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151
152. 세상에 나쁜 용은 없다 (24) >
***
“민준?”
침묵을 지키는 민준에게 젠킨슨이 다시 한번 묻는다. 의아한 얼굴로.
민준이 가까스로 답했다. 목소리는 더욱 거칠어져 있었다.
“비슷한 걸 본 적 있는지 집중해서 떠올려 보고 있었어.”
민준은 지금까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친구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젠킨슨이 결정의 중요한 이유였음에도 그랬다.
‘아직 모르는 편이 좋을 거야.’
애써 평온한 표정을 연기했다.
“결론은, 나도 모르겠어. 해석할 수 없는 패턴이야.”
“역시 그렇군.”
젠킨슨은 안타깝다는 듯 중얼거렸다. 민준은 그의 옆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저 고룡은 상상 못 하리라. 스스로가 동족의 운명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을 수 있다는 걸.
민준은 자연스럽게 그리 판단하고 있었다. 태초의 종족 중 한 명에 불과함에도, 자신의 선택이 동족과 용족 간 관계를 재설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리라고.
아무런 의문 없이 그렇게 생각이 흘러가고 있었다.
***
민준은 젠킨슨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했다. 미래의 행동 지침을 정한 것은 좋았으나 당장 닥친 일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는 로드의 행적을 생각했다.
‘그 드래곤은 진정으로 동족의 운명을 걱정한 거야.’
로드가 염두에 둔 시간 단위는 드래곤 기준으로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는 태초의 종족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메시지를 남겼다. 그 시점이 까마득한 미래가 될 수도 있는데도, 그만큼 먼 후손들까지 걱정한 것이다.
민준은 생각이 기우는 것을 느꼈다.
‘이나이스와 젠킨슨의 말이 맞았나? 로드는 새 몸을 만들고 있던 게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민준은 그의 전언을 운반하는 마법 물질, 유전자와 결합한 그것의 특징을 발견했다. 태초의 종족이 축산물 관리를 위해 남긴 것과 조금 달랐다.
옛 목장주들은 가축의 피가 어지러이 섞인 경우 데이터가 자연스레 산화되도록 두었다. 어차피 해석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야생에 방사된 잡종의 혈통과 존재하지도 않는 도축장을 분석하는 건 무의미하니까.
하지만 로드의 메시지는 달랐다. 용족 마법과 결합한 유전 정보는 자손의 생김새나 능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염기 서열 속에 암흑 물질이나 더미(Dummy)처럼 남아 있을 뿐이었다. 다만 이 정보는 외부로 발현되지 않는 대신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레이먼드의 가설은 로드와 어울리지 않아. 동족을 위해 이토록 노력하는 드래곤이 할 짓이 아니야.’
편지를 유전자에 남긴 건 자신의 죽음 이후를 생각한 행위다. 그가 스러져도 유전자는 이어진다. 많은 자식을 남길수록 필사본이 늘어날 것이다.
‘이건··· 마치.’
민준은 위원회와 접촉하기 전 우주 항공 기술을 발달시킨 문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았다.
그들은 외계인을 찾아 우주로 메시지를 보내고자 노력한다. 이해하기 쉬운 기호로 작성하여 우주선에 실은 뒤 공허한 대기권 밖으로 쏘아 보내곤 했다. 정체 모를 수신자를 향해서 말이다.
로드는 그런 시도를 유전학적 차원에서 펼친 것 같았다.
이 서신이 언제, 누구에게 도달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써 보내는 편지.
‘단순히 그것만을 위해 자손을 만든 것은 아니겠지. 이 언어가 용혈 속에서만 발현되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편지를 남길 방법은 출산 말고도 많다. 이나이스 말대로 공감할 수 있는 용을 재생산하는 목적을 겸했을 수도.’
머리가 아팠다.
‘그럼 죽음을 피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그 말은···.’
죽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가능한 많은 아이를 원했다면 로드는 자살해서는 안 돼. 아직 생식 능력이 남아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그의 죽음은 타살이어야 한다.
‘죽음을 피할 방법을 찾고 있다···.’
레이먼드는 로드의 그 말을 이렇게 이해했다. ‘나는 수명의 한계를 초월하여 영원히 살아갈 방법을 찾고 있다.’
이제 민준은 그것이 달리 해석되는 것을 느꼈다.
그가 언급한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면?
···사실 로드는,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죽임당하는 것을 피할 방법을 찾고 있는 거였다면?
레이먼드에게 한 그 말이, 은밀한 구조 요청이었다면?
‘로드의 시신을 봐야겠어!’
집으로 돌아온 민준은 방문을 거칠게 열었다. 여유롭게 퍼져 있던 켄티우스가 고개를 돌렸다.
“아, 돌아왔나?”
“대표소 쪽에서 회신은?”
델은 홍콩 터미널 사건 때문에 드래곤들이 시신을 확인하는 걸 잠시 막았다. 그를 한국으로 옮기고 새로 결계를 짜는 동시에 방어 체계를 강화 재구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민준은 켄티우스를 통해 언제 로드를 볼 수 있을지 문의했다. 델과의 연락이 꼭 필요한 경우 그는 이번처럼 공식적인 경로를 택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직계 상속자인 켄티우스가 부친의 시신을 확인하겠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공식적인 요청이었으니까.
“아직 답변이 없군. 말을 한 김에 다시 한번 연락을 취해 보···.”
“······!”
그때였다.
-팟!
민준은 익숙한 정신파를 느꼈다. 지구에 와서 벌써 세 번째 접해 본 종류였다. 인천의 터미널에서 한 번, 홍콩의 도심에서 두 번.
엔델리온의 방식으로 표출되는 텔레파시다.
‘델?!’
그녀가 지구로 온 뒤 민준과 직접 접촉한 건 딱 한 번이었다.
그때도 위원회의 시선을 피해 무리를 했던 것이고, 그 뒤로는 직접적인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있었다. 그런 델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매우 간단한 정보만 담은 사념. 그것이 날카롭게 민준의 정신을 찔렀다.
-위험!
***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델은 자신 앞에 선 토드족을 노려보았다.
카바이트, 엔델리온과 함께 위원회 중추를 구성하는 고대 종족. 오늘 사전 통보 없이 지구 대표소를 방문한 상대는 그들 중에서도 악명 높은 조직에서 근무하는 자였다.
조세징수사령부.
촉수 괴물의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 토드족은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암석인지 생물의 피부인지 구별되지 않는 얼굴이 깊은 주름을 그렸다.
“비록 부임한 지 오래되지 않았으나 나는 정식으로 이곳 관리자로 임명받았습니다. 그런 내게 통보도 없이 차원 도약을 하다니요? 그것도, 감사 목적으로? 이토록 중요한 일을 내가 이제서야 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토드족은 흥분하지 말라는 듯 그녀를 달랜다. 그의 몸집에 비교하면 거대 건축물이나 지형지물에 가까운 생물을 눈앞에 두고도 주춤거리거나 기가 죽지 않았다.
“이번 일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뒤늦게나마 이렇게 방문하여 양해를 구하는 겁니다.”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근거지요.”
토드족은 뭉툭한 손가락을 펴 보였다. 물갈퀴 비슷한 조직으로 연결되어 중지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검지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그것은 허공에 문자열을 그렸다. 위원회의 명령서였다. 그걸 본 엔델리온의 눈이 커졌다. 토드족은 거기서 더 커질 수 없을 것처럼 생겼던 그녀의 눈동자가 더욱 확대되는 걸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델은 명령서에 서명한 자의 이름을 알아보았다.
‘그자가···!’
이 예외적이고도 이례적인 명령에 서명한 자는 대위원이었다.
종족은, 카바이트다.
“우리도 압니다. 원래는 세무 조사 며칠 전 대표소 관리자에게 비밀리에 작전을 통보하고, 미리 손발을 맞춘 다음 입계하는 것이 프로토콜이지요. 하지만 이번 작전은 최고 등급의 비밀을 요하는 건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위원께서도 특별 허가를 내리셨구요.”
델은 맹렬한 적개심을 담아, 자신을 사령부 역외탈세추적대장이라고 소개한 그를 노려보았다.
겉으로 내비치는 것과 다른 까닭에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단순히 무시당하고 우회당했기 때문이 아니다. 저들이 이곳에 온 목적 때문이다.
“수형자의 탈세 시도가 발견되었다구요?”
토드족은 방금 전 한 말을 되풀이했다.
“네, 비정상적 방법으로 달란트를 확보하려 한 수형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휘하 부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하였습니다.”
엔델리온은 강렬한 정신파를 폭사했다. 사람으로 치면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반응이었다.
“이미 군사력을 움직이고 나서 내게 사후통보하는 겁니까?!”
“명령서를 다시 보십시오. 그 부분까지 대위원급 허가를 받았습니다.”
격노하는 것처럼 연기했지만 델의 머릿속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냉철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흥분하면 눈에 보이는 게 없는 엔델리온 성미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특히 델은 수형자 시절에도 그런 성질을 못 버릴 정도였는데,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사고는 카바이트처럼 냉철하기만 했다.
‘설마 이렇게 나올 줄이야.’
이건 엔델리온의 체면을 뭉개는 행위다. 카바이트가 이런 식으로 직권을 남용한다면 엔델리온 측도 견제에 나서게 된다. 정치적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그걸 감수할만큼 카바이트에게 중요한 문제라는 뜻.
‘그를 노리고 온 거야!’
민준을 조기 석방시키기 위한 지원이 들킨 것인가?
그건 아니다. 그랬다면 그녀를 점잖게 대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델은 지금까지 민준에게 정보 몇 가지를 흘렸을 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도 못했다.
“작전 지역이 어디입니까?”
촉수 생물은 기동부대가 급습한 곳이 어디인지를 물었고.
“이곳과, 이곳입니다. 여기 이 좌표에 거주하는 자가 수형자에게 불법 거래를 제안한 것 같습니다. 거래에 수반되는 특별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달란트 세탁을 공모한 혐의입니다.”
그녀가 잠시 정신파를 걸어 그치고 침묵하자 토드족이 너스레를 떨었다.
“아, 참. 죄송합니다. 부관에게 들으니 잠시 외출하려던 참이었다던데··· 나 때문에 일정에 지장이 생겼겠군요.”
그가 의미심장한 투로 말한다.
“듣자 하니 최근 사망한 드래곤 로드의 시신 관리인이 되셨고, 새로 안치한 곳에 들르려던 참이라고.”
“···그렇습니다.”
“희한한 일이군요. 괴물들이 유산 가지고 싸우는 아수라장에 왜 굳이 끼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용이 죽기 전에 대가로 대단한 걸 약속했나 봅니다?”
“개인사입니다. 설명할 필요를 못 느끼겠군요.”
델은 다소 급한 어투로 화제를 바꿨다. 그녀는 날카로운 정신파로 질문했다.
“첩보를 입수했다 했지요? 이런 변방 차원에 당신들 파병 부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 지구에 언제 들어와서 그런 정보 공작을 한 건가요?”
델에게까지 비밀로 유지하는 건 작전 개시 전과 수행 도중까지다.
작전 종료 후에는 어차피 대표소에 기록이 공개될 걸 알기에 토드족은 순순히 진실을 답했다.
그걸 듣고 델은 잠시 말문을 잃었다.
‘그토록 오래 지구에 머물고 있었다고? 내 눈을 피해서?’
조세징수사령부가 델 몰래 지구에 잠입한 건, 그녀가 유언에 따라 홍콩에 모습을 드러내고 시신 관리인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 선언한 그날 바로 하루 전의 일이었다.
***
-마지막으로 권고합니다. 용의자는 저항을 멈추고 순순히 연행에 응하십시오.
아마존의 깊숙한 밀림.
반경 수 킬로미터의 거대한 유리 돔 속에서 독룡 이나이스는 바깥의 불청객들을 노려보았다.
그들은 몇 분 전에 나타났다. 텔레포트로 공간을 뛰어넘어 돔 주변을 포위한 그들은 지구에 상주하는 종족이 아니었다. 이런 변방 차원에서 마주할 일이 희박한 자들이다.
토드족.
이나이스는 전쟁을 못 겪어 본 세대였지만 저 종족의 악명은 익히 들어 알았다. 엔델리온이 주로 군수를 맡았다면 저들은 최전선에서 화력을 쏟아붓는 공습타격부대의 역할을 맡았다.
‘공간이 응결되었어.’
그들이 등장한 뒤로는 새로운 아공간을 만들 수도, 텔레포트로 도망갈 수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독안에 든 쥐 꼴이다.
토드의 마법 음성이 밀림 속에 울려 퍼졌다.
-범차원 지성체재배치위원회와 지구국제연합 간 체결한 ‘범죄인 및 범죄 용의자 외계 인도 조약’. 그리고 동 위원회와 용족 간 합의한 휴전 협약에 근거, 조세징수사령부는 탈세 행위에 연루되었거나 가담한 용의자를 연행할 권리를 지닙니다. 용의자 이나이스는 즉각 반항을 멈추고···.
지구의 19세기 서구 열강이 울고 갈 불공정 조약들이 나열되었다.
드래곤의 두 눈에서 불티가 튀었다. 고성을 지르며 항변한다.
“탈세라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녀의 머릿속에 다급한 생각이 범람했다.
‘어떻게 알았지?!’
-특별증여세를 내지 않고 수형자에게 달란트를 넘기는 행위는 물론, 수형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달란트를 얻도록 일조하는 행위 역시 조세법 위반입니다! 조약에 따라 위원회 및 조세징수사령부는 해당 법령을 위반한 드래곤을 우리 법령에 따라 조사하고 처벌할 권한을 갖습니다!
말도 안 되는 조약이지만, 위원회가 만든 틀 안에 살아가는 모든 세계의 주민들은 그것에 구속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순순히 우리를 따라오면···.
이나이스는 절망감을 느꼈다.
‘따라간다고? 레어를 비우고?!’
-당신이 알을 품고 있는 건 압니다. 연행될 때 그 알도 함께 차원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그 말을 들은 순간 이나이스는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움직여? 내 알을?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알을 품은 드래곤의 본능이 그녀를 지배했다. 알이 가장 안전한 곳은 그녀의 품 안이다.
알을 가지고 차원을 넘는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알의 내용물을 보호하는 건 약하기 그지없는 한 겹의 껍질이다. 알은 절대로 레어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하물며 알을 여기 두고 그녀만 연행되는 건 더욱 있을 수 없는 소리였다. 저번처럼 몇 시간 잠시 홍콩에 다녀오는 정도면 모를까, 조세징수사령부의 취조 과정은 가혹하고 오래 걸리기로 유명하다. 적어도 몇 년은 이어질 것이다.
이나이스는 타협할 수 없었다.
“웃기는 소리, 나는 여기서 절대 못 움직인다! 내 혐의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오든지 아니면 썩 꺼져라!”
실랑이가 한동안 이어졌지만 부대원들의 표정은 여유롭기만 했다. 토드족은 감정이 섞이지 않은 투로 통보했다.
-어쩔 수 없군요. 평화로운 방법을 거부한다면···.
그들 주위에 복잡한 마법진이 펼쳐졌다. 이나이스는 항전할 준비를 하며 눈을 부릅떴다.
알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피를 끓어오르게 했다. 그녀는 다른 드래곤들이 자신을 돕지 않을 걸 알았다.
‘내 알··· 절대 잃을 수 없어!’
항복이라는 선택지는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씨를 제공한 드래곤은 이 차원에 없다. 알은 그녀가 없는 사이 다른 상속자들의 타깃이 될 것이다.
그녀가 드래곤이기에 잘 알았다. 드래곤은 그런 생물이다.
그렇다고, 알을 도약선에 싣고 차원벽을 넘는 건 태아를 방사선에 노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허가받지 않은 마법 사용이 봉인되는 도약선 안에서, 알이 반동을 그대로 받는다면?
누구도 알과 함께 그런 여행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정확히 예상대로 움직이는 그녀를 보며 토드족은 정신파를 주고받았다.
=오랜만에 용 한 마리를 구워 보겠군.=
=거기에 알도 하나.=
토드족이 일제히 주문을 외웠고.
콰르르릉!
결계의 벽을 구성한 돔 위로, 불꽃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