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60
261화 지름길은 언제나 존재한다.
– 이걸로 벌써 네 번째인가? 계약자여?
“일단은 그렇죠.”
니드호그와 헬라. 거인왕, 그 뒤를 잇는 이인자의 거인들까지.
필멸자의 몸으로 적지 않은 숫자의 초월자를 쓰러트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히 이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우둠라나 또 다른 드루이드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혼자 힘만으로 처리해 냈다.
뭐, 막타만 쳤을 뿐이지 거의 대부분의 피해를 입힌 건 거인들 서로의 영향이 더 크긴 했지만 애당초에 그 싸움을 유도한 것이 진우 본인이지 않던가?
특히나 처음 사냥했던 흐룽그니르와 달리 수퉁의 보상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클 수밖에 없었으니,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눈으로도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경험치의 양.
자그마치 상승량만 13개의 레벨이다.
10레벨의 상승 때보다 무려 3개나 증가된 양.
추가로 레벨업된 것까지 감안한다면 보상이 더욱 커졌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터.
수퉁이 흐룽그니르보다 더욱 강인한 존재였기에 보상이 더욱 큰 게 아니다.
‘막타도 중요하지만, 기여도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보상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기여도.
흐룽그니르에게 막타를 날릴 때는 막타를 먹인 진우 다음으로 많은 기여도를 보유한 수퉁이 생존해 있었지만, 수퉁을 처리할 때는 이미 기여도를 지니고 있던 흐룽그니르는 산 자가 아닌 상태.
막타를 포함해서 진우가 100%의 기여도를 차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 이거, 결국 나는 올 필요도 없었던 모양이로군.
“아뇨, 운이 좋았을 뿐이죠.”
진우가 전부 다 처리한 덕분에 활약이라고는 계약을 치른 정령왕들과 달리 단 1도 하지 못한 펜리르가 아쉬움의 푸념을 내뱉었지만, 앞서 누누이 말했듯이 펜리르는 어디까지나 보험이었다.
만약의 사태를 위한 보험.
예를 들자면 흐룽그니르에게 막타를 날렸을 당시의 경험치로 수퉁이 레벨업이라도 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혹은 특별한 회복 기술이라든가 아이템을 보유한 상태였다면?
요정 여왕인 티타니아에게서 받은 정보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월자.
그것도 주신격 정도 되면 꼭꼭 숨기고 있는 정보까지는 알 수 없다고 티타니아가 직접 말하기도 했었고 말이다.
‘……그러면서 값은 비싸게 받아 가고 말이지.’
완벽한 정보가 아니어도 초월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보들은 하나같이 기본이 1,000억대를 가볍게 넘어갔다.
종이 한 장의 무게가 이보다도 무거울 수 있을까?
흥정을 통해서 값을 깎았다고 해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금액.
제아무리 작물 한 번 수확하면 거뜬히 메꿀 수 있다고 해도 비싸다는 부분은 변치 않을 정도로 비싸다.
……물론 요정 찻집이 아니고서야 초월자의 정보를 어디서 구하겠냐고 하면 할 말은 없을 터.
“투자 가치는 확실하게 있었으니까.”
더군다나 자본은 예로부터 상대적인 법.
1,000억이란 금액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지만, 정보를 토대로 최대한의 안전을 확보하고 얻어 낸 보상은 가히 상상 이상이다.
막대한 수치의 레벨 양을 비교했을 때 결코 꿀리지 않는 전리품들.
뭐, 사실 대부분의 전리품들 경우 사전에 경매장을 통한 강매로 얻은 것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강탈만으로는 빼앗을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하기 마련인 법이다.
예를 들자면 판매 자체가 불가능한 귀속된 아이템들 같은 것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퉁이 흐룽그니르에게서 승리를 따낸 것이 헛된 요행이 아니라는 증거가 바로 여기서 밝혀졌으니,
* 분류 : 유물
* 사용 조건 : 산의 주인이 된 자 (조건 충족됨)
*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50만큼 상승합니다.
※ 산의 지배자(패시브) : 요툰헤임의 차원 내, 혹은 산에 위치해 있을 경우 체력이 추가로 100만큼 더 증가합니다.(적용 중입니다.)
– 산의 거인인 수퉁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산에 존재하는 정기를 빨아들여서 얻어 낸 꺾이지 않는 산의 문양입니다. 단, 과도하게 힘을 착취한 탓에 요툰헤임의 산 중 멀쩡하게 기능하는 산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며, 오랫동안 세월을 머금은 설원초와 광산 등이 눈사태로 인해 파묻힌 상태입니다.
“다 계획이 있어서 저질렀던 일이다, 이건가?”
아무런 유물도 없었던 반면에 나름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덤벼들었던 수퉁이 보유하고 있던 유물.
그래도 무력 올인에 모든 것을 박은 거인치고는 꽤나 계획적이기는 하다.
물론 그것도 어디까지나 누누이 말했듯 상대적인 법.
진우 앞에서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요, 처맞기 전까지는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던가?
거기에다가 추가로 수퉁 이 녀석은 계획만 있었지, 뒤에 일어날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단, 과도하게 힘을 착취한 탓에 요툰헤임의 산 중 멀쩡하게 기능하는 산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며, 오랫동안 세월을 머금은 설원초와 광산 등이 눈사태로 인해 파묻힌 상태입니다.’
라고 적혀져 있는 문구.
어쩐지 요툰헤임에 처음 왔던 당시에 꽤나 주변을 뒤져 봤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묵은 설원초라든가 순도 높은 광물 하나 보이지 않더라니, 역시 이유 없는 경우의 수는 없다고.
수퉁 이 빡대가리 같은 거인이 이기고 싶어서 산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에너지원까지 싹 다 긁어 온 모양.
그 덕분에 흐룽그니르에게 주먹다짐에 있어서는 승리를 했다지만, 본디 중요한 것은 과정보다 결과 아니겠는가?
어찌 되었든 최종적으로 모든 것을 취하게 된 것은 진우요,
수퉁의 생각 없는 악행이긴 했어도 나름 초월 등급에 해당하는.
힘의 문양과 어느 정도는 비벼 볼 만한 유물을 추가로 얻게 된 것은 꽤나 적지 않은 이득 중 하나일 터.
여기에 진우의 직업이 드루이드, 그리고 각종 정령왕들과 계약을 하게 된 영향이라고나 할까?
* 정령들은 대부분 정령계에서 탄생하는 편이지만 어느 곳에나 예외는 존재합니다. 신성한 기운이 가득한 곳에서는 극소수의 특이한 속성을 타고난 정령들이 탄생하고, 오랜 세월 동안 육체를 지닌 그들은 고대 정령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허나 고대의 정령 산의 거인 수퉁이 생각 없이 저지른 행동으로 인해 그들은 광산에 파묻혀 버렸습니다. 반은 육신을 지닌 그들이 굶어 죽기 전에 구출해 주세요.
* 해당 퀘스트를 실패 및 거절할 경우 정령 친화력이 감소합니다.
※ 성공 시 : 200신용도 획득, 고대의 정령들과의 우호 관계, 고대 정령의 보물
※ 거절 시 : 정령 친화력이 감소합니다.
※ 특이사항 1 : 대지모신은 선지자가 잘 해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특이사항 2 : 땅의 정령왕 테라웰이 갇힌 고대 정령을 가여워합니다.
※ 특이사항 3 : 물의 정령왕 엘라인이 고대 정령의 존재에 대해 흥미를 보내옵니다.
※ 특이사항 4 : 불의 정령왕…….
수퉁이 죽음을 맞이하고 남긴 마지막 뒷감당.
어째 짬 처리를 당하는 기분도 없지 않아 있긴 해도 뭐 어떠한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더니, 거인은 죽어서 퀘스트를 남긴다 이건가?”
비록 뒤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저지른 거인의 뒤처리였지만 해당 내용물이 꽉 찬 육즙의 최고급 스테이크라면 얘기가 달라지는 법.
이러한 짬 처리의 경우 진우로서는 언제든 환영이었다.
* * *
짐꾼 시절부터 그랬지만 진우는 정보의 중요성을 아주 잘 알고 신뢰해 왔다.
물론 너무 정보에만 너무 몰두할 경우 놓치게 되는 것들도 있긴 했으나 근래 들어서는 요정 찻집이라는 존재들로 인해서 완전무결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하지만 요정 찻집은 ‘유료’ 서비스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푼이라도 아끼는 구두쇠 정신도 상인으로서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인 법.
특히나 정령들에 대한 정보라면 굳이 요정 찻집에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야 그렇지 않겠는가?
“그나저나 고대 정령이면 어둠의 정령들이랑 비슷한 겁니까?”
– ……나 말이냐?
“네. 어둠의 정령왕님도 정령계에 속하지 않기는 하시잖아요?”
– 그야 그렇긴 하지.
무릇 정령에 관한 일은 정령들이 가장 잘 아는 법이라고.
정령들의 최고봉인 정령왕들과 질릴 정도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게 진우다.
추가로 정령계에 속하지 않는 것은 어둠의 정령들도 마찬가지였으니 더욱더 금상첨화일 터.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 얼추 비슷한 면이 있긴 하지만 완전히 똑같다고 볼 수는 없다.
“그 말씀은 알고 계시는 겁니까?”
– 그야 살아온 세월이 있다 보니 만나 본 적은 존재한다.
고뇌의 숲에 자리를 잡은 어둠의 정령들이라는 특이 케이스가 존재하듯.
정령계에 속하지 않는 정령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고대 정령에 대한 정보.
– 보통의 정령들과는 탄생 방식 자체가 다르기도 하지. 특별한 환경이 모여서 생명을 이루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인위적으로 탄생시키는 경우도 있지. 그래도 고대 정령의 공통점이라면 정령의 리더는 있을지언정 우리 같은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진화도, 퇴화도 없는 고정된 존재들이니까.
“그게 뭔 소리죠?”
– 그건 보게 되면 알게 될 거다.
다소 두루뭉술한 것이 흠이라고 하면 흠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것은 진우도 잘 알고 있는 바.
하지만 퀘스트의 설명에 나와 있듯이 산사태로 인해 눈과 함께 파묻힌 고대 정령들의 위치를 찾는 것은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다.
“기왕 표시해 줄 거면 통 크게 정확한 위치를 집어 주든가. 이건 완전 어정쩡하게 뭐 하자는 건지 원.”
퀘스트가 건네주는 힌트는 고작해야 고대 정령이 위치한 곳을 어림잡아 큼지막하게 표시한 초보 길잡이 수준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알아서 찾으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지만, 솔직히 기대하지도 않았다.
“하긴 떠먹여 주면 퀘스트가 아니지.”
인내의 숲과 고뇌의 숲.
그 밖에 지금까지 겪어 본 퀘스트들 전부 다 하나같이 쉽게 끝내 주는 경우를 못 봤다.
특히 보상이 크면 클수록 더더욱.
아, 딱 하나 예외적이라면 로키한테서 삥을 뜯었을 때 정도랄까?
그건 혀 한 번 놀려서 역대급으로 보상을 챙겼던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기에는 이르지.”
사막 한가운데에서 바늘 찾기.
심지어 그냥 사막도 아니고 거의 블리자드에 버금가는 혹한의 눈보라가 끊임없이 몰아치는 환경 속에서 어느 쪽 방향에 묻혀 있을지 모를 고대 정령을 찾는 일이다.
일반적이라면 그냥 포기하거나 최소 수일은 내다 버려야 겨우 찾을 일.
허나,
“농부에게 시간은 금보다도 귀하다고?”
싸아아아-
진우의 왼손에서 피어오르는 녹음의 빛.
안 되면 되게 하면 그만일 뿐이라는 듯.
실로 오랜만에 진우를 인도해 주는 지름길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