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16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116화
“참, 고스트 펀드 가입자는 많아요?”
“공직에 있는 동안엔 모르는 것이 좋아.”
“도긴개긴이에요. 고스트 펀드가 알려지고 저란 관련된 C&U홀딩스에서 운용하는 상품이란 것이 알려지면 구설에 오르는 건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래서 모른 척하라는 거야. 존재는 알아도 누가 가입했는지는 몰라야 거짓말이 아닌 것이 되니까. 대신 회사 이름으로 여기저기 기부해서 회사 이미지는 신경 쓸게.”
“알았어요.”
내가 1년에 2계급 특진이라는 전대미문의 주인공이 됐어도 동료 경찰에게 인기가 좋은 것은 경찰병원에 거액을 기부한 덕분이다.
그런 거 보면 기부도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거였다.
* * *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남동공단 끝자락에 있는 한 고물상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본래라면 광수대에 맡겼어야 할 사건인데 본부장이 사건을 가지고 왔다.
“저희는 인지 사건을 우선으로 하는데 왜 이 사건이 저희한테 떨어진 거죠?”
“피해자가 국회의원 처사촌이란다.”
“팀장님, 그럼 청탁받은 겁니까?”
“비슷해. 하지만 어쩌겠냐, 지청장님한테 꼭 좀 잡아달라고 했다는데.”
없는 사건을 만든 것도 아니고 자기 처사촌이 고물상 주인이라 범인을 꼭 잡아달라고 한 거다.
말을 들어보니 특수본을 언급한 건 아니고 전기수 지청장이 특수본이 유능하다는 생각에 설레발을 친 거다.
그런데 참 일이 공교롭다.
이명진 의원의 처사촌이 살인 사건 피해자라니 말이다.
“누가 맡습니까?”
“장우랑 무진이 사건 없지?”
“네.”
“니들이 맡아.”
“네에.”
박 선배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단순한 사건인지 알고 현장에 도착했더니 지구대에서 나온 순경들이 질서 유지를 위해 구경꾼을 통제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고물상 바다자원 사장 장유철이고 복부에 칼에 찔린 자국이 다섯 개나 있었다.
보통 이렇게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것은 원한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또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상한데요?”
“뭐가?”
“고물상이 너무 휑하지 않아요?”
“그게 이상한가?”
“저기 간판을 보세요. 여긴 비철 전문인데 고철만 조금 남아 있고, 야드가 텅텅 비었잖아요.”
“사인을 보면 원한 관계로 보이는데 그게 아닌 건가?”
“탐문을 좀 해봐야겠어요.”
“그럼 넌 탐문해 봐. 난 사건 현장 좀 볼게.”
“그러세요.”
역시 내 예상대로였다.
주변 공장을 상대로 탐문해 봤더니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 야드에 고물이 가득 차 있었는데 그게 모두 사라졌다는 거다.
“뭐 좀 나왔어?”
“네. 제 예상대로 살인 사건 전에 고물로 가득했답니다.”
“그럼 장유철을 죽이고 돈 되는 고물은 모두 가져갔다는 거잖아.”
“그렇죠. 사람들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비철 고물이 꽤 쌓여 있어서 몇 억 원어치는 됐을 거랍니다.”
“고물이 그렇게나 돈이 되나?”
“구리나 티타늄 뭐 그런 것들인데 킬로그램당 단가가 꽤 되는 모양이에요.”
“생각보다 복잡한데?”
“일단 비철 고물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어떻게 하려고?”
“주변에 고물상이 꽤 있나 봐요. 몇 군데 둘러보면 대충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그럼.”
국가 공단이라 그런지 공단 내부에만 해도 고물상이 많았고, 대부분은 비철을 전문으로 하는 고물상들이었다.
구리나 귀금속류는 수거한 후에 국내 정련 업체에 파는 것이 대부분인데 티타늄, 몰리브덴, 탄탈, 촉매류는 대부분 해외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단다.
그러니 사람을 죽이고 훔쳐 간 비철 고물을 돈으로 바꾸려면 해외로 내보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갑자기 비철 수출이 늘어난 무역상을 찾기 시작했다.
“바다자원 말고도 피해 고물상이 또 있었습니다.”
“그래?”
“그게 참 용의주도한 놈이에요. 모두 관할이 다른 고물상을 털어서 연결된 사건이 아닌 것처럼 유도한 것 같은데요?”
“네 말대로 갑자기 거래량이 늘어난 회사를 찾아보자.”
* * *
“응?”
“왜 그래?”
“BS메탈이란 곳이 가장 유력합니다. 지난 분기 거래량에 비해 매출이 다섯 배로 불었어요.”
“그럼 조사해보면 되지. 뭐가 이상하다는 건데?”
“BS메탈 사장이 남봉수란 사람인데 남기홍 시장 사촌 동생이라네요.”
“그걸 어떻게 알았는데?”
“남봉수가 평소에도 엄청 자랑하고 다녔답니다. 그래서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럼 시장 사촌 동생이 국회의원 처사촌을 죽인 거잖아.”
용의자는 시장 사촌 동생이고 피해자는 국회의원 처사촌이다.
이만하면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니라 인천이 들썩거릴 만한 사건이 돼버린 것이다.
“하아~ 죽겠네.”
“뭐가요?”
“확실한 증거 아니면 남봉수 체포하기 힘들 거야.”
“시장이 난리 칠까 봐요?”
“당연하지. 자기 사촌 동생이 살인 혐의로 잡힌다면 가만있겠냐?”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사촌 동생 보호하려고 자기 정치 생명을 걸겠어요.”
“그런가?”
“당연하죠. 다만 증거는 확실해야 하니까 남봉수를 파봐야죠.”
아직은 정황증거일 뿐 남봉수가 사람을 죽이고 비철 고문을 훔쳐 갔다는 증거는 없었다.
그래서 바다자원 주변 CCTV를 모두 훑어서 분석하는 중이고 미행과 잠복을 시작했다.
“살해 도구도 없고, 목격자도 없어서 쉽지 않겠어요.”
고물에 바코드가 달려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매출이 늘었다고 용의자로 특정할 수가 없어서 하는 말이다.
“그러게 말이다.”
“근데 왜 다섯 번이나 찔렀을까요?”
“하긴 나도 그게 의문이긴 해. 숨이 끊어지는 거 보려고 찔렀어도 두세 번이면 족할 텐데 다섯 번이나 찔렀다는 건 개인적으로도 감정이 있었다는 거니까.”
“두 사람이 평소 알고 지냈던 거 아닐까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섣불리 건드리기보단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서 우리는 끈질기게 남봉수와 BS메탈을 감시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수사에 난항을 겪는다는 뉴스 보도가 나가고도 이틀이 지났을 때 드디어 남봉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단에 위치한 BS메탈 야드에서 출발한 5톤짜리 집게 트럭이 야심한 밤에 밖으로 나가더니 동인천 배다리에 위치한 작은 고물상에 도착했다.
당연히 우리도 따라붙어서 약간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웠고, 집게 차 기사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야심한 밤이긴 해도 너무 거침없는데요?”
“그러게. 사전에 얘기된 거라 해도 믿겠어.”
“영장도 없고 어쩌지?”
“어쩌긴요. 고물상이잖아요. 고물 팔러 왔다고 하면 되죠.”
“아!”
집게 차 때문에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고물상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란 것을 깜빡한 거다.
“가시죠.”
“빈손이잖아.”
“이게 있잖아요.”
“수갑을 고물로 판다고?”
“안 산다고 하면 나오면 되잖아요. 그리고 보세요. 집게 차 기사 혼자뿐이잖아요.”
“나도 그게 이상하기는 했어.”
사전에 거래에 합의했다손 치더라도 고물상 주인이 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집게 차 기사는 도착하자마자 거침없이 행동하고 있었다.
“저기요, 아저씨! 저기요?”
쾅쾅쾅!
집게 차 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는 것 같아서 쇠 파이프를 들고 집게 차 측면을 두들겼더니 그제야 집게를 멈추었다.
“뭡니까?”
“여기 사장님이세요?”
“그런데 왜요?”
거짓말이다.
분명 BS메탈에서 나오는 걸 봤는데 이 고물상 사장이란다.
“경찰인데 신분증 좀 봅시다.”
“내가 주인이라니까 왜 작업 방해를 하고 지랄인데?”
경찰 신분증을 보여줬는데도 욕을 하면서 대들려고 했다.
“그러니까 신분증 좀 보자는 거 아닙니까?”
고물상에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는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확실한 건 이 사람은 남봉수가 아니다.
그래서 신분증을 보자고 한 건데 경찰 신분증을 보고도 그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보통은 경찰이라고 하면 신분증 보여주고 빨리 끝내려고 할 텐데 이놈은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설마 시장 사촌 동생이라는 남봉수를 믿고 이러는 걸까?
“난 그런 거 없어.”
거칠게 대답해서 처음엔 몰랐는데 톤 다운이 되니 북한 쪽 사투리가 나온다.
조선족이거나 탈북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불법 체류 중입니까?”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냥 돌아가요. 일개 경찰이 끼어들 판이 아니니까.”
이건 또 무슨 개소리지?
“우린 일반 경찰이 아니라 인천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소속입니다. 당신이 타고 온 이 집게 차가 BS메탈에서 나오는 거 봤습니다. 여기 주인도 없는데 다짜고짜 고물을 차에 실으면 훔치는 거 맞잖아요.”
“여기 사장이랑 다 얘기된 거니까 나서지 말아요.”
“기다리세요. 확인해 볼 테니까.”
박 선배는 이미 신다현 경장에게 연락해서 배다리 고물상 주인이 누군지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배다리 고물상 주인 심석영 씨가 실종신고가 돼 있다는 거다.
그것도 불과 두 시간 전에 말이다.
“이봐요. 여기 사장님이 실종신고 됐는데 정말 거래한 것이 맞는 겁니까?”
“실종?”
“몰랐다는 겁니까?”
“나야 남 사장이 시키니까 하는 일인데 정말 실종됐답니까?”
“경찰이 없는 말 하겠습니까?”
“나는 그냥 일하는 사람이라 사장이 시켜서 한 것뿐이에요.”
화를 내던 집게 차 기사가 아까보단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자기도 사장이 시키니까 하긴 하는데 여기 고물상 주인이 실종됐다고 하니 께름칙해진 것이다.
“일단 작업 중지하고 서까지 같이 좀 가주시죠.”
“날 체포하는 겁니까?”
“체포는 아니고 임의동행입니다. 여기 사장이 실종됐다니까 지금 하고 있는 행동에 문제가 조금 있어서요.”
“심각한 겁니까?”
“사장이 시킨 일 한 거니까 문제는 없을 겁니다. 다만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만 하면 됩니다.”
집게 차 기사를 데리고 특수본 사무실로 돌아간 우리는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진술서를 받은 다음에 돌려보냈다.
그런데 남봉수가 문제였다.
경찰서로 와달라는 연락을 무시했고, 찾아가도 만나주지를 않았다.
* * *
“소환에 불응하고 연락도 받지 않는 걸 보면 아무래도 배다리 자원 사장 실종사건과 무관하지 않은 거 같은데 체포 영장은 왜 안 나오는 거죠?”
“시장 사촌 동생이라니까 눈치 보는 거겠지.”
“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네요.”
시장 사촌이 이렇게까지 힘을 발휘하다니 냄새가 난다.
남봉수가 남기홍 시장의 비자금을 책임진다든가 하는 뭔가가 있는 거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 해도 지금 상황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뭐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일단 남봉수부터 찾아야죠.”
“어떻게?”
“휴대폰 위치추적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그건 그렇지. 근데 그다음엔?”
“남봉수를 감시해야죠. 남기홍 시장도 마킹하고.”
“시장까지 마킹한다고?”
이번 일에 시장이 개입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촉이 좋다고는 하지만 이런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가 좀 애매해서 시장을 마킹하겠다고 한 거다.
“시장 마킹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마킹할 거면 이명진 의원 쪽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으음… 하죠, 뭐!”
“너무 쉽게 대답하는 거 아니냐?”
“선배님한테만 밝히는 건데 사실은 제가 정보원을 좀 많이 활용하는 편입니다. 누군지 밝히긴 좀 그렇고 아무튼 이럴 때 도움 받을 수는 있어요.”
“무슨 소린지 알았으니까 잘해 봐. 그때그때 정보 공유는 하고.”
“그래야죠.”
시장과 국회의원을 마킹하다가 들통나면 본부장이 곤란해질 수 있지만, 진구 아저씨를 통하는 일이라 들켜도 경찰이 곤란해지는 일은 없을 거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체포 영장이 기각된 상황이라 남봉수를 감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진구 아저씨를 통해 남봉수와 남기홍 시장의 재산과 계좌 내역, 그리고 차명 재산까지 모조리 찾아내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꽉 막힌 상황에서도 돌파구는 생겼다.
집게 차 기사가 다시 우리를 찾아온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