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29
129화
악어머리 족장은 개선장군이 되어서 검은고래 부족의 여자들과 아이들을 이끌고 부족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검은고래 부족이 잡아서 해체하던 고래 고기도 가지고 돌아왔다.
“검은고래 부족을 흔적도 없이 쓸어버렸지만 도망친 놈들이 꽤 많다.”
악어머리 부족민들이 승리에 취해 있을 때 악어머리 족장은 이빨을 보며 다소 걱정스럽다는 투로 말했다.
역시 이래서 족장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걱정되십니까?”
“그렇다, 내가 더 큰 악어가 되는데 귀찮게 할 놈들이니까.”
“검은고래 부족 족장과 그의 아들들 그리고 혈족들이 모두 목이 잘려서 걸렸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가시덩굴이 자라면 살을 할퀴지. 그러기 전에 싹이 날 때마다 밟아야 한다.”
“전사들에게 명령해서 도망친 고래부족 놈들을 찾아내 죽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빨의 말에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 부족에 남아 있던 전사 하나가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오는 악어머리 족장을 보고 달려와 머리를 조아렸고, 족장이 없을 때 일어난 부족에 대한 일을 자세하게 보고했다.
“지금…… 뭐라고?”
악어머리 족장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그의 옆에 앉아 있던 큰눈도 놀랐는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땅속에서일어서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못했는지 눈동자에 살기가 감돌았다.
“하늘 부족의 땅속에서일어서 족장이 이달투 놈들에게 납치되었던 이빨 님의 옛날 짝을 데려다주고 떠났습니다.”
전사 하나가 다시 보고를 했고, 이빨 역시 표정이 굳어졌다.
“땅속에서일어서가 살아 있다고? 하하하! 역시 땅속에서일어서다.”
“예, 족장님!”
“그럼 그는 부족으로 돌아갔겠지?”
“예, 부족으로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죽지 않았다니 잘됐군.”
악어머리 족장의 표정이 참 오묘했다.
마치 계륵을 보고 고민하는 조조의 표정과 흡사한 것 같다.
아마도 악어머리 족장에게 땅속에서일어서는 계륵이면서 계륵 이상의 존재가 분명했다. 그리고 그 계륵이 성장하면 자신의 아들인 큰눈의 숨통을 조를 존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연꽃이야 데리고 오면 그만이지…….’
악어머리 족장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는 연꽃을 보낼 때 같이 보냈던 가시꽃을 떠올렸다.
악어머리 족장과 큰눈의 상념을 깬 것은 이빨이었다.
그는 악어머리 족장에게 땅속에서일어서가 자기에게 주고 간 대나무 활을 내밀며 말했다.
“……족장님, 우선 이것부터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라. 내 앞에 무릎을 꿇릴 부족은 아직도 많다.”
악어머리 족장의 욕심은 검은고래 부족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검은고래 부족을 넘어 더더욱 넓은 땅, 더더욱 많은 부족을 복종시키기를 원했고, 해안가를 평정하고자 했다.
“그건 그렇고 땅속에서일어서가 물소 고기를 좋아하지?”
“예, 그렇습니다.”
“날을 잡아서 물소 고기와 고래 고기를 보내야겠다.”
“흐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악어머리 족장이 땅속에서일어서에게 고기를 보내자고 하자 큰눈이 탐탁지 않아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땅속에서일어서는 연꽃 때문에 반쪽 악어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가 족장이 되면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잘 지내야 한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곧 겨울이다. 우린 검은고래 부족을 점령했으니 이제 식량 걱정은 없지만 하늘 부족은 다르다. 땅속에서일어서가 굶으면 연꽃도 굶는다.”
악어머리 족장의 말에 모두가 연꽃을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먹을 것을 주고 이런 것들을 계속 만들어서 바치라고 하면 된다.”
“하지만 그러다가 부족민의 수가 늘어나면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빨이 조심스럽게 악어머리 족장에게 말했다.
“내게 위협이 된다고? 하하하! 겨우 아이들 몇을 데리고 간 땅속에서일어서가 내게 위협이 된다고? 하하하! 이빨, 웃음소리 하지 마라!”
속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악어머리 족장은 허세를 부렸다.
자신이 가진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리고 족장은 이래야 한다.
“그놈이 족장님처럼 하실 수 있습니다.”
“나처럼 한다고 해도 가진 게 없으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고 해도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진다. 그리고 위협이 된다면!”
처음으로 악어머리 족장의 눈동자에 살기가 감돌았다.
“예.”
“땅속에서일어서를 죽이고 연꽃이 낳은 아이를 족장을 삼으면 된다. 그 아이가 클 동안 우리 부족 전사가 연꽃과 그 아이를 지키면 그만이다.”
“예, 알겠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당분간 잘 지내라. 땅속에서일어서는 쓸모가 많다.”
“예, 아버지.”
“나가 봐라. 오늘 밤에도 잔치다, 잔치!”
“예, 쉬십시오.”
그렇게 큰눈과 이빨, 그리고 전사가 밖으로 나왔다.
“짝이 돌아오셨네요.”
큰눈의 말에 이빨이 인상을 찡그렸다.
“으음…….”
“어쩌실 거죠?”
“……모르겠다.”
“이달투들에게 끌려갔다가 돌아온 여자들은 이상한 것들을 낳는다고 들었는데…….”
“으음…….”
이빨은 그저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다. 그리고 이빨의 움막에서 이빨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는 새롭게 이빨이 맞이한 짝의 눈치를 봐야 했다.
“큰눈 님!”
전사 하나가 다가와 큰눈에게 머리를 숙였다.
“무슨 일이지?”
“이번에 악어가 된 것들 중에 큰눈 님의 전사가 되고 싶다는 놈이 있어서 데리고 왔습니다.”
전사의 뒤에는 뚜따가 당당한 자세로 서 있었다.
뚜따는 땅속에서일어서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내 전사가 되고 싶다고?”
큰눈이 뚜따를 품평하듯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
“예, 큰눈 님! 큰눈 님께서 가장 큰 창이라고 들었습니다.”
“하하하! 그래, 내가 가장 큰 창이지! 내가 검은고래 부족도 모두 죽이고, 족장도 죽였다.”
검은고래 부족 족장과 전사들의 목은 악어머리 부족의 전리품이 되어 장대에 걸려 있었다.
“대단하십니다.”
“너는 어느 부족 출신이지?”
“저는 악어머리 부족입니다.”
“새롭게 악어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가장 용맹한 악어이신 큰눈 님을 따라 저도 악어가 되고 싶습니다.”
항상 아부는 귀에 달게 느껴지는 법이다.
그렇게 뚜따는 큰눈의 부하가 됐다.
* * *
피 냄새에 환장하는 피라냐 낚시는 별거 없다.
그냥 대나무 꼬챙이에 미끼를 달고 물에 담그기만 하면 된다.
물가에 급조한 대나무 낚싯대만을 넣고 가만히 있자 몸이 근지러운지 몸을 들썩이던 이달투드워프 4가 물었다.
“이렇게만 하면 물고기가 잡힙니까?”
“보면 알지.”
탁타타탓! 탁타닥탁!
낚시는 손맛이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코모도왕도마뱀의 앞다리를 강물에 담그자 피 냄새를 맡은 피라냐가 살점을 물고 뜯는 손맛이 마침내 느껴졌다.
“오호? 제법 묵직하네…….”
바로 힘껏 낚싯대를 올렸고, 코모도왕도마뱀의 살점을 먹기 위해 달라붙어 물고 있던 피라냐들이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딸려 왔다.
“와!”
낚싯대에 매달려 있다가 강가에 떨어져 펄떡이는 피라냐를 본 이달투드워프들의 입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터졌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요즘 이달투드워프들은 대단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좋은 말도 한두 번이지 계속 들으니 식상했다.
“어서 대나무 통 가져와!”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나무 통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예, 주인님!”
그리고 이달투드워프들은 펄떡이며 물을 찾는 피라냐의 꼬리를 집어 대나무 통에 집어넣기 바빴다.
-무리에게 능력을 보여 명성 수치가 3포인트 상승하였습니다.
투투툭! 투투툭!
낚싯대를 한 번 들어 올릴 때마다 피라냐가 열 마리 이상 딸려 나왔고, 족족 대나무 통에 담겨 팔딱거렸다.
-낚시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생성 메시지가 떴다. 아니, 바로 안 뜨는 것이 이상했다.
“자, 이렇게 하면 된다.”
시범을 보였으니 이제 내가 직접 낚시를 할 필요가 없다.
“예, 알겠습니다!”
사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은 많다.
이렇게 낚시를 통해 잡는 방법이 있고, 이전에 했던 것처럼 통발을 쳐서 잡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멸망한 붉은개 부족처럼 웅덩이의 물을 퍼내어 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다.
‘우리 강가에도 있었지…….’
통발을 쳤을 때, 큰바위가 회수한 통발에 팔뚝만 한 피라냐가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잡아서 말리거나 염장을 하면 겨울에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또 하나 늘어난다.
우리는 몇 번의 낚시질로 가지고 온 대나무 통을 다 채울 수 있었다.
피라냐들은 피 냄새에 취해 살점을 물고 뜯느라 자기 죽는 줄도 모르고 딸려 왔고, 슬슬 낚싯대에 꿰인 코모도왕도마뱀의 살점도 너덜너덜해졌다.
인간들도 피라냐와 다를 것이 없다. 물고 뜯으면서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다 적이야, 다 적!’
특히 큰눈이 이끄는 악어머리 부족은 반드시 적이 될 것 같다.
“주인님, 대나무 통에 다 채웠습니다.”
“그럼 가서 구워 먹어야지.”
“예, 주인님!”
지글지글!
대나무 꼬챙이에 꿰인 피라냐가 모닥불에 타닥타닥 익으며 먹음직한 향을 내고 있었다.
‘배를 채우고 나면…….’
야간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습지 거대 거머리의 덩치는 큰 만큼 무겁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들고 가려면 몸뚱이에서 내가 쓸 피만 짜내야 한다.
“압축식으로 만들면 되겠지.”
기름 추출 도구를 구상하자 놀랍게도 내 눈앞에는 만들어질 도구의 설계도의 모형이 그려졌다.
‘딱 좋네.’
만들기만 한다면 제대로 기름 짜는 도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 구웠습니다. 주인님!”
이달투드워프2가 가장 살이 많이 붙은 통통한 피라냐 구이를 들고 내게 왔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네.”
“예, 헤헤헤! 제가 신경을 써서 구웠습니다.”
역시 이달투드워프2는 아첨꾼이다. 뭐, 이렇게 입안에 혀처럼 군다면 아첨꾼이 나쁠 것은 없다.
‘네가 내시의 시초 같다.’
이달투드워프2가 거세만 당하면 내시라고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이달투드워프2를 강제로 성불구자로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모두 넉넉하게 먹어라!”
“예, 주인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식사는 끝이 나고 있었다.
“남는 물고기는 어떻게 할까요?”
“모닥불 밖에 좀 던져.”
“예?”
“옵저버들도 좀 먹어야지.”
“옵저버가 뭡니까?”
이달투드워프1이 궁금하다는 듯 내게 물었다.
“박쥐들 있잖아.”
“아~ 그렇군요.”
이달투드워프1이 고개를 끄덕이며 남은 피라냐를 여기저기 던졌다.
‘배트맨, 너희들 몫이다.’
-감사합니다요.
‘잘 감시해라.’
-예, 알겠습니다요. 주인님!
‘공예품 스킬이 업그레이드됐네.’
눈앞에 내가 만들 도구의 모형이 둥둥 떠 있었다.
이제는 저것을 보고 그대로 만들면 된다. 우선 꽤 큰 대나무 통의 하단부에 상아의 뼈로 만든 송곳으로 구멍을 뚫었다.
-계획한 도구의 제작이 35% 진행되었습니다.
-제작 성공 확률이 45%로 상승했습니다.
메시지가 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