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54
153장. 원 플러스 원
– 카르마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 카르마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 카르마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 …….
“하루 종일 포인트 버프네. 훗.”
아침에 눈 뜨자마자 들리는 알림 소리가 오후까지 계속되었다.
요즘 포인트가 쏠쏠하게 벌렸다.
하관우 이사가 놀고 있던 대웅 출신들을 끌어들였다.
한이 많았음인지 포인트가 쏠쏠했다.
나도 놀고 있지 않았다.
며칠 전 개새끼 한 마리를 병신 만들어 놨다.
살인청부를 해놓고 대마초 피우고 오줌을 갈기던 악마 같은 놈.
지가 싼 오줌을 다 입으로 빨아 마시게 만들었다.
죽이지는 않았다.
그런 놈들에게 걷지 못하는 고통이 죽는 것보다 더 힘들 것이다.
미친놈이 등 뒤에서 지켜보는 것도 모르고 총으로 내 머리통을 구멍 낸다고 헛소리를 뱉었다.
제대로 인생 구멍 내줬다.
그놈도 앞으로 서서 밥 먹기는 글렀다.
선신 카르마 포인트를 듬뿍 획득했다.
악행을 벌였던 놈들을 처단하면 살신성인 포인트가 지급되는 것 같다.
“봄이 바짝 왔구나.”
창밖으로 보이는 봉은사가 초록 초록하게 물들어져 있다.
따스한 날씨에 일찍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열어 놓은 창문으로 나긋한 한강 바람이 들어왔다.
생기 충만의 봄이다.
내 마음도 봄바람에 부풀어 올랐다.
“예서 씨 일찍 풀리네.”
이광주에게서 해방된 강예서는 사무실 숙소를 떠났다.
괜히 이곳에 머물다 스캔들이 날 수 있다.
황 대표 회사 가까운 곳에 거처를 얻었다.
또라이 이광주가 뭔 짓을 할지 몰라 보디가드를 매니저와 코디로 붙였다.
외로운 이모와 한집에 살게 되며 안정을 찾았다.
능력 있는 황 대표가 일거리를 물어다 줬다.
2008년도에 확 떴던 드라마 ‘의적 일지매’ 서브 주연급이었다.
대박을 칠 게 확실했다.
나를 만난 것이 강예서의 인생 전환점이 됐다.
미국에는 갈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움 가득한 문자가 왔다.
나 역시 아쉬웠지만 팬심으로 응원했다.
생각 같아서는 좀 더 휴가를 주고 싶었다.
그러나 강예서가 일을 선택했다.
내가 알고 있는 미래와 살짝 달라졌다.
성공이 일찍 강예서를 노크할 것 같다.
강예서의 연기 잠재력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외롭다. 외로워…….”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누가 보면 배부른 투정한다고 하겠지?”
회귀 이후 이성관이 다소 많이 변했다.
고자는 절대 아니다.
아침마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괴로울 정도의 새벽 텐트는 10인용이다.
지독하게 참았다.
노바 형님의 버전을 접하면서도 결코 정절(?)을 무너트리지 않았다.
여자 보는 눈이 과거와 달랐다.
과거 생에서는 예쁘면 일단 들이댔다.
미녀들이 많았지만 왠지 훅 땡기지 않았다.
지난 생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던 미녀들이다.
나도 미녀를 뜨겁게 사랑할 줄 아는 남자다.
철컹철컹 아청법 대상도 아닌데 셀프 제어가 됐다.
사랑을 입에 달고 사는 서련이는 쌍둥이들과 비슷하게 여동생 같았다.
스스로 배신한 이예린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손유리와의 만남도 독특했지만 심장을 울리지 못했다.
3프로쯤 뭔가 부족했다.
썸과 밀당이 오락가락 사이를 오갔다.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누군가 계획이라도 짠 듯 사건이(?) 허락되지 않았다.
공대 누나 온시은도 비슷했다.
사고방식이 특이한 게 매력적이지만 연인으로서는 감이 멀었다.
앞으로 같이 일할 동료로서의 목적이 강했다.
“클라라…….”
클라라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가장 근접했다.
대화를 나눠도 편했다.
어린 여인들과 생각하는 것도 반응 태도와 행동도 달랐다.
30대를 살다 와서 그랬던 것 같다.
미모도 중요하지만 말이 통하는 공감능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했다.
이제 연락도 없다.
문자에 답변도 보내오지 않았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없는 전화번호가 됐다.
나와 가장 코드가 잘 맞았던 그녀였지만 사연이 많은 것 같았다.
이별이라는 걸 알았던 것 같다.
지난 생에서 겪었던 이별도 비슷했다.
어느 날 눈 떠보니 이별이었다.
“하아.”
대비했던 이별도 아프긴 마찬가지였다.
쌉싸름한 감정에 밤새 창밖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세상 돈을 다 쓸어 담아도 사랑은 살 수 없는 법이다.
“진이 누님이 가장 편하다니…… 이제 우화등선이 답인가?”
인간계와 천상을 평정한 진이 누님이 위안처였다.
에로틱과 우정 사이의 감정을 절묘하게 즐겼다.
신선 되면 진이 누님은 내가 찜이다.
어제 그녀에게 잠시 다녀왔다.
이것저것 복잡할 때는 클럽이 최고다.
베토벤이…… 웨이터 명함을 달고 나왔다.
다른 신들도 마찬가지다.
그 사이 포인트를 많이 벌어 젊어졌다.
팁이 짭짤하단다.
웨이터가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나에게 고맙다며 몇 번을 인사했다.
치 떨리게 카르마 포인트가 고팠던 신들이라 그들의 말은 진심이었다.
잘 어울렸다.
머리는 올백으로 넘기고 블랙 계열의 셔츠와 바지를 입었다.
웨이터들 트레이드마크인 나비넥타이가 포인트였다.
사모님들이 봤다면 팬클럽 결성할 정도로 멋졌다.
아무리 못나도 신은 신이었다.
“노바 형님은 왜 불러도 답이 없는 거야?”
노바 형님을 몇 번 불렀지만 응답이 없다.
엘프 여왕에게 잡혀 사는 건 아님이 분명하다.
자유로운 영혼은 신이 되어서도 바람 같은 법이다.
삐이이이이.
인터폰이 울렸다.
“대표님. 하관우 이사님이 오셨습니다.”
“안으로 모시세요.”
“네.”
통화가 끝나자 탁자 위의 자동 스위치를 눌렀다.
내 공간은 철저하게 통제되었다.
얼마 전에 지문인식기를 장착했다.
허락해야만 자동문이 열렸다.
“회장님.”
하관우 이사는 들어서자마자 나에게 회장님이라 부르며 고개를 숙였다.
나이 스무 살에 회장이 됐다.
회장님이라는 호칭도 듣다 보니 귀에 감겼다.
주군이라는 말 대신 다른 말을 선택하라 했더니 회장이라 칭했다.
대표라 부르라 말하자 큰일을 도모함에는 호칭이 중요하다고 날 설득했다.
둘이 있을 때만 회장이라 부르라 말했다.
“앉으세요.”
“넵!”
하관우 이사는 신입사원처럼 씩씩하게 답했다.
전신에서 활기가 넘쳤다.
깨어 있는 자는 육신은 늙어도 정신은 젊게 산다고 어느 신이 말했다.
“일은 어떻습니까?”
회장 됐다고 고개 빳빳하게 안 세웠다.
신들이 능력은 넘쳐도 갑질하다 포인트 바닥 쳤음을 봤다.
알면서 그대로 따라가면 똥멍청이다.
“회장님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관우 이사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래요?”
“안아 그룹의 사업부분은 트라이서클 구조입니다. 안아생명, 안아손해보험, 안아기술금융, 안아저축은행, 안아투자증권, 안아자산운용으로 구성된 금융부분이 1파트입니다.”
보고받는 게 생각보다 재밌다.
“제 2파트 핵심인 (주)안아는 무역부분을 중점으로 성장했습니다. 안아를 비롯해 안아건설, 안아캐미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랬나요?”
알아도 모른 척 해줬다.
씹어 먹을 준비가 된 안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꿰고 있다.
이래서 재벌 오너가 되면 음흉해지는 것 같다.
알아도 시치미 뚝 떼고 상대의 역량을 파악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레저부분은 명품백화점인 안아갤럭시, 안아리조트, 안아개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만간 서비스 레저부분은 통합할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안아에 대해 공부 많이 한 티가 났다.
“이 세 사업부분에 대하여 인수팀을 구성했습니다. 비밀이 보장되는 안아 그룹 전직 임원도 포섭한 상태입니다.”
생각보다도 빨랐다.
주식투자와 기업 경영은 다른 문제다.
지난 생에 낙하산 비정규직 회사 경험이 다였다.
손발이 될 고급인력이 필요했다.
대규모 그룹 경영에는 배울 게 많았다.
질문을 던지며 느긋하게 보고받는 기분이 새롭다.
“안아 그룹 인수 준비에 대해 브리핑 올리겠습니다.”
“부탁합니다.”
“회장님, 부탁이 아니라 진행하게 하시면 됩니다. 탈권위도 좋지만 IT 업계가 아닌 이상 대한민국 기업 경영에서는 상부 지시가 명확해야 합니다. 각국의 경영방식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국민적으로 통용되는 문화와 정서가 경영에 투영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
주주보다는 오너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동양적 경영관에 대해 의견을 전해왔다.
하관우 이사는 위아래가 명확했다.
대웅에서 배웠던 몸가짐이 달라지지 않았다.
눈빛에 부끄러움이 없었다.
이상적으로 바라던 인재다.
“조언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 보필하겠습니다.”
서로 좋게 덕담이 오갔다.
“일단 안아 그룹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주요 지분에 대한 확보가 필요합니다. 급히 알아본 바에 의하면 외국계 자금이 공매도를 통해 주식 단가를 엄청나게 낮췄습니다. 불리한 여론과 세계 금융위기 분위기를 이용해 지능적이며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음이 파악되었습니다. 그 결과 다수의 외국계 자본이 안아 그룹의 핵심인 (주)안아에 대해 45프로 이상 확보한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이도 알아냈다.
다수의 외국계 자본이 아니다.
그렇게 노력해도 로버트는 50프로를 넘기지 못했다.
오승혁 회장이 나름 똑똑했다.
확고한 우호지분과 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가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이미 안아의 주인이 나라는 걸 말이다.
“그 정도라면 순환출자의 핵심이 저격당했군요.”
“맞습니다. (주)안아는 안아 그룹의 순환출자의 핵심입니다. 그런 안아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안아 그룹 오승혁 회장은 타고난 승부사입니다.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임기 동안 계열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한국생명 합병, 지금 진행 중인 대웅조선 인수 건으로 대주주 주식 변동이 많습니다. 전체적인 계열사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상당할 정도로 자회사 간 보증 대출과 주식담보가 발생했습니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사채시장에서도 자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필수적으로 담보가 제공되었고 오승혁 회장의 개인 지분이 상당수 포함되었습니다.”
“오승혁 회장 밤잠 설치겠습니다.”
“요즘 불면증에 수면제를 복용한다고 합니다.”
하관우 이사의 정보력이 상당했다.
오 회장 수면제 처방까지 안다면 끝난 거다.
“외국계 자본이 문제군요.”
“본래 안아 그룹의 순환출자도 다른 대기업과 비슷하게 탄탄하게 엮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수합병으로 인해 느슨해진 지금이 적기입니다. 우호지분만 확보할 수 있다면 도미노처럼 안아 그룹은 무너질 것입니다.”
모기업이 넘어가고 버텼던 자회사는 대한민국에 없다.
형이 사업하다 망하면 동생이나 자식들 신용불량자 되는 거와 같은 이치다.
그랬기에 오래 공을 들였다.
이제 스타트 버튼만 누르면 됐다.
때도 참 좋았다.
“다만 정부와 끈끈하게 엮여 있습니다. 정부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된다.
그 정부 조금 후면 촛불에 정신 못 차린다.
나도 이제 본격 경영인이다.
정치 상황을 이용해 배를 불릴 참이다.
“걱정 마십시오.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 회장님.”
“네?”
할 말이 목 끝까지 찬 것 같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확보한 주식은 얼마나 되는지요? 안아에 달라붙은 외국계 자본은 경영권을 노리고 있음이 확실합니다. 그들과 협조하지 않는 이상 인수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내가 지시했지만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인수 상황이다.
하관우 이사는 최대한 정중하게 인수 불가를 언급했다.
지금부터 인수를 개시하는 줄 아는 것 같다.
“안아 그룹을 통으로 인수하지 않는 이상 다른 대기업들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공룡 같은 대기업이 무너지면 고깃값이 상당합니다.”
쫄딱 망한 대웅 출신답게 비정한 기업 생리를 잘 안다.
나도 그 공룡 뼈로 몇 번 몸보신해봐서 안다.
미국산이라 먹을 게 아주 많았다.
“통으로 인수할 겁니다.”
“…….”
미친놈으로 보이죠?
참! 외국계 주식 지분이 내 거라고 말도 못하고…….
이럴 때는 다른 먹잇감을 던져주면 된다.
돈이 넘치면 경영자 되기 정말 쉽다.
“자동차 인수팀도 준비해 주십시오.”
“네? 자, 자동차요?”
대웅의 아픔을 건드렸다.
“그리고…… 대웅건설이 곧 매물로 나올 것 같습니다. 인수팀에 추가해 주십시오.”
대웅의 상징은 덤이다.
“대표님!!!”
하관우 이사가 벌떡 일어났다.
뭘 그렇게 놀라나?
쇼핑의 묘미는 원 플러스 원 아닌가?
# 154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