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I Am a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158
158
56) 월드 시즌 – 1
아마존에 웅크리고 있는 최악의 괴물, 그것은 드래곤이라고 했다. 그것도 미르와 달리 다 자란 드래곤이······.
“······그게 실제로 목격된 겁니까?”
성우의 물음에 러브 의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다행인 점은 그 끔찍한 놈이 한동안은 아마존에서 나올 생각은 없어 보인다는 거지만······.“
그녀는 커피를 홀짝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브라질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성한 플레이어 길드의 영역이었어. 특히 남부 도시에는 꽤 많은 생존자가 살고 있었는데, 어떤 길드는 20레벨이 넘는 플레이어가 10명이나 속해 있을 정도로 막강했지.”
잠깐만, 20레벨이 10명? 성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쉽게 믿을 수 없는 숫자였다.
“10명이라니? 그건 확실한 정보입니까?”
한국 서버의 랭킹 2위인 성우가 23레벨이다. 그리고 랭킹 3위인 정훈이 이제야 20레벨에 도달했으며 랭킹 4위인 지수가 아직 19레벨이었다.
그런데 서버 전체도 아니고 고작 한 길드에 10명이라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성우가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자 러브 의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그 마음 이해해. 우리 역시 브라질 서버와 만났을 때, 그들의 레벨과 무력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었지.”
이들은 특히나 평균 레벨이 낮은 편이었으니, 그 충격이 더 컸을 것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사실 당연한 일이었어. 그들은 매일 같이 아마존이라는 거대한 던전에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막아내며 살아가고 있었으니······.“
“······하루가 다르게 레벨이 오를 수 밖에 없는 환경이겠네요.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생각해보면 아마존이라는 최악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체 강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었다.
미국 동부 지역이 살아남기 좋은 환경이었기에 전반적으로 유약한 상태인 것과 반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 아마존에 의해 몰살당하고 말았어. 그건 불과 일주일 전에 벌어진 일이야.”
그러나 그 강자들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최악의 환경이 키워낸 최고의 전사들이, 결국 환경을 극복해내지 못하고 전멸했다.
그 환경의 이름이 바로 ‘드래곤’일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가 리우데자네이루로 파견했던 사절단이 살아서 돌아왔고, 그들에게 벌어진 끔찍한 재앙을 상세히 전해 들을 수 있었지. 정말이지, 희망을 붙잡기 어려운 이야기를······.“
브라질 서버로 간 사절단은 아마존에 맞서던 전사들이 몰락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약 10일 전, 리우데자네이루의 ‘Barreira(방벽) 길드’는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막아내는 일에 지쳤다. 결국, 그 근원을 제거하기로 마음 먹고 ‘아마존 원정’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무려 13개의 길드가 연합하여 2,800명의 원정대가 꾸려졌으며 35대의 헬리콥터와 400여 대의 중장비가 동원된, 그야말로 브라질의 운명을 건 작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실수였어. 그때 아마존에 잠들어 있던 재앙을 건드리고 만 거야.”
“놈의 분노를 샀군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건 단순한 분노가 아니었어. 브라질, 그리고 남미 전체가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리는 일을 고작 분노라고 봐야 할까? 모든 도시, 모든 생존자, 모든 것들이 남김없이 싹 다 잿더미가 되었다네. 우리는 남쪽 하늘에서 치솟는 불길을 바라보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 생각을 가지기는커녕, 그저 그 불길이 넘어오지 않길 바랄 뿐이었어.”
한 서버가 아닌, 남미의 모든 서버가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다. 단 한 마리의 생명체 때문에······.
“······그건 징벌이었어.”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내 옛 전설을 이야기해주는 노파처럼, 얼굴에 그늘을 걷어내며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장면을 목격한 이들에게 어떤 퀘스트가 주어졌다네. 이게 핵심이야.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게 바로 이 부분이야.”
이어서 설명하길, 드래곤을 목격한 W·P·U의 사절단에게 ‘재앙 퀘스트’라는 낯선 메시지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 세부적인 정보는 이러했다.
[재앙 퀘스트]
– 이름 : 최악의 생명체
– 유형 : ‘처치’ 혹은 ‘도주’
– 목표 : 알수 없음
– 보상 : 알수 없음
당신은 지상을 불사르는 재앙을 목격했다. 그것의 이름은 ‘드래곤’이다.
남아메리카의 모든 생명체를 멸한 그것은 다시금 제 둥지로 돌아가 ‘휴면’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48일 이후에 다시금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활동지는 바로, 당신의 고향인 ‘북아메리카’이다.
당신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무모하게 맞서 싸우거나, 현명하게 도주하거나······.
* 드래곤은 북아메리카를 파괴한 뒤에 다시 ‘휴면’ 상태로 접어들 예정입니다. 그리고 활동을 재개할 때,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이동 예정 지역 : 동아시아)
“······이게 바로 브라질 서버가 깨운 히든 퀘스트야.”
“······.”
드래곤은 아마존에만 머무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 천재지변은 100일 안에 북아메리카를 거쳐 아시아에도 닿을 예정이었다.
‘이러면 결코 남 일이 아니군.’
성우의 생각이 사뭇 달라졌다. 다소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있던 재앙이 발등 위에서 넘실거리는 불덩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 메시지를 처음 본 게 7일 전······ 그럼 아직 41일이나 남았군요?”
41일은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로즈가 깍지를 끼며 성우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럼 그 기간 안에 그 놈을 막을 힘을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하나?”
성우는 고개를 저었다.
“모릅니다. 드래곤이 얼마나 강한지 정확히 모르고 안다고 해도······ 과연 그 정도에 미칠 수 있을까요?”
“······솔직하군.”
“그저 노력하는 수밖에 없죠. 설령 그래도 막을 수 없다면······ 아메리카 대륙을 버리고 놈이 아시아로 넘어올 때까지 또 한 번의 준비 시간을 가지는 수밖에요.”
로즈 의장에게는 끔찍한 소리였지만, 그게 바로 현실적인 플랜 B라는 건 틀림 없었다. 로즈는 한숨을 내쉬었다.
“신이시여······ 그런 일은 부디 없었으면 좋겠어. 40일, 그 괴물이 닥치기 전까지 모든 수를 다 써봐야 해.”
“······.”
“우리가 생각한 방법은 바로 ‘연합’이었고, 자네에게 또 다른방법이 있다면······ 그게 뭐든 우리가 물신 지원하지.”
“······고민해보죠.”
머지않은 미래, 드래곤과의 전투가 예약되었다.
* * *
반나절 만에 허스트 공방에서 호출이 왔다. 의뢰한 아이템이 완성된 것이었다.
성우는 허스트의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시가를 물고 있는 허스트가 성우를 노려보았다.
“······젠장, 골치 아파 죽을 뻔했다. 내 몸에 흐르는 모든 피가 셰이크가 된 것 같아.”
허스트는 그렇게 말했지만, 표정은 의기양양했다.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온 모양이 었다. 그는 바닥에 놓인 철제 상자 위에 발을 올렸다.
텅-
“만들어 놓고 보니 배스킨라빈스에 가져다 놓으면 딱 맞은 물건인데, 아쉽게도 배스킨라빈스가 몽땅 망해버렸지 뭐야.”
“그럼 제가 비슷한 걸 차려보죠.”
그가 상자를 발로 밀어 성우 쪽으로 보냈다. 성우도 발을 들어 올려 그 상자를 받아냈다.
그리고 상자를 열자 백색의 라이플이 하나 들어 있었다.
“어때? 잘 빠졌지?”
그 생김새는 일반적인 라이플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 몸체에 큼직한 실린더가 달려 있었다. 그 실린더 안에는 당연하게도 ‘프로즌 시드’가 들어 있는 상태였다.
전반적으로 ‘드워프제 리피팅 크로스 보우’보다 조금 더 길었으며 두께는 얇았다.
’무게감이나 균형은 아주 잘 잡혀 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겨울 포식자
– 등급 : 불명
– 분류 : 플레이어 제조
– 효과 : 강력한 냉기를 응축하여 탄환을 발사한다. ‘단발 모드’의 경우 분당 50발, ‘확산 모드’의 경우 일격에 50발을 발사한다. (재사용 대기 1분)
– 설명 : 기본 모드는 ‘단발’이며 레버를 아래로 당기면 ‘확산 모드’로 전환, 다시 위로 올리면 ‘단발모드’로 전환된다. 확산 범위는 매우 넓으니 꼭 좌우 확인하고 사용하길 권한다. (제작자 직접 기술)
“그럼 어디 한 번 사용해보겠나?”
의문형이었지만, 허스트는 반드시 당장 사용해보길 권하는 표정이었다. 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시연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화끈하게 한 번 당겨봐.”
성우는 사방이 흙더미로 막혀 있는 사격장에 서서 약 100미터 떨어진 곳의 목표물, 더미 인형을 향해 ‘겨울 포식자’를 겨누었다. 그리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다.
쩡!
반동은 거의 없었다. 고드름 같은 탄환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 더미 인형을 가격했다. 그와 동시에 더미 인형 몸 전체가 얼어붙었다.
‘프로즌 시드의 에너지를 전부 발휘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만 되더라도 상당하다.’
이어서 방아쇠를 연달아 당겼다. 이번에는 두 발 연사였다.
쩡! 쩡!
얼어붙은 더미 인형에 두 발이 더 적중하자, 얼음 덩어리가 거대한 부풀어 오르더니 이내 유리처럼 으스러져 버렸다.
저지력, 상태 이상 부여, 파괴력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 없이 인상적이었다.
“깔끔한 퍼포먼스지? 자, 다음!”
허스트의 말에 무너진 더미 인형이 치워지고 새로운 더미 인형 5개가 레일을 따라 들어왔다.
“다음은 한 번 ‘확산 모드’를 사용해 보게. 내가 써 놓은 설명 봤지? 레버로 조작하면 돼.”
성우는 오른손 엄지로 왼쪽 총몸에 달린 레버를 내렸다. 그러자 총열이 3갈래로 벌어지는 게 아닌가?
“아, 항상 좌우 살피는 거 잊지 마. 네 친구를 투 페이스로 만들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우우웅-
그리고 그 안에서 냉기 에너지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총구 끝에서 작은 눈보라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
성우는 뒷발에 힘을 주고 방아쇠를 당겼다.
쩌저저저저저저一
역시나 엄청난 반동과 함께 수십 발의 탄환이 일제히 쏘아졌다. 그리고 조준을 한 게 무색하게 전방의 모든 곳에 이리저리 내리꽂혔다.
쿠구구구구구구-
피격 지점에서 눈보라가 치솟으며 눈 앞의 풍경이 한순간에 빙하기로 바뀌어버렸다. 총구를 시작점으로 하여 부채꼴 모양으로 모든 게 얼어 붙어버린 것이다.
“······젠장. 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끔찍하군.”
– ‘겨울 포식자’가 ‘과냉각’되었습니다. (1분간 사용 불능상태에 빠집니다.)
총열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고 성우는 총구를 거두었다.
“······솔직히 엄청난 물건이군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정도라면 개인용 공성 병기라고 해도 될 법한 화력이었다.
허스트는 피식 웃으며 시가를 꺼내물었다. 그리고는 심술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뭐? 무슨 그런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 우리 물건 처음 써보는 티를 아주 팍팍 내는군. 메이드 인 허스트는 엄청나거나, 아니면······.”
-(!)
“······응?”
허스트가 말을 멈추고 허공을 바라보며 시가를 도로 뱉었다. 그리고 오만상을 찌푸렸다.
“아, 이런 시발.”
성우 역시 그 메시지, 붉은색 느낌표 아이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그거잖아, 메인스트림? 맞지?”
“그런 것 같습니다.”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이 일어나려고······.”
그런데 이번에는 ‘메인스트림’이 아니었다.
[월드 시즌 시작 안내]
– WORLD SEASON 1 : 조우의 시대(전쟁과 평화)
월드의 모든 플레이어 여러분! 지금까지 각자의 서버 안에서 열심히 살아오신 여러분께, 더 큰 세계를 선사합니다!
당신은 우물 안 개구리인가요? 아니면 아직 날개를 펼치지 못한 나비인가요? 당신은 외부인에게 우호적인가요? 아니면 강압적이고 통제하길 바라나요?
‘서버’가 아닌 ‘월드’가 당신의 운명을 확인시켜줄 것입니다! 지금, 바로 이 시간부터 ‘월드’와 만나고, 교류하고, 나누고, 맞서고, 승리하세요!
[안내 사항(중요)]
서버와 서버 간의 원활한 교류를 위하여 몇 가지의 규칙을 선정하였습니다.
1) 각 서버는 ‘서버 마스터’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 서버의 모든 플레이어는 ‘투표권’을 가지며 단 1명의 플레이어를 ‘서버 마스터’로 추대할 수 있습니다.
2) ‘서버 마스터’는 아래의 권한을 갖습니다.
* 동맹 : 타 서버와 ‘동맹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동맹이 늘어날수록 다양한 ‘혜택’이 발생합니다.
* 선전포고 : 타 서버에게 ‘전쟁 선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선포하는 쪽이 ‘주도권’을 가지고 ‘전장’과 ‘종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항복 : 상대 서버에게 굴복하여 모든 권한을 넘깁니다. 서버가 ‘식민지’가 되며 골드 수입의 일정량이 상대 서버 마스터에게 자동으로 납부됩니다.
“자네, 바빠지겠군그래?”
역사가 증명하듯, 세계의 문이 열린다는 건, 평화보다 혼란을 뜻하는 것이었다.
* * *
그 메시지가 떠오른 직후, 성우 일행과 러브 의장 측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의 접촉도 이번 메인스트림 발행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네. 물론 우리 말고도 세계 각지가 서서히 국경을 열고 있겠지만······.”
퀘스트나 메인스트림은 플레이어들의 행동과 그로 인해 벌어진 사건에 따라서 변화한다.
이번 ‘월드 시즌’ 역시 세계의 경향에 따라서, 갈등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 게 분명했다.
즉, 이 게임의 대항해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떠오른 지 30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한 줄기의 붉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 ‘이집트 서버’가 ‘수단 서버’에 선전포고했습니다.
* 이 전쟁은 ‘공식 채널-1’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이 메시지는 모든 이의 눈에 떠올랐다.
“와, 벌써 전쟁이 벌어지네요?”
“성우 씨, 그럼 우리 서버도······.”
지수의 말에 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서버 역시 주변국의 침략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우려는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되었다.
– ‘중국-1 서버’가 ‘한국 서버’에 선전포고했습니다.
* 이 전쟁은 ‘공식 채널-2’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놈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전쟁을 일으켰다. 안내 사항에 설명된 것처럼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빠르게 움직인 것이었다.
“미친! 아오! 진짜!”
“······이렇게 빨리?”
모두가 격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성우의 표정은 담담했다.
‘예상 못한 전개는 아니다.’
중국 서버, 황제의 침략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바, 그저 이번 월드 시즌이 그 폭발의 불씨가 되어버린 것에 불과했다.
‘하필 이 타이밍인 게 문제지.’
하필이면, 드래곤이라는 엄청난 태풍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 앞에 전쟁이라는 홍수까지 마주하고 말았다.
“······어쩌죠?”
지금, 모든 이들이 성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나 로즈 의장의 표정이 어두웠다.
전쟁으로 성우의 발이 묶이면 드래곤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카드를 잃게 되는 셈이니 말이다.
’전쟁은 피할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
도대체 드래곤을 어떻게 막아야 하나 막막하던 찰나였다. 어쩌면, 중국 서버가 그 해답을 줄지도 모른다.
엄청난 성장이거나, 엄청난 아이템이거나, 또는 그 이상의 무엇이 될지도······.
성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의장님, 저희는 일단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러브 의장이 근심 어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을 막을 준비만으로도 숨이 막혔는데, 전쟁이라니, 숨이 턱 막히는군. 나로써는 한국 서버의 승리를 기원 할 수밖에······.”
“오히려 중국 서버에서 더 많은 아이템과 자원을 얻는다면, 드래곤에 맞설 방법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렇게 될 수 있다면야······.”
러브 의장은 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동맹으로써 도와주고 싶지만, 우리 상황도 좋지 않고 주변 서버를 견제해야 해서 병력을 보내지 못하는 점 이해해주게.”
“물론입니다.”
사실 이해를 못 하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 이들의 전력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 게 성우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W·P·U의 재정 상황이나 허스트 공방의 수준을 봤을 때, 금방 복구해낼 것이 분명했다.
“다시 연락드리죠.”
“꼭 그래 주게.”
– ‘세계수(신단수)’로 ‘귀환 포탈’이 열립니다.
성우는 곧장 포탈을 열었다. 그리고 비행선 2척과 함께 한국 서버로 귀환했다.
* * *
성우가 미국 서버에서 세계수의 앞으로 귀환했을 때, 세계수 진영은 여느 때보다 훨씬 분주했다.
“오셨습니까?”
경수가 일행을 맞이하는 가운데, 수리를 마친 7대의 비행선이 하늘 가득 떠올라 있는 게 보였다.
구우우우-
거기에다가 성우가 방금 가져온 2대를 합친다면 총 9대, 베이커 제독의 함대보다 더 큰 규모의 함대가 조성되는 것이었다.
세계수가 드리운 장대한 천장 아래, 9대의 비행선이 모빌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그것들의 그림자로 수원의 하늘은 완전히 가려진 상태였다.
두두두두!
헬리콥터가 지상과 비행선을 오가며 승무원과 물자를 실어날랐다.
또한, 도로 위로 트럭 행렬이 줄짓고 있었는데, 성벽 쪽으로 각종 병장기를 운송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격납고 문이 일제히 열리며 지금까지 만들어온 수십 대의 공성 병기가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연습했던 대로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 가 있습니다.”
이어서 인호가 다가왔다.
“비행선 승무원 제외, 전투 가능한 105명 전원, 팀 단위로 비상 대기 상태입니다.”
그의 등 뒤로 잘 무장된 병력이 도열해 있었다. 일찌감치 출전 준비를 끝마친 것이었다.
“거기다가 성우 씨, 네크로맨서까지 오셨으니 사실상 세계수 진영의 최대 전력이 다 모인 겁니다.”
세계수 진영은 오래전부터 이 순간을 대비해왔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 뭘 하면 됩니까?”
성우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입을 열었다.
“서버 전체에 메시지를 보내세요.”
광복 길드, 화랑 길드, 의정부 비대위 , 헌터 컴퍼니 등 한국 서버의 거대 세력들은 이미 참전할 채비를 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들은 북한 서버에서 몬스터가 내려 올 때도 네크로맨서와 함께 싸우겠다고 나섰다. 사실상 성우를 따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성우가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에는 방어전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 해외 원정을 준비하고 집결 하라고 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