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06)
106. 선을 넘었다.
“에테나, 서둘러! 시간이 없어!”
“지금 전속력입니다!”
우린 아베르크 제국군 진영으로 향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최소한 괴수가 진영에 들이닥치기 전에 철군을 시작해야 했다.
‘이대론 너무 늦어!’
마음은 급했지만, 지금은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괴조 마법인형을 타고 갔다면 훨씬 빨랐겠지만, 괴조인형은 나방 괴수들에게 당해 운명의 실을 추가로 연결해야 하고, 상처가 치료되려면 사흘은 지나야 했다.
‘그래! 일단 드라우켄부터 꼭두각시로 제작하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전력을 늘리는 것이었다.
난 선실로 들어가 상태창과 인형의 집을 열었다.
내가 나방 괴수를 많이 잡긴 잡았나보다 렙업한 거 보면.
덕분에 드디어 S급 헌터가 됐다.
스킬 레벨도 대폭 올랐고.
게다가 인형의 집이 3배로 넓어졌다.
이젠 웬만한 소도시를 넣고 다닐 만큼 공간이 넓었다.
전생보다 무려 16년이나 빨리 S급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뻐할 틈이 없었다.
드라우켄에게 운명의 실타래를 연결했다.
[꼭두각시 제작에 실패했습니다.]괜찮다.
운명의 실 300개로 부족하면 더 추가하면 된다.
100개를 더해 총 400개를 연결하자.
[꼭두각시 제작에 실패했습니다.]그럼 500개!
[꼭두각시 제작에 실패했습니다.]젠장 600개!
[드라우켄(lv.1) 꼭두각시 마법인형이 만들어졌습니다.]“됐다!”
무려 600개나 되는 운명의 실타래를 사용했다.
그래도 S급 괴수인형이라 아깝진 않았다.
그리고 아직 여유가 있었다.
‘일어서!’
명령을 내리고 운명의 실을 잡아당기려고 했을 때였다.
‘어?’
녀석이 몸을 꿈틀거리더니, 자기 발로 일어섰다.
‘이, 이게 가능한 건가?’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건 갓난아이가 태어나자 벌떡 일어선 거나 다름없는 놀라운 일이었다.
게다가.
‘앞으로 걸어!’
쿵! 쿵! 쿵!
천천히 발을 떼고 걷기 시작했다.
‘뭐야?’
진짜 걷는다고?
혹시나 운명의 실은 전혀 건들지 않고 명령만 내렸는데, 정말 혼자 걷는다.
그것도 금방 걸음이 안정됐다.
이젠 드라우켄이 어슬렁거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릴 정도의 여유까지 생겼다.
[드라우켄(lv.2) 꼭두각시 레벨이 올랐습니다.]‘헉! 벌써 레벨도 올랐어!’
놀라움의 연속이다!
역시 S급 괴수는 뭔가 다른 건가?
내가 인형의 집을 확대해 살펴보자, 내 시선을 느낀 드라우켄이 날 향해 고개를 돌리기까지 했다.
허수아비로 4개월을 이상을 있다 보니, 다른 자동인형들을 보고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도 한 건가?
아니면 지능이나 기억이 남아 있는 건가?
드라우켄이 다른 괴수인형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몸속에 최상급 마석이 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표범인형이나 킹콩인형, 괴조인형까지 모두 내 마법인형이 되기 전에 마석을 품지 않았기에 그대로 허수아비로 만든 것이었고, 드라우켄은 유일하게 최상급 마석을 품고 있었다.
마석이 녀석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 수도 있나?
‘혹시, 달리기도 할까?’
드라우켄에게 달리기를 시켜봤다.
처음엔 조금 빨리 걷는 수준이더니, 순식간에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장애물까지 넘고, 벽을 뛰어다니기까지 했다.
정말 드라우켄의 머리에 학습 인공지능이라도 달린 것 같았다.
그런데 또 자동인형으로 업그레이드한 것도 아니고.
괴수 마법인형 중에서 아직 자아를 각성해 자동인형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주군, 아래쪽에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웨슬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았어. 바로 나갈게.’
난 상처가 가장 심한 더그 자동인형을 인형의 집에 넣었고, 드라우켄에게 추가로 동작을 가르치게 했다.
비공정 갑판으로 나갔다.
“뭔데 그래?”
“저기 좀 보십시오.”
난 웨슬리가 가리킨 지상을 내려다봤다.
그곳엔 작은 비공정 한 대가 날고 있었다.
에테나가 말했다.
“저건 말라키 일족의 비공정입니다.”
“뭐? 놈들도 비공정이 있었어?”
“저희처럼 부서진 비공정을 수리했을 수도 있고, 이쪽 차원에 남아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긴, 다른 엘프 일족의 일까진 다 알 수 없지.”
말라키는 다크엘프처럼 생긴 놈들이었고, 가디언 제국을 돕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저공비행하고 있는 녀석들의 비공적은 선체 길이가 50미터 정도로 작았고 폭도 매우 좁았기에 기간트를 옮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에테나! 고도를 낮춰!”
“네!”
우리 비공정이 아래로 내려가자, 이상한 것이 보였다.
“저놈들 지금 뭘 달고 있는 거야?”
“엠벌럭 같은데요.”
“그러니까 지금 괴수를 잡아다가 팔다리를 자르고 비공정에 묶어서 끌고 가는 거네!”
순간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멍해졌다.
‘안드레아스! 이 개자식이!’
이건 당했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엠벌럭 저놈들은 2.5미터의 크기에 무리 생활을 한다.
온몸의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깡마른 체격에 팔다리가 기형적인 놈들로 나무를 잘 타고, 얼굴이 박쥐처럼 생긴 놈들이었다.
하나는 그리 강하지 않지만, 무리가 매우 크고, 또 드워프 차원에서 봤던 개렉이나 포개렉처럼 군체의식이 있어 한 번에 수백 마리씩 달려드는 놈들이었다.
그러니까 하나를 저렇게 상처입히고 납치하면 다른 엠벌럭들이 녀석들 따라올 것이고, 그 엠벌럭이 움직이자 또 다른 괴수들까지 우르르 따라오고 이는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길 줄은 예감했지만, 이런 개 같은 일이라니······.
‘안드레아스 무서운 놈이네······.’
내가 아침에 가디언 제국의 진영을 정찰할 땐 이미 철군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내가 괴수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놈들은 이제야 분지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 말은 가디언 제국군은 철저히 계산해서 이미 철군하고 없을 때, 괴수를 우리 쪽으로 유인하는 것이었고, 지금 아베르크 제국군은 가디언 제국군이 왜 철군했는지도 모르고, 비행석 채취작업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가 괴수들에게 몰살당하고, 자신들이 비행석을 가지고 돌아가면 경쟁자를 물리치고 대륙의 패권을 가져갈 힘을 얻게 된다는 계산일 것이다.
“하아!”
한숨이 흘러나왔다.
아베르크 제국과 가디언 제국은 300년간 잦은 전쟁으로 골이 깊어진 관계라곤 하지만, 괴수의 손을 빌려 같은 인간을 죽이려 하다니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루이스 황자와 친분 때문에 웬만하면 제대하고 가디언 제국과는 싸울 일을 만들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
안드레아스 원수의 행동은 가디언 제국엔 충정이겠지만, 같은 인간으로선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어쩌면 내가 너무 무른 사람일 지도······.’
인간이란 원래 자기 이익 앞에선 어떤 짓이든 서슴지 않고 하는 자들이다.
그랬기에 전생의 인간들도 뭉치지 못했고, 서로 경쟁만 하다가 결국 괴수에게 멸망했다.
아니 이대론 이곳의 인간들은 서로 싸우다가 공멸할 것이다.
다시 화가 치밀었다.
이대로 당할 순 없지.
안드레아스는 날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다.
“에테나! 고도를 낮춰 저놈들을 잡는다!”
“네!”
우리 비공정은 다크엘프의 비공정 위로 접근했다.
피슉! 피슉!
화살이 계속 날아오고.
쉬이익! 휘이익!
다크엘프가 부리는 바람의 정령들이 쏜살같이 우릴 향해 날아왔다.
하지만 내 마법인형은 이미 저들의 비공정 위에 있지.
“쿠아아아!”
킹콩인형이 갑판 위로 뛰어들며 다크엘프들을 향해 거대한 주먹을 휘둘렀다.
부우웅!
퍽! 퍼억!
“으아아!”
“으악!”
다크엘프들이 비공정 아래로 떨어졌다.
“크아앙!”
표범인형은 선실로 들어갔고, 내 자동인형들은 선미 갑판을 공격했다.
촤악!
“크윽!”
쿵! 쿵!
열여섯 명의 다크엘프를 모두 처리했다.
‘방향타를 동쪽으로 돌려!’
‘네! 주군!’
촤르르르!
‘돛을 단단히 고정하고.’
괴수를 유인한 비공정을 일단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
바람이 약해 곧 따라잡히겠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야 했다.
일단 활동을 시작한 괴수들이라 다시 동면 같은 상태로 빠질 가능성은 작아 보였다.
우리를 다 죽이고 몇 달 후면 모를까.
우린 서둘러 부유석 광산으로 향했다.
광산 상공에 도착했다.
하지만 가디언 제국의 진영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뭐야? 연합 놈들도 튀었네!”
두 세력이 같이 짰는지 아니면 눈치가 빠른 놈들이라, 가디언 제국이 빠르게 철수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들도 철수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두 진영 모두 비어 있었다.
우린 아베르크 제국군 진영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다들 비행석 채취작업에 심취해 있었다.
내가 비공정에 타고 내려오자, 작업장 기간트들이 다가왔다.
[부유섬은 아직 충분합니다.]“모두 작업을 중지하라!”
[네?]“사령관께선 어디 계시냐?”
[그야 지휘 천막에······.]에테나를 쳐다봤다.
“우리 짐 챙기고, 상공에서 대기해.”
“네!”
에테나와 자동인형들은 비공정에 남겼다.
그리고 서둘러 지휘 천막으로 달렸다.
“사령관님!”
“응? 타일러 준장! 왜 벌써 돌아왔나?”
“큰일 났습니다!”
내 표정을 보자, 윌리엄 사령관도 심상치 않음을 알았다.
“괴수들이 이리 몰려옵니다.”
“무슨 소리야?”
“안드레아스에게 우리가 당했습니다. 빨리 철수해야 합니다.”
난 짧게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뭐, 뭐라?”
윌리엄 사령관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놈들이 괴수를 유인했고, 우리만 남아 있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그 빌어먹을 늙은 놈에게 당하다니!”
윌리엄 사령관은 얼굴이 타오를 것처럼 새빨개졌다.
“이럴 때가 아니다! 바로 철수한다!”
“철수를 준비해라!”
윌리엄 사령관의 명령에 지휘관들이 진영을 다니며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나 때문에 부유섬 채취를 할 필요가 없었기에 외부로 나간 병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서둘러! 안당고낙을 준비해라!”
“천막을 버려라! 당장 필요 없는 물건은 싣지 마라!”
기간트가 400기 가까이 됐고, 병력도 상당했다.
물자도 챙겨야 했고, 또 가장 중요한 비행석도 챙겨야 했다.
철군을 준비하는 데만 한나절이나 걸렸다.
“사령관님! 우리가 들어왔던 차원 균열로 가다간 너무 늦습니다. 우리 쪽 엘프가 말하길 탈로스 연합 놈들이 들어온 차원 균열이 여기서 이틀 거리랍니다. 일단 그쪽으로 들어가고, 그다음에 아리칸 공국 쪽으로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알았네.”
“제가 철군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윌리엄 사령관은 너무 지쳐 보였다.
내가 지휘관들에게 소리쳤다.
“2군은 선봉에 서고! 3군은 좌측! 4군은 우측을 맡는다! 1군은 후미에서 행렬을 지켜라!”
“네!”
[네!]지휘관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지금부터 저 비공정을 따라가라! 절대 뒤돌아보지 마라!”
“모두 출발하라!”
[비공정을 따라가라!]기이잉! 쿵! 쿵!
그렇게 우리도 비행석 광산을 뒤로하고 귀환길에 올랐다.
그리고 나와 선발대는 이번엔 맨 후미에서 1군과 함께 행렬을 지키기로 했다.
***
잠을 자는 것도 앉아서 쉬는 것도 사치였다.
자더라도 걸으면서 자야 했고, 쓰러지더라도 계속 가야 했다.
조금만 처지면 저 앞에 가는 비공정을 따라갈 수 없음이다.
‘조금만 늦게 와라! 조금만 더!’
조금 전에 비공정이 내 머리 위를 선회하며 연락을 했다.
차원 균열이 보인다고.
그러니 앞으로 1시간 정도만 더 가면 우린 대수림으로 돌아갈 수 있다.
‘내가 대수림에 가는 걸 기뻐하다니······.’
그만큼 상황이 다급했고, 몰려오는 괴수가 많다는 소리였다.
“꾸아아!”
“끼이이아!”
‘젠장! 왔다!’
발이 빠른 괴수들과 나방 괴수가 뒤쪽에서 새카맣게 몰려오고 있었다.
이대론 뒤를 잡힐 것이다.
[놈들이 온다! 1군은 전투를 준비해라!] [전투태세를 갖춰라!]그때 걸걸한 매러덕 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크하하! 한바탕 칼춤을 춰야겠군!]나방 괴수가 코앞으로 날아왔다.
놈들은 크기도 작고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하늘을 날 수 있었기에 가장 먼저 우리를 덮쳤다.
“하늘을 조심해라!”
“꾸아아!”
팍! 콰직!
기간트가 손으로 나방 괴수를 잡아 터트렸다.
그리고 커다란 검과 창을 휘두르자, 두세 마리가 후드득 떨어졌다.
하지만 워낙 숫자가 많았기에 기간트의 팔이나 몸에 붙었고, 촉수에서 이상한 액체를 뿜어냈다.
기사들은 기체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은 놈들을 떼어내기 바빴다.
[배를 조심해라! 놈들의 촉수는 기간트의 기체도 뚫을 수 있다!]액체로 인해 기간트의 기체가 약해졌다.
그러자 나방 괴수들이 사정없이 촉수를 찔러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탑승구를 직접 찔리지 않으면, 촉수에 몇 번 맞았다고 기간트가 쓰러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탑승구를 찔리면 안에 있는 인간은 몇 초 안에 즉사한다.
푹!
[크헉!]쿵!
‘젠장!’
한 기사와 연결된 운명의 실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기사회생(lv.10) 스킬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