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01)
특성 쌓는 김전사-201화(201/300)
201화 지고화 –1-
눈을 감고 여운을 즐겼다.
7레벨이다.
이 세상에서 귀족 취급을 하며 완전한 사회 특권층으로 인정하는 게 5레벨.
거의 국회의원급 특권이 주렁주렁 달리니까.
그렇다면 7레벨은?
걸어 다니는 자연재해 취급이다.
국회의원도, 광역단체장도, 대기업 사장단도, 본인이 고레벨 초인이 아니면 살살 기어야 한다.
현대 무기로 치면 7레벨은 항공모함급.
광역 공격이 가장 약한 전사 계열도 건물 한두 개는 가볍게 무너뜨리곤 한다.
오죽하면 인간의 끝, 초인의 한계라고 궁극경이라는 이름을 붙였겠어.
“드디어…….”
성녀처럼 떠들썩하게 초인탑을 방문하고 인증받는 것도 좋다.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물론 모든 화제를 내가 휩쓸어 버리겠지.
하지만 바쁘다.
어깨에 힘주고 자랑하고 어쩔 시간이 없어.
‘에피소드 2가 얼마 남지 않았어.’
가이아의 경고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성녀를, 에피소드 2를 생각할 때면 항상 강렬한 위기감이 뒷목을 뻣뻣하게 하곤 했다.
그러면 움직여야겠지.
지금 당장.
[최 이사. 할 일이 있어.] [검성님! 성공하신 겁니까?] [그래.] [으하하! 역시 검성님이십니다! 우리 그룹 회장님! 이거 축하 파티 열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바빠. 최 이사가 알아서 상여금 뿌려. 전사보안이랑 전사건설 둘 다.] [으흐흐. 우리 검성 회장님은 정말이지 직원들 마음을 너무 잘 아십니다. 직원들이 검성님 찬양하는 소리가 하늘에 구름도 뚫겠습니다.]이 세상이 이상한 거지.
상여금 팍팍 주면 없던 애사심도 생긴다.
그게 다 내 자산이 된다고.
[하여간 최 이사가 알아서 책정해서 뿌려. 그렇다고 너무 박하게 쓰진 말고. 돈은 한번 쓸 때 팍팍 써야 하는 법이야.] [그럼요. 저도 검성님 경영 철학을 이제 알아 가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자진해서 야근에 특근까지 하는 건 처음 봅니다. 그것도 능률이 엄청나요! 단언컨대 대한민국 역사상, 아니 자본주의 역사상 최고일 겁니다.] [자진해서 해도 야근비 특근비는 챙겨 줘.] [당연하죠! 검성님의 금과옥조 같은 가르침, 단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고 있습니다!]적당히 여기서 새로운 일을 전달했다.
[그건은 그렇게 하고. 가평군 화악산에 보면 지고수련원이라는 곳이 있을 거다.] [지고수련원…… 예. 찾았습니다.] [거긴 사이비 교단이야. 사이비 중에서도 악질이지. 매일 인신 공양을 한다고 들었다.] [인신 공양이라고요?] [그래. 지금부터 난 거길 습격할 거다.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는다고 하니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지. 내가 6레벨일 때는 놈들을 토벌한다는 보장이 없어서 놔뒀지만, 7레벨이 된 이상 거기부터 토벌할 생각이다.] [하루 수십 명이요? 검성님. 잘못 아신 거 아닙니까? 아무리 대한민국 정부가 무능력하고 경찰들이 손 놓고 있어도 하루에 수십은 힘듭니다.] [뒷배가 있겠지.] [아…….]그 정체는 옛 아버지 교단.
지고수련원과 옛 아버지 교단은 공생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한쪽은 뒤를 봐주고 다른 쪽은 제물 공급처가 되고.
[그러니까 기자들 불러 주고 토르 교단이랑 가이아 교단에도 연락 넣어. 내가 직접 토벌하러 간다고. 뒤처리 부탁한다고.] [경찰은…… 안 부르는 게 낫겠습니다. 경찰에도 선이 닿아 있을 테니.] [그렇지.] [지금 바로 움직이겠습니다.]아직 새벽.
아니, 새벽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심야.
오전 2시.
그러나 최선수는 내가 기대한 대로 바쁘게 움직여 주었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레드 쿠거를 타고 날아갔다.
가평군 화악산에 있는 지고수련원.
이름만 수련원이고 실은 어떤 사이비 교단의 총본산.
그 교단은 자기들의 신을 [지고화]라고 부른다.
그렇다.
바로 그 지고화.
내가 태양 마탑과 내기를 걸었던 그것.
지극화의 형제 특성이자 최상위 화염 속성이며, 계열 제한이 따로 없는 특성.
검의 주인 획득 조건 업적, 기억하지?
지고화에도 비슷한 조건이 걸려 있다.
특정한 업적이나 퀘스트를 성공해야 한다는 것.
내가 아는 한, 이 시점에서 내가 할 만한 건 여기뿐이다.
슈우우우.
레드 쿠거가 천천히 강하했다.
봉우리 하나를 감싸듯이 지어진 수련원.
드높은 장벽이 성벽처럼 솟아 있다.
그 위에 쳐진 것은 전기 철조망.
심지어 곳곳에 감시탑이 보이고 CCTV가 물샐틈없이 감시하는 중이다.
수련원이 아니라 군사 기지를 방불케 하는 모습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인님께서 도착하신 것을 감지하고 있습니다.]“레이더까지? 아주 가지가지 한다.”
[통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연결할까요?]“아니. 필요 없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수련원 대문 바로 앞.
대문은 보안 요원 여럿이 지키고 있다.
초소에서 덩치 몇 명이 어슬렁어슬렁 걸어나온다.
복장은 흔한 경비병 복장.
그러나 품에는 권총 한 자루씩 숨겨 놓았고, 허리에 찬 삼단봉에는 전기 충격 마법이 감지되었다.
“어디서 오셨는지요? 여긴 지고수련원입니다. 밤에는 개방하지 않습니다. 실례지만, 급한 일이 아니면 낮에 오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 사이비 교단이 크긴 하네.
보안 요원 전부 초인이다.
비록 2레벨따리이긴 해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보안 요원들이 눈에 띄게 긴장한다.
그럴 수밖에.
어두워서 내 정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도 내가 타고 온 레드 쿠거는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였으니까.
“더 접근하시면…….”
말이 필요 없다.
나는 그대로 몸을 던졌다.
발을 강하게 굴러 보안 요원을 들이받는다.
[거인의 힘][금강체][불사] [마력혼][실전 격투][대공습]빨려 들어가듯 보안 요원의 가슴을 강타한 내 어깨.
고작 2레벨 초인이 버틸 수가 있을까?
나처럼 방호복을 입은 것도 아니고, 교단 성기사처럼 갑주로 무장한 것도 아닌데?
불가능하다.
보안 요원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폭탄 터지듯 피가 흩날리고 어깨에 힘주고 있던 보안 요원들이 멍한 얼굴을 했다.
서걱!
그리고 피어오른 혈화.
단숨에 묵호검을 휘둘러 보안 요원 전원을 참살했다.
아직 초소에 남아 있던 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빛살처럼 폭사된 검기가 미간을 관통하자 비상도 울리지 못하고 모조리 쓰러졌다.
“흥.”
여기 있는 초인은 모조리 쓰레기.
살려 둘 가치조차 없었다.
묵호검을 쥔 채 대문을 걷어찼다.
꽈앙!
꽤 두툼한 철문.
내 발길질 앞에선 철저히 무기력했다.
당장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저 멀리 날아간다.
당연히 요란스레 비상이 울렸다.
왜애애앵! 왜애애애앵!
그러자 수련원 전체를 밝히는 마력등.
팟! 팟!
감시탑마다 탐조등이 켜졌다.
일직선으로 뻗치는 빛무리가 일제히 나를 비춘다.
톱스타가 된 기분인걸?
나는 무심히 묠니르를 던졌다.
꽝! 꽝! 꽝!
묠니르 투척 한 번에 감시탑 하나.
멸절뢰를 부여하고 어쩌고 할 필요도 없다.
묠니르가 발하는 번개는, 벼락과 신기로 끌어낸 폭풍은 어설픈 감시탑쯤 가볍게 지워 버렸으니.
“습격이다!”
“비상! 비상!”
“모두 일어나!”
이젠 시간과의 싸움.
달리기 시작한다.
눈에 띄는 모든 시설을 파괴한다.
보이는 초인이란 초인은 모조리 인생의 끝을 선사한다.
내 결정은 단호했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 지고화 교단이라는 놈들이, 사이비 교단이 뭔 짓을 저질렀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방어선을 몇 겹이나 돌파했다.
사이비 놈들이 총과 대포, 미사일로 응전하지만 어림없다.
함정?
마찬가지였다.
귀안과 육감, 심지어 함정 특성까지 장착한 내 눈에 모조리 간파되고 파훼되었다.
그리하여 도달한 지하 대신전.
사이비 교단의 심장.
괴악한 형태다.
군데군데 솟은 기둥은 가시를 연상시킨다.
가시마다 여기저기 멍들고 부러진 희생자들이 묶여 있다.
다 죽은 눈을 한 채로.
중심에 놓인 거대한 장작더미를, 자기들이 던져질 뻔했던 화형장만을 바라보면서.
“검성! 죽어라!”
마지막 관문이다.
수호자들이 달려든다.
대부분 5레벨과 6레벨.
어딜 가도 대접받을 고레벨 초인들.
그게 다가 아니다.
선두에 선 수호단장이 치켜든 성검에선 거대한 검이 자라나 어른거렸다.
불과 빛과 어둠이 교묘하게 응집된 검.
극대성검이었다.
성기사 상위직, 성검 기사만이 쓰는 초능력.
“크흐흐.”
단상 위 높이 앉아 있던 사이비 교주가 웃는다.
다른 수호자들도 득의 어린 표정을 짓는다.
무려 7레벨 성기사의 극대성검이다.
소드마스터의 검강과도 비견되는 초능력이다.
저 극대성검이 날 두 조각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은 것.
그러나 틀렸다.
나는 마르스 검투법, 네피림의 검, 칼라라트리를 연속으로 펼쳐냈다.
호랑이 발톱 같은 공세가 수호단장을, 수호자들을 휩쓸었다.
그 끝에서 피어오른 건 흑백검강.
극대성검을 가볍게 무너뜨리고 벼락으로 변하여 초인들을 불태웠다.
꽈르릉!
천둥 뒤에 남은 것이라곤 잿더미뿐.
“아니!”
교주가 경악하여 일어섰다.
두 눈이 찢어질 듯이 부릅떠져 있었다.
“이건, 이건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일이야!”
과연 그럴까?
내가 괜히 3대 검법 모으겠다고 그 고생을 한 게 아니라고.
퍼억!
7레벨 빌런, 사이비 교단 교주를 걷어찼다.
“쿨럭! 커허억!”
교주가 죽는소리를 내며 나뒹군다.
제아무리 7레벨이라도 사제 계열인 이상 육체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마력 봉인구를 채우자 교주가 버럭버럭 고함을 질렀다.
“이놈! 이 불신자 놈! 신벌이 무섭지도 않느냐! 위대하신 지고화께서 친히 너를 벌하실 것이다! 영원토록 지고화의 위장에서 고통받고 싶지 않다면 당장 이것을 풀어라!”
“지고화는 무슨. 지랄불이지.”
“뭐, 뭐?”
끔찍한 신성 모독.
교주가 입을 쩌억 벌렸다.
“감히, 감히 지고화를 모욕하다니!”
“엄밀히 말하면 네 존재 자체가 지고화에 대한 모욕이야. 신성 모독이라고. 알아들어?”
“이 불신자 놈이!”
“왜? 최후의 수라도 쓰게?”
서걱!
나는 돌아다니며 피해자들을 풀어 주었다.
제물로 쓰려고 잘 돌본 탓에 다들 상태는 괜찮다.
친지를, 가족을 눈앞에서 잃은 탓에 정신이 나가 버린 몇몇을 빼면.
피해자들이 내게 허리를 굽혔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괜찮습니다. 어, 거기 그놈 때리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한 피해자가 내가 안 보는 틈을 타 교주를 걷어차려고 했다.
급히 달려가 제지하자 피해자가 울음을 터뜨렸다.
“놓으세요! 저놈, 저놈 죽여 버릴 겁니다! 저놈이 제 남편을 죽였다고요!”
“그래도 아직은 안 됩니다.”
“설마 재판받게 하시려는 건 아니죠? 판사도, 검사도 다 한통속입니다! 저놈 잡혀가도 집행 유예로 풀려나요!”
“저도 압니다. 여기서 죽일 거예요.”
“그러면 왜……”
“저놈만 죽여서는 끝이 안 나니까요.”
내 지고화도 못 만들고 말이야.
물론 이 말은 속으로 꿀꺽 삼켰다.
대신 적당한 핑계를 댔다.
“정말로 저놈들을 끝내려면 신을 죽여야죠.”
“시, 신을요?”
“예. 사도 하나 죽여 봤자 새로운 사도가 탄생하면 그만입니다. 저놈들 신은 그 정도 힘은 있어요. 그러니까 신을 죽여야 합니다. 그러면 다시는 이런 짓거리를 못 하겠죠.”
교주의 머리채를 잡았다.
질질 끌어 제단으로 다가가자 교주가 고함을 질렀다.
“불신자 놈아! 뭘 하려는 거냐!”
“자. 해 봐.”
“뭘 말이냐!”
“대제례 말이야. 해 보라고.”
제단 위에 교주를 내팽개쳤다.
교주가 독기 어린 눈으로 날 쳐다본다.
“하! 방자하기 그지없구나. 인간 주제에 신을 소환해서 죽이겠다고? 그게 가능…….”
그러다 문득, 안색이 화악 바뀌었다.
분노와 증오로 차 있던 얼굴이 경악과 공포로 바뀐 것.
“서, 설마, 네놈, 김전사 네놈, 신의 대전사였냐? 어쩐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랬었구나. 신의 대전사였으니 그토록 빨리 강해진 것이지. 어느 신의 대전사냐? 혹시, 혹시…….”
교주의 얼굴이 거무죽죽하게 죽었다.
“저 잔인한 옛 아버지의 대전사는 아니겠지?”
이건 뭔 소리야.
내가 옛 아버지의 신열을 극복한 걸 몰라서 그래?
실소밖에 안 나온다.
아마 사기꾼 머리로 생각하기엔 옛 아버지 교단이 자기를 먼저 토사구팽했다는 결론이 나온 모양.
교주가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놈들. 개 같은 놈들. 이러려고 나를 키웠구나. 우리 교단을 키웠구나! 하지만 네놈들 뜻대로는 안 된다. 위대하신 지고화의 화신께서 내려와 너를, 너희 교단 놈들과 흑금 갑옷의 창녀까지 모조리 맛있게 잡수실 것이다!”
“어, 그래. 그러니까 소환해 보라니까!”
“후회하지나 마라! 위대하신 지고화시어!”
교주가 고함을 지른다.
신성력은 없다.
마력 파장도 뻗어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교주는 재앙신의 사도. 김사제와 똑같은 위치에 있었다.
자연히 그 목소리가 불의 재앙신에게까지 닿는다.
쿠르르릉.
신전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천장에서 불꽃이 뚝뚝 떨어진다.
용암처럼 액체와 고체를 섞어 놓은 듯한 질감.
불꽃이 바닥을 적시자 바닥이 치이익 하며 연기를 피웠다.
희생자들이 두려움에 떨며 한쪽으로 물러섰다.
“제물을 바쳐라.”
“제물?”
“당연한 소리. 신을 소환하는 데 제물이 없어서야 되겠나? 어서, 어서 제물을 바쳐라. 난 준비가 되어 있다.”
교주가 엎어진 채 가슴을 내민다.
자기 심장을 바치라는 듯이.
두 눈이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교주를 제물로 바쳐도 재앙신의 화신이 강림한다.
평소보다 더 강한, 복수심으로 불타는 화신이.
함정이다.
더 강해져 있는 게 문제가 아니다.
잘못된 선택지라 문제다.
교주를 제물로 쓰든, 저기 뒤에서 떨고 있는 희생자들을 제물로 쓰든 화신은 똑같이 강림한다.
그 화신을 이기고 심장을 먹으면 [재앙불꽃]을 얻지.
심장을 쥔 채 여섯 특성을 한꺼번에 쓰면 [불의 재앙신]으로 조합되고.
둘 다 꽝이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지고화 때문이니까.
그리고 지고화를 얻으려면 검의 주인처럼 어떤 업적을 달성해야 한다.
“필요 없어.”
“뭐?”
“난 제물을 바치지 않을 거다.”
“흐, 무슨 개소리냐? 제물 없이는 신께선 응답하지 않으신다. 날 죽여 봤자 부산에 있는 지부에서 새로운 사도가 탄생할걸.”
부산 지부는 개뿔.
인천이랑 경기도에만 지부가 있으면서.
이 지경이 돼서도 구라 치고 있네.
나는 신전 중심 장작더미 위에 가서 앉았다.
주변으로 불꽃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하나하나가 마법적 신학적 의미를 담은 속도.
특성을 교체했다.
[흑염][태양불꽃][지옥불] [천상화][혼돈화][용왕염]소중히 모아 온 여섯 특성.
화염 속성 특성 중에서도 1티어이자 상위 특성들.
특성을 바꾸니 내 분위기도 바뀐다.
은은히 화염 속성 마력이 흐르기 시작하자 교주가 두 눈을 가늘게 뜨고는 나를 보았다.
“뭘 하려는 거냐? 소신공양이라도 하려는 거냐?”
“그래.”
“푸하하하! 인제 보니 미친놈이었구나! 죽으려면 혼자 알아서 죽어라! 자살도 참으로 신박하게 하는구나!”
과연 그럴까?
마력을 일으켰다.
자연스럽게 장작더미에 불이 붙는다.
내가 굳이 특성을 사용하지 않아도, 특수하게 처리된 장작이 내 특성을 복사해서는 여섯 불꽃을 토해 내고 있었다.
치익. 치지직.
불길이 나를 태운다.
불사른다.
“으하하하! 으하하하!”
몸을 떨어 대며 웃는 교주.
“검성님이…….”
“도대체 왜…….”
불안해하며 나를 보는 피해자들.
고통스러웠지만 참았다.
여섯 특성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화염 저항을 바탕으로 신음을 삼켰다.
분신에 가까운 소신공양.
그리고 희생.
이 둘이 [불의 성자] 업적의 기본 조건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