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alter ego is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440)
흑룡회 (2)
천룡검협 하승훈.
그는 북경에서 벌어진 최후의 전쟁에서 마교의 준동을 막아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영웅이자, 고작 이십 대 초중반의 나이로 화경의 경지에 오른 초신성이었다.
그에 대해 아는 이들은 차기 천하제일인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을 정도.
그런 만큼 모든 전쟁이 끝난 뒤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세력은 한두 곳이 아니었다.
그저 약간의 인연 때문에 제갈세가에 머무르고 있을 뿐, 그곳에 정식으로 소속된 것도 아니었으니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만약 그를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무력과 명성 모두 한 번에 손안에 들어오게 될 테니까.
“마교의 음모를 저지하고 그들을 무너뜨렸다고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 건 아닙니다. 살아남은 놈들의 잔당은 아직도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으며,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여전히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이 넘쳐나고 있지요. 저는 그런 이들에게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협행을 떠나 대륙을 돌아다닐 것을 천명했으니.
막 가문을 재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제갈세가 입장에서는 거의 손에 들어온 보물을 남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든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저도 그 뜻깊은 일에 동참하고 싶어요! 전 모두가 도움을 준 덕분에 살아남은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이렇게라도 세상에 진 빚을 갚고 싶어요. 아! 그, 물론 하 공자님께 진 빚은 제가 따로 개인적으로 갚도록···.”
가문의 금지옥엽인 제갈혜미의 억지를 마지못해 승인해 준 것도 그것이 상당한 이유를 차지했다.
적어도 그녀가 곁에 붙어있는 동안엔 그가 덜컥 다른 세력의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테니까.
어쩌면 생각보다 이른 시일에 완전히 코가 꿰여서 가문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일이었고 말이다.
물론 거기엔 용의 아이로서 제대로 된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된 그녀의 능력도 크게 한몫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론적인 측면으로는 천재들이 득실거리는 제갈세가 내에서도 유독 특출하다고 평가받던 그녀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녀를 속박하던 모든 제약이 사라지고 오롯이 장점만이 남게 되자, 대부분의 술법사를 발밑으로 내려다볼 정도로 재능이 활짝 만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허, 우리 제갈가가 자랑하는 절진을 벌써···!”
“세상에! 용의 도술이라니! 하, 한 번만! 한 번만 더 보여 주시게!”
“저것을 우리 가문의 술법에 접목할 수만 있다면···.”
그 능력을 높이 산 일부 원로들은 안전을 위해서 그녀를 가문 내에서 철저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최종 결정권을 지닌 가주와 태상가주는 그녀의 뜻을 지지하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로···.”
물론 그 과정에서 가문의 고수 몇이 호위로 붙거나 통신 술법을 통해 행선지를 미리 알리는 등의 제약이 따르긴 했지만, 사실 그 정도야 그리 까다로운 조건도 아니었다.
‘나한테도 나쁘지 않은 일이야. 제갈혜미의 능력이 강호행에 보탬이 되는 건 사실이니까. 거기다 그녀가 개량한 도술은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
그녀의 비밀 호위 또한 암행을 전문으로 하던 이들이라 크게 방해되지 않았다.
아직도 위험이 가득한 세상인 만큼 그녀의 안전을 위해 그 정도 보험이 있어서 나쁠 건 없기도 했고.
다만 그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면—.
“후으으~ 이런 벽지에서도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있다니. 도술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나도 배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으음, 내가 이런 도술을 쓸 수 있게 된 건 다 선천적인 요인 덕분이라···.”
“에이— 당연히 농담이지, 언니! 어차피 가르쳐 줘도 난 그렇게 머리 아픈 건 못해. 그냥 능력 있는 언니 옆에 찰싹 빌붙어 있을래! 히힛!”
첫 행선지로 잡은 강소성의 모산파로 향하는 도중.
그 중간에 있는 안휘성의 남궁세가에 인사차 방문했다가 어쩌다 보니 남궁소란과도 함께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어찌나 친화력이 좋은지 그녀는 처음 만난 제갈혜미와 순식간에 언니동생 하는 사이가 되었고, 이후 남궁세가의 큰어른인 검성의 지지를 받아 자연스럽게 일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하승훈은 최후의 전쟁에서의 전우이기도 한 그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그녀의 합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음··· 뭐, 상관없으려나. 어차피 하나나 둘이나 마찬가지니까.’
오히려 명가의 후손들이 함께함으로써 그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테니 그리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만약 세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 힘을 빌리기도 더 수월할 터.
그렇게 세 사람과 두 세가에서 파견된 몇몇 비밀 호위들의 강호기행이 시작되었다.
마교와의 일전이 끝난 이후로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르진 않았으나, 그들은 대륙을 횡단하면서 많은 사건을 겪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
아직도 활발하게 영업을 이어가는 산적들을 소탕하는 건 물론, 세상이 바뀐 줄도 모르고 패악질을 일삼는 무뢰배들과 통제가 사라져 마구잡이로 날뛰는 마교의 잔당, 그리고 부패에 찌들어 백성들을 수탈하는 관리 등을 처벌했다.
우물이 말라버린 마을의 물길을 새로 터주고 위험한 맹수를 사냥해 주는 등 소소한 선행도 빼놓을 수 없었지만, 그들의 주목표는 어디까지나 계속해서 세상의 혼란을 부추기는 불순분자들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오오! 정말 감사합니다, 대협님들!”
“사··· 살려주십시오! 앞으로는 착하게 살겠습니다!”
“아이고오~! 우리 말숙이, 이제야 편하게 눈 감을 수 있겠구나···!”
그 과정에서 연일 치솟는 명성과 함께 다양한 전투를 경험하게 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심지어 한 번은 화경의 고수까지 처단한 적도 있으니, 그 여정의 치열함이나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천룡검협 하승훈은.
어느 순간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거지?’
언젠가부터 자신의 성장이 정체되어 버렸다는 것을.
『성장의 비약』도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지라 스킬의 숙련도 자체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지만, 아직도 초월의 벽은 보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일단 뭐라도 보여야 그것을 어떻게 넘어설지 궁리하든 할 터인데···.
‘무력이 부족한 건 아니야. 지금의 내 수준이라면 같은 화경 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럼 대체 왜?’
그가 가진 「공령지체」는 자연상의 기를 자신의 뜻대로 이용해 내공은 물론 육체의 한계마저 사라진다는 전설상의 신체였다.
거기다 용신의 축복으로 얻은 「천룡신공」은 천마신공 못지않은, 어찌 보면 그 이상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극상의 절세무공.
또 「만류귀종」과 「다재다능」, 그리고 「흉내내기」는 하나같이 무공을 익히는데 최고의 보조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킬들이지 않은가!
‘아, 그런가.’
하지만 이미 몇 체나 되는 아바타를 초월의 영역에 올린 경력이 있는 만큼, 그는 오래지 않아 그 원인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무공이라는 신비를 통한 초월은··· 현경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아바타들이 벽을 넘은 건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룬 것과는 거리가 멀지.’
한스는 ‘불사왕의 심장’을 완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대에 이은 3대 불사왕의 자리에 올랐다.
불사왕은 앞서 대륙 절반을 죽음으로 물들였던 세계 멸망의 상징 그 자체.
그런 존재의 힘과 업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만으로도 초월의 조건을 충족하기엔 충분했다.
뱀파이어라는 한 종족의 뿌리를 계승한 하인즈 2세와 때마침 공석이 된 마왕의 업을 홀라당 집어삼킨 헬라 또한 마찬가지.
원래라면 자격 없는 월담으로 정신이 붕괴하여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아바타」라는 사기적인 스킬이— 그와 연계된 「마인드 허브」와 「영혼 방화벽」 등의 능력들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주었다.
‘주신과 세계수의 도움을 받아 벽을 넘어선 하인리히와 해리스는 부작용이 덜한 편이긴 한데.’
그것도 외부의 조력 덕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나마도 신앙으로써 힘을 부여받는 성직자와 세계수의 제사장인 하이 엘프라는 특별한 조건이 없었으면 어림도 없었으리라.
‘따지고 보면 자력으로 초월의 경지에 오른 건 할리 하나뿐인가?’
닥치는 대로 다른 생명체의 가능성을 포식해 강탈하고 억지로 소화해 벽을 넘은 걸 자력으로 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로지 육체의 특성만으로 한계를 넘어선 할리의 경우는 특이 케이스라고밖에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은 경우가 달라. 현경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선 그런 요행 없이, 오롯이 무공을 통해 무(武)를 갈고닦아 깨달음을 얻어야 해.’
그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현경의 경지에 오른 이들 중 천재 소리 한 번 들어보지 않은 이는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각성자로서 다양한 보정을 받고 빠르게 강해진 천마조차 ‘천살성’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존재였으니.
그의 고유스킬인 「천살성」은 지닌 재능이 스킬화되며 다양한 이능 효과가 추가된 것일 뿐, 아마 그는 각성하지 않았더라도 지구에서 저명한 무술가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뒤로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로 활동하다가 각성자에게 잡혀 죽었을 확률이 훨씬 높겠지만.
‘깨달음, 깨달음이 필요해. 인위적으로 주입된 요결과 지식으로 익힌 묘리가 아닌, 온전히 나의 철학과 사상이 담긴 무언가가···.’
무공을 익힌 무인으로서의 숙명 같은 것일까.
어른스럽고 포용심 넓은 휴고의 성향 탓에 겉으로는 항상 대인배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심 힘에 대한 갈증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다 무인들이 마공에 빠지게 되는 건가. ···아니, 마공은 낮은 경지에서나 성취가 빠를 뿐. 지금의 내겐 오히려 독이 되겠지.’
그러던 와중.
지구에서 발견된 ‘흑룡회’라는 단서는 정체되어 있던 그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기에 충분했다.
유독 무림계 귀환자가 많은 중국 땅.
그중에서도 거르고 걸러진 무공 수련자들이 한데 뭉친 가장 오래되고 비밀스러운 집단.
지구라는 환경 속에서 성장의 한계에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수많은 차원에서 파생된 비의(秘意)를 정립한 끝에 찾아낸 ‘무언가’에 대한 기대가 그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공자님?”
“오라버니?”
그러던 순간.
곁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그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
함께 여정을 이어온 두 사람이 자신을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혹시 무슨 일이라도?”
“아니, 그··· 음···.”
“일이라기보단, 오라버니 표정이···.”
“표정?”
그가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손끝에선 언제나처럼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는 근육이 느껴질 뿐.
하지만 눈치로 대충 상황을 짐작한 그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었다.
“아! 잠깐 딴생각을 하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라서 말이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나 봅니다.”
과연 그 대답이 정답이었는지 두 사람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 상황에서 갑자기 실실 웃고 있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
“그럼 다 처리된 것 같으니 슬슬 이동하도록 하죠.”
“네, 그나저나 드디어 모산파의 영역에 도착했네요. 중간에 딴 길로 새지만 않았으면 진작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텐데.”
“어쩔 수 없잖아, 언니. 그렇다고 마교 잔당들의 근거지에 대한 정보를 얻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대화를 나누며 서서히 멀어져 가는 세 남녀 뒤로 공포에 젖은 시선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남루한 차림새를 한 이들이 조심스럽게 그들이 나온 장원 내부로 몸을 들이밀었다.
바닥에 떨어져 박살 난 현판과 완전히 무너져 내린 전각, 그리고 단전이 폐해진 건 물론 불구가 된 채로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수많은 무인들.
한때 이 근방을 피와 공포로써 지배하던 극악무도한 흑도의 범죄자들이었다.
“으으··· 살려··· 살려줘···.”
“꺼져! 이 비렁뱅이들이 어딜 감히··· 컥!”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원한을 쌓은 이들의 말로는 그리 좋지 못했다.
무너진 장원 내부에서 한동안 비명소리와 피비린내가 연이어 흘러나왔다.
앞서 다른 곳들이 전부 그랬던 것처럼.
***
하인즈 2세는 흑룡주를 확실하게 사로잡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흑영을 심문해서 정보를 분석한 건 물론, 본거지를 비롯한 인근의 안가 모두에 은밀하게 알람 결계와 혈문(血門)을 설치했다.
놈이 언제 어디서 나타나든 곧바로 들이닥칠 수 있도록.
“이건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런 만큼 지금 상황에 떨떠름한 기분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는 그간의 대비책들을 모두 무시하듯 본거지의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서는 노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미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접한 것과 동일한 인상착의의, 딱 중국 무술가 하면 떠오르는 검은 우슈 도복을 입은 노인.
그가 바로 흑룡회의 우두머리— 통칭 흑룡주였다.
“이거 기다리게 했나 보구려. 나름대로 서둘러 온다고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숨어 다녀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오. 조금 늦은 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구려.”
이미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충분히 파악했을 터인데도 그 태도에서 긴장감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받아들이기라도 한 듯.
‘아니면 내가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 걸지도 모르지.’
눈을 가늘게 뜬 하인즈가 그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익히 들었던 대로 그는 초월의 영역인 현경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였다.
심지어 그중에서도 상급에 해당하는 수준의.
“···과연, 들었던 대로군.”
“호오? 혹시 어떤 이야길 들었는지 알 수 있겠소?”
그 나직한 감탄에 흑룡주가 의뭉스럽게 대꾸했다.
하인즈도 그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지구에서 탄생한 초월자라지?”
“오호!”
신비의 불모지인 지구에서 탄생한 유일한 초월자.
물론 그가 백 퍼센트 순수하게 지구에서 경지를 이뤘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는 대격변 초창기에 돌아온 무림계 출신의 귀환자였고, 돌아왔을 당시의 경지는 화경 끝자락이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벽을 넘기 위한 시도를 거듭했고··· 보란 듯이 그 불가능한 도전을 성공시켰다.
‘그 대가로 수명과 젊음을 희생했다지.’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영약의 도움을 빌었다고 한들, 초월에 이르는 데는 정말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했으니까.
기(氣)가 존재하지 않는 이 지구에서 내공 대신 생명력이나 다름없는 선천지기를 소모한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뭐, 그걸 알 정도면 어지간한 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봐도 되겠소.”
자신에 대한 중요 정보를 상대가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그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듯한 기색이었다.
오히려 뭔가가 재미있다는 것처럼 싱글싱글 웃으며 하인즈를 바라볼 뿐.
“이건 아무한테도 하지 않은 이야기인데···. 뭐, 그대에겐 밝혀도 되겠구려.”
“음?”
“허허허, 정말 깜짝 놀랄 거요. 특급 비밀이거든!”
그리곤 한술 더 떠서 자신 쪽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어린아이가 비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뭔가 들뜬 기색으로.
“번천회의 전(前) 동아시아 지부장.”
그 말에 하인즈의 몸이 멈칫했다.
흑룡주는 그런 그를 웃음기 어린 얼굴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바로 율령자의 전임, 역천자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