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326)
〈 1326화 〉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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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연히 필요하겠지, 이 새끼야.
이 새끼는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느껴지는 힘 자체는 강렬하다. 과연 마족이 초월자라고 숭배할 정도는 된다. 그러나 평상시에 저런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방금만 해도 멀티탭이 되어서는 기다란 관을 존나게 숭숭 단 채 요양 의자에 앉아있지 않았던가.
놈은 부족한 것이 많다.
그러니까 완벽해지기 위해서 뭔가가 더 필요하겠지.
“흐흐흐, 그래. 그래서 그 필요한 게 무엇이지? 뭐가 있어야 우리 마왕님이 완전한 초월자가 되는 거냐?”
부족함이 있는 새끼는.
내 상대가 될 수 없어.
“글쎄.”
놈은 계단을 걸어 내려오면서 말했다.
나는 놈의 얼굴을 체크했다. 확실히 리샤랑 닮은 구석이 조금 있기는 하다. 명백한 혈연관계라고 할 수 있겠군. 와. 근데 닮은 부분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기는 하다. 리샤의 엄마 얼굴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오랜 시간 동안 고찰했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더군. 그렇지 않나? 나는 끊임없이 강해졌지만… 결국 한계를 마주하고 말았다. 모든 강자들이 그렇듯이.”
“한계 따윈 깨버리면 그만이지.”
권태로움을 표하는 마왕에게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한계조차 깨지 못하는 녀석이 초월을 입에 담느냐.
“하. 멋진 말이로군. 기개가 넘치는 말이다. 한계를 깰 수 있다는 자신감이야말로 모든 전사들의 원동력이겠지. 그러나. 결국은 깰 수 없는 벽이 나온다. 어느 시점부터. 더 이상 강해질 수가 없게 되지.”
이야기가 갑자기 삼천포로 빠지는군. 역시 치매에 걸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나는 여유롭다. 어느 정도 말을 받아주면서 놈의 힘을 가늠해보도록 하자.
“너는 그러한 것을 느껴본 적이 없나?”
“느껴본 적이야 있지. 하지만 다 깨버렸고.”
“과연. 그렇게 힘을 손에 넣은 것인가… 놀라워.”
“나의 존재가 놀랍느냐, 마왕이여.”
놈의 검은 딱히 특징이 없었다.
그냥 전체적으로 은빛을 띠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잡고 있는 폼으로 봤을 때. 저 검을 아주 오랫동안 다뤄 온 것이 분명했다. 내가 뷔갈을 다뤄온 세월보다는 길겠지. 아무튼 놈의 애검이다. 막대한 힘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보아하니 자신의 한계를 마주한 것 같은데, 벽을 느낀 자가. 벽을 느꼈음에도 그것을 뛰어넘지 못한 자가. 이 김캇트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하찮다.
하잘것없는 고찰을 하고 있는 네가 하찮다.
한계 따위 부수면 되는 것을.
“그건 불가능해.”
“하…!”
내 말에 마왕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오만하기 짝이 없군!”
“오만이라는 말은.”
그 또한 웃음이 나오는 말이다.
“나약한 자들이 쎈 척을 할 때나 성립하는 말이다, 마왕이여.”
뷔갈을 뽑아들고. 그 손잡이를 잡으며, 모든 것을 베어버릴 수 있다는 전능감을 만끽한다. 이대로 튀어나가서 베어버리면 죽일 수 있나? 실장절개. 그것을 써야만 하나? 즐거운 고민이다.
뭐가 됐든 마왕은 죽는다.
“이 나에게.”
나는 오만하지 않다.
오만이라는 말로는 나를 담을 수 없기에.
굳이 따지자면 나는 오만한 것이 아니라.
`김캇트`다.
“나약함이라는 말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나?”
“크, 크하! 크하하하하하하!!!”
마왕 펠레이저가 폭소했다. ㅡ쿠구구구구! 그 여파로 천장까지 연결되어 있던 기다란 관들이 흔들리면서 부딪혔고, 그중 몇 개가 떨어져 내렸다. 파편 또한 우수수 떨어진다.
“걸작이다! 평생 네놈 같은 전사를 본 적은 없었다! 과연 인류의 용사란 말인가! 신의 힘 따위 없이 스스로 힘을 쌓아올린 전사여! 그리하여 스스로 초월자가 된 반신이여! 그 말대로 그대는 오만하지 않다! 오만이라는 말로 그대를 폄하할 수는 없겠지! 실로 이 마왕 펠레이저의 앞에 설 자격이 있노라!!!”
“껄껄껄!!! 감히 나약한 마왕 따위가 자격을 논하느냐!”
ㅡ처억!
곧바로 놈을 향해 뷔갈을 겨눈다.
누가 누구의 앞에 설 자격이 있단 말인가!
“너 따위는 내게 자격을 논할 수가 없다! 반대로 네 녀석이 이 김캇트의 앞에 설 자격이 있는지 보도록 하겠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용사여! 그러나 저 천상의 신들조차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을 터다!”
“그러는 너는 오만하기 짝이 없구나, 마왕! 신조차도 네 녀석의 나약함을 알고 있다!”
감히 내 앞에서 자신이 강하다는 것마냥 입을 놀리다니…!
ㅡ화르르륵!
전신에서 힘이 넘쳐 흐른다. 뿜어져 나온 천마신공의 묘리가 백색의 불꽃을 이루었다. 극한의 힘. 그리고 극단적인 힘. 이 힘을 지배하는 나는. 터무니없는 존재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놈은 타락용사 루덴코르보다 강하다.
이거 리치새끼가 점점 더 호구가 되는 듯한 느낌인데.
“수백 년 동안 자신의 한계를 깨뜨리지 못한 녀석이!!! 내 앞에서 입을 놀리지 말지어다! 마왕 네게 남은 미래는 죽음뿐이야!”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흐흐흐흐흐흐!!”
뭐.
뭐 씨발아.
왜 갑자기 웃음 배틀이 된 건데.
ㅡ껄껄껄껄껄!
ㅡ크하하하하하하하!
나는 펠레이저와 함께 웃었다.
“대, 대체… 이 상황은 대체 무슨…”
중간에 리샤를 확인했지만, 리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혼란스러워했다. 이럴 땐 이스반트 영애처럼 손등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으면 되는 데 말이다.
“흐… 아. 잘 웃었다.”
“강한 전사와의 만남은 언제나 즐거운 법이지.”
“뭐, 웃는 건 이쯤하고.”
마왕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저것이 어디까지 강해질지 궁금하다. 초월을 감당할 수 없어 사도에 빠진 자가 어떤 힘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단 말이다. 어서 나에게 그 힘을 보여라…! 그리고 압도적인 격차 앞에 절망하라! 이런 사악한 학살자들은 절망 속에서 죽어감이 옳나니!
“잘도 사람들을 학살했겠다.”
“학살?”
“네 함대가 폭격을 실시했지.”
“그래. 내가 명령했다. 지상을 제압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죄책감 따위는 기대도 하지 않아.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수천수만 희생자들이 흘린 눈물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지금 이 자리에서 깨닫고, 소멸하라.”
단번에 끝낼 수는 없다. 이 칼을 잡고 있음에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상관하지 않는다. 죽일 수 있다. 그 판단은 절대적인 확신이다. 수학공식이나 다름 없다.
“호오… 놀라울 정도로 날카로운 살의로군. 이런 살의에 노출된 적은… 거의 없었을 터인데. 하지만 용사여. 이 나는 조금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만은.”
“이 새끼 말이 왜 이렇게 많아? 늙어서 그런가?”
“늙으면 과묵해지는 법이지. 그래도 그대와 대화를 하다 보면. 한계를 깨뜨릴 실마리가 잡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그건 조금.
흥미로운데.
“자그마치 삼백 년 동안이나… 무한의 왕좌에 앉아 초월을 제압했지만, 나는 아직 이 힘을 온전하게 내 것으로 삼을 수 없었다. 초월자가 될 수 없었다.”
ㅡ츠팟.
동시에.
놈의 시선이 변한다.
지극히 날카로운 야수 그 자체가 된 펠레이저가 검을 만지작거리면서 나를 노려보았다. 슬슬 시간이 되었다. 대충 어떻게 싸워야 할지도 생각을 마쳤다.
“패배자의 넋두리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군.”
“누가 패배자가 될지 기대가 되지 않나?”
“이 김캇트는 당연한 사실에 기대를 품지 않는다.”
“어리석은 초월자여. 그것을 알고 있나.”
“무엇을?”
“나는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다. 이 마왕은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다. 마계는 영원하다. 나의 초월로 마계는 다시금 영광을 찾으라.”
자신만큼은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아니.
맹신.
전사의 덕목이다.
“부족한 것이 있었기에 초월자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지금?
“이 나에게… 필요했던 것이 무엇인지 드디어 깨달았다.”
“호오. 말해보아라. 나약한 쭈구리 마왕이여.”
“쭈구리?”
“개좆밥이라는 뜻이지.”
“…”
놈은 잠시 나를 노려보았다.
“내게 필요한 것은. 이 나를 뛰어넘는 강자였다.”
“너를 뛰어넘는 강자라고?”
그건 나잖아.
“이 나에게 모자랐던 것은 그것뿐이었지. 지금 여기서 그대를 마주하고 나는 깨달았다. 그대야말로. 내가 초월자가 되기 위한 마지막 제물이라는 것을!”
ㅡ츠파아아아앗!
동시에 놈의 전신에서 은빛의 광휘가 뿜어져 나왔다. 강렬하게 뿜어져 나온 섬광이 어전을 집어삼킨다.
“적수가 없었기에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고. 그리하여 나는 초월을 감당하지 못하고 육체의 붕괴를 경험해야 했다. 이곳에서 그 종지부를 찍겠노라. 마족 만세. 레온그린 만세. 펠레이저 만세. 다시 부흥할 마계에는 영원한 승리만이 존재하리라. 그 모든 영광의 초석이 될 고대 용사에게 찬사를. 동시에 죽어갈 한 시대의 영웅에게 애도를.”
끝없이 증폭되는 마왕의 힘이 은빛의 섬광을 강화시켰다.
“마계의 승리 앞에 나 선봉에 설 것이니. 내가 바로 마왕 펠레이저 레온그린이다.”
학살자가 멋들어진 말을 하는구나…!
투지가 끓어오른다!
저것을 죽인다면 내 칼은 얼마나 더 날카로워질까.
나는 얼마나 더 강한 존재가 될 것인가!
“리샤… 나의 사랑스러운 딸아이야. 위험하니 비켜 있는 것이 좋겠구나. 아아… 장성한 너의 모습은… 나의 왕비를 닮아 참으로 아름답구나.”
섬광 속에서 펠레이저는 리샤에게 그리 말했다.
“…”
내 뒤에 있는 리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눈으로… 이 아비를 보는게냐.”
순간 그 눈에 안타까움이 서린듯했다. 물론 딸은 언제까지고 아빠의 편이 아니다. 아빠를 졸업하는 것은 딸의 숙명.
“어쩔 수 없겠지.”
“…아버님은 제 반려를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하!!!”
역시 리샤라니까.
나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 저 말이. 나를 향한 리샤의 신뢰를 증명한다. 그리고 이 나에게 있어서 신뢰라는 것은 깨어지지 않는 것!
그리하여 나의 승리다!
“딸아이에게 그런 말을 듣게 되다니! 그만큼 강한 용사라는 것이겠지! 좋다! 강함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다! 이 마왕보다 강하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 내가 겪은 투쟁 속에, 이 나보다 강한 존재가 없었던 줄 아느냐!!!”
강자는 더 강한 자를 쓰러뜨리면서 성장하는 법.
“마찬가지다, 마왕 펠레이저! 이 내가 투쟁하여 죽여온 존재들 중에 나보다 강하지 않은 자 없었다!!!”
수없이 많은 강자들을 꺾으면서 김캇트는 승천했다. 그러나 모자라다! 펠레이저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나조차도 나보다 강한 강자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가 나를 이겼는가!! 누가 이 김캇트를 꺾었느냔 말이다! 꺾인 것은 그들이다! 그들의 죽음을 양식으로서 나 성장했으니!”
한계를 깨부수기 위해선 나보다 강한 자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하니, 네 녀석이 나보다 강하기를 기원하겠다!
“정의로운 용사의 단죄를 받으라! 이곳에서 쓰러지는 것이 너의 숙명일지어다!”
“패기 넘치는 도전을 받아들이겠다, 위대한 용사여!”
“도전을 받는 건 나다, 이 새끼여!!! 리샤! 어떻게 생각해!!”
즉시 리샤를 호출했다!
“음, 으음? 여, 여기서 본녀를 찾는 게냐…? 대, 대체 어찌하여?”
당황한 듯한 리샤가 좌우를 둘러보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켰다! 지금 여기서 그런 귀여운 짓을 할 때가 아니야…!
큐트 리샤는 지금 등장할 타이밍이 아니다!
“리샤 빨리!!! 결전이 머지않았어!!!”
“본녀는 무조건 그대의 편이니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본녀의 아비인 마왕 펠레이저가 그대에게 도전을 하는 상황이니라!”
“요시! 들었느냐 마왕이여!!! 내 여자는 나의 편이다!!”
ㅡ번쩍!
그 순간 마왕의 눈에서 광기 어린 은빛의 안광이 터져 나왔다!
ㅡ화아아악!
뿜어져 나온 안광은 녀석이 여태까지 발하던 힘보다도 더욱 강렬한 것이었다!
ㅡ빠찍!
동시에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오만하기 짝이 없었던 얼굴에 금이 가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통쾌하기까지 했다.
“…인간의 더러운 피로 내 딸아이의 몸을 더럽힌 것은 용납할 수가 없구나.”
“나는 리샤를 더럽힌 적이 없다.”
“…정을 통하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하는 마왕.
“뭔 소리야 임마. 정은 당연히 존나 많이 통했고. 리샤의 몸은 내가 맨날 구석구석 씻겨주고 있으니 더럽힌 적 따위는 단 한 번도.”
「ㅡ콰앙!!!」
마왕이 땅을 박찬 순간.
「ㅡ투콰카카카카카카카캉!!!」
격전은 시작되었다.
“이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