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66
파츠 베이스력 11년 3월 12일 수요일 래리는 준장으로 승진해서 국방부 직속의 작전 보좌관으로서 자신의 방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이제 국방부에서 참모본부에서 올라오는 작전안과 앞으로의 전략 분석을 국방부에서 분석하는 일에 국방장관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올해 31세의 래리로서는 준장이 된 것과 이렇게 파츠 베이스군의 전략적인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지위에 올라 있는 것이 참으로 기쁠만 했다. 그렇디만 그는 여느 사람들처럼 그런 기쁨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었고 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래리 덕분에 상위로 승진한 이후 소좌로 승진하게 된 리아는 그의 부관으로 임명받아 그와 함께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면서 무척이나 좋아했다. 소좌로 승진하는 것을 꼭 바랬던 그녀의 바램을 래리가 들어준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12일 20시 30분 래리는 자신의 방에서 에이센의 전략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에이센이 아이크를 수비하는데 많은 물자와 병력이 소진될 것을 우려해 아이크를 자체적으로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키기 힘든 지역은 일부러 내어 주었다. 그리고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까지 파츠 베이스에게 그대로 내어주고 만 것이다.
자신들이 점령하고 있는 아이크의 거주민들만 해도 200억 명 가까이 되었다. 이들에 대해서 파츠 베이스는 어쩔 수 없이 식량을 공급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게릴라들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철수하면서 남게 된 정규군 지상전 부대들까지 가세한 전투라서 현재까지도 아이크 행성 곳곳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대단한 선택이다······’
래리는 에이센이 아이크를 이렇게 쉽게 포기함으로서 얻는 이점이 상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까지 에이센은 일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자신들의 목앞에까지 칼이 와 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면 여론이 들끓을 것이 분명했다. 이렇게 되면 반전을 외치는 자들은 그 자신들이 반란군으로 여기는 파츠 베이스에 동조하는 자들이 되는 것이었다.
에이센은 파츠 베이스가 총력전으로 나올 것이 뻔한 상황에서 굳이 많은 병력과 물자를 허비해 가면서 아이크를 지키지 않았다. 아이크를 점령한 파츠 베이스의 사기가 올라가고 파츠 베이스의 기세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에이센으로서는 대규모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국내에 팽배한 반전 여론을 의식해야만 했다.
그 여론 몰이를 위해서 현재 이들은 정보를 통제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외부의 위협에 겁을 집어먹은 여론이 파츠 베이스에 대한 응징을 외치게 될 때 공격에 나서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반전 여론의 공격을 받게 될 우려는 없어지는 것이다.
래리는 에이센의 군사적인 목표가 파츠 베이스의 완전한 멸망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런 군사적인 도박을 계획한 것이다. 파츠 베이스로서는 에이센에 대해서 반드시 군사적으로 승리를 해서 에이센을 멸망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에이센의 침공을 격퇴해서 이들에게 다시금 보다 완전한 평화 조약을 이끌어내 재차 파츠 베이스의 독립을 인정 받으면 그만인 것이다.
‘독립이라······’
군사적인 견지에서 본다면 에이센은 아이크가 침공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의 곤란을 각오하고 유케울을 집중 공략해서 록세비엔으로 공격을 가하려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명분을 쌓고 보다 완벽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일부러 아이크를 내버렸다. 아이크를 내버림으로서 파츠 베이스는 그 자신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지만 200억 명이나 되는 민간인들을 떠맡아야 했고, 이들에게 대량의 무기와 탄약을 남겨둔 에이센군 때문에 자신들은 아직꺼지도 전투를 계속하면서 많은 희생을 치루고 있었다. 에이센이 파츠 베이스에게 떠넘긴 짐덩어리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파츠 베이스는 이런 에이센의 약점과 노림수를 철저하게 이용해야 했다. 에이센은 완벽한 준비가 갖추어 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국내의 반전 여론 때문에 파츠 베이스의 위협이 보다 현실화 될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 에이센은 얼마의 피해가 있더라도 끝까지 그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밀고 나올 것이다.
‘위험하다.’
그는 에이센의 강력한 힘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 그것을 막아내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강력한 힘만 막아 낸다면 에이센에 보다 큰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런 이유에서 파츠 베이스는 지금 국가의 운명을 걸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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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 하게 의욕이 없군요…딱히 무어라 찝어낼 수 없지만…
…흑…슬럼프인가…ㅠ_ㅠ;
때문에 이번화의 수정은 그다지 마ㅡㅁ에 들지 않습니다…내일이나 모레…다시 손봐야 겠군요…
컴이 조금 이상해서 그냥 올립니다…
아, 그리고 간단한 답변…에이센의 인구는 행성계 평균인구 100억, 그런 행성계가 대충 2000개정도?
…너무 많은가…ㅠ_ㅠ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4…
컨디션 및 컴 이상으로 인하여…오늘 ‘독자와의 대화’는 쉽니다…ㅠ_ㅠ 섭섭해 하지 마세요…제가 더 섭섭합니다…흑…T^T
우엥~…비 때문이야…에고고 삭신이야…ㅜ_ㅜ;
그리고…오타 지적해 주신 여러분들…감사드립니다…금일은 조금 몸이 않좋아서 수정하기엔 무리가…쿨럭~ 주말을 이용하여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리하르트황제력 263년 3월 26일 수요일 13시 정각 베르베라에 위치해 있는 황립 대학의 구내 식당은 식사를 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매우 북적이고 있었다.
디나는 이들 틈에서 식사를 받기 위하여 줄을 서 있는 중이었다. 간단한 점퍼에 안쪽에 목까지 감싸는 폴라형 티를 걸치고 대충 회색 면바지를 걸친 그녀가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점식 식사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하고는 그것을 받아 자리에 앉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이 그녀를 힐끔 거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디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묵묵히 수저를 들면서 식사를 시작했다.
바로 그때 그녀의 옆으로 몇 몇의 여학생들이 앉았다. 그러면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듣게 되었다.
그들의 대화 주제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방금 있었던 디켄 다밀당의 당수 가브리엘 아르고 알더 마켈 의원의 폭로에 관한 것이었다. 무슨 일인지 몰라 의아해 하고 있던 디나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마켈 의원이 폭로한 내용은 현재 반란군인 파츠 베이스에 아이크 행성계가 함락 되었고 이들이 거의 40만 척에 달하는 함대를 유케울까지 진격시켜 로이드로 진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에이센의 목줄기에 파츠 베이스가 겨눈 칼이 들어와 있는데 이 사실을 현재 군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에이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군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파츠 베이스에 강력한 응징을 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그때 식당 안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이면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당황하는 몸짓으로 한쪽에 놓여져 있던 TV를 켰다. 디나도 무슨 일인가 싶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시선이 옮아 갔다. 그곳에서는 잠시 공용 방송이 중단 되고 가브리엘 아르고 알더 마켈 의원이 현재 파츠 베이스의 위협에 대한 것을 폭로하는 내용이 계속 방영되고 있는 중이었다.
디나는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이크 행성계가 4개월도 전에 파츠 베이스에 점령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끔 뉴스에서 간략하게 파츠 베이스가 현재 대규모 군사적인 도발을 해오고만 있다고 보도되고 있었기 때문에 사태가 이 정도인 줄은 아무도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상에나······”
갑작스레 듣게된 뜻밖의 말에 모두는 식사도 중단한 채 TV만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마켈 의원은 자신이 이끄는 디켄 다밀당의 사활을 걸고 현재의 상황을 전 에이센에 정화하게 공표하고 군부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마켈 의원은 지난 해 아이크가 공격을 받았고 곧바로 함락 되었다는 사실을 강경한 어조로 폭로하였고, 아이크에서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져 아이크 행성계에 속해 있는 아이크와 로드 멜비스의 지상 대부분이 초토화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또한 현재까지도 일부 살아남은 양 행성의 거주민들이 파츠 베이스에게 결사적으로대항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 함대 40만 척이 로이드 행성계를 목표로 유케울에 집결중에 있다는 사실도 또한 그에 의해서 폭로 되었다. 마켈 의원은 이 모든 사실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닥쳐오고 있는데도 비난을 두려워한 군부에 의해서 이 정보가 철저하게 차단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부에게 현실을 밝히도록 촉구하고 현재 파츠 베이스의 위협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상세히 밝힐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뭐라고? 40만 척?”
대부분의 시민들은 저녁 뉴스를 통해 단편적으로 전해지는 정보에 의해 현재 파츠 베이스가 다시 한번 크게 활동을 시작해 아이크가 직접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시민들은 아이크가 함락된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마켈 의원의 이 폭로는 실로 어마어마한 공황 상태를 몰고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디나는 입술을 지긋이 깨물면서 마켈 의원의 폭로 내용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방송국에서 자신들이 입수한 단독 정보라면서 파츠 베이스를 자칭하는 반역자의 수괴인 아우구스트 로스마 5세가 아이크 중앙 광장이라는 곳에서 신년 축하 행사를 하는 장면이라는 것을 방영하자 눈을 가늘게 뜨면서 화면을 주시했다.
그곳에서 파츠 베이스의 황제가 시민군으로 보이는 저격수가 발사한 총에 저격을 받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경호원이 총에 맞으면서 피가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 되어 있었지만 급박한 상황을 알리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경호원 몇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파츠 베이스의 황제는 경호원들의 가드를 뿌리친 채 의연하게 연설을 마치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화면이 바뀌어 나온 뉴스 진행자는 이 장면이 지난 1월 1일 파츠 베이스가 아이크의 아이크 시티를 함락하고 황제가 신년 행사를 벌였을 때 벌어진 사건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밝히고 있었다.
“세상에나! 저런 바보 같으니! 내가 쐈으면 정확하게 저런 반역자 놈의 머리통을 날려 버렸을 건데!”
바로 옆에 있던 여학생이 분한 듯 주먹을 쥐고 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조용했던 식당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동안 보도 통제에 묶여있던 파츠 베이스에 대한 정보는 마켈 의원은 폭로에 의해서 언론사에 의해 하나둘씩 빗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마치 댐이 무너지듯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파츠 베이스에 대한 보도를 해대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런 보도를 접하게 되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파츠 베이스의 위협이 너무나도 거대해서 자칫 로이드 행성계 까지 함락될지 모른다는 섵부른 판단까지 나오고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터무니 없는 생각이라고 무시하고 있었지만,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파츠 베이스가 로이드를 발판으로 해서 베르베라까지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사람들은 매우 심각한 분위기에 휩싸여 갔다.
불안해진 시민들은 이런 식으로 까지 보도 통제를 하게 된 군부에 대해서 비난 여론이 쏟아내게 되었고, 이날 저녁 엘베르트 폰 아델베르크 원수를 비롯해서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 어빙 루드히 원수,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직원을 황제에게 제출했다. 이것은 쏟아지는 비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으로 보여졌다.
소식을 듣고 황궁으로 모여든 방송 기자들이 그간의 책임을 지고 자신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는 아델베르크 원수를 비롯해서 에이센의 3명의 요직에 앉아 있는 원수들 모두가에 게르트 하우츠 황제에게 직접 사직 청원을 올리는 장면을 앞다투어 방영했다. 방송에 비추어진 아델베르크 원수를 비롯해서 가장 나이가 젊은 어빙 루드히 원수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우주 함대 사령장관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그런 원수들 틈에서 홀로 20대 중반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원수 군복을 입은 채로 서 있었다.
이들 앞에선 황제 또한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처럼 20세 전후의 젊은이의 모습이었다. 황제는 자신의 앞에 올려진 에이센 국방장관과 3원수의 사직 청원을 그 자리에서 정식으로 반려했다. 방송 기자들이 모두 이 장면을 경쟁적으로 촬영하고 있을 때 그때까지 조용히 있던 황제가 갑자기 말을 이었다.
“경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짐에게 사직을 청할 때가 아니오! 어서 함대에 명령을 내려 파츠 베이스에 반격을 가해 아이크를 되찾아 반란군에게 고통 받는 에이센의 백성들을 신속히 구해 내도록 하시오!”
그 자리에서 황제는 칙명을 내렸던 것이다.
이날의 저녁 뉴스를 온통 장식하게 된 군부의 요직 인사들의 일관 사직 사태는 이것으로 마무리 되고 있었다. 황제의 사직원 반려는 갑작스러운 군부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군부에서 정보 통제를 통해서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어떻게든 무마될 수 없는 사실이었지만, 황제는 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라 이들 모두를 용서하고 다시금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식으로 뜻밖의 결말이 나도록 만들어 버린 것이다.
크라우프 페트릴 준장은 샴펠에서 함대 지휘관 보충 교육을 받고 있던 도중 이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에이센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고육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현재 에이센 내부에 팽배해 있는 반전주의를 억누르기 위해서는 이런 식의 방법 밖에는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에이센 내부의 반전주의자들은 실로 막강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들은 파츠 베이스와의 전쟁을 비롯해 에이센이 다시금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 조짐을 보인다거나 아니면 그런 식의 전책을 획책하지 못하도록 언제나 대규모 시민 시위등을 통해서 군부의 움직임에 정당성을 실어주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이런 반전주의가 에이센 내부에 팽배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20년 전쟁에서 들 수 있었다. 20년 전쟁에서 에이센이 입은 막대한 인명적인 손실 때문에 에이센 내부에서는 전쟁 자체에 반대를 하는 반전주의적인 여론이 득세를 하고 있었고, 이것은 어느새 사회의 대세로 굳어져 버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의 폭로나 기자 회견, 그리고 아이크 행성계를 적에게 내어준 것들 모두가 미리 짜여진 각본에 맞춰 차례대로 진행되고 있는 중일 것이라는 짐작을 가지게 충분했다.
에이센으로서는 지난 해 4월부터 네페르 행성계에 함대를 모으고 물자를 집결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파츠 베이스가 불안감을 느껴 기습적으로 아이크 행성계를 공격하게 된 것이다. 아이크 행성계는 보급과 병력 보충이 어렵고 파츠 베이스의 중심부와 가까우니 많은 인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센 군부는 국지적으로 대량의 병력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이크를 포기해 버렸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함으로서 병력의 집중도를 높이고 오히려 파츠 베이스군의 병력 분산을 노림과 동시에 적들에게 아이크 행성계라고 하는 거대한 짐마저 떠안겨 줄 수 있었던 것이다.
200억 명이나 되는 아이크 행성계의 거주민들은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파츠 베이스에 막대한 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자신들이 후퇴를 하면서 남겨준 대량의 무기와 탄약으로 아이크 행성계에서 지상 병력과 예비군들은 파츠 베이스에 저항할 것이 분명했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양측의 교전과 불필요한 사상자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전투가 계속 된다면 아마도 200억 명의 거주민들 모두를 죽일 때까지 전투가 계속될지 모른다. 하지만 파츠 베이스는 아이크를 자신들의 성지니 뭐니 하면서 신성시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민심을 확보하기 의해서라도 아이크 주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에이센의 반란군들이 아니고 엄연하게 아이크의 주민들을 통치할 능력을 지닌 집단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그 자신들이 떠안아야 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크라우프는 현재 이런 군부의 태도나 보도 통제들이 전선에 알려지게 된다면 전쟁이 시작하기 전에 병사들의 사기를 크게 꺾게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군 수뇌부는 그런 걱정보다 에이센이 파츠 베이스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에이센 내부의 반전 여론을 가장 두려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반전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정보 제한을 푸는 것만으로도 에이센 시민들에게 정신적인 공황 상태를 유발시킨 후 자연스럽게 주전 여론으로 이끄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빌어먹을 일이로군!’
하지만 크라우프는 전쟁을 한번 일으키기 위해서 이 만큼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쟁이 단순하게 전쟁을 결정하고 군대를 모으고 목적했던 곳으로 쳐들어 간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전쟁을 하려고 마음 먹으면 일단 그 전쟁이 벌어져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고, 민중들에게 지지를 얻은 후, 그 지지를 업고 전쟁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착실하게 준비를 갖춰 놓아야 비소로 전쟁이라는 것을 시작하고 나서도 아무런 곤란도 겪지 않게 되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군대만 모았다고 해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었다.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 이외에도 이들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군수 지원 시스템이 작전을 수행하는 군대가 별다른 무리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원활하게 유지되어야 했고, 전쟁에 필요한 전투 물자 뿐만이 아니라 적의 행성을 점령해 거주민들을 확보하는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들의 복지에 투입될 물자도 예비량까지 충분하게 확보해 두어야 했다. 이런 물자의 확보 뿐만이 아니라 보급선이 적의 후방 교란 작전에 차단되지 않도록 보급 부대를 호위할 호위함들도 많은 수가 필요한 것이다.
전쟁이란 단지 군대만 모으고 쳐들어 가고 결판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방에 엄청난 지원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었고, 이 지원시스템이 충분하게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의 제반 지원 시스템이 완벽하게 움직여야만 비로소 가능한 행위였다. 보통 이런 것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보급에 대한 것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컸다. 군대가 커질수록 그 만큼 소비되는 물자도 커지고 이것을 충분하게 충당할 수 있는 경제력도 마땅히 거대해야 했다. 현재 에이센은 과거 20년 전쟁의 교훈으로 민간에서의 전쟁 물자 징발을 되도록 피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군수 물자가 중앙 군관구 곳곳에 건설되어 있는 군수물자 생산 플랜트에서 만들어 지고 있었고, 이것들은 각지에 주둔중에 있는 부대의 비축 창고나 비축 물자로서 분산 저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시스템이 활용되어 지면서 지금 네페르에 주둔 중인 에이센 함대의 후방 지원을 맡은 하만 바이파 군관구로 그 동안 비축되어 있던 군수 물자들이 차례대로 집결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군수 물자는 후방에 충분하게 분산 비축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비축 물자를 모으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각지의 비축 물자를 한 곳으로 모은 뒤 이것들을 하만 바이파로 실어 나르고, 하만 바이파에서는 이렇게 실려온 물자들을 다시 정리해서 정확한 확보 물량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계속 진행어야 했다. 물류에 대한 것을 결코 등한시 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제 아무리 모든 종류의 보급품들을 모아 놓았다고 해도 필요한 것을 즉각 필요한 만큼 꺼내서 사용할 수 없다면 단순히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이런 식의 작업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 되는 것은 당연했다.
이것 뿐만이 아니라 당장 유케울에 투입될 병력들을 재훈련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중 하나였다. 이들 모두를 재훈련 시킨뒤 확실하게 전선에 적응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훈련 시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단순하게 사령부의 지시로 적을 공격하는 것만이 우선이 아닌 충분한 계획을 세우고 이 계획에 대해서 병사들이 이해하도록 만들고 병사들 자신들이 어떤 이유에서 싸우는 지를 충분하게 숙지시킨 다음에야 비로소 전선에 병력을 투입하려 하는 것이다.
크라우프는 현재 에이센군은 이런 정도의 준비를 거의 끝마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동안의 보도 통제를 풀고 저렇게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완벽하게 준비가 갖추어져 있고 전쟁의 분위기만 조성한다면 반전 여론이 들고 일어나기 전에 전쟁을 시작해서 파츠 베이스에 대해 공격을 가하기 위해서 이 정도의 준비를 하고, 그 준비가 거의 끝났다는 판단이 들자 고육지책으로 군 수뇌부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냄으로서 전쟁이 목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것이었다. 크라우프는 자신이 그런 군 수뇌부를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크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패하여 철수해 온 자신들이 패전에 대한 별다른 처벌없이 그대로 재정비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이센은 반역죄가 아닌 이상은 어지간한 패전으로 장군들을 직위해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 몇 번의 패전이 있다고 해도 그 지휘관을 재신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센에서는 몇 번이고 대패를 한 지휘관들이라도 재기용하는 수가 많았다. 이 이유로는 장군에 대한 처분 권한이 오직 황제에만 있다는 것 때문이기도 했지만, 비단 그 이유뿐만이 아니라고 해도 전선에서 실패한 지휘관들이 재기용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크라우프가 생각하기에도 지난번 코벨 중령도 그러했고, 아마도 무하메드 알 라시드 대령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자신이 재기용될 것을 확신하고 자신에게 군사 재판을 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들은 장군이 아닌 일선 지휘관에 불과했지만 표본으로 삼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어지는 경우였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군사 작전상의 패배가 있을 경우 황제의 대리자라는 명목하에 있는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인물이 그 지휘관을 지위에서 해임하는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처음부터 계획된 것처럼 조금씩 맞아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이 듣고 있는 강의에 다시 주의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함대 지휘관의 기본 자세 및 지휘관의 역할에 대한 강의 같은 것들이 한창 이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곧이어 다른 장성 승진자들과 함께 함대 전술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도 있었지만 그는 별로 기분 내키지는 않는지 그리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고 있었다. 참석한 교육 대상자들 대부분이 30대 후반에서부터 50대 초반까지 다양했지만 크라우프만 홀로 20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쉽게 이들과 어룰릴 수 없는 것 때문이기도 했다. 거의 크라우프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고 있었고 다들 젊은 친구였으니 경험 많은 자신들이 토론하는 것을 잘 들으라는 식으로 말하기만 하고 있으니 참여하려는 의사가 있어도 그저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는 없는 분위기였다.
어차피 애초부터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았던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에 앉아 이 교육 기간이 빨리 끝나서 부대로 복귀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교육을 받으러 떠난 뒤 다이레아는 모처럼 만에 혼자 잠을 자고 혼자서 업무를 하고 있었다. 지휘관인 크라우프가 교육 때문에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부사령관 지그스문트 중령이 현재 함대 지휘관을 대리하고 있었다. 지그스문트 중령은 꽤 엄격한 사람이라 생각 되어 일하기 힘들 것 같았지만 다이레아는 그가 자신이 일을 하는데 이외로 무척 편하게 대해준다는 생각을 했다.
3월 28일 02시 10분 다이레아와 지그스문트 중령의 방에서 같이 야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서류와 보고서들을 작정하고 분석하고 난뒤 일을 끝마치고 나니 2시가 넘어 있는 것이다 .둘은 일을 끝마치고 나서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잠시 쉬는 사이 다이레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타서 건네주자 지그스문트 중령은 고맙게 받으면서 서류 작업 때문에 머리가 다 지끈 거린다면서 투덜 거렸다.
“준장님이 안계서서 힘이 배로 드는 것 같습니다.”
다이레아가 좋은 말로 지그스문트 중령을 위로해 주니 그는 씁쓸히 웃으면서 커피잔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커피 맛이 좋다고 대답했다. 다이레아가 빙긋 웃어 주자 그는 잔을 들면서 갑작스럽게 말을 꺼냈다. 평소의 그 같지 않은 말투였다.
“자네 사령관과 떨어져 지내려니 힘이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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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 아저씨가 다이레아를 어떻게꼬셔보려고!!! 얀 돼~!!!! 넘어가면 안 돼~!!!
…음…뭐, 어찌되든…컨디션 난조입니다…손목도 아프고…머리도 지끈거리고…콧물도 나오고…이상하게 춥고…삭신도 조금씩 쑤시고…몸도 이상하게 찌뿌둥~하고…지긋지긋한 관절염…아, 이건 아니군…
암튼…뭔가 조금 안좋습니다…쿨럭~ ㅡ_ㅡ;;;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5…
오늘도 ‘독자와의 대화’ 시간을 빼먹으면 안되겠죠…쿨럭~ 아…감기+몸살이 본격적으로…
‘바람의속삭임’님…1타 축하드립니다…역시 선리플 후감상의 위력은…분초를 다투게 만드는 위력이 있다는…아…이것도 다 DC의 위력인가…
‘피르다룬’님…쿨럭~ 래리를 죽여 버렸다가는…스토리 전개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관계로…^_^;…엘레비아가 크라우프에게 오지 않아도 스토리에 지장이 있는 것은…마찬가지군요…쿨럭~
‘검은묵시록’님…넵! 몸이 아파도 연중은 없다!…가 지금 제 모토입니다…쿨럭~
‘창세전쟁’님…그렇죠…아마 우리가 ‘사실’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들 중 일부는 ‘사실’이 아닐지도 모릅니다…저는 외계인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인지라…뭐, 증거는 없지만요…^_^;
‘horizon’님…헛…확실히 그렇군요…욕설이 너무 단조로운 것 같습니다…음…작가넘이 순진(?)해서 그런 정도의 욕설 밖에 모르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단지 조금 ‘순’한 욕설이 빌어먹을, 제길, 젠장…정도…나머지는 심의에 걸릴지도 몰라 자제하고 있다는…ㅡ_ㅡ;
‘제로나인’님…코멘트의 내용중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주섬주섬 다를 설보로가야지’…라는 것이 무슨 뜻이신지요? 설마…솔로를 배신하고 ‘선’을 보러 가신다는!!!
‘K.S.Ahuelion’님…오타지적 감사합니다…내일(일요일) 낮동안 정신이 있다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으..몸이 넘 안좋아요…ㅜ_ㅜ 그리고 질문하신 것에 대해서는 작가넘이 잘(?) 답변해 드린 것 같습니다…
‘yaiddasya’님…핫핫핫…요즘 1타를 계속 놓치시고 계시는군요…음…데이트…때문인가…아니야…지난번에 상처(…)를 받으셨다고 했으니…그럼 우울海에서 잠수중이라서 그러신 건가요…상처를 건드린 것이라면…사죄드립니다…m(_ _)m
‘양아’님…음…래리의 역할은 아직까지는 저도 모르고 있습니다…작가넘이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요…입을 다물고 있어서리…확답을 드릴 수 없네요…뭐, 알고 있다 해도 스토리 유출 방지 차원에서 가만히 있겠지만요…^_^;
‘버드아이스’님…진급한지 얼마되지 않은 관계로…크리우프의 경우는 사령부의 쇼맨쉽…에 의해 승진한 경우이니…아래 사람들은 아직 조금 이르다고 볼 수 있죠…
‘soulschaos’님…아담의 경우는 소설 내에서도 그렇고 캐스팅 에서도 조금 비운의 캐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티스드와 비슷한 케이스라는…둘 다 나중에 나오는 캐릭한테 밀렸지요…조금 있다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ㅡ_ㅡ;
‘하레스’님…헛…그런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 아니었습니다(정말입니다). 단지 래리에게 밀려났을 뿐이죠…현재는 조용히 있습니다만…나중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캐릭입니다…아마…작가넘도 어떻게 변할지 예상할 수 없을 걸요?…헛…말이 조금 이상하네요…^_^;
음…늦었습니다…몸이 영…죄송합니다…그럼 이만 약먹고 자야겠네요…내일 뵙겠습니다…^_^)/~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지그스문트 중령이 갑자기 그렇게 물어오니 다이레아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지그스문트 중령은 다이레아가 크라우프와 잠자리를 함께 하는 사이라는 것 잘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이인데 이렇게 억지로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되니 좋지 못하다면서 그는 평소에 보이던 모습 답지 않게 투덜거리고 있었다. 모든 일에는 조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하는 지그스문트 중령의 배려 아닌 배려에 다이레아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중령은 엷게 웃음을 짓고는 커피잔을 들면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제 곧 사령관이 돌아 오게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그나저나 다시 대규모 전쟁이 벌어질 것 같은 걱정이기도 하고······”
좋은 말로 다이레아를 다독여 준 그는 서류 작업을 끝냈으니 가서 쉬어 두라는 말을 했다.
“알겠습니다.”
때마침 다이레아는 정리도 끝났으니 이제 가서 쉬어 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참이기 때문에 두말않고 그의 말에 따랐다. 쉬러가기 전에 자신이 살펴보던 서류뭉치를 정리하는 다이레아를 바라보던 지그스문트 중령은 커피를 마시면서 다이레아에게 가족들이 어디에 있냐고 넌지시 물어왔다. 그녀는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약간 움찔하더니 곧 웃음을 띈 얼굴을 하면서 잘 있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중령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뉴스에서 아이크가 초토화 되었다고 하는데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내 가족들은 아이크에 있으니 걱정되어 미치겠네······”
그는 그렇게 말을 한 뒤 슬쩍 웃음을 흘리면서 너무 괴이쩍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을 이었다. 그런 뒤 커피를 모두 마시고 잔을 내려 놓았다.
그는 서로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다이레아에게 곤란한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다이레아는 그를 잠시 바라본 후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선 후 경례를 올렸다. 피곤함 보다는 지그스문트 중령이 갑자기 개인적인 문제인 가족에 대해서 물어본 것 때문에 기분이 썩 좋지 못했지만 다이레아는 그런 점을 내색하지 않았다. 그도 아이크에 남겨놓고 온 자신의 가족이 걱정되어서 그렇게 말한 것 뿐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다이레아는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고 샤워를 했다. 타월로 몸의 물기를 모두 닦아내고 침대에 주저 앉아 있다보니 어딘지 모르게 자신의 옆자리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라우프가 현재 샴펠에서 보충 교육을 받고 있으니 4주 정도는 다이레아 혼자서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크라우프를 만나기 전 여러 남자들을 사귀어 보았지만 이런 기분을 가진 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다이레아는 갑자기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기분이 드는 것도 자신이 그만큼 크라우프의 존재를 알게 모르게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가 양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크라우프는 자신의 모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제껏 자신이 만난 사람들은 다이레아에게서 한가지만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어머니는 자신을 따라올 것을 요구했다. 부모님이 이혼했을 때 그녀는 아버지와 같이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와는 인연을 끊기를 바라셨다. 아버지는 자신과 함께 지내고 싶어 하시면서도 친딸인 자신의 몸을 바랬다. 양부는 다이레아가 그 자신의 딸이 되기를 바랬던 것 같았다. 그러니 친아버지와 만나지 못하게 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처음 만나 사랑했다 생각하고 있는 그 남자도 자신에게서 바란 것은 섹스와 매춘을 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 뿐이었다. 입으로는 사랑한다 뭐한다 하면서도 자신이 매춘을 할 것을 강요했고 그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자신에게 마약을 투여해서 거리로 내몰았다.
늦기전에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 깨달은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어느 고급 저택의 부자 녀석이 포주인 자신의 그 남자를 통해 매춘부 5명을 한꺼번에 주문했다. 그 부자 녀석은 최고급품으로 주문을 했을 것이다. 그때가 다이레아는 도망칠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다. 자신에게 그 부자 녀석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들어 주라면서 다른 여자 4명과 함께 섹스 파티에 보낸 그 사람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났다.
다이레아와 다른 4명의 매춘부들은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그 부유한 남자와 어울려 섹스를 했다. 마약과 술에 취해 다들 뒤엎어져 버렸을 때 다이레아는 도망치기로 작정해서 마약과 술을 조금만 먹어 조금 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 부자의 지갑을 뒤져 5백 다르크를 훔치고 그의 고급 승용차를 훔쳐서 우주항으로 달려가 버렸다. 그리고 즉시 그곳을 떠나는 배를 아무 것이나 잡아 타고 떠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