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struck a jackpot after a marriage RAW novel - Chapter 9
009 당신은 날 사랑하게 될 거예요
“기묘하네.”
나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화면에는 내가 지금 연재 중인 이 떠 있었다.
이거야 매일 수십 번도 더 보는 화면이고, 벌써 십 년 가까이 반복해서 새로울 것도 없다만. 요즘은 하루하루가 낯설었다.
[건투를.] [잘 보고 갑니다.] [이야···. 간질간질하네요!]자고 일어나면 긍정적인 댓글이 쌓여있다. 매우 기분 좋은 일이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접을 생각이었는데.’
흔히 무협지에서 말하는 회광반조(回光返照)라도 되는 건지. 악플도 아닌, 무플이었던 내 작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독자님들도 눈치채신 모양이야.’
독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도 무료연재 되는 작품은 지표가 안 나오면 언제든지 연재가 중지될 수 있다는 걸 안다.
때문에 자신이 재밌게 읽고 있는 작품의 연중각이 보이면, 괜스레 힘내라고 댓글이라도 한 번씩 더 주기도 한다.
‘내가 망생이였으면 기대라도 해보겠는데.’
그래 봐야 이미 망해버린 지표.
되살리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심지어 지금은 공모전 기간이라, 작품이 매일 수천 개씩 쏟아지는 중이기도 하고.
내 작품은 심해 밑바닥에 처박혀서, 흔히 말하는 ‘떡상각’이 전혀 보이지 않으므로. 접어야 하는 지표가 확실하다.
‘음? 근데 이 사람은···.’
새로 달린 댓글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혹시 사칭인가 싶어서 얼른 프로필을 확인했는데 본인 맞으시다.
99레벨.
즉, 만렙이었으니까.
닉네임 ‘CENTE’.
나도 익히 아는 사람이다. 풍신전사와 함께 5대 수호령으로 꼽히는 네임드 독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정성 어린 댓글을 보며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어지간한 독자의 말이라면 작품의 주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무시하겠지만, 이건 느낌이 좀 다르다.
‘수호령이 길게 댓글을 남기는 경우는 손에 꼽는데···.’
저분들은 워낙 많이 읽기 때문에, 한 작품에 큰 애정을 쏟기가 어렵다. 실제로 댓글의 99%는 ‘건투를’ 같은 간단한 단어고.
그런데도 장문의 댓글을 남겼다는 것은 그만큼 아쉽다는 뜻. 이 정도라면 충분히 리메이크를 고려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저도 ‘CENTE’님과 비슷한 생각입니다. 작가님 소설은 이전에도 몇 번인가 본 적 있는데, 이번 작품이 제일 느낌 좋네요.]고민하는 도중에 달린 ‘풍신전사’의 댓글. 그것을 본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희망의 불씨가 피어오름을 느꼈다.
일단 내 작품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자. 독자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진 이유가 대체 뭔지, 이에 대한 분석이 먼저다.
‘플롯은 크게 다르지 않아.’
나름 작가로서의 짬밥이 있던지라, ‘승전결기’의 형식은 잘 유지하고 있다. 플롯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역시 캐릭터인가?’
새삼 느끼는 거지만 초반 내 캐릭터에는 매력이 없었다. 서사 중심의 스토리로 방향성을 잡았기에, 최대한 캐릭터성을 죽인 탓이다.
무감정한 주인공.
순종적인 히로인의 반응.
도구로서 소모되는 주변 조연들까지.
내 소설에서 그들은 모두 ‘인형’에 불과했으며, 나는 독자들을 상대로 그럭저럭 아귀가 들어맞는 인형극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후반부는 달라.’
캐릭터들이 내가 깔아놓은 판을 벗어나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히로인 ‘메르’는 아예 다시 태어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
“혹시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그래서 날 납치한 건가?”
“알고 계신 모양이네요.”
“이런다고 내가 널 좋아할 것 같나?”
“그럴 수밖에 없을걸요?”
후후-
일리아 제국의 황녀 ‘메르’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시엘’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짝짝-!
그녀가 박수를 치자, 밖에서 대기하던 기사들이 아주 조심스레 어떤 물건을 들고 왔다.
“···이건!?”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엘릭서’에요. 이거라면 당신의 친구도 치료할 수 있겠죠.”
“지금 나와 거래를 하자는 건가?”
“네. 바로 맞췄어요. 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당신도 내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거예요. 어떠신가요?”
확신의 찬 메르의 눈을 바라보며, 시엘은 반복된 죽음으로 마모됐던 감정이 서서히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건 분노인가?’
자신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구할 수 없던 엘릭서를, 너무나도 손쉽게 구해내는 그녀를 보며 자괴감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황녀를 향한 추한 질투심.
메르는 거울 같은 존재다. 그녀는 너무나도 맑고 투명해서, 자신의 추악한 내면을 자꾸만 바깥으로 끄집어낸다.
“···메르. 역시 난 너를 사랑할 수 없다.”
“아니요.”
단호하게 고개를 내젓는 메르.
황가의 막내로 태어나, 항상 형제자매들에게 양보만 하고 살아온 그녀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시엘. 당신은 나를 사랑하게 될 거예요.”
메르는 시엘의 턱을 들어 올리며 강제로 눈을 마주쳤다. 결코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던 그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
어제 올라간 장면을 다시 읽으며 새삼 ‘메르’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능동적으로 변했는지 깨달았다.
본래는 주인공에게 항상 순종적으로 임하며, 그의 멘탈을 회복시켜주는 최소한의 버팀목 같은 존재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황가의 핏줄다운 포스가 엿보인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역시 강바다 때문이겠지.
계약 결혼 덕분에 여유가 생기면서, 꼭 이 작품을 유료화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라졌다.
덕분에 촘촘하게 짜놨던 플롯을 내던지고 그저 느낌 가는 대로 글을 쓰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강바다와 황녀의 모습이 겹쳐진 것이다.
‘덕분에 주인공도 변했어.’
주인공인 시엘은 ‘무한회귀’ 능력을 가졌다. 허나 그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과정’만 달라질 뿐. 확정된 미래는 변하지 않았다.
불행한 미래가 반복되면서 주인공의 감정은 지속적으로 마모됐고, 모든 일에 무감각해졌다. 황녀를 구한 것도 단순한 변덕이었다.
‘원래는 사이다패스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흔한 회귀물처럼 ‘이놈은 미래에 나쁜 짓을 하니 미리 죽여놓는다’라는 치트를 활용할 생각이었다만, 황녀의 성격이 변하면서 전개가 완전히 달라졌다.
‘황녀가 무한히 반복되던 주인공의 미래에 변동을 주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면?’
감정이 마모된 주인공은 어떻게든 그녀를 ‘이용’하려고 할 거다. 그러다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죽어있던 감정도 서서히 눈을 뜨겠지.
여자의 마음마저도 이용하려는 주인공과 그걸 알면서도 언젠가 관계가 역전될 거라 굳게 믿는 히로인의 각축전.
‘제법 재밌겠는걸.’
대강 뼈대를 잡으니 어떤 부분을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가 눈에 들어왔다.
초반에 답답한 부분을 짧게 스킵해버리고, 히로인의 감정이 변하는 과정을 천천히 빌드업하면 독자들도 더 몰입할 수 있겠지.
‘생각보다 수정할만한 요소도 많지 않아.’
이 정도면 거창하게 리메이크할 필요도 없다. 하루 이틀 정도면 충분히 수정할 만한 분량이다.
결단을 내린 후 곧바로 집필에 들어가려는데. 별안간 화면에 새로운 알림이 떴다.
[재밌네요.]나는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황녀님이 댓글을 남기는 건 처음 봤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후원만 하시고 절대 댓글은 안 남기는 분인데.
‘···생각보다 레벨은 낮으시네?’
당연히 만렙이신 줄 알았다.
물론 레벨에 큰 의미는 없다. 아니, 오히려 나한테는 더 기쁜 소식이지. 까다로운 황녀님의 입맛을 만족시켰다는 뜻이니까.
얼른 좋아요를 누르려는데, ‘이미 삭제된 댓글’이라는 알림이 나왔다. 댓글을 남기고 바로 지우신 모양이다.
‘근데 또 후원을···. 엉?’
알림이 갱신되길래 얼른 확인했더니 황녀님께서 후원금을 보내주셨다. 다만 그 금액이 상상 그 이상이었다.
[100,000G]제대로 본 게 맞나 싶어서 몇 번을 다시 봐도 정확하다. 무려 십만 원이나 보내주신 거다. 당연히 내 인생 최고의 후원이었다.
‘그래, 이제 확실히 알겠다.’
여기까지 와서도 반쯤 긴가민가했던 내 마음이 완전히 불타올랐다. 이건 초반 부분을 수정하면 ‘반드시’ 뜬다.
확신을 가진 나는 곧장 타이핑을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에 글 쓰는 일이 재밌게 느껴졌다.
* * *
“강작가님은 소식 없나?”
“제일 미디어랑 계약하셨답니다.”
“···박작가는?”
“최작가님이랑 친하셔서···.”
하아-
영세 출판사 의 대표인 ‘최진철’은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눈앞으로 다가온 암담한 현실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제 정말 간판을 내려야겠군.”
최근 몇 년간 계속 성장 중인 웹소설 시장. 그만큼 전업으로 뛰어드는 작가의 수도 늘어났으며, 자연스레 출판사도 늘었다.
허나 으레 그렇듯, 성공의 과실을 따 먹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대한 미디어는 시장에서 도태됐다.
‘···악순환의 반복이야.’
괜찮은 작품을 못 구해서 플랫폼에서 밀려나고. 밀려난 만큼 다른 작가들에게 프로모션을 줄 수 없으니, 매니지 자체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진다.
작가들이 선인세만 털어내고 다른 매니지로 빠져나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앞으로 세 작품 남았나?’
계약 작품도 하나둘 줄어들어서. 이제는 직원 수보다, 연재중인 작품의 수가 더 적을 지경.
사실 간판 내리는 건 진즉부터 생각하고 있었으나, 소속된 작가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여기까지 억지로 끌고 온 것이었다.
“작품들 완결은 얼마나 남았지?”
“은 완결 분까지 보내주셨고요. 는 앞으로 10화 정도 남았습니다.”
“하나 더 있잖아.”
“김하늘 작가님이요?”
“그래.”
김하늘.
첫 데뷔부터 지금까지 대한 미디어와 함께해준 작가. 성실하고 성격도 좋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그럴싸한 히트작이 없다는 정도일까.
‘그건 우리 문제도 컸지.’
나름 괜찮은 작품도 많았는데.
매니지에서 남들 다 하는 프로모션도 제대로 못 넣어주고, 피드백은 오히려 이쪽이 더 많이 받았다. 사실상 대한 미디어의 명예 직원인 셈.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었다만.’
현실이라는 게 그리 만만치 않았다. 당장 회사가 진 빚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사무실 빌리는 비용도 전부 사비라서 집사람 얼굴 볼 면목도 없고.
“작가님들한테 그동안 감사했다고 연락 돌려. 김작가는 내가 직접 연락할게.”
“대표님, 진짜 접으실 겁니까?”
“그럼 뭐 어쩌자고. 갑자기 우리 회사를 일으킬 만한 대작이 터지거나, 우리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재벌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라도 한데? 네 월급도 3개월이나 밀렸잖아.”
“앞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요.”
“뭐?”
대한 미디어의 마지막 직원, 박도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는 모니터를 돌려 최진철에게 화면을 보여줬다.
“김하늘 작가님 이번 작품 심상치 않습니다.”
“심상치 않기는 개뿔. 초반에 지표 다 말아먹었잖아. 공모전 밑바닥에 처박혀있을 텐데?”
“순위권에 올라왔습니다.”
“응?”
순위권이라는 말은 공모전에서 ‘랭킹’이 표기되는 200위권 안으로 들어왔다는 뜻이다. 그럼 최신화 조회수가 최소 100은 넘었다는 건데.
“···진짜잖아?”
“선작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무너진 초반 지표도 복구되고 있고요.”
“이게 가능해?”
“치타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치타는 웃고 있다’라는 밈이 있는데. 심해에 파묻힌 자신의 작품이 언젠가 떡상할 거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다.
다만 ‘밈’으로 치부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이미 죽어버린 작품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변태가 아니고서야 심해까지 내려가서 작품을 보는 사람은 없지.’
공모전 랭킹에 있는 것만 200위고. 투데이 베스트에 오른 작품은 또 따로 있다. 말 그대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최소한의 기준인 셈인데.
기준도 통과하지 못한 작품을 누가 보겠나. 가끔 ‘심해탐사대’라는 별종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눈을 만족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5대 성좌 중 2명이 붙었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황녀’님의 후원까지.”
“뭐야, 공모전 상위권에서도 모으기 힘든 사람들이잖아. 누가 추천글이라도 썼나?”
“그건 아직이요. 작가님께서 초반부를 갈아엎으셨는데, 그게 상당히 주요한 것 같습니다.”
“잠깐 나와봐!”
“아, 대표님 자리에서 보세···.”
“나오라고!”
박도진을 밀어낸 최진철은 얼른 자리에 앉아 김하늘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휠을 내리는 그의 손이 점점 더 빨라졌다.
“···뭐야, 재밌잖아?”
“그쵸? 이런 작품은 간만이에요.”
편집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하루에도 수십 작품을 읽기 때문에, 독서조차 ‘일’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처음에는 소설 읽는 게 좋아서 시작했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진절머리는 치는데. 은 순수하게 재밌었다.
“···곤란하네.”
허나 최진철은 기뻐할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이라면 유료화까지는 확실한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품이 유료화되면 못해도 150화까지는 봐야 할 텐데. 매일 연재한다고 해도 완결까지 최소 5개월 이상이 걸린다.
‘···우리 회사는 버틸 여력이 없어.’
서로를 위한 최선의 수는 계약을 풀어주는 것. 김하늘은 선인세도 받지 않았으니,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겠지.
“그래도 다행이네. 김작가는 결국 성공하는구나. 마지막은 기분 좋게 가겠어.”
“놓으시게요?”
“서로 가족이 있잖냐.”
오랜 기다림 끝에 성공을 눈앞에 둔 동료. 그와 끝까지 함께할 수 없는 현실이 슬펐으나, 최진철은 이게 최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적이지.’
띠리링-!
최진철이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그때. 문득 그의 자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확인해보니 전혀 모르는 번호다.
빚 독촉인가.
잠시 고민하던 최진철은 전화를 받았다.
“대한 미디어입니다.”
“네? 지금 뭐라고 하셨···.”
“정말입니까!? 네! 그럼요! 당장 가겠습니다!”
뚝-
전화기를 내려놓은 최진철이 다급히 옷을 입자, 박도진이 얼른 그를 붙잡았다.
“어디 가십니까?”
“도진아, 사람이 꼭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예?”
“밀린 월급 줄 수 있겠다. 그것도 두 배로.”
알 수 없는 말에 박도진이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최진철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갔다 와서 말해줄게. 넌 절대 움직이지 말고 여기 있어. 혹시 전화 오면 바로 받고.”
“···도망가시는 거 아니죠?”
“그럴 거면 진즉에 튀었다. 아, 그리고 김하늘 작가한테도 연락해! 최대한 밀어줄 테니까 팍팍 쓰라고 말이야! 크하하!”
후다닥-!
최진철은 그 말만은 남기고 사무실을 벗어났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박도진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 다시 취업하기 귀찮은데.”
대표가 도망갔다고 확신하는 박도진. 그는 텅 빈 사무실을 멍하니 둘러보다가,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전화기를 들었다.
“작가님. 편히 쉬셨습니까? 박도진입니다. 이번에 작품 순위권 들어가셨던데···.”
딱 한 번만 더 믿어본다.
그런 생각으로 박도진은 애써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