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28
229화 꿩 먹고 알 먹고
‘고대 전투의 신은 가장 윗대가리라 이건가.’
자신의 건틀렛을 비롯하여 일행들에게 부여한 고대 전투의 신 샤 라르프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가히 상상 이상의 마나는 물론이요,
생명력까지 요구했다.
말 그대로 비싼 값은 한다는 이야기.
뭐, 사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긴 해도 가성비를 놓고 보면 효율 좋은 영혼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예를 들자면,
[양쪽 눈에 고대의 영혼 ‘웜프’가 깃들었습니다.] [고대의 영혼 – 웜프 -]* 분류 : 영혼 부여(남은 시간 7일)
※ 주시하는 자 웜프 : 환경이나 현재 눈 상태에 상관없이 주변의 시야가 대폭 늘어납니다. 추가로 은밀히 숨겨진 함정을 파훼할 수도 있으며, 운이 좋다면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 주시하는 자 웜프가 깃들었습니다. 7일 동안 시력이 무척 좋아지며 행운이 약간이나마 상승합니다.
※ 웜프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육체에 부여함에 따른 후유증이 크게 완화됩니다. 좀 더 깊이 부여됨으로써 본래 볼 수 없던 것까지 볼 수 있게 됩니다.
[양쪽 다리에 고대의 영혼 ‘피란트시’가 깃들었습니다.] [고대의 영혼 – 피란트시 -]* 분류 : 영혼 부여(남은 시간 7일)
※ 자유로운 자 피란트시 : 민첩이 3만큼 상승하며 이동속도가 약간 상승합니다. 또한 최대 5회까지 공중 도약이 가능해집니다.(쿨타임 3분)
– 자유로운 영혼인 피란트시가 깃든 상태입니다. 7일 동안 특별한 기능을 얻게 됩니다.
※ 피란트시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육체에 부여함에 따른 후유증이 크게 완화됩니다. 좀 더 깊이 부여됨으로써 공중 도약의 최대 횟수가 1회 더 추가됩니다.
각각 눈과 다리에 부여한 웜프와 피란트시.
이 둘은 고대 영혼들 중에서도 아랫급에 해당하는 이들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효과가 약소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일단 여러 스킬과 특성의 추가로 예전보다야 나아졌다지만, 기본적으로는 뚜벅이에 해당하는 진우다.
당연히 이속 증가는 환영이요, 거기에 추가로 연속적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 것도 완전히 마음에 든다.
상황에 따라서 도주와 추노 모든 부분을 해소시켜 주는 효과.
덧붙여 눈에 깃든 웜프의 경우에도 더 말하면 입 아픈 것이 당장 지금만 해도 그 성능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상태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전부 다 보인다, 이 말이야.’
골렘들의 몸속.
내부를 훤히 들여다보게 해 주는 웜프의 힘.
그 결과 진우는 골렘들에게서 감추어져 있던 핵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골렘에게 있어서 핵은 인간으로 치면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셈.
다만 다른 점이라면 각각의 골렘마다 핵의 위치가 제각각 다르다는 정도랄까?
누가 설계한 것인지는 몰라도 악랄하기 그지없는 난이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약점을 훤히 파악하게 된 현재로선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다.
골렘‘들’이 하나가 아니긴 해도 진우 쪽도 믿음직스러운 일행들이 있지 않던가?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어머니의 숲의 베테랑 숲속의 종족들.
피란트시의 공중 도약을 연속으로 활용하여 빠르게 접근하는 것에 성공한 진우의 주먹이 그대로 골렘들의 핵에 정통으로 꽂힌다.
쿠르릉- 쿠르르릉-!
약점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리는 골렘들.
하나하나가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것들인데, 지금에 와서는 되려 너무나도 싱거울 지경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허나 그건 그거고, 골렘들의 레벨이 높은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인 법.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막대한 양의 경험치가 고스란히 들어온다.
이번 골렘들의 경우에는 처리하는데 사실상 진우가 100% 전부 다 기여한 격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셈.
다만 한 가지 문제라면 진우의 활약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과했던 탓일까?
“……대단하군.”
“인간이라고 무시했다가는 금방 추월당하겠는데?”
“이미 추월당한 걸 수도 있을걸. 까놓고 말해서 여기에서 나를 제외하고 진우보다 많이 골렘 사냥한 녀석 없잖아?”
“시끄럽다고 했지!? 유인원 자식. 자기도 내 엄호받은 덕분에 그만큼 사냥한 거면서 뭘!”
베리의 말대로 사실상 본격적으로 엄호를 받았던 시드를 논외로 둔다면 가장 많이 골렘을 부순 것은 진우가 되었다.
이제 막 성인식을 치른 드루이드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장 속도.
뭐, 이번의 경우에는 육체에 부여한 고대 영혼.
특히 그중에서도 웜프의 활약이 가장 컸지만 그렇게 놓고 보면 하나 의아한 점이 있다.
‘샤카도 웜프를 부여할 수 있을 텐데?’
고대 영혼 부여의 초석이기도 한 샤카.
진우보다도 고대 영혼들에 대해서 더욱 많은 지식이 있을 그가 웜프의 효과를 모를 턱이 있겠는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궁수인 만큼 약점만 알아낸다면 쓰러트리는 것의 1등을 차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터.
헌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시도는 해 봤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짙은 갈기 켄타우로스 족장 샤카]* 레벨 : 72
* 성별 : ♂
* 나이 : 7,820
* 직업 : 주술의 궁수
* 능력치 포인트 : 0
* 힘 : 170 민첩 : 650 체력 : 220 마력 : 350
※ 현재 육체에 고대 영혼 웜프, 피란트시, 크리켓, 프리져가 깃든 상태입니다.
진우의 눈에 표시되는 샤카의 상태창.
심지어 고대 영혼 중 뭐가 깃든 상태인지 조목조목 빠짐없이 적혀 있기까지 한 상황.
어찌 되었든 샤카에게 깃든 웜프는 골렘의 약점까지는 볼 수 없었던 것일 터.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꿀꺽.
‘……이거 설마.’
침을 꿀꺽이며 살짝 시선을 돌려 시드와 포우포포, 그리고 베리를 쳐다보자 기다렸다는 듯이 진우의 앞에 펼쳐지는 그들의 상태창.
‘본래’대로라면 상태창이란 직접 공유해 주지 않는 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전무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그 정도로 정보의 가치는 무척이나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쯤 되면 모르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겠나?
‘진짜 미친 거 아니냐고.’
※ 웜프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육체에 부여함에 따른 후유증이 크게 완화됩니다. 좀 더 깊이 부여됨으로써 본래 볼 수 없던 것까지 볼 수 있게 됩니다.
전부 다 고대 영혼이 진우를 마음에 들어 했다는 이유 단 하나 만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일 터.
“왜?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크게 움직였더니 금방 배고파졌는데. 이따 해 준다던 디저트 지금 해 주면 안 될까?”
“이것은 배 속에 거지가 들었나.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배고프다고 난리야.”
“너도 먹으면 좋으면서 뭘.”
“큼큼, 그, 그건 그렇지.”
꿀꺽! 꿀꺽!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정보가 싹 다 털렸다는 사실도 모른 채, 진우와는 다른 의미로 침을 꼴깍이는 드루이드들.
과묵한 성격의 샤카조차도 침을 질질 흘리고 있을 정도였으니 오죽할까?
“생각보다 빠르게 돌파했으니까. 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포우포포 님. 결계 좀 부탁합니다.”
“맡겨만 줘!”
딱히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상상했던 것 이상의 선물을 받았겠다.
진우도 양심이란 것이 조금은 있었기에 곧장 최고급 재료와 엘드룸니르를 꺼내 들었다.
* * *
갓 출현한 게이트들 중에는 간혹 던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극히 소수의 사례로 존재한다고 한다.
물론 진우는 짐꾼 시절에 들어 보기만 했을 뿐.
직접 들어간 적은 없었지만 상관없다.
어머니의 숲에 있는 유물 던전이라는.
지구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들 보상이 기대되는 던전을 공략 중인데 작은 것들에 욕심을 부려서 뭣 하겠는가.
여하튼 던전의 내부는 일반적으로 크게 두 분류로 정리된다.
몬스터가 득시글한 던전과 함정이 가득한 곳.
반면에 유물 던전은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은 일종의 짬뽕 던전이다.
쉴 새 없이 몰아치던 골렘들을 처리하고 난 이후 펼쳐진 것은 그야말로 함정의 덩어리.
거기에다가 평범한 이들도 길치로 만들 정도로 어지럽게 짜여진 미로다.
“이런 미로 쯤이야 그냥 위에서 출구를 발견하면 그만이지.”
“베리 님! 안 됩니다!”
“응? 뭐가……. 꺄아악!”
자신만만하게 꼬리를 살랑거리며 날아오르던 베리를 향해 날아드는 무형의 공격.
제대로 적중한다면 구미호에게도 치명적인 일격이었을 테지만, 진우가 빠르게 반응한 덕분에 베리는 목 대신에 머리카락 몇 올이 그을렸을 뿐이다.
“이, 이게 대체……?”
“제약 같은 게 걸려 있는 것 같습니다.”
“쯧! 꼼수는 안 된다 이거로구만.”
하긴, 애초에 미로를 날아서 통과해 버리면 그게 어디 미로이겠는가.
그냥 조금 복잡한 구조물의 장애물 취급 정도일 뿐이지.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하지? 포우포포. 이런 쪽으로는 네가 잘 알지 않냐. 의견을 좀 내 봐.”
“이것아. 둔갑술이랑 미로가 어떻게 같은 취급이야. 나는 숨는 거고, 이건 헤매게 만드는 건데.”
“하아, 뭐 쓸모가 없잖아.”
“마치 자기는 쓸모 있다는 듯이 말하는구만. 몸만 튼튼한 원숭이 주제에.”
“이 자식이.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이 너구리 새끼야.”
“흠흠, 지금 싸울 때는 아닌 것 같군. 진우여, 괜찮은 의견이 있는가?”
몬스터가 아닌 미로를 앞에 두고 살벌해진 분위기 속.
과묵한 샤카가 진우에게 의견을 물었다.
새삼스럽지만 이럴 때 보면 안목이라는 걸 무시할 수가 없다.
‘이래서 나이는 못 속인다는 건가?’
하기사 시드와 베리, 포우포포까지.
모두의 상태창을 확인해 본 결과 일행들 중 가장 나이가 윗줄인 것은 뜻밖에도 샤카였다.
겉모습만 보면 누가 보더라도 포우포포가 가장 많아 보였지만, 2,392세로 따지고 보면 일행들 중 진우를 제외하면 가장 막내다.
너구리 일족의 특징인 것인지는 몰라도 지독한 노안인 셈.
“의견이라기 보다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뭐? 그게 정말인가?”
“대체 어떻게?”
그러나 샤카의 안목대로 진우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원래대로였다면 없었을 테지만 눈에 깃든 고대의 영혼, 주시하는 자 웜프 덕분에 생겨난 계획.
어려울 것도 없는 게 진우의 눈에는 뻔히 보인다.
눈앞의 미로.
그곳에서 어디로 가면 출구로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인지, 또 함정이 어디에 있는지를 말이다.
실제로 베리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덕분이지 않았던가?
문제라면 수천 년을 살아온 이들에 비해 고작 26년의 인생을 겪어 온 진우가 어떻게 방법을 알아냈는지 설득을 하는 것뿐인데 이건 사실 가장 간단한 해결법이 존재한다.
그게 뭐냐고? 뻔하지 않겠는가.
“대지모신님께서 정답의 길로 인도해 주실 겁니다.”
[……선지자여?]“오오오! 역시 대지모신님!”
“여신님은 신이야!”
“믿고 있었습니다!”
26년의 삶을 살아온 진우의 인생을 걸 수 없다면 그보다 더욱 오랜 삶.
눈앞의 드루이드들보다도 긴 영생을 살아온 여신, 대지모신의 이름을 팔면 그만일 뿐.
‘이런 걸 보고 꿩 먹고 알 먹고라는 거 아니겠어?’
논리적으로 설득도 하고 대지모신 교단의 선지자로서 종교를 알리기까지.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극한의 이득을 챙기는 진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