소로 말을 이었다.
“혹시 넌 알아? 네 문양의 본래 주인. 내 생각에는 말이야, 아무래도 그 주인이 꽤 대단한 존재인 것 같거든? 알아내면 네가 가장 강해질지도 몰라.”
“내가 강해지는 게 아니라 내 몸 안에 있는 게 강해지겠지.”
“…역시 말 안 해 주려는 거야?”
안 해 주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다. 나는 문양이 몬스터의 힘이라는 걸 안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것들이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것도 지금 알았다. 근데 알 턱이 있나.
나는 능청스레 답했다.
“…글쎄다?”
“뭐, 좋아. 어차피 기대도 안 했어. 근데, 내가 왜 너만 여기 남겨 뒀을 거라고 생각해?”
“평화로운 대화를 위해.”
“으응. 아니야.”
그래. 기대도 안 했다.
“넌 어차피 지금의 나와 싸우지 못해. 내가 강한 것도 있지만…….”
“너도 나랑 싸우지 못하는 거겠지. 말은 똑바로 하지?”
“하여튼 입만 살아 가지고. 난 너 죽여도 돼. 네가 돌아가는 순간에 또 그걸 볼지도 모르는데, 이참에 한번 죽어 볼래?”
“그냥 바로 죽일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고 묻는 걸 보니, 결국 너도 두렵긴 한가 보지?”
“그치? 어느 누가 죽는 걸 안 두려워하겠어. 물론 꿈님은 죽는다는 두려움보다는 다음에게 넘겨줄 생각으로만 가득하셨지만 말이야. 아. 됐다.”
“됐다니, 뭐가…….”
꿈의 군주가 바라보던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가만히 서 있는 류천화 씨가 보였다. 몬스터와 대치하다가 갑자기 시간이라도 멈춘 듯 정지해 있는 저 모습은, 이미 한 번 경험한 적 있는 모습이었다.
“…….”
“이야. 그래도 그 늑대보단 오래 버텼네.”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어.”
“으응? 내가 무슨 질문 답변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
“만약 저 상태로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되는 거지?”
“…있잖아. 내가 가만히 앉아서 넙죽넙죽 다 말해 주니까 참 뭐로 보이나 봐. 아니면 이전에 군주가 아닌 채로 만난 적이 있어서 그런가?”
“가만히 앉아서 벌벌 떨기만 하는 것보단 효율적이잖아?”
“…….”
꿈의 군주는 어두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이내 눈 녹듯 표정을 풀며 답했다.
“뭐! 그것도 그렇지! …그래도 말이야.”
뻥! 갑자기 날아온 거대한 공에 몸이 밀려났다.
“나 상처받았거든? 그러니 더 이상의 답변은 안 해 줄 거야.”
나는 밀린 몸을 다리에 힘을 주어 버텨낸 후 옆에서 다시 날아오는 공을 이번에는 낫으로 베어 냈다. 정확히 둘로 갈라지는 공 사이, 꿈의 군주가 나타나 말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궁금하면, 네 동료를 구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봐. 뭐, 네 성격에 그럴 것 같진 않지만 말이야. 그런데 네 힘으로 구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구한 후에는 나한테 고마워할지도? 궁금하면 내버려 두고, 이득을 취하고 싶으면 구해 봐. 할 수 있으면.”
툭. 내 양어깨를 붙잡은 꿈의 군주가 방긋 웃었다.
“그럼 선택은 자유야. 파이팅?”
툭. 뒤로 밀린 몸 아래, 수없이 많은 꽃들이 자라나 나를 뒤덮기 시작했다. 피할 수 있음에도 굳이 피하지 않은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 꽃들의 용도가 무엇인지, 대충 알 것 같았으니까.
가만히 몸을 내버려 둔 채 눈을 끔뻑이고 있자니 어두운 공간이 새로 눈에 들어왔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주변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예상은 했지만.’
건드리지 않았음에도 엉망진창이 된 공간. 화면 너머로 봤을 때보다 더 엉망인 공간에 도착해 있었다. 아마 류천화 씨가 한참 대치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나는 두 다리로 일어서, 눈앞에 보이는 사람과 시선을 마주쳤다. 다 낡은 의자에 앉아 내가 오길 기다렸다는 듯, 그는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류천화 씨의 머리 위에는 붉은색의 왕관 형상이 띄워져 있었으며, 망토는 더욱 커져 있었다.
‘할 수 있으면…….’
꿈의 군주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잘 안다. 유주한과 유아한 씨 때의 일로 경험한바, 유주한은 힘에 비해 실력이 부족해 상대할 수 있었지만, 상대는 류천화 씨다. 아무리 회귀했더라도 힘은 물론이요, 기술로 역시 이기기 어려운 상대.
‘다른 사람들도 이런 거라면…….’
뭐 배턴 터치 하는 식으로 상대해야 하나. 내가 류천화 씨를 구하면, 류천화 씨는 내가 상대해서 소모한 기력을 회복할 동안, 다른 사람을 구하고, 그런 식으로.
“…내 팔자야.”
낡은 의자에 앉아 있는 류천화 씨를 한 번, 주위 배경을 한 번 살펴봤지만 특별히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없어 보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겔탄.”
―으응?
“저건 네가 더 잘 알잖아. 무슨 좋은 방법 없어?”
―저건 나도 몰라.
“모른다니?”
―그동안 보았던 것보다 훨씬 완벽한 형태야.
“완벽한 형태라는 건, 상대하기 더 까다롭다는 거겠지.”
―응. 다만 네가 볼 수 있고, 네 힘을 통해 움직이는 나 역시 볼 수 있다는 건, 네 힘이 작용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거겠지. 악몽 사냥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 녀석은 내기를 무척 좋아해. 그리고 이상하게 내기에 성실하지.
“왜 그런지는 모르고?”
―…이유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어. 너희와 다르게 우리는 만들어질 수도 있는 존재니까.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거야.
“어찌 됐건, 내가 상대는 할 수 있게 만들어 뒀을 가능성이 크다 이거지?”
―아마도. 걔는 치열한 대결을 좋아하니까. 압도적인 상황이 아니라.
“우리에게는 희소식이네. 치열한 대결이 예정되어 있다는 건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겠지만.”
―오히려 안 좋은 거 아냐?
“…그렇지. 일부러 지는 것도 계획일 가능성이 크니까. 이전의 탑의 주인들처럼.”
나는 한숨을 내쉬며 류천화 씨를 바라봤다. 먼저 다가와 보라는 듯 가만히 앉아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퍽이나 손이 가겠다 싶은 꼴이었다.
‘류천화 씨를 이긴 적이 없지는 않지.’
온갖 편법을 이용해서 말이다. 목숨을 건 상황에서는 그것도 계획이라면 계획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