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38
대회의실이 단숨에 차가워졌다. 그런 상황에도 최류는 아무렇지 않게 거짓을 뱉었다.
“ 병원에서 무리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의사쌤이. ”
이 장면을 보는 대부분 인원은 최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장면은 연예계라는 바닥에서 꽤 흔했으니까.
“ 벌써부터 시작하네. ”
“ 뭐, 촬영장에선 흔하잖아. 이만한 배우들이 모였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그림이지. 냅둬. ”
“ 하긴. 저건 배우끼리 알아서 할 문제지. ”
그렇다고 해서, 모인 누구도 최류의 행동을 문제 삼지 않았다. ‘배우끼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 정도로 치부하기 때문.
거기다 최류는 국내 내로라하는 탑배우.
최류와 언제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날지도 모를 일인데, 지금 이 장면에 끼어서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욘 없었다. 터치한다고 한다면 김태우 PD나 홍혜숙 작가가 하는 것이 제일 자연스럽겠지만.
“ 아, 네. 편한 대로 하세요. ”
배우가 본인 입으로 다쳤다는데, 따지고 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확실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달까?
“ 감사합니다! ”
어쨌든 결과적으로 메인 남주인 정진훈은 일어서서 리허설 연기를 펼쳤고, 서브주연 최류는 앉아서 리허설 연기를 진행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 크크. 제목이 벌써 떠오른다. ”
“ 나도. 정진훈은 일어서서, 최류는 앉아서? 탑배우들의 온도 차이. 어때? ”
“ 일단, 사진부터 찍고. ”
이런 맛있는 장면을 기자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기자들은 수군거리면서도 셔터를 눌러댔다.
“ 어- ”
이어 입을 열던 김태우 PD가 강주혁을 곁눈질했다. 사장의 표정을 살핀 것. 그러나 강주혁의 모습엔 딱히 변화가 없었다.
주혁은 여전히 펜을 돌리며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뭔가 액션이 없다.
‘ 하긴. 사장님이야 이런 광경에 이골이 났겠지. ’
괜찮다 싶었는지 김태우 PD가 리허설 연기를 속행했다.
“ 그럼 최류씨. 4페이지. 3부 28씬 부탁드립니다. ”
“ 예에-. ”
-팔락, 팔락.
곧, 주변에 모인 모두가 최류가 펼칠 장면으로 대본을 넘겼고, 최류가 대뜸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악역 연기를 시작했다.
“ 원망은! ”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그 순간, 대회의실에 벨소리가 크게 울렸다.
“ ······ ”
첫마디를 띠자마자, 벨소리 때문에 연기가 끊긴 최류가 짜증스런 표정으로 주변을 훑었고, 모인 모두 역시, 자신의 핸드폰을 확인했다.
혹시나 싶어서였다.
-스윽.
그때 주혁이 핸드폰을 꺼냈다. 그러자 울리는 벨소리가 더욱 커졌다. 벨소리의 주인은 바로 강주혁이었다.
*070-1004-1009
전화는 보이스피싱.
-톡.
발신자를 확인한 주혁이 살짝 미소지으며 핸드폰 옆, 음량버튼을 눌러 벨소리를 무음으로 바꿨다.
‘ 쯧! ’
그 모습에 짜증은 났지만, 벨소리의 주인이 강주혁이었기에 최류는 내색하지 않고, 작게 혀를 차며 연기를 다시 속행했다.
“ 원망은! ”
“ 미안한데. ”
그런데 이번엔 강주혁 본인이 직접 끼어들며 최류의 연기를 잘랐다. 딱 여기서 내내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던 하정훈이 ‘풉’하고 웃음이 터졌고, 덕분에 최류가 어금니를 물면서, 억지로 짜증을 참으며 물었다.
“ 왜······그러시는지. ”
반면, 강주혁은 무척이나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 10분만 쉬죠. ”
같은 시각, 보이스프로덕션 4층.
매니지먼트 2팀 김수열 팀장과 팀 직원들, 캐스팅 팀이 회의 중이었다.
“ 팀장님. 최근 ‘코미디파워’에서 괜찮은 개그맨은 이 정도가 답니다. ”
이들이 아침부터 유망주 개그맨부터 프리 선언한 아나운서 및 방송인의 명단을 확인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홍혜수 부장의 지시 때문.
원래는 홍혜수 부장도 이 미팅에 참석해야 했지만, 현재 리허설 리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 덕분에 매니지먼트 2팀 팀장 김수열이 미팅을 이끌어갔다.
“ ······딱히. 팍 꽂히는 친구는 없는데. 캐스팅팀 생각은 어때요? ”
“ 음. 솔직히 이 개그맨들 영입할 바에 살짝 맛은 갔지만, 인지도 좀 있는 개그맨들이 낫죠. ”
“ 그렇긴 해. 다른 명단 줘봐요. 방송인이나 프리 선언한 아나운서 쪽. ”
“ 여기. ”
-스윽.
직원에게 명단을 받은 김수열 팀장이 턱을 쓸었다.
“ 우희정, 박보람, 최성준, 안화정. 이 중에서 그나마 뜰 가능성 있는 친구는? ”
“ 우희정이 종편 쪽 예능 고정 패널에 들어갔고, 박보람이나 최성준은 시사프로에 출연 중입니다. 안화정은 아직 고정프로는 없고, 라디오 하나 하고 있는데 컨셉이 영 이상하던데요. ”
“ 어떤 컨셉인데요? ”
“ 19금이요. ”
“ 허- 아나운서 했던 여자가? ”
김수열 팀장이 19금 컨셉을 잡았다는 안화정의 프로필을 신기하게 내려볼 때였다.
“ 저. 팀장님. ”
캐스팅팀 직원 한 명이 질문을 던졌다.
“ 근데 갑자기 개그맨이나 방송인 쪽은 왜 알아보시는 건지. ”
반면, 김수열 팀장도 확실히는 모르는지 괜히 턱을 긁었고.
“ 글쎄요. 우리 제작팀에 백번 촬영팀 있잖아요?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그 친구들 프로에 진행자를 만들어야 한다나. ”
캐스팅팀 직원이 살짝 놀라며 되물었다.
“ 예? 애들한테 무슨 프로를 맡겨요? ”
비슷한 시각, 인천공항.
무비트리의 송사장이 수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오는 공항 입국장 앞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스읍- 슬슬 올 때가 됐는데. ”
손목에 찬 시계를 보기도 하며 송사장은 연신 입국장을 힐끔거렸다.
“ 아. ”
그러다 송사장의 눈에 연주황색 머리카락에 얼굴의 반을 가린 선글라스, 육감적인 몸매가 명확히 드러나는 흰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여자 외국인이 박혔다.
곧, 송사장이 영어로 외국인을 불렀다.
“ 헤이! 캘리!! ”
송사장의 목소리가 얼마나 쩌렁쩌렁했는지, 커다란 은색 캐리어를 끌던 길쭉한 여자 외국인의 시선이 송사장에게 바로 맞춰졌고.
“ 오! 쏭!! ”
캘리라 불린 여자 외국인이 대뜸 송사장을 와락 안았다. 그런데 너무 바싹 안은 덕분인지, 캘리의 가슴이 송사장에게 닿았다.
그런데도 이런 장면이 꽤 익숙한지, 송사장도 캘리를 와락 안으며 유창한 영어로 그녀에게 안부를 던졌다.
“ 캘리. 넌 나이를 거꾸로 먹나 봐. 점점 예뻐지네? ”
“ 고마워! 송! 보고 싶었어. 이게 몇 년 만이지? ”
“ 알게 뭐야!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나네. ”
“ 송. 너는 여전하구나? ”
-스윽.
짧은 안부를 나눈 캘리가 안았던 자세를 풀었고, 송사장이 캘리의 은색 캐리어를 대신 끌었다.
“ 줘. 한국에 얼마나 있겠다고 짐이 이렇게 많은 거야? ”
“ 고마워 송. 한국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어. 하지만 일단, 왔으니까 삼겹살은 꼭 먹을 생각이야. 다시 출국하는 날까지. ”
“ 하하. 그래. 그나저나 에반은? ”
“ 에반은 내일 비행기로 들어올 거야. ”
-텅!!
대화 중 어느새 주차장에 도착한 송사장이 캘리의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 그런데 한국에는 갑자기 웬일이야? 저번에 내가 에반에게 전화하긴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오다니. 그것도 너랑 에반 둘 다. ”
송사장의 물음에 캘리가 쓴 선글라스를 머리띠처럼 올렸다. 곧, 그녀의 매력적인 바다색 눈이 보였고, 캘리가 웃으며 답했다.
“ 송. 우린 한국의 배우들과 미팅을 하기 위해 왔어. ”
10분 뒤, KBC 드라마국 대회의실.
강주혁의 요청으로 잠시간 휴식을 가졌던 드라마국 대회의실에 다시금 사람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 어후- 최류 그거 지랄할까 봐 내가 다 쫄리더라. ”
“ 에이. 그래도 강주혁이 한참 선배고, 이 드라마 최종 오너잖어. 아무리 최류라도 지랄까진. ”
KBC PD들이 10분 전 상황을 떠올리며 속닥거리자, 팔짱 낀 국장이 주의를 던졌고.
“ 어허. 조용. ”
그대로 모여있는 보이스프로덕션 진영 쪽으로 국장이 시선을 던졌다.
“ 아줌마. 이거 끝나면 저녁은 될까 싶은데. 끝나고 뭐 먹지? ”
“ 난 불족발이 먹고 싶은데. ”
“ 오- 아줌마치고, 괜찮은 선택이야. ”
그런데 보이스프로덕션의 추민재 부장이나 홍혜수 부장 그리고 그 밑 직원들은 전혀 괘념치 않는 모습이었다. 아니, 따지고 보면 이미 10분 전 상황을 까먹은 것처럼 보였다.
‘ 여긴 기자들도 많고, 보는 눈 듣는 귀도 많은데. 강주혁에 관해 말도는 건 상관없는 건가? 희한하네. ’
KBC 드라마국 국장이 혼자 생각하는 때에.
“ 중간에 끊어서 죄송합니다. ”
강주혁이 속주머니에 수첩을 집어넣으며 입구서부터 모인 배우나 모두에게 고개를 몇 번 숙이며 자리로 돌아왔고.
“ 미안해요. 최류씨. ”
약간은 무표정에 가까운 최류를 똑바로 보며 사과했다. 덕분에 최류가 썩은 웃음을 뱉었다.
“ ······아니요. 괜찮아요- 선배님. ”
딱 여기까지 상황을 지켜보던 김태우 PD가 다시 리허설 리딩의 시작을 알렸고.
“ 자- 그럼 최류씨. 다시 4페이지 3부 28씬 부탁드립니다. ”
-팔락, 팔락.
배우 포함 모인 50명의 인원 전부가 리허설 대본을 펼쳤다. 이어서.
“ 네네. ”
짧게 대답한 최류가 강주혁을 힐끔 바라봤다.
“ ······ ”
어느새 주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아까와 같이 펜을 휘휘 돌리고 있었다. 약 5초 정도 강주혁을 쳐다보던 최류가 앉아, 대본을 보며 리허설 연기를 시작했다.
“ 원망은!! 결국, 원망일 뿐이야!!! 내 원망에는 길이 없어! 그래서!! 난 항상 제자리야! ”
최류는 오른손을 열정적으로 휘저어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 난!! 나아가는 법을 잊었다! 아까 물었지? 주둥이로 할 줄 아는 게 똥 싸는 것밖에 없냐고? 왜? 내 계산은 천박한데, 네 계산은 겁나 고급스럽냐?!! ”
그의 목에 핏줄이 터질 듯 보였다. 그만큼 목청껏 소리 지르고 있다는 뜻이었고.
“ 네. 다음 6페이지 4부 11씬 부탁드립니다. ”
김태우 PD가 다음으로 요청한 장면도.
“ 10페이지. 5부 35씬. ”
그다음으로 요청한 장면까지.
“ 까라면 까 이 새끼야!! 거지 같은 이유를 무슨 자세히 씩이나 듣고 자빠졌어!!! ”
최류가 보여주는 연기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고, 어디서나 볼법한 꽤 흔한 악역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어디가 부족하냐 묻는다면 딱히 짚어낼 수 없는 그런 악역다운 연기.
“ 어후- 더 하나요? 순간, 감정 잡고 외쳤더니 목이 너무 아픈데. 드라마 슛 들어가면 좀 더 딥하게 해볼게요. PD님. ”
“ ······아니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
“ 옙! ”
김태우 PD의 답변에 최류는 마치, 캐스팅이 확정된 배우처럼 행동했다. 어쨌든 방금 최류의 연기를 감상한 관객들이 하나둘 감상평을 작게 던졌다.
기자들이나.
“ 평범하네. ”
“ 뭐, 그렇지. 애초 이 악역인 박대수 역은 대사 몇 줄 읽으면 대충 인물이 잡히잖아. ”
“ 하긴, 최류가 해서 좀 더 살린 느낌 정도. ”
KBC PD들.
“ 음- 나도 리허설 대본 보고, 박대수 역이 좀 틀에 박힌 악역이라 생각했는데. 뽑히는 그림도 얼추 비슷하네. ”
“ 지문이나 박대수 서사로 보면 저 정도가 적당하긴 하지. 내가 직접 모니터 보면 또 모르지만. 국장님은 어떠셨어요? ”
KBC 드라마국 국장.
“ 글쎄. 당장 봐선 이렇다저렇다 하긴 뭐해. 그래도 저 정도면 PD가 좀 만지고, 연출로 비비면 나쁘지 않지. ”
김앤미디어 사장과 제작실장.
“ 스읍- 난 좀 아쉬운데. 여기 이 대사는 굳이 저렇게 격앙되게 표현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
“ 그럼 어떻게 표현할래? ”
“ ······음. 모르죠. 내가 배운가 뭐. ”
“ 봤을 땐 좀 흔한 악역일지 모르지만, 저런 게 확실하긴 하지. ”
메이킹 팀.
“ 확실히 찍었어? ”
“ 네. 소리를 꽥꽥 질러주니까 그림은 좋네요. ”
“ 그렇지. 저런 류 연기가 보기엔 좋아. 하여튼 다음 김건욱 연기도 확실히 담고. ”
“ 예. ”
여기까지는 대부분 그저 그렇지만, 부족하지도 않다는 연기라는 평가. 거기다 탑배우로 칭해지는 최류가 연기했으니, 연기의 기본적 소양은 갖춰진 상태.
“ ······ ”
덕분인지, 최류의 연기를 본 한참 후배 강하진, 김재욱은 물론이고. 정진훈이나 김건욱 또는 정혜인 그리고 선생님들이라 불리는 원로 배우들까지.
각자 생각은 달랐지만, 딱히 최류의 연기에 가타부타 끼어들진 않았다.
원래가 이런 바닥이기에. 바로 그때.
“ 저······ ”
지금껏 조용하던, ‘없어졌던 남자’ 시즌 1을 집필한 정작가가 어정쩡하게 손을 올렸다. 곧,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박혔고.
“ 죄송한데, 진짜 죄송한데요. 최류님. 박대수 역이 그···너무 분노에만 사로잡힌 모습이라서. ”
순간, 최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 예? 뭐가요. ”
“ 아아- 최류님 연기는 진짜 괜찮았는데요! 제가 쓴 박대수는 캐릭터가 그···렇게 마음속에 화가 가득 찬 인물이 아니라서. ”
정작가가 어렵게 용기를 내, 마음을 표현했다. 작가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최류는 정작가가 신인 작가라 그런지, 웃으며 꽤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 아니- 작가님. 여기 박대수 대사마다 앞에 분노하며, 노려보며, 어금니를 씹으며. 이렇게 해놓고 화가 가득 찬 인물이 아니라뇨. ”
“ 아- 그렇긴 한데요. 그게···그. ”
이어 최류가 미소는 유지한 채,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 나-참. 이게 지문이나 감정표시가 이렇게 돼 있으니까, 저는 저대로 분석해서 연기 친 건데. 이렇게 돼 있으면 당연히 다들 비슷하게 연기가 나오죠. 안 그래요? ”
어렵게 용기를 낸 정작가가 곧 쭈그러들었다. 좀 심하다 싶었지만, 기자, 제작사 등 모인 인원들은 최류에게 싫은 소리를 내뱉지 못했다.
“ 아니! 이봐요! ”
“ 최류씨! ”
반면, 화가 난 김태우 PD나 짜증 난 홍혜숙 작가가 이구동성으로 외쳤고, 상황이 점점 막장으로 치닫자 기자들이 웃으며 카메라를 들었다.
그런 상황에 최류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 아니, PD님. 작가님. 제가 틀린 말. ”
“ 변명도 가지가지네. ”
순간, 끼어든 목소리에 대회의실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고, 모인 모두가 목소리의 당사자를 바라봤다. 강주혁이었다.
특히나 최류가 눈을 크게 떴다.
“ 예? 선배님. 지금 뭐라고. ”
“ 뭘, 또 물어. 변명이 그럴듯하다고. ”
-툭.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주혁이 쥐고 있던 펜을 책상 위에 대충 던졌다. 이어 무심한 눈빛으로 최류를 쳐다보던 강주혁의 시선이 이윽고 움직였다.
“ ······ ”
놀란 눈을 뜬 추민재 부장에서 홍혜수 부장으로, 그리고 흥미롭게 자신을 바라보는 하정훈까지.
딱 하정훈과 주혁이 시선을 나눌 때, 최류가 목소리를 냈다.
“ 아니, 선배님. 죄송한데. 제가 언제 그럴듯한 변명을 했다고. ”
덕분에 강주혁의 시선은 다시 최류에게 향했고.
모두의, 50명에 가까운 시선이 주혁에게 박힌 상황. 짧게 호흡을 정리하는 강주혁.
“ 후- ”
이어 그가 최류를 똑바로 보며 대뜸 광대 같은 웃음을 머금었다. 그리고 무언가 말하기 시작했다. 곧, 강주혁이 뱉은 첫마디를 듣자마자, 대회의실에 모인 모두의 눈이 커졌다.
그가 뱉은 말은 그냥 말이 아니었기에.
“ ······어허? ”
“ 아······저거. ”
특히나 추민재 부장이나 홍혜수 부장은 얼마나 놀랐는지, 느닷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어머!! ”
“ 어?!! ”
강주혁이 연기를 하고 있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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