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61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61화
순애도 아들에게 들어서 효진이가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주말에 왔었다는 얘기하면서 돈 빌려달라고 또 찾아오면 절대 도와주지 말라고도 했었다.
“괜한 걸 한다고 설치다가 계약 위반으로 감옥에 가게 생겼지 뭐겠수.”
“됐다. 효진이 고것이 우리 유진이 괴롭힌 거 생각하면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아. 근데 그런 애를 도와주라고 날 찾아와?”
“언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지 딸 귀한 줄 알면 남의 딸 귀한 줄도 알아야지. 썩 나가!”
“그러지 말고 이번 한 번만 도와줘. 우린 가족이잖아.”
“뚫린 입이라고 잘도 지껄이는구나.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으니까 그만 돌아가.”
으득!
나진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수치심을 참아보려고 했지만, 성격 어디 안 간다고 하더니 눌러 놨던 성깔이 폭발했다.
“흥! 얼마나 잘 사는지 봅시다.”
나진은 거의 쫓겨나다시피 밖으로 나와서는 침을 탁 뱉었다.
자기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 이렇게 넓고 좋은 집에 사는 언니를 보니 비위가 상한 것이다.
“두고 봐. 내가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누구 듣는 사람은 없지만, 악담을 퍼붓고 돌아섰다.
* * *
“가족이니까 도와달라고 했다구요?”
―소용없다고 하니까 잘 사는지 두고 보자면서 가더라.
엄마도 속이 상했는지 이모가 가고 나서 내게 전화해서는 하소연하셨다.
“잘 참으셨어요. 그리고 한 번쯤 겪을 일이었으니까 그러려니 하세요.”
―그만 끊어라. 가게 나가 봐야겠다.
“네. 쉬엄쉬엄하세요.”
―그래.
유진이 때문에 시작한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절대 멈출 생각은 없었다.
‘이젠 어쩔 겁니까?’
진호 형에게 절대 합의해주지 말라고 부탁해 놓았으니 절대 협상은 없을 것이다.
“또 그 표정이냐?”
“네?”
“너 말이다. 가끔 그런 표정 짓잖아. 살벌하게.”
“아, 분한 일이 있어서 가끔 생각하다 보면 그런가 봅니다. 근데 어디 다녀오세요?”
“병원에.”
“무슨 사건 터졌어요?”
병원에 다녀왔다길래 나도 모르는 사건이 터졌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게 아니라 임관 동기 중에 범인 잡다가 다친 친구가 있어서 경찰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다.”
어쩐지 오전 내내 보이지 않더니 그새 서울에 있는 경찰 병원까지 다녀온 듯했다.
“많이 다쳤어요?”
“간이 좀 상했다고 하더라. 수술비가 꽤 나왔는데 걱정하길래 내가 수술비 내주고 오는 길이다.”
박 선배도 10억 원이 넘는 돈이 생겼으니 동기에게 도움 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형편이 넉넉해졌어도 천만 원이 넘는 수술비를 투척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더 그렇다.
“오! 친하신 분인가 보죠?”
“몇 년 만에 본 거다. 소식 듣고 병문안 간 건데 제수씨 보니까 도저히 그냥 올 수가 없더라. 그래서 수술비를 계산하고 나왔는데 이게 또 가슴이 훈훈해지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이래서 연예인들이 기부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기분이 묘하더라.”
“그 기분 저도 얼마 전에 느꼈잖아요. 대상은 좀 다르지만.”
“그래?”
“전 강아지 보호소였습니다.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는데 100마리가 넘는 강아지를 혼자 돌보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사료랑 운영비를 지원해주기로 했거든요.”
“잘했네. 암튼 네 덕분에 동기도 도울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경찰도 제복을 벗으면 그냥 평범한 서민이다.
보통의 서민은 천만 원이 넘는 수술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 박 선배 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게 왜 제 덕분입니까? 선배님에게 측은지심이 많아서 그런 겁니다.”
“오! 그런 말도 할 줄 알아? …근데 말이다. 다치는 경찰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공상 인정 비율이 얼마죠?”
공무 중 상해를 인정받아도 치료비 전액을 받을 수는 없다고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종합병원을 갈 정도로 다치거나 아프지 않아서 관심이 없던 탓에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30%밖에 안 돼. 전에 강력계 부임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칼에 찔린 적이 있는데 치료비 때문에 몇 달 급여 홀라당 했었잖아.”
“선배님도 칼에 찔린 적 있으세요?”
“선배님도? 그럼 너도 찔린 적 있었냐?”
이래서 한국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말해 놓고 아차 싶었는데 인생 1회차에 찔려서 죽었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다른 사람과 비교한 거라고 했다.
“그런 거 아닙니다.”
“난 또…….”
“어쨌든 70%는 자기 부담이란 거네요?”
“그렇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수씨도 수술비 때문에 걱정했던 거고.”
이래 놓고 경찰보고 사명감을 가지라고 하다니 말이 안 되는 거다.
개인적으로 보험에 들어 놓지 않는다면 일하다 다쳐도 제대로 된 보상은커녕 자기 월급만 축나다 보니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도 내가 봤던 강력계 형사들은 몸 사리지 않고 범인들 잡으러 다니는 것 같아서 새삼 존경스러웠다.
“일하다 다친 경찰들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네요.”
“얼마나 벌었길래 그런 생각을 하겠다는 거야?”
“생각보다 훨씬 많이 벌었어요. 그래서 이런 것도 날아왔잖아요.”
“그게 뭔데?”
“금감원에서 물어볼 것이 있다고 다녀가라는 소환장이에요.”
“소환장?”
“네. 제가 주식으로 벌어들인 돈 때문에 다녀가라는 겁니다.”
“대박! 다른 사람한테 절대 말하지 않을 테니까 나한테만 살짝 말해 주면 안 되냐? 궁금해 죽겠어서 그런다.”
“제가 말씀드리면 말하고 싶어서 죽을 걸요?”
쩝!
“귀신이네.”
아니라고는 안 한다.
나도 박 선배 성격을 아니까 말 못 해주는 거다.
막 떠들고 다니는 타입은 아닌데 팀원들에겐 비밀이 없는 탓이다.
“큭큭! 그러니까 말씀드릴 수 없는 겁니다.”
“아, 서 과장님 이사한 거 아냐?”
“이사하셨어요?”
“큰돈이 생겼는데 좁은 집에서 살고 싶겠냐? 그리고 딸내미 피아노 방 만들어 준다고 이사했다고 하더라.”
“집들이 안 하신대요?”
“조만간 할지도 몰라.”
드륵!
집들이 한다길래 언제 하냐고 물어보려는데 문자가 왔다.
‘심화수?’
얼마 전에 로또 복권 3등짜리를 주고 작전세력에 대해서 알아봐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연락이 왔다.
그리고 어쩌면 연락이 안 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연락한 것을 보니 뭘 알아내긴 한 듯했다.
“저 좀 나갔다 올게요.”
“어디?”
“정보원 만나러요. 급한 일 생기면 연락주세요.”
“알았다.”
심화수를 만나러 가는 길에 유 대표에게 전화를 받았다.
“네. 대표님!”
―통화 괜찮으세요?
“네. 말씀하세요.”
―금감원에 다녀오는 길이에요?
“대표님도 소환장이 날아왔어요?”
―네. 대연증권에 박승호 팀장이란 분이 작전세력으로 구속됐는데 소명하라고 해서 다녀오는 길이에요.
“저도 다음 주에 가야 하는데 별이 없으셨어요?”
―네. 금감원도 혐의점이 없다는 거 알긴 아는데 경고 차원에서 부르는 거 같아요.
“경고요?”
―네. 다음에도 이런 경우가 있으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다는 거죠.
이런 일에 고작 증권사 팀장 하나 잡아넣었으면서 애먼 사람에게 경고라니 우습지도 않았다.
모르긴 몰라도 상선은 잡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일은 단순한 경제사범이 아니라 재벌이나 정치권이 엮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다음 주 금감원 갔다가 사무실에 들르겠습니다. 변호사 대동할 필요는 없겠죠?”
―네. 다음부턴 신고하겠다고만 하세요.
“네. 그럼 다음 주에 금감원에 가서 소명하고 사무실로 갈게요.”
―네. 기다릴게요.
통화를 끝내고 조금 더 달려서 월미도에 도착했다.
혹시 몰라서 햄버거랑 커피를 준비했는데 심화수는 고맙다면서 금방 해치웠다.
“뭔가 알아낸 모양이죠?”
“그렇소.”
“듣기 거북하니까 그냥 편하게 말씀하세요. 저보다 훨씬 연장자신데.”
“그래도 될까?”
“괜찮아요. 다들 그렇게 하니까.”
“배려해줘서 고맙군.”
“고맙긴요. 제가 편하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다. 근데 뭘 알아내긴 한 겁니까?”
“나한테 작전세력에 대해서 알아 오라고 해서 가장 최근 일을 알아봤는데 용데그룹 오너 일가 3세인 신승록 용데마트 본부장이랑 세화그룹 오너 일가 3세인 세화텔레콤 기획팀장이 상선이라고 하더군.”
구체적인 정보도 주질 못했는데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정보를 알아 왔다.
유현경 대표는 박승호란 사람이 지목됐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거물들이 배후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입니까?”
“거기까진 아직이야. 재벌들 오너 일가쯤 되면 정보 통제가 보통 아니거든. 제대로 알아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야. 그러길 원하나?”
“글쎄요. 아직 판단이 서질 않네요.”
“자네가 원하는 정보는 맞는 건가?”
“네. 제가 찾던 정보가 맞습니다.”
“다행이군. 그리고 한 가지 물어봐도 되나?”
“제가 답할 수 있는 거라면 말씀드리죠.”
“내게 준 로또복권 3등이 될 걸 알고 있었나?”
“왜 그리 생각하시죠?”
“딱 필요한 만큼만 제공해주고 자네가 날 시험한 것 같아서 말이야.”
맥락은 아는 사람인 것이 정확하게 내 의도를 알아챘다.
이런 사람이라면 정보원으로 활용해도 충분하겠다고 판단이 섰다.
“맞습니다.”
“놀랍군. 로또 복권은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야.”
“말씀드리기 애매한 부분이라 절 믿는다면 그냥 비밀로 해주세요.”
“자네가 그렇다면 알겠네.”
“저도 같이 일하고 싶은데 비밀 유지는 해주셔합니다. 그리고 아저씨 혼자는 기동력도 떨어지고 마침 혼자 움직이느라 고생하시는 분도 있으니 서로 협력했으면 합니다.”
“솔직히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형편은 아니라서 어째도 상관없네.”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기다리지.”
호텔 밖으로 나가면서 이회승 선배에게 전화해서 인천에 있는지 확인해 봤는데 마침 주안에 있다고 해서 월미도로 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번엔 2등 당첨 번호로 기입해서 로또 복권을 구입했다.
“이거 받으세요.”
“이번에도 3등인가?”
“3등보단 도움이 되실 겁니다.”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2등 복권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1등 욕심에 번호 조합을 이리저리해서 1등을 유추해보려고 하겠지만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어지간해서는 어려울 것이다.
“내 과거에 대해선 궁금한 거 없나?”
“조직에 있었던 거 말고 다른 과거가 있으십니까?”
“같이 일하기로 했으니 고백할 것이 하나 있네.”
“원치 않으면 숨기셔도 됩니다. 저 그렇게 꽉 막힌 놈 아니거든요.”
“내가 말하고 싶어서 그러네.”
“그럼 말씀해주세요.”
“난 국정원 블랙 요원 출신이네.”
“저, 정말입니까?”
말을 더듬을 정도로 많이 놀랐다.
그냥 과거에 나쁜 일 하다가 몸이 그렇게 된 이후 참회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살모사 클럽은 청부 조직을 조사하기 위해서 위장 잠입했던 건데 놈들이 날 경찰로 오해해서 위장 오더를 주더니 거기서 날 불시에 습격하더군. 결국 이 꼴이 되고 말았지.”
“그럼 국정원도 아저씨를 버린 겁니까?”
“버렸다기보단 죽은 줄 알고 날 포기한 거야. 나중엔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됐어도 몸이 이 꼴이 됐으니 모른 척하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