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09
에이린은 발레리가 게리 쉐프턴 대령과 결혼을 약속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둘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쉐프턴 대령은 무척이나 다정다감한 사람이었다. 이런 것 때문에 지금 발레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에이린 뿐만 아니라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 두 사람이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것에 대해서 의아하게 여기고 있지 않았다. 에이린은 어딘지 모르게 그들 두 사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는 크라우프가 있었지만 그에게는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들이 있었다. 크라우프를 믿고 있기는 했지만 왠지 모르게 무엇인가 모를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에이린은 밀려드는 불안감을 애써 떨쳐 버렸다. 그 불안감의 원인이 다른 두명의 여자에 대한 질투심 때문일 것이라 생각되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제 아이크 행성계에 거의 도착해 있었다. 힘든 전투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하니 어딘지 모르게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에이린은 작게 기지개를 켜고는 격납고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자신의 바리스타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보다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3월 17일 목요일.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를 완전 장악한 에이센 함대 사령관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정식으로 파츠 베이스에게 항복 권고를 했다. 그녀는 이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할 뿐이라면서 간곡한 어조로 항복을 권유하였다. 하지만 그 제안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믿고 있지 않았다.
3월 18일 금요일. 파츠 베이스는 정식으로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의 항복 권고를 거부했다. 자신들은 결코 에이센에게 투항 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3월 19일.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지휘하는 20만 척의 에이센 함대는 드디어 아이크 행성계의 주성 아이크 행성의 궤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이거 참······여전히 아이크는 우리를 바라보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편치만은 않군요······”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메인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는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떠 있는 아이크 행성을 바라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아이크 행성계를 버리다시피 하고 달아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자신들이 되돌아온 것이다.
‘나도 이제는 늙었어······’
프라우저 대장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이번 전쟁이 끝나면 은퇴해 버려야 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아이크 행성으로의 본격적인 강하는 20일 07시나 되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진주가 늦어진 이유는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행성 주변 장악과 함께 로드 멜비스 쪽으로 18만 척의 함대를 진격시킨 후, 나머지 2만 척 정도만 보급함대와 더불어 아이크 주변에 남아 있도록 조치한 뒤, 그것이 모두 완료된 뒤에야 행성에 대해 강하를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강하 부대는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직접 지휘했다.
강하 부대를 맞이한 것은 파츠 베이슨군의 잔류부대나 민병대원들이 아니라, 폐허 속에서 끝까지 파츠 베이스군을 상대로 지상전을 펼쳤던 에이센의 잔류 부대원들이었다. 그들은 그 동안 수많은 전투를 치루면서 엄청난 희생을 치렀을 것이지만 아이크의 우주항 주변을 가득 메울 듯 밀려나와 연신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만세! 에이센 만세! 황제폐하 만세!”
거대한 에이센의 전함이 강하해 내려오고 그 사이로 에이센 군인들이 내려오자 근처로 모여 들었던 잔류 에이센 병사들은 모두 손에 들고 있던 자동 소총을 허공에다가 발사해 대면서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종군기자들은 이런 좋은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카메라를 돌려대고 있었고 에이센 잔류군 지휘관과 강하 부대를 지휘관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감격의 악수를 나누었다.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합니다.”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모여든 잔류군 병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하자 모두 감격에 겨운 듯 고개를 숙였지만 다시금 환호성을 지르며 다시금 에이센군을 맞이해 주었다.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서 허공에다가 쉴 새 없이 쏘아대는 자동 소총과 권총 소리 때문에 주변은 온통 총소리와 화약 냄새로 가득차 버릴 것만 같았다. 이때만큼은 그 자리에서 모여든 사람들 모두 진정한 환희를 느끼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동안 파츠 베이스와의 고된 전투를 잊고 연신 에이센 만세와 황제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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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드뎌 싸우는 것인가…크라우프와 엘레비아…
분위기는 무르익어 가는데…과연 이들의 운명은?
…무엇보다…트레멜이 과연 죽을 것인가? …흐흐흐…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9…69?? ^_^;
‘파란만장’님…1타를 축하드립니다….그리고 하렘에 ‘끝’이라는 것이 있던가요? ^_^; 하렘은 계속 되어야 한다…쭈욱~ ㅡ_ㅡ)/~
‘마이트레야’님…쿨럭~ 음..그렇군요…달력을 보니 어느새 구정이 코앞이군요…음…확실히 자제해야 할 장면이었군요…흠…하지만…좋은 걸 어찌합니까…흐흐흐…^_^; 그런데..저도 그점이 궁금하긴 했습니다…빨갛게 칠하고 뿔을 달면 정말로 3배의 속도를 낼 수있는가…말이죠…음…한번 등장시켜 볼까나…ㅡ_ㅡ;
‘쵸코파이’님…책에는 인명사전(?) 정도만이 있습니다…음…출판사는 이익을 내는 집단입니다…돈이 안될 일은 하지 않지요…뭐, 그래서인지 요즘 통 연락이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4권 인세도 4개월째 받지 못하고 있고요…반쯤 포기 상태라고나 할까요…^_^; 아,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군요…암튼 출판사의 입장에선 쓸데없이 페이지만 잡아먹는 설정집을 반길 이유는 없습니다…^_^; 그리고 잘 살펴보면 본문 중간 중간에 설정이 조금씩 나옵니다…뭐…워낙에 띄엄띄엄 나오니…쿨럭~ 찾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요…^_^;
‘창세전쟁’님…음…잔인하게라…쿨럭~ 묘사할 자신이 없는데…요…음…트리멜의 XX를 XXX해서 XX한 다음 XX하자, 그는 크게 비명을 질렀다…”아흥~ 조, 좀 더~♡”…쿨럭~ 퍽~!
‘로이드’님…어허…대단하십니다 그려…아니 장하십니다…밟아도 꺽이지 않는 잡초와도 같은 의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믿는 바를 끝까지 밀고 갈 수 있는 근성!!! 그것이 남자입니다~! 트레멜 힘내~!…퍽~! ‘짜샤~ 엘레비아는 안 돼~!’ (←어느새 다가온 엘사모 회원분들…)
‘하레스’님…쿨럭~…음…떡고물이 겨우 그런 것이라면…저 안할랍니다…적도 한번은 맛보게(뭘???) 해줘야…퍽~! 뚜쉬뚜쉬~! 윽…아야야…<(#_ㅜ)
'horizon'님…어째…염장탄에 직격당하셔서 쓰러지는 분위기…음…나름대로 순한하 정화한(?) 장면이었는데…강도가 조금 쎘나요…^_^)/~ 으흐흐…
'검은묵시록'님…음…음…음…음…그건…아무도 모릅니다~!! 후다닥~ ┌( ;ㅡ_-)┘(←날아올지도 모르는 짱돌의 피해 달아나는 아뒤쥔장…요즘 겁이 많아 졌답니다…)
'판타로드'님…음…1번 시나리오…오~ 그렇군요…납득할만 합니다..하지만 그 틈을 아담이 파고들면?…쿨럭…2번 시나리오…가능하긴 한데…전사소식을 초반에 알게되면 패닉에 빠진 엘레비아가 전사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위험이 있으므로 패스…3번 시나리오…어디선가 왠지 SRW시리즈의 냄새가 나는 관계로 패스…하지만 제일 유력합니다…^_^;
'나만의천사'님…사시미까지 동원하시다니…짱돌은 모르겠지만…사시미는 불법인디요…까딱하면 경찰이…쿨럭~ ^_^; 그보다는 각목이 훨씬 안전(?)하지요…핫~ -ㅁ-;;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다크크라이드'님…하렘의 완성이라…음…그 길은 멀고 험할지나…그 열매는 달고 맛있으리라…하지만 유비무환이라고…방탄복과 방탄모…벙커를 구축해 놓아야 겠군요…흠…자금이 만만치 않게 깨지겠는데…ㅡ_ㅡ;
'마알'님…핫~ -ㅁ-;;; 아닙니다…설마 그럴리가요…음…음…음…;; 아, 생각났다~! 서비스 씬은 작가넘이 스토리가 막힐때 종종 써먹는 방법입니다…쓰다보면 아이디어가 더오른 다나요? 참내..말이 됩니까? H씬을 적으면서 아이디어 구상한다는 것이…예? 말이 된다고요?…-ㅅ-;;; 아, 네에…
'무쏘'님…감사합니다…앞으로도 자주(는 아니겠지만…되도록) 넣도록 하여 독자님들의 눈을 즐겁게(?) 해 드리겠습니다…. ^0^)/~
'英雄'님…12推입니다…12推…전~혀 자극적이지 않았다는…^_^;; 음…저도 개인적으로 '판타로드'님의 의견 중에서 세번째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는…하지만 작가넘의 의중은 오리무중이니…-ㅅ-;
'테르미도르'님…쿨럭~ 아까 찾으려다가…최근 조아라의 서버이상문제 때문에 과감히…나중으로 미루었습니다…자칫하면 원고 수정할 때에나 고치게 될지도…하긴…이 페이스라면 절판이니 영원히 못 고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ㅅ-;
'제스'님…헛헛헛…-ㅁ-;;; 음…제가 보기엔 초등학생들이 '넘넘 약해여~', '이게 뭐야 즐하셈~'..할 정도로 약하다고 생각했는데…'제스'님이 보시기엔 좀 민망하셨나 보군요…반성하겠습니다…ㅡ_ㅡ; 음..그건 그렇고…지적해 주신 에이린의 과거에 대한 답변…음…에이린의 과거는 제 개인적인 경험담(제가 한 것이 아니라 술자리에서 여럿의 입을 통해 들은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저…여자 손목도 잡아본 적 없는 순진한 남자입니다…믿어요! 제발~)을 바탕으로 구성한 것입니다…몇년전…겨울이던가에…친한 동기, 후배들과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었지요…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었는데 새내기(당시) 후배가 하나 들어오더군요…대부분 잘 모르는 사이(나이차나 학년차 때문에)였는데, 한 녀석이 아는 체를 하더니 제법 길게 이야기를 나누더군요…저를 비롯한 대부분은 그러려니 했지요…모르는 후배였으니까요…뭐, 일부 이상한 표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지만 말입니다…헌데, 한참 지나서 그 새내기 후배가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자 아까 아는 체를 했던 후배의 목소리가 은근히 낮아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뭔 소리를 하나 싶어서 귀를 쫑긋~ 세웠는데…아까 그 새내기 후배에 대한 얘기였습니다…그 내용은 이렇습니다…대면식이 있은 후…1주일의 시간이 지났는데…그 새내기 남학생과 한 여자 동기(이 애도 새내기)가 학교에 전혀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둘 다 지방에서 유학(대전이었습니다만…어쨌든…)을 온 처지였고, 둘 다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요…조금 이상하게 생각되어 졌지만…학교가 맞지않아 자퇴하는 케이스인가 보다…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더랍니다…하지만 며칠의 시간이 흐르자 둘 다 학교에 나오기 시작했는데요…이를 궁금하게 여기다 못한 한 동기(걔네들의)가 넌지시 물어 봤답니다…1주일동안 뭐했냐고 말이지요…그랬더니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으며 이리 말하더랍니다…"아~ 나? 쟤(같이 결석했던 여학생을 가리키며)랑 같이 자취방에서 놀았어(조금 순화시킴)~"…쿨럭~ 잠시 패닉상태에 빠져있던 질문자는…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 사귀는 사이냐고 물어 봤더랍니다…헌데 날아온 대답은 뜻밖에도…"아니~ 성격이 좀 안 맞는 것 같더라~"…였답니다…그리고는 태연히 수업을 듣기 시작하더랍니다…그 이후에도 둘이 종종 만나서 즐거운 밤을 보내는 것이 자주 목격되었죠…사이도 나쁘지 않았고요(오히려 잘 놀더랍니다…밤에도…-ㅅ-;)…오히려 애인처럼 행동하더라는…헌데…이 당시에는 둘 다 다른 사람(남자는 같은 과, 여자는 타 대학)과 사귀는 중이었다는 것이 조금 문제였습니다…이 이야기는 동시에 5사람 정도의 입에서 나온 말로서…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입니다(비록 술자리였지만)…뭐, 사실 그 여학우가 상당히 미인이어서 술자리에 있던 몇몇이 조금 혹~했던 것도 사실입니다…아, 저는 아닙니다. 전 훨씬 이전에 여자에 대해 정나미가 떨어진 상태였으니까요…아무튼…그 이후의 스토리는 모릅니다…관심도 없구요…음…어쨌든 저는 이 이야기를 작거넘에게 해 주었고…작가넘은 이를 각색하여…에이린의 과거 중 하나를 만들었다는…것이지요…
'soulschaos'님…부러워 하실 것 없습니다…돈만 많으면 울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 이야기 이니까요…^_^;;; 결론은…돈 많이 벌자…입니다…퍽~!
…어째 본문보다 밑의 내용이 더 긴 듯…ㅡ_ㅡ; 으음…
…또다시 바뀌어 버린 소제목…ㅡ_ㅡ)/~
3월 21일 05시 정각.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로드 멜비스 행성에 도착해 마중 나온 존 네스트 스피너 대장과 만날 수 있었다. 이미 지상에 부대가 강하해 있는 상태였지만 다시금 수많은 사람들이 우주항 주변으로 모여 들어 아이크에서 처럼 허공에다가 자동 소총을 쏘아 대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마중나온 스피너 대장은 로드 멜비스가 함락될 때 철수하지 않고 그대로 행성에 남아 파츠 베이스에 대한 저항군을 직접 지휘했었다. 스피너 대장의 초췌한 모습을 보자 그만 버려두고 자신만 살아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든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마음은 결코 밝지만은 않았다.
“다시 왔습니다.”
밝게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스피너 대장에게 얼굴 가득 미안한 표정이 역력한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먼저 정식으로 경례를 올렸다. 그들은 서로 잠시 바라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악수와 포옹을 나누었다. 곧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우중항을 가득 메웠다.
로드 멜비스가 정식으로 에이센군에게 수복되었을 때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함대를 비롯한 에이센의 함대 주력은 그렘벨 기지 쪽으로 천천히 전진해 나가고 있었다.
적막함과 긴장감이 감도는 우주 공간을 헤쳐 나가고 있는 록시나 XI호의 지휘 데스크에 올라 있는 크라우프는 전함의 바로 옆으로 전투의 흔적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을 계속 보고 있던 부사령관 지스문트 대령이 크라우프에게 나직이 다소 한탄하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근처는 아직까지도 지난 전쟁의 잔해가 남아 있군요.”
록시나 XI호의 옆으로 전함의 파편으로 보이는 것이 떠있는 것을 보고 있던 크라우프도 같은 생각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주변에는 크고 작은 파편들이 많아 경험 많은 항해사와 함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다행히도 전방에 실드를 전개하며 전함의 진행 방향에서 일직선으로 부딪쳐 오는 자잘한 파편들은 모두 튕겨내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안심하고 배를 운항하고 있는 중이었다.
크라우프는 지그스문트 대령을 힐끗 돌아보면서 갑자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의 가족들이 아이크에 있는데 그는 지금 아이크 행성계에 도착해 있어도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괜찮습니다. 이제는 파츠 베이스 놈들에게 어떻게 되지 않을 것이니······”
괜찮다고 말은 하고 있었지만 가족들의 현재 안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인지 지그스문트 대령은 말끝을 흐렸다. 크라우프는 괜히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해요. 대령······”
크라우프는 슬쩍 웃음을 지어준 후 다시 현재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는 정보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재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가 지휘하는 주력 함대는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에서 출발해 있었다. 전체적인 병력 배치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공격이 얼마 남지 않은 것만은 확실했다. 그리고 자신들도 곧 파츠 베이스 함대와 교전에 들어갈 것은 믿어 의심치 않을 수 없었다.
“전투가 꽤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전 참모인 다이레아와 전투 지휘관 쉐프턴 대령은 자신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장이 그렘벨 기지를 위시로 한 지역이라는 것을 두고 여러 가지로 작전 수행에 힘들 것 같다며 걱정을 했다.
“그래도 싸워야 하지 않겠나?”
크라우프도 전투가 힘들 것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이라고 해도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렘벨 기지 주변의 해역에 정선해 있던 공격 항공모함 바우터 크라이스 호를 향해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상위는 자신의 바리스타 세우터를 조용히 접근시키고 있었다.
얼마전에 들려온 정보에 의하면 이제 에이센 녀석들이 로드 멜비스까지 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렘벨 기지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 때문에 정찰 활동이 대폭 강화 되었다. 그리고 정찰 활동 중에 에이센 바리스타 부대와 교전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었다.
‘에이센 놈들도 정보가 부족한 것인가?’
엘레비아는 적의 정찰 부대가 자주 출몰한다는 것은 그만큼 적이 아군의 정보에 목발라 있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에이센이 그만큼 파츠 베이스와의 전투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되었다.
‘강하게 부딪쳐 오겠군.’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던 엘레비아는 진행 방향 정면에 떠 있는 부유물을 피해 모함으로 비행해 나갔다.
모함으로 귀환했을 때 엘레비아를 맞아 준 것은 아사야 트리멜 대위였다.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져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면서 타월과 음료수를 내밀었다.
“고마워······”
엘레비아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 트리멜 대위를 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마음이 고마워 슬쩍 웃음을 흘리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트리멜 대위가 내민 타월과 음료수를 받아 얼굴의 땀을 닦고 음료수를 마셨다.
“전투가 심각해 질 것 같은데 걱정이야.”
음료수를 입안에 흘려 넣으며 엘레비아가 걱정을 하니 트리멜 대위는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겠냐고 대답해 주었다.
“맞는 말이야. 병사들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지 뭐······”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를 점령한 에이센 본대는 지난 8일 경에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를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일부 함대는 아이크 행성계를 점령하고 있었지만 상당수의 함대가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를 출발한 이후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했다.
“어디를 가장 먼저 공격해 올까?”
엘레비아는 트리멜 대위의 뺨에 가볍게 키스를 해 주며 감사함을 표현한 뒤 마치 퀴즈를 내듯 그것을 물었다. 뺨에 키스를 받은 트리멜 대위의 얼굴 표정이 금새 밝아졌다. 그러면서 엘레비아의 손에 들린 타월을 받아들며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트리멜 대위가 서두르지 않고 자신에게 조금씩 친절함을 베풀어 주는 것을 보고는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애칭으로 불러도 좋다고 허락해 주었었다. 트리멜 대위는 잠시 시계를 보더니 자신이 출격해 나갈 시간이라고 하면서 서둘렀다.
“아참! 엘렌. 나 정찰 나갈 시간이야. 돌아와서 보자.”
“그래 아사야. 무사히 돌아와야 해!”
그들은 서로 씽긋 웃어 준 후 되돌아섰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엘레비아와 아사야 트리멜 대위가 가깝게 지낸 다는 사실은 금새 퍼져 나갔다. 이전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별다른 교류를 보이지 않던 엘레비아가 트리멜 대위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유력한 짐작 중 하나는 어떤 이유에서 엘레비아가 예전의 남자 친구에게 바람 맞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아무리 깊은 사이라고 해도 전쟁터만 전전한 엘레비아를 기다려줄 남자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설명까지 곁들여 지면서 전쟁터에 나가 있는 엘레비아를 배신했을 것이 뻔한 그 남자에 대해서 욕설까지 난무하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이런 소문들 때문에 때때로 위로를 받기도 하였고, 어떤 경우에는 이름과 주소를 가르쳐 주면 자신이 찾아가 혼을 내주겠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당혹스러운 적도 잇었다. 또한 그녀가 이제는 바람 맞아 혼자라는 사실이 퍼지자 평소에 엘레비아를 바라만 보고 있던 많은 남성들이 엘레비아에게 접근해 오려했는데, 그들은 벌써 아사야 트리멜 대위가 선수를 쳐 버렸다는 사실을 듣고는 다시금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엘레비아가 샤워실로 돌아왔을 때 루밀도 출격해서 귀환해 왔는지 헬멧을 왼손에 들고 투덜거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엘레비아가 파일럿슈트를 벗으며 루밀에게 물으니 그녀는 입술을 삐죽하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이번에 3명을 잃었어······적 정찰 부대의 매복에 걸려서 말이야. 바보 같다니까!”
마구 자신에게 화를 내는 루밀을 보고 엘레비아는 피식 웃기만 했다. 어떤 식으로든 부하들을 잃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에 굳이 위를 해줄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어휴~ 그나저나 너는 요즘 아사야 하고 재미 좋냐? 아사야 녀석, 샤워장에서 보니까 꽤 물건 좋아 보이던데 말이야!”
루밀은 파일럿 슈트를 벗으며 엘레비아에게 갑자기 요즘 트리멜 대위와의 관계를 물었다.
“뭐? 아니······아직은 그런 사이는 아니야.”
엘레비아가 슬쩍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좌우로 저어 버리자 루밀은 못믿겠다는 표정으로 엘레비아를 몇 번 훑어보았다.
“그것을 누가 밑을 것 같아? 상관없잖아? 뭐 나하고 저비스하고 같이 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는데 말이야.”
루밀은 거짓말 하지 말라며 자꾸 캐뭍었고 엘레비아를 끝까지 아직까지는 그런 사이는 아니라고 부정했다. 끝까지 아니라고 대답하는 엘레비아를 보고 루밀은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말던가······”
너무나도 간단한 대답을 듣게 된 엘레비아는 다소 맥이 빠졌다. 곧 루밀은 입고 있던 속옷을 벗어 하나도 걸치지 않은 몸이 되었다. 루밀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다음 손가락을 빗처럼 추스렸다. 엘레비아도 옷을 모두 벗고 샤워르 하기 위해서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고 있었다. 서로 같은 시간에 똑같은 동작을 하자 그녀들은 서로 마주보며 작게 웃었다. 그러나 루밀은 갑자기 삐죽이 입술을 내밀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아사야 그 녀석 물건만 튼실한 거 아니야? 엘레비아의 몸을 보고도 별로 기분이 안나는 걸까?”
계속해서 루밀이 이상한 쪽으로만 생각을 하자 엘레비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하기 싫댔어······결혼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엘레비아의 말을 듣고 난 루밀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대단하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대단하군······그것으로 남자를 휘어잡는다는 건가? 역시나 엘레비아 네년의 무기는 높은 콧대였냐? 어휴······좋겠다. 너는 그렇다쳐도 나는 어떻게든 저비스 하나 건진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데 말이지.”
씽긋 웃으며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고 있는 루밀을 보면서 엘레비아는 머쓱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잠시 생각을 해보던 루밀은 엘레비아를 돌아보며 갑자기 거짓말 그만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왜?”
갑작스러운 루밀의 변화에 엘레비아가 당황했다. 그러자 루밀은 팔장을 끼고 가만히 엘레비아를 바라보면서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웃기지만 너 정도 얼굴과 몸매, 그리고 그럭저럭 괜찮은 성격을 생각해 보면······네가 아직 처녀일리 없어······속일 것을 속여야지······이 기집애야!”
루밀이 불퉁거리며 화를 내자 엘레비아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루밀은 생각났다는 듯이 왼손바닥을 오른손 주먹으로 툭 내리치면서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재생 받았으면 신품이잖아! 그러면 당연히 처녀지~ 음!······아차! 그런데 넌 하반신 재생 받은 적이 없지 참······”
고개를 숙인채 무엇인가 알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며 한참을 생각하던 루밀을 옆에 두고 엘레비아는 땀을 씻으러 샤워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루밀과 한 10분만 대화를 하고 있으면 정신이 다 사나워 미칠 것 같았다.
몸을 씻고 있으니 루밀이 들어와 엘레비아의 엉덩이를 손바닥을 넓게 펴서 철썩 소리가 나게 때렸다.
“왜 그래?”
엘레비아가 깜짝 놀라며 물었으나 루밀은 말없이 샤워기를 틀어 몸을 씻고 있었다.
“네 스스로 처녀라고 주장하면 믿어야지. 하긴 아직 애 낳아본 적 없으면 처녀지 뭐······”
루밀은 스스로 납득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엘레비아는 화나는 것 보다는 웃음부터 먼저 나왔다. 조용히 옆에서 몸을 씻고 있는 루밀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궁금함을 물었다.
“루밀. 너는 어째 칼루야 소좌님과 그렇게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냐?”
이것은 전부터 궁금하던 것이었다. 루밀은 이렇게 명랑함이 지나치고 있지만 칼루야 소좌는 과묵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루밀은 칼루야 소좌에게는 거의 지극정성이었고, 칼루야 소좌도 루밀에게 대해서는 무척이나 다정다감한 면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둘이 애인사이라는 것은 엘레비아 뿐만 아니라 함내 전체의 궁금증이기도 했다.
역시나 루밀은 칼루야 소좌의 이야기만 나오면 무척이나 행복해 했다. 둘이 서로 사귄지 한참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루밀과 칼루야 소좌는 아직까지도 서로가 없으면 죽고 못 산다는 식이었다. 그것이 부럽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한 엘레비아가 루밀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그거? 말하자면 좀 길어······나는 아마 저비스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의 나는 아마 없었을 꺼야.”
그렇지만 루밀은 뜻밖에도 평소 무엇이든 잘 조잘거리던 것과는 달리 자신과 칼루야 소좌와 있었던 일은 슬쩍 돌려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