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12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112화
“여기요.”
“감사합니다.”
“근데 어디가 아파서 오신 건 아닌 것 같고, 어떤 일로 오셨는지 궁금하네요.”
“며칠 전에 제 동료가 다녀갔는데 예치된 치료비가 바닥난 것 같아서요. 추가로 기부 좀 하려고 하는데 괜찮겠죠?”
“하하하! 당연히 괜찮죠. 제가 다 전달은 못 해 드려도 고마워하는 전화나 메일이 꽤 옵니다.”
“가끔 전화나 메일을 받기는 하는데 병원으로도 연락이 오는지는 몰랐네요.”
“병원 게시판에 보면 아직도 댓글이 달리는데 한 번도 못 보셨어요?”
“네. 경찰청 게시판도 안 보는 편이라서요.”
“하긴. 바쁘신 분이니 그럴 만도 하죠.”
* * *
이날 나는 경찰병원에 50억을 기부하기로 하고 바로 이체했다.
세금 때문에라도 기부 좀 하라던 누나 말도 생각나고 해서 아까워하지 않았다.
이게 또 어떻게 알려졌는지 청장이 저녁 식사에 나를 초대했다.
“언제 한번 보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는구만.”
“감사합니다. 청장님!”
“경찰병원에 또 큰돈을 기부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네. 로또에 당첨되고 재테크에 꽤나 성공한 모양이지?”
“네. 운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운이 좋다고 될 일은 아닌데 어떻게 한 건가?”
“제가 운이 좋았다고 말한 건 때마침 돈을 굴려줄 인재를 만났다는 겁니다. 그분이 지금 C&U홀딩스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계시죠.”
숨길 이유가 없다.
그리고 청장 정도 되는 인물이면 현경 누나가 말했던 고스트 펀드에 초청해야 하는 상대다.
그래서 초청받은 김에 밑밥을 까는 중이다.
“어? 그 회사는 요즘 혜성처럼 등장한 투자사라고 하던데 그 회사가 자넨 거였나?”
“네. 제가 대주주이긴 하지만 경영은 유현경 대표가 책임지고 있어서 전 그냥 가끔 보고나 받는 정돕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거기 찾아갔다가 거절만 당하고 돌아왔다던데 그 회사가 자네 회사라니 정말 놀랍구만.”
“언제 찾아뵙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C&U홀딩스에서 고스트 펀드를 만들 생각입니다.”
“고스트 펀드?”
“네. 고스트 펀드가 뭐냐 하면 말입니다.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고스트 펀드가 뭔지 장황하게 설명했다.
투자사에서 돈을 불려줄 생각이니 비리와 청탁은 생각도 하지 말라는 거다.
상당히 노골적으로 말했더니 잠시 표정이 일그러지긴 했는데 금세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음, 자네가 말한 의도는 알겠는데 거센 유혹을 떨쳐낼 정도로 수익이 나는지가 문제 아니겠나?”
“수익은 분명히 날 겁니다. 어떤 투자사도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말입니다. 참고로 C&U홀딩스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투자 규모가 수천억 단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조 원이 넘습니다. 그 정도면 증명된 거 아닐까요?”
“맙소사! 1년 사이에 그렇게나 많은 수익을 냈단 말인가?”
“네. 유능한 인재와 운이 겹치니 그런 일이 발생하더군요. 청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놀랍군. 하지만 나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타락하는 이유가 단지 돈뿐이라고 생각하나?”
“돈과 명예, 권력 그리고 가끔은 여자도 원인이 되겠죠. 하지만 최소한 돈과 명예는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겁니다. 사람이 전부 다 가지려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권력은 포기하란 말인가?”
“12만 5천 경찰의 수장이신데 지금 정도론 만족하지 못하시는 모양이죠?”
“글쎄, 솔직히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군.”
“우리나라에서 권력이라 함은 결국 선거에 출마해야 하는데 그것도 돈이 필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권력을 쥐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둘 다를 가지기 힘들기에 정경유착이 일어나는 거다.
그래서 돈을 불려줄 테니까 뭘 하려거든 떳떳하게 자기 돈으로 하라는 거다.
그래야 깔끔하게 청탁을 거절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럴 정도의 돈을 합법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건가?”
“종잣돈이 문제긴 하지만 청장님의 경우 5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공직자로서 문제가 될 일은 정리하셔야 합니다. 누군가의 잘못으로 고스트 펀드가 위험해지는 건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았고, 자네가 원하는 건 없나?”
“제가 원하는 건 작게는 우리 특수본이 크게는 경찰이 외압으로부터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는 겁니다.”
“오래 경찰 생활했지만, 최 경위, 자네 같은 경찰은 처음이군. 그리고 자네 제안은 심각하게 고민해 보겠네.”
“네, 청장님. 오늘 저녁은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다니 다행이군.”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다음에 봄세.”
청장을 만나고 온 뒤로 현경 누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평온했고, 애써 알아보지 않는 이상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낼 수 없는 세상이다.
뉴스에 나오는 기사가 모두 사실인지도 의심스럽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런 시기를 겪는 중이고, 나는 그런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다.
* * *
오늘도 봉고차를 끌고 나가서 수배범 두 명을 체포해서 돌아왔다.
한 명은 집시법 위반이라 별 영양가는 없는 수배범이고 다른 한 명은 수배 전단지에 여섯 번째로 올라 있는 흉악범이다.
살인 한 건에 강도 세 건을 저지르고 수배 중인 범죄자라 ‘언제 한 번 걸려라.’ 하고 있었는데 인천항에서 얼쩡대다가 때마침 수배범 쇼핑에 나선 나에게 걸린 것이다.
“들었어? 특수본에서 수배범 또 잡았다잖아.”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 나갔다 하면 수배범을 잡아서 돌아오는 거지?”
“몰랐어? 특수본에서 출동하면 범죄자 쇼핑하러 나간다고들 하잖아.”
“그러게. 처음에는 상설기관으로 특수본을 만든다고 해서 특혜가 아닌가 싶었는데 이제 보니까 그럴 만했어. 안 그래?”
“처음엔 다들 그랬지. 근데 실적 올리는 거 보고는 누가 욕하겠어.”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지다 보니 특수본에서 사용하는 전용 봉고차가 배정될 정도였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사비로 봉고차 한 대를 사서 우리가 사용하고 배정된 차는 돌려주었다.
매주 범죄자 쇼핑에 나서는 통에 특수본 검거율은 전국 단위로 따져도 역대 최고를 경신하는 중이다.
굳이 따지자면 그중에서는 내가 최고의 검거율 기록 중이다.
범죄자를 두고 경중을 따지기 뭐 하지만 영양가를 따져도 어떤 강력팀보다 우선하는 실적을 자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전기수 지청장의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갔는데 본청에 회의하러 서울에만 가면 우쭐해져서 돌아올 정도로 우리는 잘하고 있었다.
“무진아, 이대로만 가면 너는 물론이고 팀 단위로는 우리가 전국 검거율 1위 먹고 상도 받겠는데?”
“상 받으려고 일하는 거 아니잖아요.”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는 건데 받으면 좀 어때서.”
“근데 검거율 1위하고 저만 진급하면 어쩌죠?”
“아쭈! 나를 넘어서시겠다?”
“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
“어쩌긴 어쩌겠냐? 네가 진급하게 되면 특수본에 남기는 어려울 거야. 족보가 꼬여도 너무 꼬이잖아.”
“그렇긴 하겠네요.”
고작 1년 만에 경감으로 진급할 일이야 없긴 하겠지만 왠지 느낌이 좀 쎄하다.
만약에 내가 경감으로 진급하게 되면 팀장급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오경태 선배, 박장우 선배를 제치는 거라 같은 팀에 남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근데 경위로 진급한 지 겨우 1년인데 설마하니 또 진급이 되겠냐?”
“세상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저번에 청장님 만났을 때 무슨 언질이라도 받았냐?”
“그런 거 아니에요.”
“근데 뜬금없이 왜 그런 소릴 해?”
“그냥 해 본 거예요.”
“그냥이라고?”
“왠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뭐 그런 겁니다.”
“촉하면 최무진인데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벌써 된 거 같다야.”
내가 하는 말은 마치 예언처럼 이루어지는 일들이 많다 보니 파트너인 박 선배는 한마디도 허투루 듣지 않았다.
“에이~ 말이 그렇지, 장난이에요.”
“장난이래두 그런 말 하덜덜 마라.”
“그러지 말고 지난 주말에 선본 거나 말씀해 보세요.”
박 선배는 결혼 정보 회사에 등록했는데 자그마치 VIP 등급으로 등록해서 수차례 맞선을 보고 있었다.
이미 이혼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은근히 눈이 까다로워서 아직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쁘긴 한데 자리에 앉자마자 시부모님 모셔야 하는지부터 묻더라.”
“재혼인데 그런 질문 할 수도 있잖아요.”
“아무리 조건에 맞춰서 맞선을 보는 거지만 상대를 먼저 알아보려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에이~ 너무 까다로운 거 아니에요?”
“그러는 넌?”
“제가 뭘요?”
“넌 왜 연애 안 하는데?”
“저야 이제 서른인데 급할 거 없잖아요.”
“어머님은 선보라고 난리시라며?”
“그거야 부모님들은 원래 다들 그러시잖아요.”
요즘은 한남동 집에만 가면 선보라고 난리여서 자꾸 일 핑계로 피하게 된다.
그러다 한 번씩 집에 가면 여지없이 잔소리하시는 통에 가짜 연애라고 해야 할 판이다.
“나는 노력이라도 하지. 넌 아무것도 안하잖아.”
“전 자연스런 만남이 좋습니다.”
“네 얼굴에 나 돈 많아요. 하고 써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강력계 형사를 좋아라 하겠냐. 그러지 말고 너도 결혼 정보 회사에 가입해.”
“전 아직 연애할 마음이 없으니까 강요하지 마세요.”
“강요가 아니라 권유야.”
“아유, 됐다니까 그러시네. 저 먼저 퇴근할게요.”
가까이 있는 오피스텔로 걸어가다가 근처 BAR에 키핑해 둔 술이 생각나서 그리로 향했다.
보름 전에 진철이가 놀러 왔을 때 들렀던 BAR였다.
인테리어 깔끔하고 재즈 음악을 틀어주는 곳이다.
여기를 알게 된 것도 진철이가 재즈 음악을 좋아해서 미리 검색해본 곳이라고 해서다.
키핑해 둔 술 때문이지 마음에 든 바텐더가 있어서는 아니다.
“안녕하세요. 최 경위님!”
“어? 절 기억하세요?”
“그럼요. 기억력 하나로 먹고 사는데.”
가게 사장이라고 전에 인사했던 여사장이 나를 알아보고는 인사를 건넸다.
최 경위라고 하는 걸 보니 진철이가 날 그리 소개했던 기억이 났다.
“보름 전에 딱 한 번 왔는데 그걸 기억하시다니 놀랍네요.”
“민망하게 왜 그러세요. 이거 맞죠?”
“네.”
정확하게 진철이랑 먹다 남긴 술을 가져다 놓고는 신속하게 얼음을 준비하고 간단한 마른안주까지 내왔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네.”
여사장은 빠르게 준비해준 다음 다른 손님을 응대하러 가고 바텐더가 대화 상대를 해주러 내 앞으로 와서 앉았다.
이런 양주 BAR는 대게 여자 바텐더만 있고, 남자 직원은 주방에만 있던지 단순 심부름하는 웨이터만 있는 편이다.
근처에 재즈 밴드가 나오는 곳이 있다면 좋은데 진철이도 찾아내지 못하는 곳을 내가 찾아낼 수는 없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처음 뵈는데 술을 보니 처음은 아니신 모양이네요?”
“네. 보름 전에 한 번 오고 오늘이 두 번쨉니다.”
“제가 손님 기억은 잘하는데 그날 쉬는 날이었나 보네요.”
이름표를 보니 서윤경이라고 적혀있다.
신체 전부가 보이는 건 아닌데 미인에 몸매도 좋아 보이고 볼륨감도 빼어났다.
심지어 웃는 얼굴도 예쁘다.
“여긴 오래 일하셨나 보죠?”
“1년에서 조금 모자라요.”
BAR가 처음은 아니라서 바텐더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아는데 서윤경은 절대로 먼저 술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권했다.
“한잔하실래요?”
“호호호, 좋죠.”
한참이나 같이 대화하면서 느낀 건데 대화가 잘 통하는 거 같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