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55
155화
“저들은 동굴사람이 아닙니다. 제 부하인 이달투드워프고, 제게 머리를 숙이는 부하이자 하늘 부족의 부족민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이달투드워프1이 우리와 공격이란 말을 듣고는 깜짝 놀라 두 손을 내저으며 해명하듯 말했고, 늑대발톱은 그 말까지는 알아듣지 못했는지 괴성으로 들리는 것 같았다.
“알고 있어.”
나는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내게 말하는 이달투드워프1을 보며 말했다.
“예, 주인님!”
늑대발톱에게 이달투 출신 이달투드워프들이 믿음을 줄 수 일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족장이 그렇다며 그런 거겠지만 그래도…….”
“걱정 마세요. 화살촉은 화살이 있어야 강력한 무기가 되죠.”
“하지만 화살촉을 만드는 돌도끼는 검은 돌로 만든 무기다. 검은 돌은 귀하다. 그리고 다른 돌보다 위협적이기도 하고.”
“그렇죠. 하지만 저는 걱정 안 해요.”
“……알았다. 족장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늑대발톱도 이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지시를 잘 들어.”
“예, 주인님!”
가내 수공업이나 다름없는 작업의 순간이다.
“돌도끼를 호박돌에 부딪치면 이렇게 쉽게 깨진다. 그리고 호박돌에 갈아서 이것처럼 만들면 된다.”
나는 화살촉을 넣어 둔 작은 대나무 통에서 화살촉을 하나 꺼내 보여 줬다.
“예,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호박돌에 이 날카로운 도끼를 찍어서 깨트리고 이렇게 뾰족하게 갈라는 말씀이신 거죠?”
이제야 이달투드워프1이 제대로 일머리가 터진 것 같다.
“그렇지! 이제야 말귀가 좀 통하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에게 설명을 잘해 줘라.”
“예, 알겠습니다.”
막둥이처럼 꼬박꼬박 알겠다고 대답하는 이달투드워프1을 봤다.
‘근력이 다른 이달투드워프들보다 낮네.’
물론 저 정도의 근력이면 키가 작아도 사각 방패 정도는 손쉽게 들 수 있다. 그리고 사각 방패를 들고 있지 않아서 사각 방패의 방어력이 전체 방어력에 빠졌지만 다른 전체 방어력은 제일 높았다.
불개미 던전 화염 공격대 이달투드워프들이 입고 있던 대부분의 불개미 방어구 세트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이달투드워프1의 것은 다시 만들어 줬다.
‘재료는 충분하니까.’
그 대신에 시간이 없다. 그래서 아직 나는 큰바위와 늑대발톱 그리고 이달투드워프1만 완전무장을 시킨 상태다.
‘레벨 업에 따른 성장이 일머리에 다 몰렸구나.’
아마도 다른 이달투드워프들도 근력 수치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을 봤다.
이달투드워프들의 근력 스텟은 모두 200이 넘었다. 하지만 이달투드워프1의 근력은 고작 130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대신에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의 일머리 스텟은 제자리걸음처럼 몇 안 올랐는데, 이달투드워프1의 일머리 스텟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에 비해 작업에 대한 이해력이 월등하게 높았다.
‘큰바위가 200이니까…….’
이달투드워프들은 레벨 업을 하면 할수록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근력과 체력만은 눈에 띄게 강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이달투드워프1을 빼고는 모조리 돌대가리다.
‘저러다가 이 지구에서 드워프가 활개 치게 되는 거 아니야?’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달투드워프들의 생김새는 전형적인 드워프처럼 생겼다.
키도 작고 못생겼다. 아마 지금쯤이면 이달투드워프들 중 몇 놈은 손재주 스킬이 생성되었을 수도 있다.
요즘 들어 부쩍 내가 만드는 것을 곧잘 따라 만드니 말이다.
‘나쁠 것은 없지.’
정말 제대로 된 배틀액스만 쥐여 주면 딱 드워프일 것 같다.
“바로 설명해 주겠습니다.”
이달투드워프1이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흑요석 도끼를 하나 집어 들고 이달투드워프들에게 달려갔다.
“잘 봐라! 주인님께서 새로운 일을 주셨다!”
이제 이달투드워프1이 곧잘 작업에 대해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에게 설명을 한다.
“어떤 일인데? 십장아!”
“이렇게 호박돌로 검은 돌을 내려치는 거야!”
나는 이달투드워프1이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에게 설명하려는 모습을 보고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인 늑대발톱을 봤다.
“그런데 삼촌.”
“왜?”
“흑요석 도끼는 어디서 구했어요?”
“검은 도끼 말이냐?”
“예.”
“그건 저 산에 사는 부족과…….”
“으악!”
그때 이달투드워프1이 비명을 지르며 종아리를 잡고 주저앉았고, 내게 말을 하려던 늑대발톱이 놀라 고개를 돌려서 이달투드워프1을 봤다. 그리고 나 역시 인상이 찡그려졌다.
‘조심하라고 해야 했는데.’
흑요석은 날카롭기는 하지만 충격에 약하다. 그래서 저렇게 내려치면 파편들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열심히 일을 하려고 의욕이 앞선 이달투드워프1이 흑요석을 너무 강하게 내려쳤다가 파편이 종아리 앞부분에 박힌 것 같다.
“괜찮아?”
나는 바로 뛰어가 주저앉아 있는 이달투드워프1에게 물었고, 이달투드워프1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일어나려고 했다.
“괜…… 괜찮습니다.”
안 괜찮아 보인다. 많은 수의 자잘한 파편이 종아리 앞부분에 박혀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앉아 있어.”
“괜찮습니다. 바로 일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겠다는 이달투드워프1을 늑대발톱이 물끄러미 봤다.
“앉아 있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이달투드워프1의 앞으로 가 한쪽 무릎을 꿇고 직접 흑요석 파편들을 빼 줬다.
‘치유의 손길을 쓰면…….’
손에서 빛이 뿜어진다.
많이 봐 왔던 이달투드워프들이라면 몰라도 비가 와서 밖으로 나가지 않은 부족민 전원이 볼 것이다. 그건 좋은 일이 아니다.
“……삼베 천을 가지고 왔어요.”
연꽃이 눈치 빠르게 삼베 천을 가지고 와서 내게 건넸다.
“고마워.”
“많이 다친 것 같아. 곪으면 안 되는데…….”
원시인들에게 살이 곪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장애나 죽음을 의미할 것이다.
“괜찮을 거야.”
나는 바로 담뱃잎과 깨끗한 천으로 응급처치해 줬다.
“감…… 감사합니다. 주인님!”
“어휴, 조심해라.”
“걱정을 끼쳐서 죄송합니다.”
이달투드워프1은 울상이 됐고 그런 이달투드워프1을 늑대발톱은 아무 말도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다쳤으니 오늘은 그냥 쉬어.”
“아, 아닙니다. 제가 하지 않는다 해도 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시키지 않으면 아직 일을 제대로 못합니다.”
그건 사실이다. 그리고 말려도 일을 하겠다고 말할 것 같다.
“그럼 쉬엄쉬엄 쉬어 가며 일해. 시키는 것만 잘해도 일을 잘하는 것과 같다.”
“예, 주인님!”
“이봐, 일어날 수 있겠어?”
그런데 놀랍게도 보고만 있던 늑대발톱이 이달투드워프1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달투드워프1이 내게 보이는 충성심을 느낀 것 같다.
“고맙습니다.”
이달투드워프1은 늑대발톱이 손을 잡고 일어서라고 말한 거라 이해했는지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늑대발톱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적어도 너는 믿을 수 있겠다.”
늑대발톱은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은 몰라도 이달투드워프1은 믿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 정도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다.
‘관계가 개선될 것 같네.’
* * *
“저는 산에 좀 다녀올게요.”
“산에?”
“이제는 조심하라는 말을 할 필요도 없겠지?”
제비꽃은 여전히 나를 걱정한다. 모든 어머니들이 다 그런 것처럼 말이다.
“조심할게요.”
“땅속에서일어서 족장아!”
그때 할머니가 나를 부르셨다.
“예, 할머니!”
“빛도 같이 데리고 가라.”
“예?”
할머니는 애써 나를 빛과 가까이하게 만들고 싶으신 모양이다.
“아닙니다, 저 혼자 가도 됩니다.”
“어디에 과일 나무가 있는지 알아야 과일을 딸 거 아니니? 족장은 항상 바쁘다. 과일을 따는 일은 여자가 해야 하는 일이다. 족장이 할 필요는 없단다.”
“그렇기는 하죠.”
“그러니 항상 네가 따라다닐 수는 없지 않겠니? 그러니 빛을 데리고 가라. 그러면 빛이 여자들을 데리고 과일을 따올 거란다.”
“그럼 연꽃을 데리고…….”
물론 마음은 빛을 데리고 가고 싶다. 그리고 그 숲에서 거사(?)를 치를 생각이 굴뚝같다. 물론 할머니도 그러라고 빛을 데리고 산으로 가라고 하시는 것 같다.
“연꽃은 안 된다. 큰어미는 부족을 떠나서는 안 된다.”
할머니는 단단히 마음을 먹으신 것 같다.
평범한 원시인 남자가 빛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숲에 데리고 가면 일어날 일은 뻔하다고 생각하시는 할머니시다.
“그런 겁니까?”
“그래, 그래서 큰어미다. 그러니 빛을 데리고 가라.”
“……예.”
나는 마지못해 대답한 척을 하면서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있는 연꽃을 봤고, 연꽃 역시 이제야 올 것이 왔다는 듯 받아들이는 눈빛을 보였다.
할머니는 부족의 많은 여자들과 내 자식들을 통해 혈족을 많이 늘리실 생각이신 것 같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오냐. 연꽃은 제비꽃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니 가 봐라.”
감이 온다. 아마도 내가 또 한 명의 짝을 맞이하게 될 상황에 대해 설명, 아니, 강요를 하실 것 같다. 그 강요는 어머니의 몫이 된 것 같다.
* * *
숲의 초입.
“우리, 어디로 가는 거죠?”
둘이서 이렇게 울창한 숲을 헤매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숲에 왔다고 짐승(?)처럼 바로 달려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냥 과일 숲이라도 찾아볼까 해서…….”
원시시대에는 대부분 군락을 형성해 자란다. 그러니 과일 나무 군락만 찾으면 한동안 식량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그래요? 저도 도울게요.”
“끼끼가 있는 곳을 찾으면 될 것 같다.”
“끼끼라고요?”
“음…… 아마도 원숭이일 거야. 여기에서는 그렇게 부르더라고.”
“누구한테 들은 거죠?”
이제 제대로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다.
“망할 놈들!”
“망할 놈들요? 이렇게 거대한 산과 숲이니 다른 부족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들이 뭔가 했나요?”
“서로 물물교환도 하지.”
“물물교환이요? 뜬금없이 물물교환은 왜요?”
빛은 내가 왜 그들을 망할 놈들이라고 표현했는지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내게 되물었다.
“놈들이 나를 잡아서 다른 부족에 팔려고 했거든.”
지금 생각을 해도 어이가 없다. 그때 사실 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사람을 죽이면 레벨 업을 하게 된다. 내 부족과 내가 위태로운 상황이 아니라면 사람을 죽여서 레벨 업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사람을 죽일 때는 레벨 업이 아니라 부족의 족장으로서 부족을 지킬 때뿐이다.
“그럼 그놈들은 다 죽었겠네요?”
“아니, 똥이라서.”
“예?”
“굳이 죽일 필요는 없지. 똥은 원래 더러워서 피하는 거잖아.”
물론 다음에 만날 때 다시 내게 돌창을 던진다면 그냥 둘 생각은 없다. 다시 만날 때면 어쩌면 부족과 부족의 전투가 될 테니까.
* * *
‘아마 이쯤이었지?’
나는 한번 가 본 곳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카아아악!
그때 야수돌격대1의 울부짖는 소리가 거대한 숲을 진동시키듯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고, 이빨호랑이의 포효라는 것을 알아차린 빛은 바로 활에 화살을 걸었다. 산에서 만나는 이빨호랑이는 결코 캭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괜찮아! 걱정 마!”
자연스럽게 나는 빛의 손을 잡았다.
“하, 하지만 샤벨 타이거입니다! 혹시 모르니 조심하세요.”
지난 어비스에서는 저것을 샤벨 타이거로 불렀고 그건 위험한 몬스터라는 의미였다.
카아옹!
바위 위에서 어제처럼 이빨호랑이인 야수돌격대1이 나타났다. 그리고 바로 빛이 시위를 당겼다. 여차하면 쏘겠다는 거다.
“익숙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