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21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20화
쩌저저적!
“저, 저것 봐!”
“에페소 님이 세우신 저 청동 앙크 십자가가!”
수백년 동안 아침빛을 봐 왔을 터인 녹색 녹이 어린 청동 앙크 십자가가 마치 빛에 녹듯 균열이 생겨났다.
“대체 무슨 일이……!”
“마르두크시여!”
쩌적, 쩌저저적!
경악하는 다른 사람들의 기도를 무시하듯, 십자가는 계속해서 갈라졌다.
그러다,
파캉!
기단부터가 무게 때문에 먼저 부서졌고, 떨어져 내렸다.
“카이란!”
나는 순간 뛰어나오려다가, 멈췄다.
왜냐하면 카이란이, 그걸 지켜보면서도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피해 저 바보-.”
콰앙!
세일럼의 말에도 카이란은 움직이지 않고, 그를 향해 십자가가 떨어졌다.
“헉…….”
“사, 사제님!”
“괜찮으십니까?”
수도승들이 모두 놀라서 먼지가 뭉게뭉게 피어오른 현장으로 달려갔다.
“사, 사제님!”
“괜찮습니다, 여러분.”
다행히 카이란은 떨어지는 십자가를 맞진 않았다.
십자가는 그의 한 걸음 바로 앞에 떨어져 나무 바닥을 부수고 처박혔다.
그리고-.
으직, 으지지직!
콰창!
그리고 십자가 겉에 있던 녹색의 청동 녹이 부서져 내렸다.
“저건!”
“청동을 겉에 씌웠던 거로군!”
장하다 카카. 대장장이질 몇 달에 그 정도 지식까지 얻었구나.
“이건?”
그 안에는 정말 은색으로 번쩍이는 금속제 십자가가 있었다.
뭔가, 일반적인 금속과는 다른 기묘한 광택이 난다.
이런 쪽에 무지한 나도 한 눈에 뭔가 다른 금속이란 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잠깐, 아닌가? 제대로 잘 만들어진 탄력봉과 싸구려 탄력봉 차이 정돈 구분하는데?’
내가 잠시 혼란에 빠져 있는 사이, 카카가 홀린 듯 먼저 달려갔다.
“뭐, 뭐냐 이 광택은! 이건 그냥 강철도, 주철도 아니다! 이 광택은…… 설마!”
“너 제대로 배워왔구나, 카카. 이젠 진짜 기술자야.”
“우르할콘이다!”
“우르…… 뭐시기?”
“분명하다! 이 표면에 감도는 무지개색의 빛깔! 이것은 우르할콘 만이 내는 빛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아이른이 내게 조각을 보여줬다!”
아이른은 카카에게 대장장이로서의 지식을 가르쳐주며 그가 가진 손톱만한 우르할콘 조각을 보여주었다.
『이 엄지 손톱만한 조각 하나로도 어지간한 서민이 반년 벌 돈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영원히 녹슬지 않는 내식성. 어떤 금속보다도 단단한 강성과, 그러면서 깨지지 않을 정도의 연성이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금속이라 할 수 있어.』
“그런 금속을, 이 정도 크기라니…….”
우르할콘으로 만들어진 십자가는 정확히 웨이트 머신으로 쓰는 티바 정도의 크기였다.
“카이란! 나, 이거 만져 봐도 되냐?”
카카는 이제 완전히 금속 덕후가 된 듯 처음으로 보는 희귀금속을 눈앞에 두자 정신을 못 차리고 하악거렸다.
“카카, 보고도 모르냐! 저건 카이란에게 주어진 것이다!”
나는 바로 그런 카카를 제지했다. 떽! 이 녀석!
물론 나도 신상 운동기구를 보면 똑같은 반응을 보이겠지만!
“카이란이 먼저 들 때까지 건드리지 마라!”
“으, 읏…… 그래. 맞다. 미안하다 카이란.”
“아닙니다. 오히려…….”
카이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이걸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같은 크기의 나무와 금속으로 이루어진 십자가를 드는 건 되지만, 눈앞에 있는 건 순수 우르할콘 덩어리다.
“그래, 우르할콘은 일반적인 철보다 1.5배 정도 무겁다고 하지.”
‘오호, 그거 흥미가 돋는데?’
더 무거운 철! 더 무거운 무게의 원판과 탄력봉을 만들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대로 만들기엔 너무 비싸고 희귀한 철인 게 문제로군. 아무튼,
‘아직 카이란의 힘으로는 저 정도를 드는 건 힘들지도 모른다.’
“사제, 너 바보야?”
그 때, 세일럼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우르할콘은 마력, 신성력 등 온갖 종류의 ‘힘’을 잘 받아들이는 금속이잖아. 그게 무슨 뜻이겠어?”
“아…….”
“늘 로헨에게 그 말 듣고서도 그러는 거야? 일단-.”
“들어보면! 안다!”
내가 말을 뺏자 세일럼은 보라는 듯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과도한 유산소에 잠시 정신이 혼미했나 보군요.”
쓰게 웃으며 카이란은 자신의 앞에 꽂힌 우르할콘 십자가의 ‘손잡이’를 붙잡았다.
“에페소시여, 이것이 당신이 기적을 행할 때 함께 했다던 그 십자가로군요. 그렇다면…….”
후오오오!
갑자기 카이란의 온몸에서 하얀 신성력이 일어났다.
그것은 예전처럼 신성력을 생성하는 것이 아닌, 마치 몸과 하나가 된 신성력이 자연스럽게 스며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기운이 손을 타고 십자가로 스며들어갔다.
“마르두크님의 광휘여……!”
으직! 으지직!
카이란이 힘을 주기 시작하자 십자가가 들리기 시작한다.
‘확실히 들기 어려운 자세다. 분명 지금의 카이란이라면 들기 힘들겠지만…….’
하지만, 지금 그의 온몸에 하나가 된 신성력이라면, 그리고 그 신성력이 저 십자가에 깃들어 있는 상황이라면!
“저에게 세상의 무게를 짊어질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라잇 웨잇!!”
콰아!
“드, 들었다!”
“카이란이 들었어!”
그는 단숨에 십자가를 들었다. 그의 승모근과 삼각근, 그리고 대흉근과 상완근이 부풀어 올라 선명한 데피니션을 만들었다.
“세상에, 저 엄청난 무게의 십자가를!”
“그야말로 에페소 님의 위업과 같아!”
“마르두크님께서 내려주신 기적이다!”
모든 수도승들이 카이란의 그 모습을 보고 경이로워했다.
어떤 수도승은 감격하다 못해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고 있다.
확실히, 나도 전생에서 내 눈앞에서 누군가가 스쿼트 600kg을 성공시킨다면 경이에 차 눈물을 흘렸을 거다.
“크웃!”
“카이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역시 무리가 있었는지 카이란은 비틀거렸다.
타닷!
나는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고, 그의 십자가를 지탱했다.
“흐음!!”
콰악!
후우우우!
“응?”
그 순간, 왠지 모르겠지만 십자가에 깃들던 신성력이 나에게 흘러들었다.
‘뭐지? 이게 왜 내 몸…… 내 근육에?’
그 순간은 비록 짧았지만.
[패시브 스킬 : 속성 근육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킬 해금을 위해 조건을 달성하십시오]“으응?”
뭐지, 속성 근육이라니. 거 이렇게 뜬금없이 뭐가 또 열린 거람?
‘아무튼, 지금은 일단 이것부터 안전하게 내리자.’
“카이란.”
“아아, 로헨.”
카이란은 조금 피로한 듯한 표정으로 날 보았다.
“미안합니다. 너무 유산소를 오래해서 그만 근손실이 왔나 보군요.”
“그래, 걱정하지 마라. 그 손실된 근육을 내가 빠르게 보충해 줄 테니.”
콰악!
“으음!”
이럴 수가, 이 묵직한 무게감! 심지어 내가 전투용으로 쓸 때의 탄력봉과 원판보다 더 강렬한 무게감이다!
‘이 정도 부피에 이 정도 질량이라니! 역시 엄청나다 우르할콘!’
쿵!
당장 이걸 휘둘러서 무게감을 느껴보고 싶지만, 이건 내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이걸 바닥에 쿵 내려놓을 뿐이다.
“우선은 잠을 자 둬라 카이란. 수면부족은 근회복과 근성장을 방해한다.”
“예에…….”
“네게 빠른 흡수가 가능한 양질의 단백질을 곧 선물해 주겠다.”
카이란은 훗 웃으며 자세를 바로하고 섰다.
*
“자, 전부 완성된 거다 로헨.”
“으음.”
나는 연노란색의 가루로 부스러지는 덩어리를 내려다보며 소리를 내었다.
“허허, 이럴 수가.”
솔직히 이건…… 내 기대 이상이다.
우유통 여섯 개의 유청의 수분을 날려 만들어진 단백질 가루는 무려 우유통 절반을 거의 채울 정도의 양이었다.
‘이게 말이 되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정도의 생산량이라고?’
이 정도 생산량이면 거의 전생의 세계에선 연금술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기적이다.
『뭐라, 젖으로 단백질이라는, 근육을 키워 주는 약을 만들겠다?』
『그렇다. 그리고 그것은, 너에게도 분명 도움을 줄 거다.』
나는 그 때, 스타인과 그렇게 대화를 가졌다.
『나는 우리 타우르스 종족을 위할 뿐이다. 우리 타우르스 종족이 편해질 정도로만 젖을 짜내 인간에게 주는 것이다. 에페소와 약조했듯.』
『하지만 너희 종족은 약해지고 있다. 그래서 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으음…….』
내가 본 그 타우르스 들은 느긋하게 풀만 뜯고 지내느라 과거 전사의 모습이 아닌 정말로 젖소 그 자체였다.
『네 말이 맞다, 오크. 우리 종족은, 이 편안한 삶에 시들어가고, 어리석어지고 있다. 오직 나만이 제정신을 차리고 있지. 하지만 이대로는 우리 종족은 조용히 멸종해 평범한 젖소가 될 것이다.』
그건 분명 몸을 움직이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은 편안한 삶에 녹아버린, 우리네 중년들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 상황이라 젖의 양은 줄어들고, 그렇기에 젖을 짜는 양은 계속해서 줄면서 최소 양을 채우기 위해 네가 무리를 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은 그냥 두면 계속될 뿐이다.』
『그렇다면 네게 해결책이 있단 말이냐?』
『고기를 먹어라.』
『우리는 에페소의 가르침과 약조에 따라, 고기는 먹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해결책은 있다. 나는 너희들을 다시 단련시킬 것이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는, 해 줘야 할 것이 있다.』
『우리의 젖을 내놓으라는 거냐?』
『너의 그 단백질 가득한 젖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가능해진다. 그러니, 딱 한 번이라도 좋다. 협조해다오. 그렇다면-.』
나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너에게 에페소의 진정한 후계자를 보여주마.』
그 대화의 결과, 나는 유청을 여섯 통 얻게 되었다. 전부 스타인의 젖에서 짠 거다.
이상한 데서 나오는 이상한 단/백/질/ 같은 게 아니야. 정상적으로 젖에서 짠 우유란 말이다!
왜 그놈들은 그런 과민반응을 하는 거야! 누가 보면 오해하겠어!
‘아무튼, 그래 카이란, 이제 네가 그들을 다시 한 번 빛으로 인도하는 거다.’
근육과, 체력으로 무기력하게 나태에 찌든 모습이 아닌, 원래 있어야 할 모습으로!
“아드소! 절구를 가져와라!”
“네, 네엣!”
파삭!
나는 만들어진 유청 덩어리들을 절구에 넣어서 가루로 만들어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엔 양봉도 잘 한다고 했지?”
“네. 수도원의 밤에 계속 양초를 붙여야 해서, 양초의 밀랍을 만들기 위해 양봉에 힘쓰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선 밀랍은 주목적이 아니게 됐지만요.”
“즉, 꿀 정도는 구할 수 있겠군.”
“네. 원하신다면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음.”
나는 가루로 만든 유청을 한번 맛봤다.
‘끄응, 역시 이대론 정말 맛이 없군.’
오크인 내 입맛에도 비릿하고 텁텁했다.
더군다나 치즈 같은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리 보충제라고 해도, 아무 맛도 없는 걸 먹진 않는다고.’
먹어도 맛있게 먹어야지.
그래, 진리의 딸기 맛 같은 걸로.
“그렇다면 이걸 먹는 방법은 이것 뿐이지.”
그러며 나는 수도원 식당의 우유통에 손을 뻗었다.
*
“마셔라.”
“……네?”
눈을 뜨자마자 거대한 오크가 커다란 컵을 들이대자 당연히 카이란은 당혹스러워 했다.
“이것도 운명을 손에 넣는 무언간가요?”
“그렇다. 근육이라는 운명을, 그리고.”
나는 잠시 카이란을 진지하게 바라본다.
“성인 에페소가 걸었던 운명을 너도 걷는 거다.”
“읏……!”
그 말에 카이란이 놀란 표정이 되었다 훗 미소 지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해주니 그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군요.”
“그래. 걱정마라.”
카이란의 손이 내 손에서 잔을 가져갔다.
“지난번 ‘마수 스무디’ 보단 훨씬 나을 거다.”
“네, 제발 부탁드립니다.”
그러며 카이란은 긴장한 표정으로 ‘프로틴’을 입에 대었다.
“어?”
그리고, 금방 긴장한 표정이 풀렸다.
“괜찮네요. 마치 우유에 진한 버터를 녹이고 꿀을 탄 듯한 맛입니다?”
“그건 다행이군.”
정말로 카이란의 말 대로니까. 결과가 꽤 좋아서 다행이다.
“빠르게 소화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이다. 마셔라. 그럼 금방 효과를 볼 것이다.”
그 말에 카이란은 어렵지 않게 꿀꺽꿀꺽 단숨에 단백질 드링크를 단번에 마셨다.
나로서도 이 세계에서 단백질 보충제의 효능은 어떨지 모른다. 이제 알게 될 거다.
“어?”
그 순간,
카이란은 갑자기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양팔을 내려다보았다.
“뭐, 뭐죠…… 마치 팔이…… 어라?”
“음……!”
나도 그 정도로 격한 반응이 나올 줄은 몰라서 깜짝 놀랐다. 뭐지, 이건?
[카이란 회원님의 몸에 프로틴이 급속도로 흡수됩니다] [카이란 회원님의 근회복 속도가 500% 증가합니다.]뭔가, 뭔가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