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14)
특성 쌓는 김전사-114화(114/300)
금오 그룹 -2-
거 통 큰 아가씨네.
게임에서도 그랬지.
장남과 차남에게서 보이는 쪼잔함이 성희영에게선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오빠들과 맞서기 위한 생존 전략이 아닐까?
나는 성희영이 든 권총을 확인했다.
“파괴 능력 권총인가 보죠?”
“맞아요. 성공 보수로 드릴 물건은 정지 능력 권총이고요.”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
다산총끼리는 능력을 공유한다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은 [충격] 산탄총, [영탄] 저격총.
여기에 파괴와 정지가 추가된다?
파괴는 특히 방어구 파괴와 시설 파괴에 강점이 있고 정지는 일시적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멈추는 효과가 있었다.
있어서 손해 볼 건 없지.
특히 한참 전투 중일 때 좋다.
멈춰 놓고 방어구 박살 내 버리면 뭐 어쩌겠냐고.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듣던 대로 화통하신 분이네요. 좋습니다. 바로 계약서 쓸까요?”
성희영이 화사하게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계약서 가져왔으니까 사인해 주세요.”
성희영이 귀밑머리 보석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파란빛이 번쩍이더니 양장된 종이 계약서가 구현된다.
신기한 의체를 박아 놓고 다니네.
최 소장이 흠흠, 헛기침을 하고는 계약서를 받아들었다.
“초인님. 제가 먼저 검토해 보겠습니다. 어디…… 어? 결투 일자가 내일이네요?”
“내일요?”
“네. 문제 될 것 있나요?”
성희영이 도도하게 코를 치켜들었다.
아, 그래.
문제는 안 되지.
답신을 보내자마자 뛰어온 이유가 있었어.
당당한 태도에 되레 웃음이 나왔다.
“시간 낭비 안 하고 좋네요. 5연속 결투라는 건 들었는데, 거기서 제가 정확히 뭘 하면 됩니까?”
“간단해요.”
성희영이 날 직시하며 말했다.
“승리죠. 최소한 한 번은 이겨 주셨으면 해요. 가능하면 두 번, 세 번이면 더 좋고요.”
“연승제입니까?”
“네. 주인공 탄생하기 딱 좋은 방식이죠.”
표정이 썩 좋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장남과 차남에겐 꽤 유명한 6레벨 초인이 있지만 성희영이 확보한 초인은 그 정도는 아니니까.
“한 번만 성공해도 성공 보수를 드릴게요. 두 번, 세 번 이기면 그때마다 추가 보수를 드리고요. 아, 평균 냈을 때 얘기예요. 저희는 총 두 번 싸워야 해서요.”
“네 번이랑 다섯 번은요?”
“네 번이요? 또, 다섯 번? 5명 중에 2명은 6레벨인 걸 알고 하시는 말씀이시죠?”
성희영이 말이 되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잠깐.
내 허리춤에 매달린 묵호검과 가슴에 꽂힌 휘장 세 개를 보고는 생각에 잠긴다.
“하긴 초인님이라면…… 그래도 4레벨과 5레벨, 6레벨은 다른데…… 좋아요. 성과를 내면 성과급을 지급해 드려야죠. 제가 뭘 드릴지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약속은 드릴게요. 승수를 쌓은 만큼 추가 보수를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순서는 어떻게 됩니까?”
“초인님이 제 조커예요. 세 번째로 생각하고 있어요.”
세 번째라.
5레벨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내보내겠다는 소리다.
아예 첫 번째로 옮겨 달라고 할까?
5레벨이고 6레벨이고 다 박살 내고 5연승을 거두면…….
‘에이, 관두자.’
관심 종자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 뭐 있어.
이번 결투는 비밀 결투도 아니다.
반드시 뉴스를 탈 터.
전국에 얼굴 팔려서 파파라치 쫓아다니게 만드느니 적당히 하는 게 좋다.
적당히.
“좋습니다. 세 번째면 적당하겠습니다.”
“목숨을 걸라는 얘기는 안 할게요. 한 번만 이기시면 언제든 항복해도 좋아요. 항복하면 그 즉시 끝내기로 합의를 봤어요.”
“명심하지요. 다만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제가 세 번만 이겨 드리면 사장님께서 5연속 결투에서 승리하고, 그룹 이사회 인정을 받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시는 겁니까?”
정확한 승리 조건을 들어 놔야 한다.
질문을 들은 성희영의 얼굴이 흐려졌다.
“그건 아니에요. 솔직히 말하면 이번 5연속 결투는 제가 이길 가능성이 작아요. 오빠들끼리 먼저 한 번, 승자와 제가 한 번, 마지막으로 패자와 한 번 이렇게 결투하기로 했는데 오빠들한텐 유명한 6레벨 초인이 붙어 있어서요.”
“그렇습니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죠. 이사회 재개최까지 시간이 있어요. 이번 결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그때까지 까마귀 칩을 찾으면 제게도 승산이 있어요.”
“까마귀 칩이요?”
성희영이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게 있어요. 저희 가문 비밀이니까 잊어 주세요.”
다 아는데 뭘 잊고 말고 해?
까마귀 칩.
금오 그룹 비전의 강화 레시피다.
황금 까마귀 변이 인자와 보석 마법진 기계 의체의 조합식을 담은 기억칩.
반송장이 된 회장의 유산이라고 할까?
게임에서는 승계 전쟁의 승자를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어요. 이번 결투는 연승제라서 제한이 있어요. 초인님은 비약과 강화 촉매 제조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결투에서는 쓰시기 힘들 거예요.”
“그건 좀 아쉽네요.”
빠른 진행을 위해 규칙을 조정한 걸까?
슬쩍 묻자 노리는 대상이 있어서라고 했다.
장남의 측근 중에 유명한 6레벨 암살자가 있다고.
독과 약물을 어마어마하게 잘 써서 그자를 저격한 항목이라나.
“초인님. 검토 끝났습니다. 평범한 대전사 계약서입니다. 아까 성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추가 보수 사항만 기입하면 되겠습니다.”
“뭘 드릴진 생각 못 했는데…….”
“천천히 정하세요. 아, 전 현금 말고 마법 무구나 다이아, 넥타르를 선호합니다.”
“마법 무구, 다이아, 넥타르…… 좋아요. 그 셋 중 하나를 지급하는 걸로 하죠.”
“감사합니다.”
계약서 수정과 사인은 금방 끝났다.
성희영이 내게 악수를 청하며 눈을 찡긋했다.
“이걸로 한배를 탔네요. 내일 본사 사옥에서 봐요.”
“그러죠.”
또각또각.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는 성희영.
도착했을 때만큼이나 오만하고 거침없는 모습이었다.
“후아!”
눈치만 살피고 있던 백소린이 참았던 숨을 터뜨렸다.
“아우라가 장난 아니네요. 진짜 숨 막혀 죽는 줄 알았어요.”
“금수저에 6레벨이잖아.”
“저 나이에요? 저랑 비슷해 보이는데……”
사실 나랑도, 김전사랑도 비슷하단다.
게임에서는 30대였지만 지금은 게임 시작 몇 년 전 시점이니까.
백소린이 날 보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다.
“선생님. 위험하신 거 아니에요? 재벌 계승 전쟁에 참가할 정도면 진짜 한가락 하는 사람들이란 말이잖아요.”
“어떡해요?”
옆에서 추임새를 넣는 쟈네트.
나는 그저 한 번 웃었다.
“너희 선생도 한가락 하는 사람이거든?”
“그래도요.”
“최소한 결투에 나올 사람 중에 날 어쩔 사람은 없어.”
5레벨 중에선 그렇다.
6레벨은?
사실 조금 위험하다.
5레벨만 돼도 상위 특성을 가진 캐릭터가 출현하고, 6레벨쯤 되면 상위 특성을 여럿 가진 경우가 많으니까.
예전처럼 상위 레벨 초인을 뭉개기가 힘들다는 뜻.
‘상황 봐서 판단하자.’
나 혼자 5연승을 할 필요는 없다.
5연속 결투에서 성희영이 지더라도 그건 성희영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다.
성희영을 재벌 총수로 만들고 싶다면 앞서 언급된 까마귀 칩을 찾는 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기도 했고.
조용히 듣고 있던 김철권이 잔을 높이 들었다.
“초인님의 승리를 위해 건배!”
“건배!”
내일 있을 결투는 잊고 파티에 빠져들었다.
시간은 금방 흐르고 결투 일이 되었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사옥.
신화 그룹, 대성 그룹, 용왕 그룹, 금오 그룹, 승천 그룹, 5대 재벌 사옥이 모두 모여 있는 곳.
초인탑이 위치한 송파구만큼이나 마천루들이 솟아 있었다.
그중 날렵한 날개 모양 마천루에 들어갔다.
결투는 옥상에서 치러진다.
입체 마법진이 까마득한 상공을 꽁꽁 감싸고, 개성 있는 디자인의 비행차가 속속 도착했다.
장남과 차남은 오지 않았고 성희영 진영이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왔어요?”
성희영도 조금은 긴장한 기색.
“반갑습니다. 고일석 팀장입니다.”
“정문영 팀장입니다.”
“김전사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성희영 측 대전사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눈에 차는 사람은 없다.
특성을 보니 모두 R급 정도였으니까.
장남과 차남도 이 정도 초인만 나오면 나 혼자 다 이기겠다.
파앗! 파파팟!
빛이 폭사되며 비행차가 도착한다.
흔히 보이는 날렵한 스포츠카 형태 비행차가 아니라, 하늘을 떠다니는 요트 같은 형태 비행차들.
어찌 보면 리무진과 요트를 섞어 놓은 듯한 모습.
서로 짠 것처럼 반대편에 착지해서는 비행차에서 내리고,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냈다.
“왔냐, 동생아?”
“예. 왔습니다.”
전기가 튄다.
힘껏 발하는 마력 파장에 입체 마법진이 출렁일 지경.
한편 성희영에게는 둘 다 눈길도 주지 않고 있었다.
자신의 경쟁자는 상대밖에 없다는 듯이.
그러나 성희영도 신경 쓰지 않는다.
높은 코를 치켜들고 자기 오빠들을 내리깔아 보고만 있었다.
“사장님들? 어서 진행하시지요. 15번이나 결투해야 하는데 갈 길이 멉니다.”
보다 못한 진행자가 끼어들었다.
“흥!”
“흥!”
코웃음을 치며 서로에게서 고개를 돌리는 둘.
빠르게 결투가 진행되었다.
첫 순서는 결정된 대로 장남과 차남.
분위기만 보면 결승전이었다.
10명의 대전사들 모두 살기를 피워 올리는데 마력 파장이 어찌나 거친지 대기가 얼어붙을 지경이었다.
나는 성희영의 배려로 바로 옆에 앉아 결투를 관람했다.
“큰오빠 측에서 주의해야 할 건 김 팀장이에요.”
“저 사이보그 말씀이십니까?”
“맞아요. 역시 초인님이네요. 보는 눈이 있어요.”
전신을 사이보그로 개조한, 덩치 큰 남자.
키 3미터에 기계 의체가 아주 우락부락하다.
마블 영화의 헐크를 사이보그화시키면 비슷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EMP 폭탄도 통하지 않는다.
엄청난 돈을 들여서 반사 처리를 했으니까.
“작은 오빠 쪽에선 이 팀장이 유명하죠.”
여기는 돌연변이다.
얼굴 빼고는 전신이 불꽃인 인간.
한계의 한계까지 변이 인자를 투여해서 저렇게 변한 거다.
약점이 얼굴밖에 없는데 얼굴을 얻어맞을 것 같으면 [화염화]로 전신을 불꽃으로 변이시켜 빠져나가곤 한다.
각각 [SR 기갑병] [SR 화염마].
확실히 재벌이라 강화병이 많네.
“결투를 시작하겠습니다!”
다른 이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얼굴을 아는 건 저 둘이 전부였거든.
그런데 시작부터 이변이 발생했다.
장남 쪽 대전사가 시작 즉시 불을 뿜어 차남 쪽 대전사를 구워 버린 것이다.
“태양불꽃!”
성희영이 경악하여 벌떡 일어났다.
나도 눈을 가늘게 떴다.
후드티를 입고 후드를 눌러써 얼굴을 가린 대전사.
언뜻 드러난 양팔은 강철 의수였다.
그런가 하면 후드티 아래 드러난 얼굴에도 강철 가면을 쓰고 있었다.
당연히 강화병이라고 생각했는데 마법사였던 것.
‘혹시 저놈?’
[통찰]을 장착한다.자세히 대전사를 살펴본다.
[태양불꽃][태양 심장로][마력 집중] [마광포][융합 심장][의체 적응]여기에 보이는 것 하나 더.
[낙인] 디버프! [일식] 버프!확실했다.
예전에 나와 얽혀서 추방당했던 그 마법사였다.
개인 경호원으로 고용됐다더니 대전사로도 나왔네.
거기다 강화병 계열 특성을 얻고, 특수한 버프까지 걸린 상태로.
‘일식 버프까지 있네.’
전에는 저런 거 없었는데.
태양 마탑을 이루는 학파 수십 개.
그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흑마법 태생의 일식 학파.
일식 학파 수장인 조 장로가 전투 시 달고 나오는 게 일식 버프였다.
마법 위력을 크게 강화하고 마력 능력치도 많이 증가시키지.
장기전에서는 상대 마력까지 빨아먹고.
‘쉽지 않겠어.’
흔히 마법병 빌드라고 부른다.
성기사가 전사 계열과 사제 계열에 걸쳐 있듯, 강화병과 마법사의 융합 빌드.
특성을 뜯어 보니 장난이 아니다.
태양 심장로와 융합 심장.
여기에 태양불꽃을 마광포로 쏜다?
마력 파장은 확실히 5레벨인데, 어쩌면 6레벨한테도 통할지 모르겠다.
“다음.”
공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기계음이 울렸다.
의체 적응을 장착하느라 성대까지 기계로 갈아 버린 모양.
“훗!”
다음 대전사가 총을 들고 나섰다.
“태양 마탑 출신인가? 강화병인 줄 알고 꼼짝없이 속았어. 하지만 이미 정체를 파악한 이상 다 끝이다! 그 후드를 벗겨서 네 얼굴을 공개해 주지! 덤벼라!”
그러나 당당한 건 말뿐이었다.
추방 마법사가 손을 들어 태양불꽃을 시전하자 불의 기둥에 삼켜져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
저것이 태양불꽃의 위력.
나는 마법 저항과 화염 저항, 흑염으로 버텼지만 태양불꽃이 태양 마탑의 간판 마법인 이유가 있었다.
‘어마어마하네.’
원래 태양불꽃은 5레벨이 쓰기 힘들다.
그걸 마법병은 태양 심장로와 융합 심장, 마력 집중 조합으로, 또 의체에 저장된 마력으로 사기 치고 있었다.
의체가 통째로 마력 저장 아티팩트였던 것.
거의 걸어 다니는 인간 배터리.
차남 측 대전사들은 마법병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순식간에 3연승을 가져간 장남 진영.
둘밖에 없는 6레벨 중 한 명이 씩씩거리며 나섰지만 마법병은 미련 없이 기권을 선언했다.
이것으로 3대 1.
장남에게 5레벨 2명이 남아 있어 확실히 유리해졌다.
“김 비서. 저건 도대체 누구야?”
“태양 마탑 출신 5레벨 마법사 박형주입니다. 7레벨 마법사 조미연 장로의 수제자이며 태양 마탑에서는 선임 연구원직을 맡았습니다. 수개월 전 추방된 후, 금오전자 사장님의 개인 경호원으로 고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5레벨이 어떻게 저 정도 화력을 내! 제대로 조사가 안 된 것 아니야?”
“지급으로 조사하겠습니다. 의체가 마력 저장 아티팩트인 건 확실합니다.”
“그건 나도 알아. 그런데 마력만 많다고 태양불꽃을 쓸 수 있어? 아니잖아! 써도 저 정도 화력은 안 나와!”
“죄송합니다. 조사가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하다는 말로 끝날 일이야? 이 과장이랑 조 과장이 죽게 생겼어!”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나가기로 했던 대전사들.
표정이 좋지 않다. 곧 죽을 사람처럼 안색이 완전히 흙빛이 되어 있다.
장남과 차남의 5연속 결투는 벌써 끝을 향해 가는 중이다.
5레벨 둘을 찢어 죽였지만 6레벨 대전사에게 진 차남 쪽 대전사.
화염마가 1승을 따냈지만 소용없다.
뒤이어 나온 기갑병과 혈전 끝에 분패하고 말았으니까.
그나마 항복해서 목숨을 건진 게 위안거리.
1차전은 장남의 승리로 돌아갔다.
장남이 다 이긴 것처럼 히죽히죽 웃었다.
“어떠냐? 네 대전사들도 잘 싸우긴 했다만 내 전략에 밀린 소감이?”
“염병.”
“쯔쯔. 금오 그룹 회장이 되기는 한참 멀었구나. 네 전략의 실패다, 동생아. 많이 배워야겠어.”
이젠 우리 차례.
저쪽에서 마법병이 몸을 푸는 것이 보인다.
쉬면서 마력 충전을 끝낸 상태.
통찰로 보는 의체에 태양 같은 마력이 넘실거렸다.
가만히 놔두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게 생겼다.
우리 쪽 대전사가 다 죽어 가는 얼굴로 일어서기 전, 내가 한 손을 들어 제지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성 사장님.”
“네?”
마법병도 나를 보고 있었다.
진작 나를 알아본 것.
살벌한 기세가 느껴진다.
적반하장으로 품은 원한이, 분노가 조금 전부터 나를 쑤셔 댔다.
나도 그때의 감정을 떠올렸다.
날 속여서 나를 초정밀 측정하려 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조작해서 골탕을 먹이려 했던 주제에 뭘 잘했다고 화를 내?
과거의 악연을 이제는 정리해야 할 때.
나는 내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서 성희영에게 말했다.
“제가 첫 번째로 나가겠습니다.”
지독히 낮고도 비릿한 목소리로.
살의를 가득 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