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83
83화 : [제27장] 무극반선 2
백리사초가 광세혈광으로 무극반선 등을 공격하려던 것을 멈추고 어서 이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
그 기운을 알아차린 것일까.
무극반선이 우수를 내밀었다.
순간 그의 손에 붉은빛이 생기는가 싶더니 붉은빛으로 뭉쳐진 장검 한 자루가 생겨났다.
이는 전설상의 실물광검(實物光劍)이었다.
백리사초가 자폭공 대신 도주를 택하려 하자 무극반선이 오히려 반색하며 강력한 공격을 가하려는 것이었다.
붉은빛을 내는 실물광검은 마치 비검처럼 날아가 백리사초의 왼쪽 어깨를 관통했다.
원래 목을 노렸으나 백리사초가 반사적으로 몸을 흔들어 목이 잘리는 것을 피한 것이다.
백리사초가 극심한 통증을 느꼈으나 오히려 정신은 더 맑아졌다.
일단 몸을 피하려 했던 생각을 멈추고 무명검을 뽑아 삼재일통 초식을 펼친 것은 바로 그때였다.
광세혈광을 펼칠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되면 다시 정신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정공을 택한 것이었다.
꽈아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무극반선과 소종사, 장강대왕, 녹림왕 네 사람의 앞을 막고 있던 보호막이 펄럭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보호막 기능을 하던 보자기 법보가 펄럭인 것으로 거의 찢어질 듯 팽창했다.
하지만 완전히 충격을 막아내지 못한 듯 상대적으로 무공이 약한 장강대왕과 녹림왕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두 사람 모두 입가에 가느다란 피가 흐르는 것이 가벼운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
절대음기를 흡수해 나름대로 절대 내공을 지닌 소종사의 경우 뒤로 물러나지는 않았으나 몸을 한차례 떨었다.
미동도 없는 사람은 바로 무극반선이었다.
“후후후! 그나마 비장의 한 수가 있었구나. 하지만 그럴수록 신선독이 퍼지는 속도가 빨라지지. 네놈은 큰 실수를 한 것이다.”
무극반선이 우수를 흔들자, 백리사초의 어깨를 관통한 후 벽에 박혀 있던 실물광검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벽에서 뽑혀 나오자마자 수평으로 움직여 백리사초의 머리를 노렸다. 실물광검의 특성 중 하나가 어떤 호신강기도 뚫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백리사초로서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미 무형검의 경지에 오른 그였다.
반선과의 싸움은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천천히 적응하고 있었다.
무명검을 급히 끌어당겨 실물광검을 막은 것은 그 직후였다.
꽈앙.
또다시 폭음과 함께 실물광검이 불꽃을 내며 사그라졌다.
빛이 사라지자 광검 역시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하하하! 최상급 법보로구나. 천계의 신검(神劍)을 네 녀석이 갖고 있었다니!”
실물광검이 사라졌음에도 무극반선이 분노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했다.
무명검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탐욕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그때였다.
백리사초가 신형을 돌려 다시 도주하려 했다.
애써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조금 전 충돌로 신선독이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이었다.
신선독이 심장에 침투하기 직전이라 안 그래도 파괴된 심장이 더는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후후후! 어딜!”
무극반선이 우수를 내밀자, 그의 손에 핏빛 구슬 하나가 나타났다.
구슬은 그의 손바닥을 떠나 무서운 속도로 백리사초를 향해 날아갔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그야말로 전광석화보다 빨랐다.
도주하려던 백리사초가 위기감을 느꼈는지 무명검으로 검기방패를 만들어 이를 막았다.
꽈아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선실 한 귀퉁이가 그대로 날아가며 백리사초 역시 실 끊어진 연처럼 튕겨 나갔다.
그의 신형이 날아간 곳은 바로 갑판 위였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나 그 반탄력을 이용해 몸을 솟구친 것이었다.
무극반선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그림자같이 따라가 백리사초의 가슴을 오른 주먹으로 강타했다.
퍽.
백리사초의 신형이 크게 출렁이며 다시 피를 한 사발이나 토해냈다.
하지만 아직 비틀거릴 뿐 쓰러지지는 않았다.
무명검 또한 여전히 손에 쥐고 있었다.
다만 마성이 다시 폭주했는지 전신에서 혈광이 무섭게 솟아 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주화입마되어 마성이 폭발한 절대마인의 모습 그 자체였다.
무극반선이 소매 속에서 붉은빛이 감도는 비수를 꺼내 백리사초의 손목을 자른 것은 바로 그때였다.
무명검을 쥐고 있는 오른손이었다.
까앙.
둔탁한 소리와 함께 비수가 튕겨났다.
백리사초의 손목은 멀쩡했다.
금석도 무처럼 자르는 특수 비수였기에 무극반선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무명검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무극반선이 품속에서 붉은 장갑 하나를 꺼내 손에 꼈다.
흡수대법 등으로 인해 내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효능을 지닌 법보 장갑이었다.
그러는 동안 배 위에 있던 마교 무사 수백여 명이 백리사초를 에워쌌다.
마교 소종사와 장강대왕, 녹림왕 세 사람도 갑판 위에 올라와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다만 백리사초의 마기가 워낙 강해 함부로 접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백리사초의 처리는 오직 무극반선에게 맡기는 분위기였다.
팍.
무극반선이 법보 장갑을 낀 채 무명검을 잡았다.
장갑을 껴서인지 내력이 빨려 나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무명검이 떨어지지 않는 게 아닌가.
무명검을 가져오려면 백리사초의 손을 잘라야 하는데, 조금 전에 봤듯이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지독한 놈이군!”
무극반선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왼 주먹으로 백리사초의 머리통을 가격했다.
퍽.
하지만 이번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듯 백리사초는 조금 더 비틀거릴 뿐이었다.
“이놈이 정말!”
무극반선이 짜증을 내며 두 손가락으로 백리사초의 두 눈을 찔렀다.
눈알은 신체 중 가장 약한 요소 중 하나로 아무리 마성이 폭발했다고 해도 쉽게 견고해지는 부위가 아니었다.
백리사초가 무명검을 놓고 뒤로 물러난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의식의 혼돈 상태에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두 눈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명검을 놓아버린 것이었다.
아직 쓰러지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매화심공이 미약하게 운공되고 있기 때문으로, 미세하게나마 이성도 남아 있었다.
게다가 무명검을 손에 쥔 무극반선이 매우 기뻐할 동안 반지를 통해 어느 정도 힘이 보충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백리사초가 정신을 다시 한번 모으며 무극반선을 쳐다봤다.
그는 무명검을 살펴보며 껄껄 웃고 있었다.
“하하하! 정말 보검이로군. 겉으로 봐서는 정말 평범한 검이었는데 실로 놀라운 검이로다. 이제 한번 시험해볼까?”
무극반선이 비릿한 미소를 지은 후 유령과 같은 신법으로 다가와 백리사초의 목을 베어왔다.
백리사초가 무명비수를 꺼내 무명검을 막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까앙.
불꽃이 튀며 백리사초가 십여 장이나 밀려났다.
하지만 무명검과 무명비수 어느 것도 흠이 나지 않았다.
무극반선이 무명비수를 보고 다시 탐욕의 눈빛을 발했다.
“지금 보니 보검이 한 개가 아니었구나. 부득이 내력을 검에 담아야겠군.”
무극반선이 처음으로 무명검에 내공을 주입했다.
아직 길이 들지 않은 검이라 조금 전에는 내공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별문제가 없을 것 같아 본격적으로 검법을 펼치기로 한 것이었다.
참고로 반선을 비롯한 수도자들의 내공은 대부분 신선지기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신선술에 특화된 내공의 한 종류라 할 수 있었다.
내공이 가미된 무명검으로 무극반선이 공격을 가해오자, 백리사초가 순간적으로 절망감을 느꼈다.
조금 전 무명비수를 사용하다가 다시 한번 기혈이 흔들려 몸속에 사용 가능한 진기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내력이 가미된 무명검의 날카로움은 백리사초의 목을 쉽게 자를 수 있을 게 거의 확실했다.
놈의 공격을 막으려면 매화검법 정도의 상승 무공을 펼쳐야 했는데, 무명검 마저 빼앗긴 상태였다.
무명비수로 매화검법을 펼치기에는 너무 길이가 짧았고 어차피 내공을 사용할 수 없어 그 의미도 없었다.
결국 백리사초가 선택한 것은 광세혈광이었다.
이미 광세혈광의 절반 정도는 펼치고 있는 몸 상태라 그 제한을 풀어주기만 하면 되었다.
다만 그것은 한 가닥 남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는 것이었다.
설사 이 위기를 벗어난다고 해도 그 이후는 주화입마로 인해 영원히 절대마인으로 살아가야 할 가능성이 컸다.
이는 사실상 자폭공이나 다름없었다.
‘아니다. 자의에 의한 광세혈광은 후유증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 매화공력의 원형도 아직 남아 있고, 무엇보다 내게는 아직 맑은 정신이 있지 않은가. 무엇을 두려워한다는 말인가.’
백리사초의 눈이 빛났다.
예기치 못한 반선의 공격을 맞이해 지금까지 수세에 몰린 그였다.
무명검도 빼앗겼고 이제 위험한 도박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순간적이나마 자신을 믿기 시작하자 그의 기세가 변했다.
자신도 모르게 움츠렸던 어깨와 허리가 펴졌다.
바로 그때였다.
백리사초의 목 가까이 다가왔던 무명검이 우우웅! 소리를 내며 부들부들 떨렸다.
동시에 무명검이 멈췄는데, 이는 무극반선의 의지가 아니었다.
무명검 스스로 멈춘 것이었다.
백리사초가 급히 의념을 냈다.
‘내가 너의 주인이다. 돌아와라.’
순간 무명검이 무극반선의 손에서 떨어져 백리사초의 수중으로 돌아왔다.
“이런!”
무극반선이 당황할 때 백리사초가 무명비수를 소맷속에 다시 넣은 후 무명검으로 매화검법을 펼쳤다.
바로 지난번에 한 번 펼친 바 있던 제1초식 매화벽력이었다.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벼락 한 줄기가 무극반선을 강타했다.
보호막을 형성하는 보자기 법보가 자동으로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보호를 했으나, 무극반선이 이맛살을 찡그리며 뒤로 십여 장 물러났다.
백리사초가 신형을 돌려 배 위에서 뛰어내리려 할 때.
한 사람이 따라와 백리사초의 목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한데 그는 바로 마교 소종사가 아닌가.
백리사초가 몸을 비틀어 피한 후 매화금나수로 소종사의 손목을 낚아챘다.
“흥!”
소종사가 코웃음을 치더니 바로 마교의 흡수대법을 펼쳤다.
흡수대법은 맥문을 제압당한 상태에서도 펼칠 수 있는 것이라 반격이 가능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
백리사초의 내공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자신의 내공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광세혈광이 펼쳐졌기 때문으로 백리사초의 예상대로 자의로 펼친 것이라 의식의 소실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소종사의 몸속에 있던 절대음기를 가장 먼저 흡수할 수 있어 빠른 속도로 내상이 치료되기 시작했다.
이는 백리사초의 내공이 기본적으로 양기라 음기가 들어오자 상호 보완이 된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신선독의 해독이었다.
절대 내공이 음양의 조화를 이루자,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내공의 질이 우수해졌다.
“으윽!”
소종사가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으나, 이미 악소소에게서 빼앗은 절대 음기를 모두 백리사초에게 빼앗긴 후였다.
무극반선이 급히 다가와 소종사를 잡고 백리사초와 떼어놓으려 했다.
한데 어찌 된 일인지 자신의 내력 또한 백리사초의 몸속으로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
이는 법보 장갑을 끼고 있어 원래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었으나, 조금 전 백리사초가 내공의 음양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무극반선이 다급성을 내며 소종사의 몸에서 손을 떼려 했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게 아닌가.
이를 본 장강대왕과 녹림왕이 일제히 장력을 날려 백리사초를 공격했다.
광세혈광에 당하지 않기 위해 벽공장력을 발출한 것인데, 백리사초가 좌수를 흔들어 장력으로 맞받아쳤다.
꽈아앙 하는 폭음과 함께 장강대왕과 녹림왕이 피를 토하며 뒤로 십여 장이나 날아갔다.
그들과 함께 온 장강수로채와 녹림칠십이채 무사들이 매우 놀라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칠공에서 피를 흘린 채 절명해 있는 게 아닌가.
“총채주님!”
“총채주님!”
무사들이 목놓아 소리쳤으나 이미 죽은 사람이 되살아 날 리가 없었다.
무극반선이 동정호 수면을 향해 소리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수중요괴(水中妖怪)! 어서 나를 도와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