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8
28화 농장에 추가된 새 식구
“아뇨,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찌라시 같은 정보만으로 억측은 삼가 주시…….”
“저희 질풍이 무슨 이유로 그러겠습니까?”
“아니, 경호 계약 취소라니요. 지금 이렇게 나오시면 어떻게 합니까!”
우우우웅- 우우웅-
띠링~ 띠링~
한껏 불이 난 회사들의 전화기.
질풍 길드.
대형 길드가 하는 일은 단순히 게이트에서의 사냥만 있는 게 아니다.
“위자료? 씨발, 지금 장난해? 당신들의 경호원들 때문에 내가 본 피해는 어떻게 책임질 건데? 내 이미지는? 어!? 너희들 때문에 친일파 프레임 씌워진 판국에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아!”
“방송사 MTT입니다. 질풍 길드장이신 김장혁 님 및 이수연, 신도혁……이하 12명에 대한 CF광고 촬영 들어간 부분에 대한 피해 소송을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방송사 XYZ…….”
거물급의 자금을 지니고 있는 부자에게 경호원으로서 고용되는 경우도 있고, 외모와 실력을 동시에 갖춘 인재들의 경우에는 아이돌마냥 CF광고를 찍기도 한다.
지금까지야 이 모든 것들이 다 수익의 원천이요, 힘의 상징이었지만 이미지가 나락으로 가 버리면 이 수익들은 전부 다 흑자에서 적자로 돌변한다.
물론 흔히 말하는 페이크 뉴스.
거짓된 정보로 밝혀지면 고스란히 역풍을 얻어맞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정보의 출처는 암살을 당할 뻔했던 유리 자이스.
그녀가 속해 있는 자이스 가문의 정보원이다.
한마디로 둘 중 하나는 확실하게 거짓말을 말하고 있는 셈.
그러나 물증으로 보나 심증으로 보나 굳이 미국의 자이스 가문에서 질풍 길드 때문에 촉망받는 인재를 목숨의 위협에 내던지는 짓까지 한다는 건 너무 소설 쓰는 일 아니겠나?
한 마디로 답은 정해져 있다는 소리다.
콰득! 콰득! 콰드드득!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도움 안 되는 새끼들!”
“…….”
잔뜩 성질이 난 질풍 길드장 김장혁.
살벌한 그 모습에 질풍 길드의 간부진들은 차마 들어갈 생각도 하지 못한다.
늘 화를 쉽게 내는 성정이긴 해도 이건 역대급의 극대노.
괜히 밉보였다가는 길드의 간부건 인재건 뭐든 간에 그대로 김장혁이 펼친 광풍에 갈려 죽어 나가리라.
하긴, 길드의 이미지가 뒤집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자칫 길드가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일이다.
원래 국가든, 길드든, 모래성이든 간에 쌓는 것은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쉽다 하지 않던가?
“이, 이거 어떻게 합니까? 부길마 형님은 몰랐던 일이세요?”
“난들 알았겠냐? 이런 뒷공작이 있을 줄 알았냐고.”
“하아……이거 길드를 갈아타야 하는 건가?”
“낄낄. 새끼야 받아 줄 곳은 있고?”
“……아뇨.”
“쯧. 그러게 나처럼 이미지라도 관리 좀 하지 그랬냐.”
“아니,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냐고요.”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질풍 길드에 속한 이들 대부분의 성격은 막 나간 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수틀리면 파티를 깨 버리는 경우도 있고, 암암리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마약도 먹는다는 말이 왕왕 있을 정도.
그런 와중에 이렇게 대놓고 살인 의뢰 사건까지 터져 버렸으니 어떤 정신 나간 이들이 (전)질풍 길드원들을 받아 주겠는가?
뭐, 급을 낮춰서 중소형 길드에서는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이들 자존심에 그럴 가능성은 낮은 일.
허나 그래도 길드원들에게는 빠져나갈 방법은 존재했다.
“야, 그러지 말고 내가 길드 하나 차릴 건데. 너희들 내 쪽으로 붙을래?”
“예? 그, 그래도 돼요? 길드장님이랑 위자료는요?”
“어쩌라고. 지 무덤 지가 판 거지. 우리가 파라고 했나? 그리고 지금 위자료 무는 게 문제냐? 이대로 괜히 침몰하는 배에 같이 있다가 뒤질 바에는 어떻게든 살 궁리 해 봐야지. 공과 사에 의리가 어딨냐.”
“…….”
“그래서 어쩔 거야. 올 거야 말 거야? 특별히 너희들한테만 기회 주는 거야. 성격은 지랄맞아도 실력은 보장됐으니까.”
“……하, 할게요.”
“저, 저도요! 데려가 주세요!”
“그래, 이게 현명한 거야. 새끼들.”
그 나물에 그 밥답게 곧장 김장혁의 뒤통수를 치고 질풍 길드를 떠나는 이들.
“하, 씨발.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 새끼들은…….”
텅텅 빈 간부진 사무실의 모습에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챈 김장혁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사람이 너무 화가 나면 되려 차분해진다고 했던가?
폭풍의 눈처럼 몰아치던 광풍이 잦아들고 김장혁은 사무실 의자에 앉은 채 이맛살을 찌푸렸다.
“후우…….”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의뢰서의 존재가 세상에 나왔고, 부길드장, 간부진들은 다 빤스런을 해 버린 상태.
자,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크크큭. 씨발. 답이 없네.”
몇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봐도 답이 없다.
안 그래도 자신과 사이가 더럽게 안 좋은 협회장 늙은이와 수호 길드장 진아영은 물론이요,
그 밖에도 대형 길드 하나가 몰락하면 그 중간에서 빼먹을 것 없나 간 보는 대형부터 중소형 길드가 수두룩 빽빽하다.
그나마 가능성 있는 동아줄이라고는 자신과 한배를 타고 있는 일왕과 연금 협회 정도 뿐이겠지만 이마저도 믿을 수는 없다.
애시당초 서로가 이득을 위해서 등을 맞대고 있었을 뿐.
수틀리면 언제 뒤통수에 칼이 박힐지 모르는 작자들이다.
지금 박살이 나고 있는 질풍 길드처럼 일왕도, 연금 협회 쪽도 비슷하게 공격을 받고 있을 터.
뭐, 그래도 대형 길드인 질풍과는 달리 양측의 상황은 그래도 붕괴까지는 가지 않을 거다.
끽해 봐야 손해 보상 정도?
일단 일왕은 일본이, 연금 협회에는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반면, 김장혁의 뒷배는 사실상 없는 셈이니까.
“후우, 조졌네.”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는 엿 같은 기분에 또다시 화가 치밀려던 찰나.
문을 열고 비서와 함께 들어오는 여인의 모습에 김장혁의 얼굴이 한층 더 일그러진다.
“이러고 있을 줄은 알았는데. 역시 생각했던 대로군요.”
나가모리 카나에.
일왕의 딸이면서 사사건건 자신과 제 아비인 일왕의 일을 방해하던 인물.
“……설마 이 모든 일이 다 네년이 꾸민 짓이냐?”
“천박한 입 좀 고치라니까. 몇 번을 말씀드려야 아시겠어요?”
“내가 묻잖아! 네년이 한 짓이냐고!”
“……저희 측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심한 아버지와 천박하기 짝이 없는 그쪽 때문에요. 오히려 저는 사과를 받기 위해서 찾아온 겁니다만?”
“큭, 크큭! 이런 개 같은 새끼가!”
콰드드드드득-!!!
김장혁의 의지에 따라 휘몰아친 광풍.
사람 하나 정도쯤은.
그것도 일반인인 일왕의 딸 정도는 가볍게 찢어발길 위력.
어차피 망해 버린 인생인데 일왕과의 관계 따위가 무슨 상관일까?
허나 실로 아쉽게도 김장혁의 시도는 제대로 이행조차 되지 못했다.
쿠그그그극-!
카나에의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크기의 방패.
조금의 광풍도 용납하지 않는 철옹성을 펼쳐 낼 수준의 랭커는 대한민국에는 하나뿐이다.
처억- 쿠우웅-!
양손에 든 방패를 내리찍는 수호 길드장 진아영.
“진아영? 하, 나더러는 매국노라더니. 네년도 일본이랑 손잡은 거냐? 뻔뻔한 년.”
“추잡한 놈. 너 따위랑 동일 선상으로 비교하지 마라. 토악질이 나오니까. 이미 선은 잔뜩 넘어 버렸으니 그냥 곱게 구속되는 게 서로에게 좋지 않을까?”
“닥쳐!”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습에 김장혁이 이를 갈아붙이며 달려들었으나 진아영도 혼자서 찾아온 것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성한 결투 같은 것 따위가 아닌.
범죄자를 잡는 행위.
당연하게도 정정당당 따위는 존재할 턱이 없다.
수호 길드 외에도 한국의 대형 길드에서 지원 나온 수많은 A등급의 헌터들과 S등급 길드장들.
허나 김장혁도 보통내기는 아니었으니,
휘오오오오-!!!
바람술사라는 이명답게 빠른 속도와 함께 도주하는 김장혁.
“……어떻게 할까요?”
“어쩌기는. 현상 수배 때려야지.”
대형 길드의 장이 범죄자가 되기까지는 단 하루도 걸리지 않았고,
“카나에 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우선은 만나 뵈어야겠지요. 못난 아버지께서 큰 실례를 범한 분들에게 사죄를 하는 것이 도리에 맞을 테니까요.”
일왕의 딸.
나가모리 카나에는 이번 암살 사태의 피해자들을 차례로 만나며 사과의 뜻을 전할 예정이었다.
전성의 정수아부터, 자이스 가문의 유리 자이스.
그 밖의 탱커들까지.
그리고……어째서인지 꽁꽁 숨겨져 있었던 또 한 명의 인물, 김진우.
일본의 정보원을 닦달하여 겨우 구한 파일을 다 뒤져 보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나쳤을 정보.
그도 그럴 것이 사는 곳도 시골에다가 혈육 하나 없는 E등급의 헌터이지 않은가?
허나 카나에는 해당 인물로부터 무언가의 이끌림을 받았다.
‘분명 무언가가 있어.’
아무런 능력도 각성하지 못한 일반인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신묘한 기운을 타고난 그녀다.
속된 말로 감이 좋다고 해야 할까?
물론 그것이 헛된 걸음이라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녀가 한국을 방한한 것은 어디까지나 사과를 위한 것.
그 또한 피해자이고 사과와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사실은 변치 않기에 카나에는 걸음을 서둘렀다.
* * *
자신이 푼 정보로 한국에 대형 사건이 터지고 있는 시점.
김장혁의 인생을 말 그대로 조져 버린 진우는 역대급의 고민에 빠져든 상태다.
“……뭐가 좋으려나?”
사용 가능한 27에 달하는 신용도.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총알이 많은 것이 아니다.
현재 진우가 누적한 50에 달하는 신용도.
당연한 말이지만 누적한 신용도로 인해서 현재 진우에게 펼쳐진 상품들은 이전보다도 선택 가능한 폭이 더 넓어진 상태다.
“와아, 죄다 탐나는 것들 뿐이네.”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획득할 수 있는 희귀한 영약은 기본이요,
진우가 지금까지 쏠쏠하게 써먹고 있는 ‘야생을 받아들여라’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특성을 품은 영단들까지.
하나같이 포기하기 힘든 물품들이지만 당연하게도 모든 것을 전부 가질 수는 없다.
구매 비용 12신용도
구매 비용 10신용도
구매 비용 23신용도
…….
효과가 뛰어난 만큼 적지 않은 비용을 자랑하는 상품들.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이라는 건가.”
진우도 각성자이자 헌터인지라 강해지고자 하는 욕구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인간인 이상 강해지는 것을 싫어하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허나 진우는 헌터이면서 동시에 농부인 몸이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농지의 강화도 신경 써야 하는 입장.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현실.
그러나 진우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내가 욕심이 좀 커서 말이지.”
다른 드루이드라면 몰라도 진우는 농사와 긴밀한 연결점이 있는 드루이드.
농사를 통해서 자기 자신도 강화할 수 있는 특별함.
이것은 달리 말하자면 짜장면과 짬뽕.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난 둘 다.”
선택과 집중.
무엇을 택하든 잠깐의 시간적 차이만 생길 뿐.
결국 농장에서 생산되는 것이 다양해지고 벌이가 많아질수록 진우의 자금이든 신용도든 풍족해질 테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진우 스스로가 강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사이에 물품이 팔리지 않았더라면 그때 가서 추가로 육체를 강화하는 영약들을 섭취하면 될 일.
그런고로,
“좋아. 너희들로 정했다.”
[현재 신용도 0]27에 달하던 신용도가 단숨에 살살 녹아 버린 상황.
그러나 진우에게 후회는 없다.
꾸웡, 꾸워어엉?(묻겠다. 이제부터 그대가 나의 주군인가?)
부웅- 부우우웅-(땅의 기운이 풍족한 인간이라. 재밌겠군.)
[튼튼하고 영양 만점인 뿔! 몸에 돋아나는 랜덤한 버섯들까지! 거기에다가 수인화까지 가능한 능력 있는 버섯 사슴! 녹각족 수장의 피를 진하게 이은 친구일세. 아, 뿔을 믿고 따르는 각사도角士道에 좀 충실한 편이라 그건 알아서 좀 맞춰 주게나.]※ 상품명 : 버섯 녹각족 뮤린(전설) – 구매 비용 14신용도
* 1일 3회 랜덤한 등급의 버섯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90일 1회 전설 등급의 녹용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단, 녹용은 사슴에게 있어서 크나큰 자존심입니다. 채취 후 사이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관리는 재주껏 알아서 하세요.
[신비의 샘물을 먹고 자란 애벌레가 성장한 나비일세. 영물 중의 영물에 속하는 생물이지. 비늘 가루인 인분을 제대로 활용만 할 수 있다면 쓸 만한 힘이 될 게야. 그 밖에도 육체 동화를 통해 연결된 자의 힘을 강화해 줄 수도 있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네.]※ 상품명 : 신비의 나비 시오(전설) – 구매 비용 13신용도
* 일정 주기마다 다양한 효과를 품고 있는 비늘 가루인 인분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육체와 동화할 경우 동화율에 따라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할게. 친구들.”
꾸왁! 꾸와아아악!(새 친구다!)
삐삐삐삐!(히이익!)
꺄아! 꺄아아아!(놀자아앙!)
팜오리들과 약초 한 뿌리의 열렬한 환영과 함께 진우의 농장에는 새 식구 2개체가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