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339
339화
다다닥! 다다닥!
“이야얍!”
레드는 들고 있던 마력 검을 휘둘러 붉은 검기를 뿜어냈고 동시에 안타라고스의 가디언들이 거칠게 포효하며 대검을 휘둘렀다.
가디언의 대검이 뿜어낸 한기 서린 회오리바람이 레드의 검기와 충돌했다.
쉬우웅!
‘희생!’
레드는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스스로 미끼를 자청한 것이다.
다다닥!
나는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놈들을 향해 달려들어 천부의 검을 휘둘렀다.
좌아악!
검에서 나온 붉은 검기는 놈들의 한기를 뚫고 날아가 가디언의 목을 베었다.
크아아악!
동굴 안에 거친 비명이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내가 천부의 검을 거침없이 휘두를 때마다 가디언들의 목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허어어억!”
한편 가디언이 뿜어낸 회오리바람을 그대로 맞은 레드는 거친 호흡을 내쉬었다.
만약 내가 먼저 달려나갔다면 상황은 내가 레드처럼 됐을 것이다.
‘희생정신…….’
레드는 휴먼이 가진 마지막 불굴의 힘, 희생정신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레드!”
“허어어억…….”
온몸이 얼어붙고 있는 레드였다. 레드의 거친 호흡엔 한기가 가득했다.
“치유의 손길!”
내 손에서 뿜어져 나온 빛에 닿은 레드의 생명력이 1/10 정도 상승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퍼어억!
“으악!”
내가 치유의 손길을 쓰느라 한눈 판 사이 가디언이 휘두르는 검에 맞아 나가떨어졌다.
-불개미 세트의 내구력이 50퍼센트까지 하락했습니다.
-치명적인 일격을 통해 생명력이 30퍼센트까지 하락했습니다.
쿠우웅!
정말 엄청난 힘을 지닌 놈들이다.
“으으으윽!”
레드는 고통에 겨운 듯 신음을 토해냈다.
‘빨리 녹이지 않으면 안 돼!’
나는 다급한 마음에 어금니를 깨물었다.
츠츠츠으으윽!
그때 천부의 검에 목이 잘린 가디언들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젠장…….”
언데드도 아닌 놈들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여기까지인가…….’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지는 순간이다.
“땅, 땅속에서일어서!”
점점 더 얼어붙고 있는 레드가 내게 말했다.
“왜?”
저벅! 저벅!
가디언들이 거대한 대검을 들고, 나와 레드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도망쳐라.”
“싫거든!”
“너라도 도망쳐야 우리 혈족들을 보호할 수 있다.”
레드는 휴먼의 한계를 느끼고 모두 체념한 듯 말했다.
“싫다니까.”
절체절명의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목을 베도 쓰러지지 않는 놈들이라면 불에 타지 않을까?’
지금 내 수중에 화염병이 딱 두 개 있다. 나는 바로 품에서 부싯돌을 꺼냈다.
‘빙룡의 기운을 받은 놈들이니까 한번 해 보자.’
탁탁! 탁탁!
내가 부싯돌을 칠 때마다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화염병의 심지에 불이 쉽게 붙지 않았다.
‘젠, 젠장…….’
“어, 어서, 어서 피해라. 다음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라도 넌 살아남아야 한다.”
“입김 좀 뿜어내지 마!”
레드가 말할 때마다 뿜어내는 한기 때문에 수명이 주는 것 같았다.
저벅! 저벅!
이제 안타라고스의 가디언들이 나와 레드 앞에 섰다.
‘젠장 끝인가…….’
타닥! 타닥!
나는 어떻게든 불을 붙이려고 부싯돌을 부딪쳤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레드의 목을 쳐라! 그러면 너를 내 가디언으로 삼아 줄 것이다. 흐흐흐!
그때 사악한 빙룡 안타라고스가 전음으로 속삭였다.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부싯돌을 부딪치며 소리쳤다.
-그렇다면 네놈도 얼려 주마!
빙룡 안타라고스의 전음과 동시에 가디언이 대검을 힘껏 들어 올렸다.
‘이대로 얼어 죽는 건가.’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쉬우웅!
그때 내 등 뒤에서 무언가 날아들어 가디언들 앞에 떨어졌다.
쨍그랑!
화화화! 화화화!
화염병이 깨지면서 만든 화염 기둥에 가디언들이 주춤했다.
“화, 화염병?”
“폐하를 보호해라!”
이달투드워프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다다닥! 다다닥!
20명의 이달투드워프가 묵직한 사각 방패와 횃불을 들고 일제히 나를 에워쌌다.
쉬우웅!
잠시 당황했던 가디언들이 다시 대검을 휘둘렀다.
솨아아악!
쩌저저적!
가디언의 대검이 만든 한기 서린 회오리바람은 방어진을 친 이달투드워프들에게 휘몰아쳤고, 20명의 이달투드워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달투드워프 3이 강력한 한기 공격을 받아 사망했습니다.
-펫의 사망으로 인해 명성 수치가 500포인트 하락하였습니다.
-이달투드워프 17이 강력한 한기 공격을 받아 사망했습니다.
-펫의 사망으로 인해 명성 수치가 500포인트 하락하였습니다.
이달투드워프들이 사망했다는 메시지가 연속적으로 떴다.
“젠, 젠장!”
이달투드워프들은 충성심 때문에 명령을 어기고 허무하게 죽은 거였다.
“어서 화염병을 던져요!”
빛의 앙칼진 소리가 동굴에 쩌렁쩌렁하게 울렸고, 그와 동시에 100여 개가 넘는 화염병이 일제히 날아갔다.
쉬우웅! 수우웅!
쨍그랑! 쨍그랑!
화화화! 화화화!
한기가 서려 있던 빙룡 안타라고스의 동굴이 순식간에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
츠으으윽!
안타라고스의 가디언들이 괴성을 지르며 빠르게 녹아내렸다.
얼어붙은 레드도 열기 때문에 온몸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으으으으!”
신음을 뱉으며 겨우 일어선 레드는 내 옆에 섰다.
“저들도 휴먼이었군.”
이제는 물웅덩이가 된 20명의 이달투드워프를 보며 레드가 말했다.
“저 멍, 멍청한…….”
이 세계에서 단 한 번도 누구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다. 지금 나는 나를 위해 희생한 이달투드워프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저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자.”
바드득!
레드의 말에 이빨을 갈았다.
“망할 놈의 안타라고스!”
내가 절규하는 이 순간에도 화염병과 기름통은 전방으로 계속 날아갔다.
“계속 던져라. 곰 사냥하듯 계속 던져라. 다 녹여 버린다!”
“예, 알겠습니다. 폐하!”
그렇게 한기 가득했던 동굴 안은 열기로 가득 찼다. 나를 위해서 희생한 20명의 이달투드워프는 얼음이 녹은 물이 되어 영영 사라졌다.
‘반드시 기억하마!’
바드득! 절로 어금니가 깨물어지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진격한다. 전사들은 더 많은 화염병과 기름을 가지고 와라.”
다다닥! 다다닥!
으으으으윽!
거대한 화염의 열기로 빙룡의 기운을 잃은 가디언들 역시 거의 다 녹아내렸다.
다다닥! 다다닥!
나와 레드가 횃불을 들고 놈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지지직! 지지직!
화염에 반쯤 녹은 놈들을 횃불로 지지고 검으로 베었다. 화염병은 끊임없이 날아들고 있었다.
[이…… 이 망할 놈드으으을-!]그때 빙룡 안타라고스의 괴성이 전음을 통해 우리에게 들렸다.
-빙룡 안타라고스를 보호하는 한기 결계가 사라졌습니다.
그때 반가운 메시지가 떴다.
찌이이잉!
그와 동시에 벽이었던 동굴이 반으로 갈려져 입구가 열렸다.
“저곳이 안타라고스의 레어다.”
드디어 놈의 레어에 도착한 것이다.
“빛! 화염병은 얼마나 남았어?”
“200개 정도 남았습니다.”
“기름통은?”
“30개 정도 있습니다.”
“저 안으로 다 집어 던져!”
“예, 알겠습니다. 모두 던져라!”
빛의 힘찬 외침과 동시에 내 전사들이 기름통과 화염병을 빙룡 안타라고스의 레어에 일제히 집어던졌다.
“횃불까지 다 집어 던져!”
내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쉬우웅! 쉬우웅!
쾅! 콰쾅!
화화화! 화화화!
거대한 불꽃이 우리 근처까지 퍼졌다.
“레드!”
“들어가자.”
저벅! 저벅!
그렇게 나와 레드는 빙룡 안타라고스의 레어를 향해 들어갔다.
“폐하를 따라라!”
지이이잉!
빛이 소리쳤지만 이미 빙룡 안타라고스의 레어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폐, 폐하…….”
빛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 * *
“이…… 이건…….”
지난 어비스에서 본 레드의 던전과 겹치는 순간이다. 넓은 공간은 광활한 평야처럼 느껴졌고, 천장 또한 지하 궁전처럼 높고 웅장했다.
그 한가운데서 거대하단 말로도 모자란 엄청난 크기의 빙룡 안타라고스가 나와 레드를 노려보고 있다.
“네놈도 축축하게 젖었군.”
화염의 열기에 비늘이 녹아 축축한 빙룡 안타라고스를 보고, 힘을 조금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드래곤이다.”
레드가 내게 말하며 검을 고쳐 잡았다.
“그렇지, 드래곤이지.”
“결국, 여기까지 왔군!”
빙룡 안타라고스는 살기 가득한 거대한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안타라고스! 누구도 우리의 세계를 파괴할 수 없다.”
레드가 당당히 안타라고스에게 소리쳤다.
“네놈들의 세계? 흐흐흐! 신의 꼭두각시인 주제에 네놈들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나? 모든 것은 신의 뜻에 달렸다. 신이 원하는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신께서는 절대 자비롭지 않다. 나는 네놈들을 없앨 것이고 또한 이 세계를 파괴할 것이다.”
“신의 꼭두각시는 너다-!”
내가 빙룡 안타라고스에게 소리쳤다.
“모두가 신의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꼭두각시다.”
순간 빙룡 안타라고스가 콧등에서 차가운 바람을 뿜었고, 나와 레드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했다.
‘엄청난 한기다. 가디언보다 더 매서운 바람을 뿜어내는군.’
하지만 우리는 물러날 곳이 없다.
빙룡 안타라고스를 소멸시키고 팽창하는 광역필드를 클리어 해야 한다.
“간다!”
다다닥!
나는 천부의 검을 고쳐 잡고 빙룡 안타라고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서거걱!
솨아아악!
내 검과 빙룡 안타라고스의 회오리바람이 격돌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