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614
613화
78. Never Stop, Never Settle (2)
□ i쿼터 종료
SPURS 16 : 36 WARRIORS
1 차전과는 모든 것이 달랐다. 워리어스의 판타스틱 4는 우리의 수비 진영을 마음껏 헤집고 다녔고, 이틀 전 43득점을 기록했음 에도 패배를 막지 못했던 스테판 커리는 오늘도 작심했다는 듯 계속해서 수비수의 머리 위로 슈팅을 꽂아 넣었다.
이렇게 커리가 공격에서 불을 뿜자, 자연 스럽게 나머지 셋은 수비에 에너지를 좀 더 많이 쏟으며 우릴 괴롭혔다. 클레이 톰슨-케빈 듀란트-드레이먼드 그린은 모두 엘리 트 수비수이고, 그 앞에서 우린 그저, 손쉬운 먹잇감에 불과했다.
어떠한 이는 카와이 레너드라는 선수 하 나 빠졌다고 이렇게나 경기력이 바뀌었느 냐고 뭐라 할 수도 있겠지만, 1+1이 2가 아닌 것처럼 5-1 이 꼭 4가 되지는 않는다.
“우린 뭔가를 잃어버렸다! 코트 위에서 너흰 마치 압도 된 것처럼 보여! 승리를 하겠다는 열정은 어디로 갔지?! 에너지는 대체 어디로 갔느냔 말이야?! 우린 이것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는 팀이야! 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
포포비치로써도 딱히 대안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았다. 나와 시몬스가 각각 5/4득 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스마트의 자유투 1점이 1쿼터 5분 이 후 우리가 기록한 득점의 전부였다.
오히려 시몬스와 내가 투입 된 뒤에는 수비가 더욱 망가지며, 워리어스에 20점을 내 어줬다. 카와이가 없음으로 해서 생기는 문제점을 워리어스는 제대로 파고들고 있다.
“머레이, 대니, 킴, T. 그리고, 드웨인! 네가 나선다!”
이틀 전 첫 경기에서 나는 우리의 에너지 레벨과 경기력이 워리어스의 로테이션을 얼마나 망가뜨려 놓았는지를 생각했었다. 그리고 지금, 정확히 그 반대의 케이스가 우리에게 적용되는 중이다. LA와 파우, 두 사람 모두 코트에서 거의 기여를 하지 못했다.
알드리지는 야투 시도 2개에 그쳤고, 그 마저도 전혀 성공시키지 못했다. 1쿼터가 종료 된 현 시점에서 그가 기록한 지표는 0 득점 2리바운드. 여기에 2개의 실책은 덤이다.
파우가 투입이 되었을 때에는 오히려 워리어스는 스몰라인업을 활용했다. 커리-리 빙스턴-이궈달라-듀란트-D 그린의 구성은 스피드에서 우리를 완벽히 압도했다.
셀 수도 없이 많이 허용한 오픈찬스의 앞 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그것이 빗나가길 기도하는 것이었다.
.
.
(마이크 브린)
“워리어스는 1쿼터 6/9의 3점 슛을 기록 했습니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엄 청난 집중력을 보여줬죠. 1쿼터 스퍼스의 야투 성공률은 고작 23%에 그쳤습니다. 화 면에서도 나오지만, 3점 슛도 6개 중 고작 하나만을 집어넣었습니다. 킴의 1쿼터 막바 지 버저비터였죠. 그게 아니었다면, 더욱 암울했을 겁니다. 어시스트는 세 개에 그친 반면, 실책은 네 개입니다. 스퍼스는 이미 토니 파커라는 플레이메이커를 잃었고, 이 틀 전에는 카와이 레너드도 부상을 입었죠. 정확히 그가 언제쯤 복귀 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제프 밴 건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어요, 마이크 그 두 사람이 아웃되기 전에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는지를 말입니다. 토니 파커는 유타와의 시리즈에서 최고의 선수였어요.”
(마이크 브린)
“반면에 워리어스는 케빈 듀란트의 복귀 로 100%의 전력으로 임하고 있죠. 이런 강팀들간의 매치업에서는 이런 변수가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오, 킴의 3점입니다. 이런 것이 필요하죠, 8점째를 기록하는 킴입니다.”
.
.
지금은 D그린의 수비실수였다. 첫 번째 공격을 잘 수비해 베이스라인 바깥으로 농구공을 밀어내 놓고서도, 이어진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에서 완전히 정신 줄을 놓아버렸다. 현재 워리어스는 이안 클락-톰슨-듀란트-그린-웨스트가 뛰는 중이다.
덤덤한 표정으로 백코트를 하며, 워리어스의 공격을 대비해 본다. 지금 나의 시선은 데이비드 웨스트에게 쏠려 있었는데, 그는 지난 이틀 간 가장 많이 시달린 사람 중 하나였다.
이는 물론 포포비치가 [ ” 데이비드 웨스 트에게 물어봐! ” ] 라고 말했기 때문이며, 인터뷰를 거부할 수 없었던 그는 계속해서 원론적인 입장만을 펼쳤다.
‘당신도 알잖아요. 그건 명백한 고의였죠.’
솔직히 말해, 우리는 이제 그만 카와이의 부상을 털고 넘어가야만 했다. 전날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을 주고받았던 것처럼, 우릴 힘들게 하는 기억을 삼키고 고개를 들어야 한다.
그렇지만 사람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다.
파앙-!
.
.
(마이크 브린)
“드웨인 데드먼. 좋은 블록입니다.”
.
.
만약 오늘 경기가 접전이었다거나 1차전 처럼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더라면, 카와이의 부상을 미처 떠올릴 틈도 없이 경기에 집중을 했을 거다. 허나 결과는 그렇지 못하고, 우린 계속해서 잃어버린 것에 대한 집착을 떨쳐내지 못하는 중이다.
나를 포함해서도 마찬가지. 이러한 것들이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잘 알면서 도, 도통 이런 생각들을 머리에서 털어버릴 수 없었다.
철썩-!
“Damn! 내가 스크린이라고 했잖아?”
“…”
그 결과 우린, 서로에게 신경질적이 되어 가고 있다. 이는 지금처럼 날카로운 반응이 라든가 혹은 아예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지고는 한다.
리더십의 실종.
아무리 많은 부분에서 듬직하지 못했던 카와이 레너드라고는 하지만, 우린 이런 큰 경기에서 그의 공백을 겪고 나서야 그 빈자
리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중이다. 그나마 긍 정적인 점이라면, 그 깨달음이 빠르다는 것.
필요한 점이라면, 우리들 스스로가 깨닫 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부정하거나 제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경우는 흔한 편이다.
“후우우-”
“…”
전이라면 나의 이런 한 숨에 즉각적으로 반응했을 D그린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오늘 그는 나와 매치업을 이룬 내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 순간은 어쩌면 그가 죄책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된 건, 그저 스태프 쪽에서 단속에 나선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카와이의 부상으로 잔뜩 예민해진 AT&T 센터를 자극해봤자,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었을 거다.
지금도 D그린을 잘 살펴보면, 입이 근질 거린다는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씰룩 거리는 입꼬리에서 눈을 거두며, 난 다시 공격을 준비했다.
.
.
(마이크 브린)
“킴, 다시 패스를 받습니다. 카와이의 이 탈로, 그에게 주어진 책임이 정말로 막중해졌죠. 지난 1차전에서는 아주 잘 해냈습니 다만, 루키에겐 정말로 가혹한 일입니다.”
(제프 밴 건디)
“그를 통해, 킴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의문 속에서 NBA에 진출했고, 차츰차츰 본인의 재 능을 증명해왔죠. 그리고 이젠 아무도 의심 하지 않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순간이죠.”
.
.
틱 _
‘이런! 이게 걸려?’
데드먼의 스크린을 통해 2 : 2를 하고자 했을 때, 워리어스는 별 망설임 없이 로테이션을 통해 수비수를 바꿨다. D그린에서 케빈 듀란트로 수비수가 바뀌었던 나는 일 순 골대를 바라보는 시야가 가려지는 걸 느끼며 곧장 몸을 띄워 올렸다.
하지만 슈팅을 던진 직후에서야, 난 그것이 조바심에서 나온 판단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듀란트는 D그린보다 훨씬 더 길 쭉했고, 이런 차이에서 오는 감각에 위협을 느낀 것이다.
그래도 솔직히, 슈팅이 빗나갈지언정 이 것이 손에 걸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듀란트의 손끝에 맞은 농구공은 힘없이 떨어져, 그대로 웨스트의 품에 안겼다.
.
.
(마이크 브린)
“케빈 듀란트의 훌륭한 수비였습니다. 워리어스의 공격. 38 : 19 더블 스코어로 앞서 나가는 중입니다. 톰슨의 페이크. 킥아웃. 웨스트. 왼 손을 사용하는군요! 아주 가볍 게 슈팅을 얹어 놓습니다! 지난 휴스턴과의 시리즈에서 61%의 높은 슈팅 성공률을 기 록했었죠.”
.
.
확실히 수비가 너무 헐거웠다. 실제로 우리가 약해진 것도 있겠지만, 워리어스의 자신감이 훨씬 높아진 것도 분명한 사실인 것 같았다. 너나할 것 없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들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직접 마무리를 하는 중이었다.
신경 쓰이는 건,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케빈 듀란트다. 커리가 없는 상황의 지난 두 포제션 동안에도, 그는 볼을 운반하고 패스를 연결하기만 할 뿐 공격에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뒤, 나는 그 이유를 약간 유추해 낼 수 있었다.
.
.
(마이크 브린)
“오우-! 케빈 듀란트가 선 보인 또 하나의 좋은 수비로군요!”
.
.
지금 이 순간 내게는 다시, 카와이 레너드가 오버랩 되는 중이다.
[ ” 좀 더 수비를 하려고 해. 그러니까, 네가 볼을 쥐어. ” ]
‘카와이… 그래. 네가 분명 그렇게 말했었지.’
아마도 케빈 듀란트는 카와이가 1차전에서 자처했지만 마무리 지을 수 없었던 역할을 하려는 것 같았다. 커리가 없는 지금 이 순간에도, 워리어스의 진영에는 클레이 톰 슨이라는 또 다른 득점 기계가 존재했다.
외에도 이안 클락-D그린-웨스트 모두 언제든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자원들이다. 분명 그는 벤치에서 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본인이 더 수비에 힘쓰겠다고 말했을 거다.
본인이 OKC를 그런 방식으로 등져버린 이유를 찾기 위해. 배신자, 쫄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워리어스를 택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FUCK!!”
“??”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고, 이를 의아하게 바라보던 D그린은 얼굴을 긁적이며 날 미친 사람취급하기 시작했다. 비로소 그의 입에서 말 몇 마디가 나왔지만, 솔직히 그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카와이는 정말로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남에게 표현을 하는 방법도 잘 알지 못했다. 이건 아마도 그의 타고난 성격에, 고교시절에 겪은 비극이 겹친 까닭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와이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그저 방식이 다를 뿐이고, 그걸 이해하려면 정말로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물론이고, 그의 데뷔시절부터 함께한 이들도 여전히 카와이 레너드라는 남자를 거의 알지 못한다.
다만 한 가지. 그는 농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마이클 조던을 동경해 그와 같은 위닝샷을 꿈꾸던 어린 소년일 때부터 늘, 지금과 같은 성공을 꿈꿨을 거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을 손에 넣었다.
.
.
(마이크 브린)
“그린, 드라이브-인. 하지만 다시 가로막 힙니다. 드웨인 데드먼이 2쿼터 투입 되어 골밑 수비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군요. 여 전히 공격권은 워리어스가 가져갑니다. 샷 클락은 16초가 남았네요.”
.
.
난 그가 겪어왔을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파이널 MVP를 차지하고 난 뒤, 아마도 그와 주변은 모두 SPURS의 미래가 누가 될 는지에 대해 아무도 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을 거다.
머지않았던 티미의 은퇴. 그래서 알드리지가 왔다.
[ ” 그는 팀 던컨이 아냐. 그는 라마커스 알드리지라고. ” ]
릴라드의 말이 옳다. 포포비치는 알드리지가 팀 던컨이 되어주길 바랐지만, 그는 절 대로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폽이 바라던 팀 던컨은 전성기의 그가 아닌, 커리어 막바지에서 새로운 길을 터주려고 했던 근래의 티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드리지는 전성기의 티미와 근사하게 어울려 볼 수 있는 정도의 기량을 가진 남자다. 물론 어떠한 상황에서도 더 좋은 선수일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라.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워포워드/센터와 맞붙어 근사 하게 어울려 볼 수 있는 남자가 과연 몇이 나 될는지를.
.
.
(제프 밴 건디)
“스퍼스는 지금보다 좀 더 플로어를 현명 하게 쓸 필요가 있어요. 공-수 모든 부분에서 말이죠. 특히나 지금처럼 더블-팀을 자 주 시도하려고 한다면, 더더욱 그렇죠. 드웨인 데드먼의 좋은 블록이 있었지만, 결국 그 전에 기회를 허용했거든요.”
(마이크 브린)
“웨스트 스텝—백 네, 들어가네요. 생각 해보면 그는 몇 년 전, 지금과는 다른 유니 폼을 입고 많은 득점을 올렸던 선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롤이 축소되었지만, 그의 몸은 확실하게 그 때의 기억을 하고 있죠. 21점. 워리어스의 리드입니다.”
.
.
포포비치는 실패했다. 알드리지라는 남 자를 다루는 것에 대해, 그의 커리어를 통 틀어 매우 드문 실패를 경험한 것이다. 나는 가끔 그가 비디오-룸에 틀어박혀 알드리지의 포틀랜드 시절 경기를 시청하는 걸 확인하곤 했다.
카와이와 함께 스퍼스로 돌아오던 비행 기에서 대화를 나눈 뒤의 일이었고, 아마도 그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알드리지를 새롭 게 다룰 방법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언제나 현재이다. 1쿼터에 보여준 알드리지의 주저를 보며 의아 함을 느꼈던 나이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 할 수 있다.
‘너무나도 오래 되었던 거야. 지금과 같은 짐을 짊어졌던 적이.’
알드리지가 포틀랜드를 떠난 이유는 팀 이 더 이상 높은 무대로 진출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가 그 도시와 프랜차이즈. 그리고 함께 뛰었던 동료들을 얼마나 사랑했는가와는 별개로, 새로운 꿈을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이다.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을 거다. 이 팀이 카와이 레너드의 팀이며, 본인보다 더 젊은 그를 위해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거라는 걸 말이다.
그렇지만 ‘ 희생’은 알드리지가 가장 잘 하는 일 중에 하나였다. 단 한 번도 팀보다 자신을 앞세웠던 적이 없었든 그에게는 가장 쉬운 일이기도 했을 거다.
.
.
(마이크 브린)
“머레이의 슈팅. 다시 빗나갑니다. 하지 만 계속해서 공격권을 유지하는군요. 스퍼스로서는 매우 다행입니다. 점수가 더 벌어 지게 되면, 곤란하니까 말이죠.”
(마크 잭슨)
“워리어스의 수비는 오늘 놀랍도록 효율 적입니다. 킴이 1쿼터 막바지와 2쿼터 첫 슈팅을 성공시켰지만, 그 두 개의 슈팅을 제외하면 4개의 야투 모두가 빗나갔죠. 그리고 워리어스는 끊임없이 약점을 공략하 고 있어요.”
.
.
하지만 현실은 알드리지의 생각보다 훨 씬 더 잔인했다. 포포비치는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 희생 ’을 바랐고, 그건 지난 9 년간 NBA에서 활약했던 올-스타 파워포워 드의 색을 희미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 결과, 알드리지는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이 따금 본능과도 같은 것이 그것을 번뜩이게 만들기도 했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 그것을 끄집어내어 활용 할 수는 없도록 했다.
몸은 기억하지만, 머리가 이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그는 단 한 번도, ‘ 에이스 ’ 로 뛰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카와이가 없는 지금, 그는 나와 같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거다. 어쩌면 비슷하거 나 더 커다란 짐을 짊어진 채로 코트에 서는 것일 수도 있다.
.
.
(마이크 브린)
“탐슨 ”
.
.
“이런! 대니!!”
대니 그린이 단순히 ‘좋은 수준’의 3&D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그것은 그의 공격적인 재능이 캐치&샷에 한정이 되어 있다는 것과 슈팅 못지않게 중요한 수비 상황에서, 종종 이해가 되지 않는 멍청 한 행동을 저지르기 때문이었다.
톰슨이 클락의 스크린을 받아 돌파를 선 택했을 때, 머레이는 분명히 스위치를 하자 고 외쳤었다. 하지만 그는 더블-팀을 했고, 순간은 분명 이 선택이 괜찮아 보였다.
헷지라든가 쇼와 같은 수비로 톰슨의 선 택을 방해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2 : 2대처 수비에는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것이 있다.
.
.
(마이크 브린)
“탐슨! For 3! It’s good—!”
(제프 밴 건디)
“오, 이런. 리커버리가 안됐어요.”
.
.
불같이 대노하는 포포비치의 지적은 리커버리를 잊어버린 대니의 멍한 상태였다. 그는 탐슨이 이안 클락에게로 패스를 보냈을 때, 머레이가 스위치를 외쳤다는 걸 잊 어버리고 함께 클로즈-아웃을 하는 판단을 하고야 말았다.
두 명의 수비수가 한 명의 공격수를 향해 클로즈-아웃을 하는 것. 그리고 패스를 보내기 딱 좋은 위치에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 인 오픈 슈터가 있다는 것.
이 두 가지가 결합되어 3점을 허용한 순간, 폽도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던 거다. 하지만 아직 타임-아웃은 불리지 않는다. 1 쿼터에만 이미 세 개를 소진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휴우우- 모든 것들이 잘 풀릴 때에는 괜찮아 보이지.’
하지만 오늘처럼 모든 것이 풀리지 않는 날,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 보이는 상대가 무장해제를 시켜버리는 것도 모자라 완전히 알몸으로 만들어 부끄러움을 주려고 하는 날.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팀 전체로써의 자 존감이 바닥을 친다.
삐익-!
.
.
(마이크 브린)
“케빈 듀란트의 견제는 매우 놀라울 정 도입니다. 지금도 보세요. 테런스 존스를 완 벽히 압박해 거의 스틸을 만들어 낼 뻔 했죠.”
.
.
선수 교체가 이뤄지고, 포포비치는 백코트 둘을 몽땅 바꿔버리는 선택을 내렸다. 머레이-대니에게 방금 전 상황에 대한 책 임을 모두 물은 것이다. 대신 코트에 들어 선 것은 스마트와 시몬스였는데, 난 이것이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10초도 지나지 않아 나온 시몬스의 실책. 안이한 패스가 듀란트에 의해 가로막혔고, 이를 원-맨 속공으로 마무리 지은 듀란트는 소름끼치도록 냉정한 표정으로 되돌아 섰다.
워리어스의 벤치가 오히려, 더욱 들썩거 리고 있다.
.
.
(마이크 브린)
“45 : 19. 점점 더 스코어는 벌어지고 있습니다!”
.
.
다시 알드리지를 떠올리며, 아까의 생각을 이어간다. 내가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 하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의 이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예전 에는 이러한 것이 싫어 저항도 해봤지만, 차라리 생각을 마무리 짓는 편이 훨씬 더 빨랐다.
다만 그 전에 얼마나, 워리어스가 우리에게서 달아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부디 바라건데, 결론이 가까운 곳에 있기만을 바란다.
.
.
(제프 밴 건디)
“엄청난 위기입니다. 스퍼스에게는요. 솔 직히 이런 말은 조금 잔인하지만, 뭔가 반전을 만들 만한 요소가 보이지를 않아요. 워리어스의 수비가 너무나도 좋습니다. 결 국 농구는 48분이 끝났을 때, 상대보다 1점 이라도 더 많아야 승리를 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스퍼스는 지금 26점차 뒤지고 있죠. 공격. 또 공격을 해야만 해요. 그래야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살려보는 것이 가능 합니다. 2쿼터에 나올 말은 아닌 것 같긴 해도 말이죠.”
.
.
알드리지는 겁을 먹은 거다. 왜냐하면 그에게도 이런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워리어스라는 팀을 상대로 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완벽한 전력일 때에는 괜찮았을 거다. 그가 짊어진 부담감이나 짐들이 늘 이곳에서 겪어왔던 것일 테니까.
허나 오늘 그는 카와이의 공백뿐만이 아니라, 얼마 전에 있었던 토니 파커의 부상까지도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중인 듯 했다.
그리고 그런 짐들은 괜찮았던 어제를 지나, 시합의 순간이 다가오며 알드리지의 눈 앞에 떡하고 나타났을 거다. 아니 어쩌면 본인 스스로도 모르고 있다, 무거워진 어깨에 놀라 새삼스럽게 자신을 돌아봤을 수도 있다.
정말로 그에게 벌어진 일이 무엇이던 간에 중요한 사실은 알드리지가 본인의 시합을 다루는 방법을 완전히 잊어버렸다는 것 이었다. 이건 단순히 오늘 한 경기에서만 그치지 않을 일이다.
4일 뒤에도, 그리고 또 6일 뒤에도.
우리가 워리어스를 상대하는 내내, 알드리지는 방황하고 또 방황하겠지.
‘씨-팔.’
.
.
(마이크 브린)
“다시 또 실책입니다, 스퍼스. 스마트의 패스가 D그린에 의해 가로막힙니다. 하지 만 다시 스틸! 그리고 이안 클릭의 파울입니다. 마르커스 스마트. 본인이 저지른 실수를 곧바로 만회하는군요. 주심들이 진행석으로 다가옵니다. 아마도 지금 파울의 고의 성 여부를 판단하려는 것 같습니다.”
.
.
주심들이 플래그런트를 확인하기 위해 미디어 센터와 연결을 하는 사이, 포포비치는 이를 작전타임으로 활용할 요량으로 우릴 불러들였다. 이는 워리어스 역시 마찬가 지였고, 저들은 이제 이궈달라와 맥카우를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차전에서 단 1초도 코트를 밟지 않은 패트릭 맥카우가 뛴다는 건, 그만큼 그들이 오늘 경기에서 여유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워리어스의 벤치를 바라보던 난, 폽이 다시 우릴 돌려보내기 전 말을 꺼내들었다.
“저기, 폽.”
“…”
나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다. 그 어떠 한 좌절도 절망도, 실망감도 보이지 않는다. 화라도 낸다면 조금 나을 것 같은데, 그런 감정들마저도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욱 주저되었지만, 난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전 알드리지가 필요해요.”
“??”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한 그의 표정. 하지만 여전히, 그 정체를 알 수는 없다.
“지금 뭐라고 했지?”
난 지금의 말에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단어의 선택이 그러했으니까.
“I. NEED. ALDRIDGE. I want play with him.”
“…”
솔직히 무슨 생각으로 이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즉흥적인 결정이라기엔, 지금 이 순간 내가 그리고 있는 장면들은 너무나도 또렷했다. 난 이런 장면들의 마지막 점을 찍기 위해 알드리지가 필요하다.
잠깐 멈춰 선 상태로 날 뚫어져라 쳐다보던 포포비치가, 고개를 돌려 손짓을 보낸다. 그리고 그에 반응한 것은 당연하게도, 플레이오프전용 셔츠를 벗으며 달려오는 알드리지였다.
다시 벤치로 몸을 돌리기 전, 포포비치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고쳐놓게.”
그리고 난 그가 미처 말할 수 없었던 남은 문장도 읽어낼 수 있었다.
‘내가 망쳐놓았던 몫까지…겠지?’
정말로 오늘은 힘든 경기가 될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쉽게 무너 지고 싶지도 않았다.
++++
ㅁ 2쿼터 3 : 32
SPURS 19 : 45 WARRIR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