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25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24화
우드드득!
퍼억! 스윽! 텁!
살아 움직이는 것의 뼈를 꺾고 부수고 찢어서 땅을 파헤쳐서 묻는…… 그런 과정은 아니다.
물론 마수의 고기들은 스카와 고블린들에게 손질을 맡겼다.
“그동안 저희도 마수 고기를 시험적으로 먹으려 했습니다.”
“……그걸 먹었냐?”
“저희 고블린들의 비위는 오크 분들 보다도 더 강하니까요.”
본인 말로는 ‘고블린 짜장’도 먹어본 적이 있다는 것 같다. 아쎄이, 겁나 고생 했구나.
아무튼 마수의 고기조차 그거에 비해서는 그래도 고기라서 감지덕지였다고 한다.
“일단 한 조각 정도 먹어본 뒤에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몰라서 토치가 자진해서 좀 더 먹어봤습니다만…… 그 결과, 좀 큰 일이 있었습니다.”
말인 즉, 토치가 엄청난 흥분 상태에 빠져서 그걸 말리느라 꽤나 고생했다는 것.
“마수의 고기는 영양들로 가득하지.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과흥분상태에 빠진다. 나조차도 엄청난 펌핑 상태가 되었으니.”
“예에, 그건 우리가 몰랐죠. 그 영양에 대해서도…….”
그러며 스카는 슬쩍 비켜서 자기 뒤에 있던 토치를 보여주었다.
“보십시오 주군! 저도 주군처럼 울끈불끈 해졌습니다!”
그러더니 토치는 날 보고 배운 듯 사이드 체스트 자세를 취해보였다.
확실히 토치는 그 사이 엄청난 벌크업을 했다.
근매스가 스카를 뛰어넘을 정도로 말이다.
왜소한 고블린임에도 보통 사람이면 위압감을 느낄, 아주 훌륭한 근육이었다.
“혹시, 레타도?”
“예. 레타 공도 마수의 고기를 먹었습니다. 그리 즐기는 낌새는 아니었습니다만.”
역시, 레타도 부쩍 근성장을 했다 싶더니 마수 고기를 먹었구나.
역시, 본능적으로 자신의 근육을 불리는 방법을 아는 녀석이다.
“뭐 어쨌든, 심각한 부작용은 없어서 다행이다.”
“마수의 고기에 특별한 것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
“다만 그걸 잘 활용하기 위해선 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일단은 오늘 잡은 마수 고기의 살코기들만 손질해서 모아놓도록.”
“알겠습니다 주군.”
해치운 마수의 고기들을 손질하는 것은 스카와 고블린 들에게 맡겨놓았다.
“자아, 그럼 우리는 계속해서 이 밭을 개간하도록 하지.”
“오우!”
내 말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엉망으로 방치된 밭을 정리했다.
“라잇 웨잇!”
우드드득! 빠드드득!
질긴 덩굴 같은 녀석들은 한방에 뽑아서 치우고,
“땅! 갈아버린다!”
콰콰콰콰!
온갖 잡초가 난 밭은 쇠스랑으로 마구 갈아 엎어버리고, 자갈을 골라냈다.
“로헨! 여기 커다란 돌이 있다!”
“맨손으로 뽑는다!”
중간에 커다란 돌이 있어서 그걸 붙잡고, 잡아당겼다.
“아니, 그런 커다란 돌이 아무리 그래도 맨손으로 뽑힐 리가…….”
쿠구구구구!
“아, 뽑히네요.”
프로테나도 그 황당한 광경에 더는 딴죽을 거는걸 포기했다.
“응?”
뽑고 나서 보니 밭에 있던 돌은 성인 남성 상반신보다 좀 더 큰 크기였다.
이걸 나 혼자 힘으로 당기다니, 역시 그동안 쌓아 온 근력은 헛된게 아니었군.
“음?”
그런데 뽑고 나서 보니 이건 평범한 돌은 아니것 같다.
그립감이 좋아서 붙잡았던 부분은 코고, 묻어있는 흙을 좀 털어내고 보니.
“사람 얼굴?”
“커다란 머리네.”
“그것도 여자 얼굴이군요.”
뽑고 나서 보니 갸름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사람 얼굴이었다.
얼굴 외의 다른 부분이 부서져서 이게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 이거 저랑 같은 엘프네요.”
“흐음?”
프로테나가 유심히 지켜보다 툭 말을 던졌다.
“여기 보세요. 이렇게 귀가 수평으로 올라온 모습이 있죠? 게다가 턱이 이렇게 갸름하고 눈이 크고 눈꼬리가 날카롭게 위로 올라와 있는건, 저희 엘프들의 특징이예요.”
“그렇게 말하고 보니 그래 보이는군.”
“그런데 왜 엘프 얼굴 석상이 인간들의 밭 한가운데서 튀어나오는 거냐?”
“어머니에게 들었는데, 이 바남 시 주변엔 과거 엘프들의 큰 나라가 있었다고 해요.”
“흐음.”
“그랬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저희 할머니 세대부터 큰 나라가 사라지고, 지금의 숲 속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고 해요.”
“그런가.”
“뭐 엄청나게 죽어나가기라도 했나, 전장에서 패배했나?”
“근육이 없어서 패배한 거겠지.”
“저야 모르죠. 하지만 궁금하긴 하네요.”
문득 프로테나는 부서진 엘프 얼굴 석상을 쓸쓸하게 내려다보았다.
“할머니도, 어머니도 그렇고 모두 어떻게 된 건지…….”
“과거는 과거고, 지금 우리는 지금을 살아가야 한다. 자아, 서두르자!”
나는 프로테나가 쓸쓸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밭을 정비하는 일을 독려했다.
저녁 노을이 질 때 즈음에는 밭의 약 1/5 정도를 치우는 데 성공했다.
*
음머어어!
음머어어!
“여기 나오는 것도 꽤나 오랜 만이로군.”
“그런데, 젖소들이 원래 저렇게 활기찼나?”
“아니…… 젖소들이 원래…….”
두두두두두!
“……두 발로 뛰어다니던가?”
수도원에 처박혀서 신학을 공부하던 수도사들이 밝은 빛이 내리쬐는 야외로 나왔다.
이렇게나 많은 수도사들이 한꺼번에 밝은 햇살 아래 나온 것은 에페소 수도원 건립 이래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치 곰팡내 나는 이불을 일광건조 하려고 꺼낸 것 같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차마 입밖으로 내진 못했다.
“자, 카이란. 자네의 말 대로 모두를 밖으로 나오게 했네. 그래서, 이제부터 뭘 하려는 건가?”
“날씨가 좋군요! 마르두크님의 은총과도 같습니다!”
카이란은 스스로 짧게 어레인지한 수도사복 차림으로 모두의 앞에 섰다.
“자, 우선 여러분의 수도복을 이렇게 합니다! 허리에 두르고, 무릎과 팔꿈치를 이렇게 접으시면 됩니다!”
“예?”
“파, 팔다리를 그렇게 함부로…….”
“그, 그랬다간 피부가 타서!”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일 하시는게 꽤 힘드실 겁니다. 자아, 어서요!”
카이란은 상큼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우리는 에페소 님이 처음 수도원을 세웠을 때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철저한, 자급자족의 시대로!”
그 상큼한 기세에 수도사들은 홀린 듯 바라보다,
“다들 그렇게 하게.”
의외로 캠벨 수도원장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옷을 고쳐입기 시작했다.
“수, 수도원장님…….”
“나는 약속했네. 너희 모두가 거부한다해도, 나는 그를 따르도록 하지.”
그 의연한 태도에 모든 수도사들이 우물쭈물 하다, 하나 둘 옷을 고쳐입기 시작했다.
“흐음.”
나는 옷을 고쳐 잎은 모두를 보며 낮게 탄식했다.
‘다들 내장지방, 복부지방이 가득하면서 팔다리는 근육이 부족한, 전형적인 실내에서 공부만 한 책상물림의 몸들이군.’
하지만, 우리는 늘 그러했듯이 그들의 몸을 바꿔줄 것이다. 근육의 은총을 내려줄 것이다!
“카이란, 저들은 처음 만난 너보다도 더 약한 몸이다. 바로 러닝부터 시킨다면 크게 다친다.”
“예.”
“상대의 지금 몸상태를 충분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정도의 훈련을 시킨다. 트레이너의 일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알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개를 끄덕인 카이란은 수도사들을 돌아보았다.
“자, 여러분. 저 타우러스 분들이 뛰어가는 곳을 볼 겁니다!”
두두두두!
카이란이 가리킨 곳에는 세일럼과 프로테나가 앞 뒤로 붙은 타우러스의 무리가 열심히 뛰어가고 있었다.
“자, 젖소 여러분! 늘어진 젖통 다시 탄탄해지도록 열심히 뛰어! 이정도 페이스로 우는 소리 하지 말고!”
“정말 못하겠으면 뒤로 내려와서 절 찾으세요!”
“자아, 힘내라 동포들이여! 우리는 다시 과거의 영광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음머어어!
음머어어!
스타인의 독려에 이족보행 젖소들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열심히 달려갔다.
어찌보면 참으로 초자연적인 광경이지만, 그래도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자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저 분들을 따라서 걸어갑니다. 앞으로 우리는 매일 그동안 방치된 밭을 가꿀 것입니다! 우리들의 손으로!”
“네에?”
“하, 하지만 그곳엔 최근에 마수들이…….”
“걱정 마라! 저 타우러스 전사들이 함께 할 것이니! 그리고 우리가 너희를 보호할 것이니까!”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는 뜻은, 곧 운동을 안할 핑곗거리를 없애버린다는 뜻!
‘너희가 운동을 안할 이유를 대지 못하게 해 줄 것이다!’
“하, 하지만 그동안 농부 분들이 하시던 일을 왜 우리가…….”
“선지자 에페소가 막 수도원을 짓던 시절, 수도사들은 스스로 먹을 것을 구했다. 그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으, 음…….”
“자아,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출발하시죠! 물론 신성력을 쓰시면 안됩니다! 서두르지 마시고, 뛰실 필요 없습니다!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우린 먼저 가겠다 카이란.”
우리는 마치 수학여행 인솔 교사 같은 카이란을 뒤로하고 먼저 밭으로 향했다.
아침 구보 겸으로 미리 숲 안쪽을 순찰하는겸 한 루트를 돌아 농장으로 돌아와 보니,
음머어어!
음머어어!
우드드득! 콰과과!
“오호.”
먼저 도착한 타우러스 들이 엄청난 기세로 밭을 손질하고 있었다.
콰드드드!
우드드득!
그들은 농장에 있던, 원래 소가 사용하는 큰 쟁기나 커다란 농기구들로 밭을 갈기 시작했다.
“자아, 여기 있는 무질서하게 자라난 것들도 죄다 뽑아요!”
“이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들이로군.”
“음, 게다가 대부분이 콩이라서 먹으면 더욱 좋을 거다.”
“콩이라, 우리가 그걸 일부러 챙겨 먹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 단백질이 풍부하다. 너희들의 약해진 몸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건, 좋군!”
음머어어!
그렇게 잠깐 사이에 우리가 어제 했던 만큼이나 밭을 개간했던 타우러스들은,
우적우적!
와직와직!
밭에서 뽑아낸 온갖 잡초, 무질서하게 자라서 이젠 뽑아낼 수밖에 없는 원래 작물들을 먹기 시작했다.
음머! 음머어!
내 근심안이 그들의 울음소리를 자동으로 번역해주었다.
‘오, 뭐야 이거 꽤 괜찮네.’
‘맨날 건초만 먹다가 이것도 신선한데!’
‘오랜만에 몸을 열심히 움직여서 인지 막 들어가는군!’
우적우적! 우적우적!
“허허, 우리 동포들이 저렇게나 활기찬 모습은 몇백년 만에 보는군.”
“운동은 사람에게 활기를 되찾아주는 법이지.”
나는 스타인과 함께 흐뭇하게 지켜보며 말한다.
“이것을 계속 반복하면, 그리고 ‘단백질 보충제’가 완성되어 그걸 먹으면 과거의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금방 돌아갈 것이다.”
“기대되는군.”
그렇게 말을 주고받는 순간,
“헤엑, 헤엑…….”
“주, 죽을 것 같…….”
“다, 다리가…….”
“자,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모두 도착했습니다!”
우리의 하루 일과가 거의 끝날 때 즈음, 그제야 카이란이 인솔한 수도사들이 도착했다.
겨우 대략 7,8km 정도를 걷는 정도로 거의 초죽음이 된 것처럼 털썩 주저앉거나 쓰러졌다.
예상한 바다. 그렇기에 뛰기조차 아니고 걷기만을 시킨 거지.
그나마 한번 몸을 움직인 뒤, 단백질 보충제로 회복시킨 뒤로 캠벨의 체력은 부쩍 늘어서 수도사 중 유일하게 멀쩡히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런 경험을 한번 해 봤으니 더욱 이번 일을 허락해준 거겠지.’
“카이란, 캠벨, 신성력으로 이들을 치료해주도록.”
“알겠습니다!”
“음.”
둘은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인 수도사들을 일단 신성력으로 치료해주었다.
“다음으로, 준비 됐지, 세일럼? 프로테나?”
“예엣!”
“이미 벌써 다 가져왔어! 요!”
세일럼과 프로테나는 챙겨온 프로토타입 단백질 보충제를 컵에 담아 물에 탔다.
“자, 모두 이것을 마셔라!”
“뭐, 뭡니까 이건!”
“이교도 이종족이 만든 하얗고 끈적거리는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니…….”
“걱정 마라. 한번 효과를 보면 익숙해 질거다.”
당연히 거부감은 들었지만 당연해 캠벨의 격려에 수도사 모두가 억지로 마셨다.
“뭐, 뭐죠 이 치즈도 아닌 이상한 맛의 음료는…….”
“어, 어?”
“가, 갑자기 몸이……!”
“힘이 없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돋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효과를 보기 시작한다.
‘그래, 바로 이게 힘들어도 보충제를 만든 이유지!’
고기를 늘 들고 다니며 먹을 순 없는 노릇. 이렇게 급한 때에 근손실을 회복시키는 용도로, 매우 적합하다!
‘여기에, 내가 생각하는 한 가질 더하면…… 최고의 보충제가 탄생할 수도 있겠어!’
그 순간,
[칭호 : 단백질의 전도사를 획득하였습니다.] [당신이 아군으로 인식한 사람들의 단백질 흡수량과 흡수 속도가 증가합니다.]단백질의 전도사라, 나쁘지 않은 칭호로군.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면 다시 이동한다!”
머뭇거릴 틈은 없다. 나도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캠벨, 묻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뭔가 로헨?”
“바남에 가장 실력 좋은 대장간이 어디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