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252)
〈 252화 〉해변의 도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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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자극이 내 혀를 휘감음과 동시에 뇌수를 강타했다!
씹는다. 씹는다. 씹는다, 씹는다 씹고 또 씹는다! 씹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깜둥이 뱉어! 지지야 지지!”
위니아가 내 머리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아악! 미친놈아 뱉으라고!”
고소한 기름기가 입안에 막을 형성한 것처럼 넓게 퍼지면서 혀를 자극한다. 짓이겨진 육즙이 목구멍을 적시면서 넘어간다ㅡ 삼킨다.
ㅡ꿀꺽.
“…캇트?”
클라우디가 불안한 눈초리로 나를 내려다봤다.
“맛있다.”
“응?”
“맛있다고.”
맛있다.
“우. 우ㅡ오오오오오오오!!!!!!!”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몇 년 만에 먹는 회인 것이다. 곧바로 어인의 살을 해체하면서 살을 발라냈다. 붉은 살 생선! 마치 기름기가 많은 참치 같은 맛이었다!
“맛있어어악!!! 맛있다고오오!!!!”
피맛이 조금 느껴졌지만, 간만에 자극된 혀는 그딴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감칠맛! 이 기름맛! 이 탱탱한 살! 나는 뭉텅이로 발라낸 넓적다리의 살점을 그대로 입안에 밀어넣고 피자를 씹듯이 씹어먹었다.
“…맛있다고?”
위니아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맛있다! 너무 맛있어! 이건 고향의 맛이야!”
“으응, 캇트가 유목민 출신이었지?”
“그래! 내 고향에서는 생선을 날로 먹기도 했었어! 이건 바로 그 맛이야!”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린지… 깜둥아 나는 모르겠어.”
그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죽은 어인들의 살을 해체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갓 잡은 싱싱한 활어회! 이건 제 돈 주고도 못 사 먹는다!
“사악한 어인들을 전부 먹어치워 없애주마!”
신이 난 나는 마구잡이로 어인들을 섭취했다.
ㅡ벌떡!
그때 죽은 척을 하고 있었는지 돌연 몸을 일으킨 어인이 엉덩방아를 찧은 채로 슬금슬금 뒤쪽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새끼 감히 뒤진 척을 해?
나는 입안에 있는 어인의 살점을 쩝쩝 씹어대면서 놈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ㅡ줴에에에엑! 줴에에에엑!!
보니까 다리가 뭉개져 있었다.
그래서 서지를 못한 것 같다.
ㅡ줴에에에에에에에엑!!!
놈은 내가 다가가자 더없이 위협적인 어조로 알아들을 수 없는 불길한 심해의 언어를 지껄이면서 나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눈에 공포가 서려있군.”
눈꺼풀조차 없는 눈에는 초점이랄 것이 없어 보였지만, 나는 그의 눈에서 짙은 공포를 느낄 수가 있었다.
“공포는 최고의 향신료지.”
내가 느낀 감정은 ‘식욕’ 이었다.
놈에게선 무슨 맛이 날까.
“나의 양식이 되어라!”
ㅡ줴에에에에에에에엨!!!!!
나는 그대로 놈의 아가리 안쪽에 칼을 찔러 넣고 그 생명을 절단했다. 저항을 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바둥거리던 팔이 이내 추욱 늘어졌다.
싱싱한… 활어회!
즉석에서 놈의 살을 발라내서 먹었다.
약자는 잡아먹는다!
“이것이 바로 먹이 사슬이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만물의 영장인 인간 앞에서 네놈들은 그저 먹잇감에 불과해! 바로 나 김캇트가 친히! 너희 하등한 어인 놈들에게 나의 뼈와 살이 될 기회를 하사하겠노라!”
그것이 약육강식의 법칙!
“내 자비에 기뻐하라! 어인들이여! 나의 양식이 되는 것에 환희하라, 어인들이여!”
ㅡ크오오오오오오!!
직접 사냥한 전사를 잡아먹음으로서 나는 그의 힘을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 한참 동안 포효하면서 시체가 된 어인들을 난도질했다!
그리고 먹었다!
“아, 아니! 자네! 어인들을…!”
그때 상인들이 내게 다가왔다.
아주 놀란듯한 눈치였다.
뭔가 문제가 있나?
“먹을 줄 아는구만! 자네도 바닷사람이었나!”
그가 감탄을 하면서 말했다!
“씨팔거 당연하죠! 날생선보다 맛있는 건 없습니다!”
“접시 가져와!”
역시 바다 사나이들이었다!
이세계에도 생선을 날로 처먹는 문화가 있었던 것이다! 식칼을 든 수산물 상인들이 우루루 몰려오더니 분주하게 어인들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이야! 이 어인들 속살을 생으로 먹는 건 우리들 바닷사람 말고는 모르는 맛인데 말일세! 자네 같은 외지인이 맛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군!”
환하게 웃은 상인이 어인의 팔에서 발라낸 살을 슥 썰어내더니 그대로 집어 먹넣다.
“이, 이게 대체… 깜둥아 내가 이상한 거니?”
“캇트, 정말 맛있어?”
위니아와 클라우디는 그야말로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사실 날 것으로 무언가를 먹는다는 개념은 내가 알기로 잘 없었다. 그런 그녀들에게 있어서 익히지도 않은 생선의 살을 먹는다는 것은 기이한 풍습 정도로 다가올 것이었다.
“진짜 너무 맛있다, 야. 그런데 이게 문화 차이라서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입에 안 맞을 수도 있고. 그러니까 먹는 건 추천하지 않을게.”
그런 그녀들에게 최대한 이성적으로 설명을 했다.
문화의 차이는 원래 조심스러운 문제니까.
아!
초장이랑! 간장! 와사비!
왜 없냐고!!
어인회를 계속 먹다 보니까 그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다들 처먹는 거 보니까 먹는 음식이긴 한가 보네. 그래도 나는 안 먹어. 언니. 설마 먹을 생각은 아니지? 언니까지 그러면 나는 진짜 미쳐버릴 거야.”
“캇트가 맛있다니까 먹어보고 싶기도 한데… 그렇다고 입에 넣기는 싫고…”
“그런 걸 먹기 싫다고 하는 거야. 가서 쉬고 있자.”
“응…”
두 여성이 저쪽으로 가서 상자 위에 주저앉았다.
그저 행복한 나는 상인들과 함께 어인들을 잡아먹었다.
“자네! 맛은 알아도 칼 솜씨는 조금 서툴군! 가만히 있게! 내가 다 썰어주겠네!”
“우오오오! 감사합니다!”
우리는 그나마 멀쩡한 어인들의 시체를 바리케이드 안쪽으로 옮겼다. 옮긴 다음에는 그냥 일사천리였다. 순식간에 시체를 토막 낸 상인이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어인들의 살을 발라내기 시작했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아마도 뱃사람들 사이에서 어인이 별미로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윽고 어인들의 붉은 속살들이 새하얀 접시에 빽빽하게 담겼다.
“자! 먹게! 아, 그리고 이 지역 특제 소스가 있는데 먹어볼 텐가?”
“당연히 먹어야죠!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우리를 구해준 것이 더 고마운 일이라네!”
그가 꺼내든 소스를 어인 회에 뿌렸다.
과연 무슨 맛이 날까!
나는 받아든 포크로 큼지막하게 썰린 살을 집어서 입안에 밀어 넣었다… 소스가 짠맛이다! 동시에 톡 쏘는 매운맛까지 느껴진다! 간장 와사비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기분이 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어떤가!”
“너무 맛이었요! 이 소스 엄청 좋네요! 짜고 매워서!”
“하하하! 어인 속살엔 그게 최고지!”
“뭘 좀 아시네!”
그대로 게눈 감추듯이 회를 죄다 먹어치웠다. 입안을 가득 채워버린 고소한 기름맛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아직도 부족하다..!
“이거 우리가 식사를 대접해 드려야겠군! 일행분들을 불러오시게!”
“이럴 수가! 정말입니까!”
“은인이겐 당연한 일!”
저쪽에서 쉬고 있는 위니아와 클라우디를 부르러 갔다. 둘은 지루하다는 듯이 앉아서 바다 쪽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깜둥이 다 처먹었어? 아주 그냥 눈이 돌아가서는… 우리는 안중에도 없지?”
위니아가 투덜거렸다.
“아냐. 저기 상인 분들을 감사의 의미로 식사를 대접하겠데. 날것 말고 제대로 된 음식으로. 가서 먹자. 맛있을 거야.”
“…그럼 가보지 뭐.”
“그건 먹을 수 있겠네.”
아침에 건량을 씹은 것 말고는 먹은 것도 딱히 없어서 배가 고프기는 했던 모양이다. 어인 때문에 식당이고 뭐고 죄다 씹창이 나 버렸으니까.
그리 그녀들과 함께 수산물 시장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상인들이 친히 자리까지 만들어 줬다. 역시 좋은 일은 하고 볼 일이지. 어인들을 죄다 잡아 죽여서 돈도 벌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얼마나 행복한 일이란 말인가?
우리들은 메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조금 오래 걸렸는데, 그냥 요리하는 모습만 봐도 즐거워서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지즌 않았다.
“드셔보시게!”
상인이 요리가 담긴 접시들을 내오기 시작했다.
“오, 오오…!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을게요!”
“말만 하지 말고 어서 드셔보시게! 어인구이라네!”
접시에 담겨 있는 것은 양념을 한 어인구이였다. 살을 발라내서 즉석에서 양념을 뿌려 불과 연기로 구운것 같다. 일단 순살이라는 점이 점수가 높았다.
“어인…”
어인이라는 말에 위니아가 또 눈살을 찌푸렸다. 이걸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 그녀에게 직접 썰어서 입안에 넣어줬다. 마지못해 맛을 본 위니아가 눈을 크게 떴다.
“…맛있네?”
“그렇지?”
양념을 한 순살 생선구이가 맛이 없을 리가 없다.
“어디, 나도.”
클라우디 역시 한 조각을 집어먹더니 위니아처럼 눈을 크게 뜨고는 맛있다고 말했다. 당연한 일이다. 야시장에서도 생선구이를 먹지 않았던가. 어인이라고 해도 생선과 크게 차이는 없을 터였다.
그리고 이 상인들은 생선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각자 비장의 요리법 정도는 있었던 것이다.
그리 우리들은 본의 아니게 어인 도살장이 된 수산물 시장에서 배를 채웠다. 상인들은 어인들의 공습으로부터 자신들의 시장과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표했다.
“정말 고맙군! 당신들이 아니었으면 시장이 개박살이 날 뻔했네!”
“흐흐흐, 어인 놈들이 쳐들어 왔는데 같은 사람들끼리 돕고 살아야지요.”
그들과 인사하고 어인들의 머리를 정리하러 나왔다.
“아으으, 배불러. 어인도 제법 맛있네.”
“존나 믿어지지가 않네. 어인을 먹다니.”
“맛있게 먹었으면 됐잖아.”
아무튼 대충 산출해도 20마리가 넘는 어인들을 참살했다.
대부분이 클라우디가 죽인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가져온 밧줄을 이용해 어인들의 턱 부분에 구멍을 뚫고 굴비를 엮듯이 엮었다. 이렇게 상금 교환소까지 질질 끌고 가면 될 것이다.
단 하루만에 38마리의 어인들을 죽였다.
11실버 하고도 40쿠퍼라는 거금을 손에 넣었다.
역시 전쟁이 돈이 되긴 한다.
이대로 며칠 더 하면 여행 비용의 반타작 정도는 회수할 수 있을 것 같다.
ㅡ질질.
우리는 엮은 어인들의 머리통을 셋이서 나눠 질질 끌면서 왔던 길을 다시 올라갔다. 상금 교환소는 저 위쪽에 있었다. 이 혼란속에 과연 교환사가 제 역할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ㅡ줴아아악!
올라가는 중간중간에도 어인들의 습격이 있었다. 수로나 하수구로 침입해온 놈들이었다. 배가 불렀기에 먹지 않고 그냥 죽였다. 이미 어인까지 잡아먹은 나 김캇트에게 이딴 새끼를 죽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캇트. 그것도 엮어서 가자.”
“두말하면 잔소리지.”
이것 역시 엮어서 올라갔다.
한참 동안 올라가니까 모험가 길드가 보였다.
우리 쪽으로 시선이 몰렸다. 어인들을 대량 학살하고 귀환하는 실력자들인 것이다. 시선이 몰리는 것도 당연했다. 위압감을 느낀 것인지 벌떼처럼 모여있던 자들이 전부 길을 비켜줬다.
전부 끽해야 머리를 한두 개 정도 들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세상에. 이게 다 몇 개요? 전쟁 끝난 거요?”
카운터에 머리통들을 가져가니, 외알 안경을 쓴 서기관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놀란 듯이 우리에게 물었다.
“아직 벌떼처럼 몰려들고 있습니다. 극히 일부에요. 이러다 병사들 터지면 여기까지 치고 올라올 것 같던데요.”
어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은 어쩐지 무언가를 갈망하면서 진격을 해 오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뭔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 이 능선의 너머에 있다는 듯이 말이다.
이 너머엔 도시 말곤 딱히 없는데.
설마 야시장이나 수족관에 억류된 자신들의 동료라도 구하려고 그러는 건가?
현실성 없는 상상이다.
“그런… 상황이 심각하긴 한가보오. 아무튼 포상금을 지급해 주겠소. 그런데 어인들의 수가 생각 이상으로 많나보군. 포상금이 고갈될지도 모르니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거요. 매일 아침 길드를 확인하시게.”
“예? 포상금이 떨어져요?”
“예산이 무한하지는 않으니 말일세.”
주의해야겠군.
아마 일정량의 예산을 어인 토벌 비용으로 풀었던 것 같다. 그것이 다 고갈되면 순전히 병사들 만으로 어인들을 격퇴해야 할 것인데… 보니까 좀 위험해 보인다.
알아서 잘들 하겠지.
그게 그 치들 일이다.
“여기 상금 12실버라네.”
“예. 정확하네요. 수고하세요.”
상금을 받고 바깥으로 나왔다.
클라우디와 위니아가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흐흐, 돈 많이 벌었다.”
“잘 됐네?”
12실버라…
이걸로 어인회 사 먹으면 완전 개이득 아니냐?
그렇게 말하니 위니아가 개소리하지 말라며 내 모가지를 잡고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