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26)
226화 현인신 포카. -1-
몸이 끓는다.
머리가 멍하다.
의식이 떠오르다가 가라앉는 것을 반복했다.
개미가 기어드는 감각이 날 괴롭히면 정신이 잠깐 또렷해지고, 묵직한 무게감이 날 끌어내리면 다시 흐릿해졌다.
괴롭다.
아프다.
아니, 과연 정말로 그런가?
고통스러운 한편으로 고통스럽지 않았다.
나조차 나를 정의하기 힘든 시간.
이건 무슨 언어지?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깐.
부상하던 의식이 다시 가라앉았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자연스럽게 특성을 교체했다.
[불사][소생][재생] [활기][명상][휴식]드디어 정신이 맑아진다.
회복 계열 특성의 힘을 받아 몸이 빠르게 치유되고 있었다.
특성을 바꾸고도 몇 시간이 지나서야 눈을 뜬 나.
간호사가 날 보고는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갔다.
[O paciente acordou!]뭐라는 거지.
아, 포르투갈어구나.
드디어 상황 파악이 된다.
“살았다…….”
나는 두 손을 내려다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마지막 순간.
구사일생을 장착한 건 정말이지 최고의 선택이었다.
특성 구사일생.
그 효과는 대단히 강력하다.
게임으로 치면 죽음에 이를 공격을 1회 무효화하고, HP를 100% 채워 주지.
현실에서도 비슷했다.
무적 효과를 제공하고 급재생 급회복 능력을 부여한 것.
그 결과가 지금이었다.
망령왕은 죽었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심지어 광분, 일기당천, 격노의 3중첩 광폭화 후유증도 넘겼지.
“후우.”
광폭화 후유증이 어마어마하네.
예전에 돌연변이 취소했을 때와 비슷하다.
그때도 마법 욕조 안에서 끙끙 앓았지, 아마?
후유증만 아니었어도 여기서 깨어날 일은 없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망령왕 전리품을 수습했겠지.
그나마 구사일생과 함께 방어 특성 회복 특성을 함께 장착해서 이 정도.
나는 내 마력 회로 한쪽에서 빛나는 명상과 휴식을 보며 생각했다.
‘휴거를 만들어야 하나…….’
사색, 명상, 성찰, 휴식, 요양, 안식의 상위 특성.
휴거.
이런 후유증 제거에 특화된 특성이다.
심지어 후천적 돌연변이 초인도 휴거 특성이 있으면 매번 돌연변이를 쓰고도 생생하게 돌아다닐 정도로.
그래, 만들고 보자.
좋은 특성이 하나라도 있으면 언젠가는 쓰겠지.
구사일생도 몇 달 만에 처음 쓴 거잖아.
그 덕에 목숨을 구한 거고.
벌컥!
문이 열리며 의사들이 떼로 들어왔다.
그중 나이 지긋해 보이는 의사가 내게 정중히 인사했다.
“상파울루의 구원자, 바울의 기사, 검성 김전사 님을 뵙습니다.”
뭐가 어째 거창하다?
여담이지만 이 세상에는 기독교 12 사도가 없다.
대신 12 기사의 전설이 있지.
고대 괴수들을 퇴치하고 돌아다니던 소드마스터들.
바울도 그중 한 명이었다.
성기사도 아니면서 성 바울이라고 불릴 정도로 존경받았고.
“구원자라뇨. 과찬이십니다.”
“아닙니다. 타오르는 연기께서 공언하셨습니다. 실례지만 제가 검성님을 진찰해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의사가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손길 하나하나에서 공경이 묻어나온다.
펜라이트로 내 동공을 확인하고 머리를 끄덕였다.
“몇 가지 확인하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데자뷔가 느껴지는 질문.
김준수란 이름이 불쑥 생각나 쓰게 웃었다.
“김전사입니다.”
“예, 검성 김전사 님.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아시겠습니까?”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7월 3일 정도 되지 않았습니까? 제가 6월 30일에 여기 왔고, 사흘 정도 쓰러져 있었던 것 같아서요.”
“허어, 역시 정확하십니다. 고레벨 초인은 다른 모양입니다. 쓰러진 시간도 정확히 아시고. 그리고, 여긴 어디지요?”
“병원 같습니다. 상파울루에 있는 병원이요.”
“정확히는 대신전입니다. 대신전 안에 있는 병실이지요. 마지막으로…… 지금 대통령, 아니, 외국 분이시니까…… 그렇지. 지금 수호자 연맹 총재가 누군지 아십니까?”
“혈왕님이시죠.”
“완벽하십니다. 의식은 완전히 돌아왔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이걸 뭐라고 하더라?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됐는데 정신 상태 검사 방법이라고 들었다.
치매 환자 대상으로 개발됐지만 막 깨어난 환자 인지 능력 확인할 때도 많이 써먹는다고.
“어디 아프신 곳은 없으십니까? 불편하신 곳이 있으면 즉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X-ray, CT, MRI, 마법 투시 검사, 신성 예지 검사 모두 정상이었습니다만 고레벨 초인께서는 혹시 다르게 느끼실 수 있으니까요.”
“글쎄요.”
나는 즉석에서 몸을 여기저기 움직여 보았다.
귀안과 육감으로 샅샅이 훑은 것은 덤.
“지금 당장은 없는 것 같네요. 아, 혹시 제 장비는 어디 있습니까?”
“저기 금고에 모두 넣어 두었습니다. 망령왕의 장비도 같이요.”
“감사합니다. 가능하면 제 장비를 입고 싶네요.”
“예. 간호사에게 말해 두겠습니다. 편안히 쉬시기 바랍니다. 언제든 필요하신 게 있으면 벨을 눌러 주시고요.”
의사가 정중히 인사하곤 물러 나갔다.
다른 의사들 역시 마찬가지.
나는 기지개를 한 번 켜고는 금고를 열었다.
내 지문을 등록해 놔서 쉽게 열 수 있었다.
‘역시 마마퀼라 교단은 마마퀼라 교단이야.’
상파울루 외곽.
대규모 쓰레기 매립지에서 벌어졌던 일전.
끝나자마자 성기사와 사제들을 파견하여 날 수습한 게 분명했다.
자기들 일을 대신 해 줬으니 손님 대접을 하는 거고.
이 정도면 성흔 극복법을 전해 준 것만큼이나 공헌도를 쌓지 않았을까?
아니지.
더 많이 쌓았다고 봐야지.
신의 피 한 방울 정도는 요구해도 될 정도로.
“휴우우.”
분명히 치료는 다 했는데 몸이 무겁다.
정신적인 피로감과 육체적인 피로감이 동시에 몰려들고 있었다.
꼬르륵.
배도 고팠다.
심각하게 허기가 진다.
지금 상태라면 소 한 마리도 잡아먹고도 남을 정도로.
벨을 누르고 식사를 요청하자 곧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을 내왔다.
“많이 드세요. 바울의 기사님.”
이게 다 뭐야.
음식은 흔히 생각하는 환자용 식단이 아니었다.
드넓은 병실 한쪽, 8명이 앉아도 될 식탁에 뻑적지근하게 차려놓았다.
물방울 모양의 튀김.
돼지 내장 스튜.
다양한 종류의 고기구이 꼬치.
수북하니 쌓인 마늘빵.
베이컨, 계란, 양파, 올리브기름, 야채에 콩죽을 버무린 요리.
비스킷처럼 생긴 튀김.
게살 코코넛 기름 구이.
한국으로 치면 남도식 한정식 한 상이라고 보면 되겠다.
왜, 그거 있잖아.
코스가 아니라 상째로 들고 오는 그거.
더구나 양도 엄청나게 많았다.
8명이 아니라 20명이 함께 먹어도 충분할 수준.
“잘 먹겠습니다.”
안 하던 감사 인사까지 하게 된다.
우걱거리며 식사 시작.
기본적으로 전사 계열 초인은 대식가가 많다.
어마어마하게 칼로리를 소모하니까.
나는 평범하게 먹는 편이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허리띠 풀어 줘야 한다.
‘진짜 맛있네.’
이국적인 브라질 음식들.
고기가 확실히 많고 맛있었다.
아주 다 배에 쓸어 넣었다.
회복 계열과 휴식 계열 특성을 장착하고 있어서 그런지 끝도 없이 들어간다.
결국 나는 20인분 음식을 모두 해치우고야 말았다.
“혹시 더 필요하세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주 잘 먹었습니다.”
“총대주교님께서 검성님께 부족함 없이 대접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다 회복되면 접견하고 싶으시다고 하셨고요.”
총대주교가 날 접견하고 싶다라…….
뉘앙스가 묘하게 달라졌다.
예전엔 내가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가 없었잖아.
대주교 선에서 컷 당했지.
나는 기쁘게 승낙했다.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은 다 회복되지 않아서요. 조금만 더 쉬고 뵙겠습니다.”
“그러실 것 같았습니다. 총대주교님께서 신성천 이용을 권하셨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신성천.
마력천과 비슷하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온천 중에서 최고는 역시 신성천.
회복 속도는 물론 회복력도 가장 강력하다.
“감사합니다. 기꺼이 이용하겠습니다.”
신성천은 병실에 바로 붙어 있었다.
원래도 포카 소교단 고위 초인이 부상을 당하면 이용하는 곳이라고.
온천에 몸을 담갔다.
걸친 것은 달의 실로 짠 부드러운 가운.
입자마자 몸에 활기가 돌았다.
달의 여신 마마퀼라가 직접 축성한 가운이라나.
“좋다…….”
이게 진짜 얼마 만에 즐기는 여유지?
구사일생을 장착하며, 망령왕의 최후 공격을 받아넘기며 나는 직감했다.
이것으로 운명을 뒤집었다고.
말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그랬다.
내가 역천 특성을 얻어서인지, 아니면 상파울로에서의 좀비 사태를 억제해서 그렇게 된 건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지.
지금쯤 성녀가 개썩은 표정을 짓고 있을 거라는 점.
자연스럽게 생각의 추가 성녀에게 옮겨 간다.
날 소환한 게 성녀라…….
나는 이 세상 출신이었고, 평행 세계의 지구에서 환생해 인생을 살고 있었다라…….
그럼 문제.
나는 누구였을까?
성녀의 말투를 보면 역사에 기록된 위인이었을 것 같은데.
“푸훗.”
한편으로는 우습다.
좁디좁은 2평짜리 고시원에서 시들어 가던 나.
상하차나 하고 노가다나 하던 내가 알고 보니 역사 속 위인이었다?
우스운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이게 인생인가 싶어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날 소환한 성녀한테?
택도 없는 소리.
결국은 성녀도 날 이용해 먹으려고 소환한 거다.
자기 이익 때문에.
성녀가 자기희생 주문을 썼든 어쨌든 죽일 년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남을 신의 먹이로 던지려고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그 목숨으로.
성녀가 시한부 인생이건 뭐건 관심 없다.
계획을 망가뜨리고, 두 번째 계획도 세 번째 계획도 철저히 깨부수고, 절망하는 얼굴을 보며 칼을 들이대야 직성이 풀리겠다.
남의 인생을 멋대로 조종하려고 했으면 본인도 당할 각오를 하셔야지 않겠어?
한참 신성천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였다.
내 몸이 나무늘보처럼 이완되며 피로가 탁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요양 특성 획득.
혼돈화 찜질할 때는 휴식 특성이 생기더니 신성천 찜질을 했더니 요양 특성이 생기네.
더 볼 것도 없었다.
병실로 돌아와 푹 쉬었다.
이것으로 후유증 완전 제거.
컨디션이 완벽하게 돌아왔다.
‘망령왕 장비가 아쉽네.’
망령왕 장비는 모두 SSR 등급이다.
이거 풀세트 하나면 전사 계열 초인 하나 남 부럽지 않게 무장시킬 수 있지.
하지만 지금 내가 차고 있는 무구들이랑 비교하면?
살짝 떨어진다.
‘장갑이랑 마검은 확실히 좋은데.’
그래도 묵호검과 황금 양털만은 못해.
묵호검은 파괴 불가에 물리 공격력은 아케인 서울 최고다.
주무기로 쓰기에는 1티어도 아니고 0티어.
해골장갑의 절대 방어 능력?
유틸성으로 보자면 황금 양털의 불멸과 부활이 낫다.
이번 전투에서 확실히 느꼈잖아.
‘팔아 버리자.’
대제사장에게 얻은 아티팩트 몇 점.
망령왕 풀세트.
둘 다 주인만 잘 만나면 수천억은 받고도 남을 물건이다.
현금으로 받아서 강남 빌딩 몇 채 사 두는 게 좋겠지.
뭐니 뭐니 해도 부동산이 최고야.
“검성님. 기침하셨습니까?”
“네. 일어났어요.”
“아침 식사를 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오늘은 간단하게 주세요. 전 원래는 많이 먹지 않습니다.”
아침은 정말 간단하게 나왔다.
브라질식 치즈빵과 계란 스크램블, 야채를 다져 넣은 오믈렛, 샐러드, 오렌지 주스, 그리고 커피 한 잔.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를 브라질식으로 변형했다고 할까?
벌써 쌀밥이 그리웠다.
콩나물국밥이든 돼지국밥이든 한 그릇 시원하게 했으면 원이 없겠다.
‘아직은 안 되지.’
다음 일정은 미리 생각해 두었다.
거의 나흘을 쉬었으니 다시 달려야 할 때.
총대주교와, 현인신 포카와 면담한 후에는 북극으로 날아갈 생각이었다.
나는 골프백을, 그 안에 들어 있을 금척과 화주를 괜히 한 번 툭 건드렸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신성천을 준비할까요?”
“안 그러셔도 됩니다. 완전히 회복됐어요.”
“엇, 검성님. 그러면…….”
“네. 총대주교님을 뵙고 싶습니다. 혹시 가능하면 타오르는 연기도 한번 접견할 수 있을까요?”
가능할까?
포카는 미각성 상태라 소교단 전체가 싸고도는데.
어떻게든 외부 노출을 안 시키려고 하고.
어느 인사가 오든 접견이 거부된다.
심지어 마마퀼라 교단이 아닌 다른 소교단이라고 해도 마찬가지.
아무리 큰 공을 세웠어도 힘들겠지.
결론부터 말해서 내 생각은 틀렸다.
간호사가 내게 상체를 숙이곤 은밀히 속삭였다.
“아마도 동석하시게 될 겁니다.”
“그래요?”
“예. 공식적으로는 총대주교님과의 접견만 이뤄지겠지만요.”
“좋습니다. 최대한 빨리 접견 잡아 주세요.”
“네. 검성님. 총대주교님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총대주교님께서도 기뻐하실 거예요.”
간호사라고 하지만 사제 계열 초인.
그 자신이 4레벨.
접견은 금방 성사되었다.
바로 오후. 내가 깨어나고 하루 만에 총대주교와 마주할 수 있었다.
대주교 하나가 날 안내하며 쩔쩔맸다.
“검성님. 저번에는 실례했습니다.”
“어쩔 수 없죠. 망령왕이 그렇게 빨리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 며칠은 시간이 있을 줄 알았어요.”
“정말로 그렇습니다. 검성님과 접견을 마치고 다음 날 조사를 시작하라고 명령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갑자기 좀비들이 튀어나오지 뭡니까? 검성님이 아니셨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약소하지만 이건 제 마음의 표시입니다.”
대주교가 넥타르 2병을 찔러준다.
정말로 약소하네.
사실 이 정도가 적당하다.
대주교가 날 박대한 것도 아니고 오만하게 굴다 내쫓은 것도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공식 지침에 따른 행동이었지.
넥타르는 쓸 곳도 많으니 받아 두는 게 좋겠다.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크흠! 저기, 총대주교님께는…….”
“걱정하지 마세요. 많이 도움받았다고 하겠습니다.”
“어이쿠, 그러면 저야 감사하지요.”
“다만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예. 말씀하세요.”
“망령왕 출현 직전에 절 찾아온 손님이 있었는데 혹시 확인하셨습니까?”
“손님이요?”
대주교가 날 의아하게 쳐다본다.
“당시 모든 CCTV와 보안 장치를 점검했습니다만, 검성님은 누구도 만나지 않고 대신전 앞을 한참이나 서성거리셨습니다. 기분이 좀 상하셨던 것 같아서…… 크흠! 그때 일은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넥타르를 찔러준 거였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네.
성녀는 무슨 수를 썼는지 티도 안 나게 방문했던 것.
꼬리를 잡았으면 성녀가 포카 납치 기도를 했다고 마마퀼라 교단에게 깨우쳐 줄 수 있었는데 아깝다.
“사실 그때 절 찾아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보안 장치를 속인 모양이네요.”
“그건 불가능합니다.”
“잘 찾아보세요. 그 존재의 정체를 확인하는 것만 해도 대주교님은 큰 공을 세우시는 겁니다.”
“허허, 이런 일이…… 예. 말씀 감사합니다. 찾게 되면 잊지 않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이 인간 지금 보니 정치질에 능하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대주교 자리도 교단 내 정치로 딴 모양.
나는 알았다고 손만 적당히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접견실 입성.
대주교가 공손히 허리를 굽히고 빠져나갔다.
높은 계단 위.
장막을 두른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아래 검박한 의자에 앉은 총대주교가 함께 보였다.
“어서 오시지요. 상파울루의 구원자, 바울의 기사시어.”
총대주교가 몸을 일으켰다.
손수 계단 위를 가리던 장막을 걷는다.
그러자 드러나는 어린아이 하나.
중학생도 안 됐을 아이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반가워요.”
아이가 날 보며 미소 지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세월이 묻어나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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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쌓는 김전사-22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