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95)
95. 비행석 원정대.
긴 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에테나가 암 드로운이 꺼낸 오리지널 나이트급 기간트 로렐라이에 올라탔다.
이건 글러드 왕자와 토그족 드워프가 가디언 전진 지기에서 챙긴 거신의 갑옷으로 만든 기간트였다.
기이이잉! 쿵! 쿵!
[자! 모두 덤벼라!]암 드로운보다 작았지만, 로렐라이도 나이트급으로 키가 7미터에 달한다.
크기에 놀란 드워프들이 주춤거렸다.
“왜 자신 없는가?”
내 말에 카자론 족장은 이를 갈았다.
“좋다! 모두 전투 대형으로!”
“전투 대형으로!”
처처처척!
카자론은 혼자 덤비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70여 명의 스바르족 전사들이 로렐라이를 삼중으로 포위했다.
“공격하라! 스바르족의 용맹함을 보여라!”
“박살 내자!”
“와아아!”
다다닥!
쾅! 쾅! 쾅!
스바르 전사들이 망치로 로렐라이를 공격했다.
하지만 소리만 요란했지 로렐라이는 망치에 맞아도 끄떡없었다. 그래도 본체를 보호하는 장갑 일부가 조금 찌그러지긴 했다.
‘힘은 오크보다 떨어지지만, 장비가 좋군.’
그들이 쓰는 금속이 제법 단단해 보였다.
그때였다!
부우웅! 콰아앙!
“으악!”
“크학!”
에테나의 로렐라이가 겨우 팔을 한번 휘둘렀을 뿐인데, 넷이 날아갔다.
[자! 그동안의 특훈을 보여주지!]로렐라이가 드워프들 사이를 다니며 팔과 다리를 휘둘렀다.
드워프는 방패를 이중으로 쌓아 방진을 만들었지만, 돌진 한 번에 와르르 무너졌다.
처음부터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에테나가 최대한 조심스럽게 싸웠지만, 한 대 맞은 드워프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족장 카자론 역시 날아오는 주먹을 방패로 막았지만, 방패와 함께 날아가 해변에 꼬꾸라졌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헬카인족 족장은 경악했다.
난 헬카인족 족장을 보며 이죽거렸다.
“하버 족장이여! 그대들의 대포로 한번 해보겠나?”
“뭐라? 대포를 직접 맞아 보겠다는 것이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강력한 대포로 해보게.”
“타일러여! 후회하지 마라!”
헬카인족 드워프들이 후방에서 포신 길이가 7미터나 되는 커다란 대포를 끌고 왔다.
화약과 포탄을 넣고, 쏘기까지 한 참이 걸렸다.
“날려버려라!”
“헬카인족 대포의 위력을 보여주지!”
“쏴라!”
퍼엉! 휘이잉!
콰앙!
“헉! 마, 막았어?”
드워프들은 경악했다.
방패도 아니고, 두 팔을 모아서 팔목 장갑만으로 포탄을 막았다.
글러드 왕자와 호르갈 족장은 이미 기간트의 성능을 알고 있었기에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헬카인족 드워프들은 강철인형의 강함에 놀라고 자신들의 대포에 크게 실망했다.
“카자론 족장! 그만 일어나지! 물을 뿌리기 전에.”
“험! 방금 깨어났다.”
바닷가에 누워있던 카자론 족장이 일어났다.
난 두 족장을 향해 말했다.
“방금 이 강철인형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
그리고 글러드 왕자를 가리켰다.
“재료는 내가 준비해줬지만, 전부 토그족 드워프들이 만들었다. 그리고 저 비공정은 스켈야스족의 드워프들이 만들었고. 자! 이제 다시 묻고 싶군. 저 드워프가 강할까? 그대들이 강할까?”
“······.”
“······.”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다! 저들은 자존심을 숙이고 나와 협력했기에 지금 저렇게 괴수를 잡을 수 있는 강한 무기를 만들 실력을 갖추게 된 거다. 만약 그대들처럼 계속 위대한 드워프 최고만 외쳤다면, 괴수에게 당하기만 하고 끝났을 거다. 그러니 때론 자존심을 굽힐 줄도 알아야 도움도 받고,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도 생기는 거다.”
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글러드 왕자와 호르갈 족장이 자존심이 상한 두 족장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드워프 마음은 드워프가 잘 알겠지.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 건 아닐까요?”
에테나가 물었다.
“시간이 없잖아. 그리고 난 자존심만 세고, 굽힐 줄 모르는 드워프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어. 그냥 패는 거면 모를까.”
토그족과 스켈야스족은 인간 밑에서 오래 노예와 같은 생활을 했기에 자존심이 바닥인 상태였다.
그랬기에 내 제안에 흔쾌히 수락했고, 글러드 왕자와 라스칼은 드워프가 변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말이 잘 통했다.
하지만 이곳의 드워프들은 아직 자존심이 너무 강했다.
‘저 대포와 화약은 그래도 탐나는데······.’
솔직히 두 드워프 일족이 없어도 내 전력엔 전혀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헬카인족의 대포는 조금 탐이 났다.
대포 자체의 위력은 사실 그리 크진 않았다.
폰급 기간트만 해도 방패 하나만 든다면 몇 발이고 피해 없이 막을 수 있었고, 최하급 괴수라면 어느 정도 타격을 받겠지만, D등급 이상의 괴수에게는 마찬가지로 거의 피해를 줄 수 없었다.
‘하지만 비공정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선체를 강철로 전부 두른다면 사실 대포도 소용없었다.
하지만 그럼 기간트를 몇 대나 싣겠나?
비공정을 만드는 취지가 사라진다.
물론 비공정에 비행석을 아주 많이 장착한다면 불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강철을 두른 비공정 한 대 만들 때, 상대는 일반 비공정 네다섯 대는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기간트 수송량에서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그러니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나무로 선체를 만들어야 기간트를 많이 실을 수 있게 되고, 비행석도 훨씬 적게 들 것이다.
이때 대포는 공중전에서 강한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선체를 파괴하고, 비공정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을 공격할 수 있으니까.
‘남들은 이제 비공정을 만들어 하늘을 날기 시작할 때, 난 비공정에 원거리 무기까지 탑재하는 거지.’
그리고 이 비밀무기는 언젠가 하늘에서 대규모 전투가 발생할 때, 한번은 아주 크게 효과를 볼 것이다.
한 마디로 남들보다 한 발 더 앞서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오래 걸리네······.’
글러드 왕자와 호르갈 족장이 비공정이 착륙하기 전에 두 드워프 족장을 자신들이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때였다!
네 명의 드워프 족장들이 내게 다가왔다.
“헬카인족은 타일러를 따라가겠다!”
“우리 스바르족도 타일러를 따라가겠다.”
난 두 드워프 족장들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다.
“둘 다 고맙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미안했다. 카자론 족장이여!”
“아니다! 타일러여! 자존심만 세워선 일족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글러드와 호르갈의 설득이 통했다.
“그런데 타일러여! 배가 한 척뿐인데, 우리 일족은 400명이다. 다 태울 수 있겠나?”
“우리 헬카인족은 500명이나 된다. 그리고 대포와 화약도 실어야 하고.”
난 웃으며 암 드로운과 괴수 마법인형을 이용해 비공정을 2대 더 꺼냈다.
그리고 괴수인형을 본 두 일족의 드워프들은 다시 한번 더 경악했다.
대포와 포탄, 화약은 내 인형의 집에 넣었다.
“타일러여! 서쪽 섬에 드워프들이 있다!”
“오! 그래.”
그리고 헬카인족 드워프들에게 희소식을 들었다.
섬에서 탈출한 드워프들이 서쪽 끝에 있는 섬에 피난해 모여 살고 있다고 했다.
우린 세 척의 비공정을 끌고 서쪽으로 향했다.
***
“글러드 왕자여!”
“오오! 토그 신이여! 감사합니다.”
“호르갈 족장이여!”
드워프들이 서로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부인과 아이들의 생사를 확인한 가장과 무사히 살아 돌아온 자식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부모.
피를 나눈 형제와 의리를 나눈 형제들도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가족이란 이런 의미로구나.
타일러 빈스의 가족은 왜 이런 감정이 아닐까?
“그래도 다행이네요. 많이 살아있어서.”
옆에서 지켜보던 에테나도 눈물을 글썽거렸다.
물론 모두 가족 상봉을 한 것은 아니었다.
괴수를 피해 계속 도망 다니면서 많은 드워프가 죽었고, 부족한 식량으로 병들어 죽은 드워프도 있었다.
섬은 좁고, 드워프는 많으니 이곳의 드워프들도 아사 직전이었다.
난 인형의 집에 있는 식량을 먼저 풀었다.
이때를 위해 헬다임과 주변 영지에서 식량을 대량으로 구매했었다.
“모두 새로운 집으로 가자!”
“출항이다!”
서쪽 섬에 있던 드워프들은 이천여 명에 달했다.
그들을 모두 6척의 비공정에 모두 다 태웠다.
이곳에서 구한 드워프가 모두 3,000여 명에 달했다.
원래 한 척에 최대 400명까지 태울 순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추가로 더 태워야 했다.
다행히 내 인형의 집에 마석 배터리나 식량, 물 등을 따로 챙길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린 그렇게 차원 균열을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해안가에서 전에 헬카인족과 스바르족을 공격했던 대군주와 마주쳤다.
그는 여전히 수십만 마리의 개렉을 지배하고 있었다.
거대한 대군주는 우리가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왜인진 모르겠지만 대군주에게 거신의 느낌이 들었다.
차원 균열에 도착했다.
사실 진짜 여정은 지금부터였다.
대수림을 무사히 지나가길 빌었다.
***
대수림을 건너는 것은 여전히 위험하고 짜증 나는 일이었다.
드워프 차원 균열 근처에 거대한 S등급 괴수가 날아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날개 길이가 100미터가 넘고, 몸길이가 30미터나 되는 이놈은 A등급 괴조도 사냥해 잡아먹는 놈이었다.
무리 생활을 하는 괴조들도 감히 이놈 근처엔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린 보름 동안이나 한곳에 갇혀 있어야 했다.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여정은 지체되고, 또 좁은 선상 생활로 인해 병에 걸린 드워프도 많았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난민 전진 기지.
드워프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라스칼과 드워프들이 난민 기지 내부를 아예 거대 도시로 만들어 놓았다.
내부가 그리 크지 않았기에 아파트처럼 높은 건물을 세웠고, 서로 이동이 자유롭도록 건물 중간에도 길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샤이닝 일족 엘프도 이주했고, 새로 3천 명이나 되는 드워프가 추가되었기에 전진 기지는 과밀현상이 심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한 달을 쉬고 드워프 절반은 발레리온 영지로 이주시키기로 했다.
프레디 영주 대리가 아주 골머리를 앓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노우엘은 어디 간 거지?”
마르실 족장이 대답했다.
“다른 엘프들을 설득하러 가셨다.”
“뭐?”
“세계수를 심기 전에 최대한 많은 엘프 일족을 만나고 오신다고 하셨다.”
마르실의 표정은 왠지 슬퍼 보였다.
엘프를 더 데려오려나?
엘프들을 만나서 뭘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다.
이번에 세계수의 씨앗을 건네려 했지만, 시노우엘이 없었기에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난 안당고낙 100마리를 끌고 블랙힐 기지로 향했다.
***
[블랙힐 전진 기지]내가 없는 9개월 동안 많은 것이 변했고, 또 많은 것이 변하고 있었다.
‘많이도 모였군.’
예상보다 더 많은 기간트와 병력에 살짝 놀랐다.
기지 밖이 이 정도면 안쪽엔 더 많은 병력이 있다고 봐야 했다.
나를 알아본 5군단의 아이온 중령이 달려왔다.
“충! 어서 오십시오. 타일러 준장님.”
“이 안당고낙은 시안 군단장님께 드리는 거니까. 잘 관리하게.”
“네! 알겠습니다.”
아이온 중령이 손짓하자, 병사들이 달려와 안당고낙을 인수했다.
“시안 군단장께선 어디 계신가?”
“지금 사령관님과 영지 대표들과 회의를 하고 계십니다.”
“응? 윌리엄 사령관님도 오셨다고?”
“네! 북부군을 직접 끌고 오셨습니다.”
사령관이 직접 올 정도의 북부군이라면 적어도 기간트 200기는 확보됐다고 봐야 했다.
“그런데 영지 대표는 뭐지?”
“이번 원정에 각 영지의 영지군도 합류했습니다.”
순간 자리에 멈춰 섰다.
“영지군의 병력 규모는?”
“기간트가 200기입니다.”
“원정대 규모가 더 커졌군.”
“그건 가디언 제국의 원정대 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가디언 제국은 루이스 황자의 반역자 처벌 사건 이후 500기나 되는 마장기와 5천 명이나 되는 대규모 원정대를 보냈다고 했다.
‘루이스 황자의 행보가 너무 빠르군.’
권력을 잡자마자 대규모 원정대를 조직해 보냈다는 것은 이미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의미였고, 루이스 황자 역시 다가올 대비행 시대를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탈로스 왕국과 글론 왕국이 연합해 400기의 타이탄을 포함한 원정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탈로스와 글론 연합까지 대규모 원정대를 조직했으니, 엘프 차원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3파전이라…
블랙힐 기지 안으로 들어가는데, 낯익은 기간트가 보였다.
‘응? 테레니스 영지군?’
야영지 한쪽에 빈스 가문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