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184)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185화
악어의 눈물 (1)
[격변의 날 이후 최다 국가, 총 47개국 참여하에 이루어진 정상회의.] [하나로 뭉친 지구.] [예상외의 결과… 자국의 이익보단 세계의 평화를 선택한 정치가들.] [미국을 중심으로 협력한 국가들… 세계 연합의 명칭 ‘가디언즈’로 발표.]충격적인 소식에 세계가 요동쳤다.
격변의 날, 전 세계의 반이 날아가고 쏟아지는 몬스터들에게 수많은 사람이 학살당할 때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세계 연합.
각국의 자발적인 지원으로 만들어진 단체 가디언즈는 성대한 출범식을 마쳤다.
물론, 세계 연합이라고 해서 진짜 모든 군대와 플레이어들이 하나로 모인 것은 아니다.
경제시스템을 공유하는 것도, 종교나 정치체계가 섞인 것도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범국가적인, 초대형 길드가 탄생한 셈.
하지만 거의 모든 군대가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소수 정예부대로 개편된 지금 강력한 플레이어로 이루어진 초대형 길드의 탄생은 ‘세계 연합’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이기 충분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가디언즈의 수장은 그레이스 맥커빈. 그리고 그녀의 보좌역이자 2인자로는 검룡 김시훈이 내정됐다.
검룡의 인선에 대해서는 꽤나 논란이 많았다.
아무리 그가 신성이라고 하더라도 기존에 월드 랭커로 이름을 날렸던 천무진, 마햐바흐, 제이슨, 에밀리아 등 실력이 검증 된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것.
그 논란은 미국인 랭커 중 하나인 제이슨이 납득할 수 없다며 김시훈에게 결투를 신청하며 더욱 격렬해졌다.
하지만.
작성자(트레샤) : 미친, 그 소식 들음??? 검룡이 제이슨 떡 발랐다는데??
┗솔직히 검룡이 발릴 줄 알고 방송도 안 봤는데 실화임?? 어케 이긴 겨?
┗더 페이서 : 나 그거 방송 봤는데 제이슨 걍 개털리던데?
┗나비계곡 : 소문으로는 천무진도 이젠 김시훈한테 진다고 하더라고.
┗흙수저 : 아니 ㅋㅋㅋㅋ 천무진이 검룡 제자로 받아들인 지 1년도 안 지나지 않음? 먼치킨 개오졌네 ㅋㅋㅋ
전 세계로 중계된 김시훈과 제이슨의 전투.
그곳에서 김시훈은 압도적인 위용으로 제이슨을 제압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결과에 전 세계의 커뮤니티가 불타오른 것은 당연.
김시훈의 이름은 그레이스만큼 유명세를 띄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김시훈이 제이슨을 꺾은 이후로는 일사천리.
가디언즈의 이름 아래 모인 각국의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특성과 특기에 따라 부대를 배정 받아 단체 훈련에 돌입했다.
가면 뒤에 숨어 비밀리에 세계를 수호하고 있던 조직, 가디언즈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 * *
“대, 대단하네요. 뉴스에 온통 가디언즈랑 시훈 씨에 대한 얘기밖에 없어요.”
TV채널을 돌리던 한설아가 입을 벌렸다.
아직 햇병아리였던 시절부터 김시훈과 함께 파티를 꾸려온 그녀이니만큼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은 뭔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뭔가 시훈 씨랑 멀어진 기분이네요.”
“이제는 설아 너도 가디언즈잖아.”
“아, 그, 그랬었죠.”
수호자로만 이루어진 조직체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가디언즈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세계를 지키는 비밀조직. 말만 들으면 그럴싸하지만 당연히 머릿수가 많은 편이 훨씬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더 이상 비밀조직만의 이점을 찾기도 힘들고.’
비밀조직이 제값을 하기 위해서는 적, 즉 악마교가 가디언즈의 존재에 대해서 몰라야했다.
그래야 뒤통수를 치던 뭘 하던 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그럴 수 없지.’
가디언즈의 존재는 악마교 내부에 이미 퍼질 대로 퍼져 있었다.
고작 50명밖에 안 되는 소규모 지부마저 가디언즈를 알아봤으니 다른 지부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 비밀지부를 고수하는 것은 미련한 짓.
당당히 그 이름을 세상에 공표하고 나가야할 때였다.
“맨날 똑같은 얘기. 그만 좀 방송했으면 좋겠어.”
강우의 무릎 위에 앉아 있던 에키드나가 뾰로통하게 뺨을 부풀렸다.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저것 때문에 리제로 재방송이 취소됐어. 마지막 화였는데….”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발을 동동 굴렀다.
‘즐겨보는 만화인가.’
에키드나는 용언마법을 수련하는 시간 외에 휴식시간에는 TV를 자주 봤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애니메이션.
초롱초롱 눈을 빛내고 TV를 보는 그녀를 보는 것은 강우의 소소한 낙 중 하나였다.
‘얼른 이 빌어먹을 놈들을 처리해야지.’
느긋하게 소파에 누워 TV나 보며 유유낙낙 것은 그의 궁극적인 목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더 그날이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대 마물에, 대공에, 천계에.’
거기에 가이아와 티리온이 있는 신계까지.
‘이러다가 나중에 뭐 중원 세계도 나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차원의 벽을 지키는 가이아의 수호가 사라지면서 세계 전체가 짬통이 되어가고 있었다.
솔직히 이제 어떤 세계가 튀어나와도 ‘아, 그런 곳도 있었구나’라며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다른 차원이 끼어들수록 그가 갈망하는 유유자적한 삶이 점점 멀어져갔다.
“끄응.”
고개를 저었다.
해결할 방법이 없는 일을 고민해도 의미 없는 일.
지금은 당장 눈앞의 일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가이아 씨, 표정이 안 좋으신데… 뭐 불편하신 거라도 있으신가요?”
소파에 앉아있는 가이아에게 다가간 한설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이아는 당황한 목소리로 고개를 저었다.
강우는 어딘가 초조한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가이아를 바라보았다.
‘어색하긴 하겠지.’
그녀가 강우의 집에 와서 살기 시작한 것은 가디언즈의 출범식이 있고 난 이후.
평소 그녀의 수발을 들어주던 그레이스가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하면서 대신 수발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레이스를 표면에 내세워 숨겼을 만큼 가이아는 중요한 인물이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그녀를 맡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레이스 씨나 시훈 씨나 모두 쉴 틈 없이 바쁘실 텐데 제가 이렇게 느긋이 있어도 되는지 모르겠어서요.”
“괜찮습니다. 저희 편하라고 하는 일도 아닌데요, 뭐.”
이번 가디언즈가 정식으로 공표되면서 의도적으로 강우와 가이아의 존재를 숨겼다.
강우를 숨긴 이유는 가디언즈의 가장 강력한 전력이자 강점을 적들에게서 숨기기 위해.
가이아를 숨긴 이유는 가디언즈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몸을 숨긴 이유는 달랐지만 정신없이 바쁜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은 같았다.
“강우 씨는 그 티베트에 있다는 악마교 지부에 대해서 조사해 보셨나요?”
“예. 며칠 전에 갔다 왔습니다. 예상대로 규모가 크더군요.”
들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시자의 권능을 통해 대략적으로 살펴본 것이지만 그 규모는 중동에 있던 지부와는 차원이 달랐다.
산의 내부를 개조해서 만든 지부에 거주하는 악마교도만 해도 대략 잡아 5천 명 이상.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악마들도 상당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났다.
현재까지 발견 된 악마교 지부 중에서 단연코 가장 큰 규모의 지부였다.
“…진짜 전쟁이 되겠네요.”
“그렇겠죠.”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수십, 수백만 단위로 싸웠던 전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라는 소수의 초인들 위주로 전쟁이 진행됐기 때문에 5천명의 악마교도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숫자였다.
“강우 씨는… 이번에 참전하지 않으신다고 하셨나요?”
“참전 자체는 할 겁니다. 다만, 전면에는 나서지 않을 생각입니다.”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이아의 표정이 어둡게 물들었다.
강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필요한 일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타협할 생각은 없었다.
당연하지만, 강우와 발록, 리리스가 나선다면 전쟁은 훨씬 더 쉬워질 것이다.
아니, 만약 대공급의 존재만 없다면 셋이서 악마교의 거대지부를 쓸어버리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나 혼자 싸울 수는 없어.’
물론 대공과 같은 ‘숫자가 무의미’한 적을 상대로는 자신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전투에 자신이 나설 수는 없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만이다.
‘그리고.’
연회장에서 떠들던 정치가들의 말을 떠올렸다.
악마교에 대한 긴장감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모습.
사실 이번에 가디언즈에 들어온 플레이어들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훈련은 하는 둥 마는 둥.
억지로 끌려 왔다는 것을 티내기라도 하듯 온갖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어차피 악마교 따위 무섭지도 않으니 가디언즈의 명성을 이용해 신나게 뽑아먹을 만큼 뽑아먹겠다.
그것이 지금 플레이어들의 마인드였다.
실제 그 명성을 악용하여 뒷돈을 챙기는 사례도 적발되었다.
‘너무 쉽게 이겼어.’
강우 자신의 힘이 워낙 강한 탓에 이제까지 위협을 너무도 쉽게 넘겼다.
플레이어들은 피를 흘린 경험도, 악마교에게 경각심을 가질 기회도 없었다.
단순히 그들에게 악마교는 위험하다고 떠들어서 될 문제가 아니었다.
‘알아야 해.’
지금 이대로 간다면 안일함에 빠져 자멸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악마교가, 악마가 얼마나 강력하고 두려운 존재인지 인지해야 했다.
그로 인해 많은 피를 흘리더라도.
“이번에 각 국가의 정치가들하고 얘기하면서 가이아 씨도 느끼지 않으셨습니까?”
“…….”
“정말,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하십니까?”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가이아는 얇은 입술을 깨물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이네.’
적어도 이 상황에서 억지를 부릴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은 모양.
그녀 또한 사태의 심각성은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경각심을 일깨우자고 이런 선택을 한 건 아닙니다.”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
만약 정말로 ‘경각심’만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면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전쟁을 플레이어들이 주도하도록 유도한 이유.
‘전체적인 전력을 상승시킬 필요가 있어.’
피를 흘릴수록 강해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개소리였지만 플레이어에게는 달랐다.
그들은 싸울수록, 목숨을 건 전투를 할수록 강해졌다.
단순히 전투 경험을 쌓아 노련해진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레벨 제한과 경험치.’
일반적인 플레이어가 레벨 제한을 푸는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강력한 보스몬스터를 잡을 때’와 ‘목숨이 경각에 달할 때’, 이 두 가지였다.
악마와의 전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었다.
그들은 보스몬스터 이상의 막대한 경험치를 주었고, 강력하기 때문에 목숨의 위험을 느낄 일이 많았다.
즉, 이번 전쟁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
‘월드 랭커급이 최소 30명은 넘어야 해.’
루시퍼와의 전투를 생각하면 그 정도는 만들어둬야 했다.
대공에게 ‘의미 있는’ 공격을 할 수 있는 건 월드 랭커급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했으니까.
“전에 저희가 흘리는 피가 빛이 되어 어둠을 밝힐 것이라 말씀하셨죠.”
“그렇습니다.”
가이아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강우는 가늘게 떨고 있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번 전쟁이 그 말을 증명할 기회입니다.”
* * *
“전군, 준비!!”
세계에 가디언즈가 공표된 이후 2개월.
기초적인 훈련을 마친 가디언즈의 부대원이 티베트에 집결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플레이어들의 숫자는 1만.
전원 7차 각성 이상의 플레이어만 보인 정예 중의 정예들이었다.
“진군!”
선두에 선 그레이스가 일갈을 내뱉었다.
중세시대의 전투처럼 말을 탄 것도 아니었지만 질주하는 플레이어들의 숫자는 경이로웠다.
선두를 맡은 전사 클래스 플레이어들은 말은커녕 자동차가 우스울 정도의 속도로 달려갔다.
“야! 악마교 모가지 하나당 50만 달러란다!”
“캬, 이딴 사이비 광신도 새끼들 하나가 그만큼 준다고?!”
진군하는 플레이어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전혀 비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의 대열조차 지키지 않으며 무작정 악마교가 숨어 있는 산을 향해 돌진했다.
-콰과과과광!!!
끔찍한 폭음과 함께 뿌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곧이어 검은 마기를 뿌리는 마물과 악마들, 그리고 검은 로브를 입은 악마교도들이 산자락에서 나타났다.
“제길! 이, 이곳을 어떻게 알고…?!”
“막아!”
[크하하하! 산자락에 처박혀 지루하던 차에 잘됐구나!] [나! 칠천지옥의 악마, 말퓨리온 님이 너희들을 상대해 주마!]악마들과 플레이어들의 전투가 시작됐다.
끔찍한 비명과 폭음, 폭염과 한기가 뒤섞여 사방에 퍼져 나갔다.
“시작, 됐네요.”
안전한 후방에서 강우와 함께 전쟁의 시작을 지켜보던 가이아가 말했다.
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시작했습니다.”
참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장에 나간 가디언즈들이 필사적으로, 죽을힘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피를 흘리는 그들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구경만 할 수는 없지.’
남들이 피를 흘리며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생각은 없었다.
강우의 손에서 뻗어나간 검은 연기들이 플레이어와 교전 중 죽은 악마의 시체로 뻗어나갔다.
-띠링.
[‘영혼을 거두는 자’ 특성이 발동합니다.] [‘깊은’ 쪽으로 향하는 통로가 소폭 확장됩니다.]“모두들 싸우고 있습니다.”
시스템의 알람을 들으며, 슬픔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들이 흘리는 피는 헛되지 않습니다.”
[‘영혼을 거두는 자’ 특성이 발동합니다.] [‘깊은’ 쪽으로 향하는 통로가 소폭 확장됩니다.]“피를 흘림으로써 가디언즈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영혼을 거두는 자’특성이 발동합니다.] [‘깊은’ 쪽으로 향하는 통로가 소폭 확장됩니다.]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승천하기 시작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인류는 한 발짝 나아갈 것입니다.”
‘아, 슈바.’
[‘영혼을 거두는 자’ 특성이 발동합니다.] [‘깊은’ 쪽으로 향하는 통로가 소폭 확장됩니다.]계속해서 들리는 방울소리.
‘웃으면 안 되는데.’
악마들과 필사적인 전투를 치르고 있는 가디언즈.
그들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가슴이 타들어 갈 것만 같았다.
[‘영혼을 거두는 자’특성이 발동합니다.] [‘깊은’ 쪽으로 향하는 통로가 소폭 확장됩니다.]‘아, 진짜 웃으면 안 되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나, 피를 흘리는 그들을 바라보면 절로 주먹이 쥐어지는 것이 사실.
빛의 용사 오강우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은 당연했다.
[‘영혼을 거두는 자’ 특성이 발동합니다.] [‘깊은’ 쪽으로 향하는 통로가 확장됩니다.]‘이상하다, 나 지금 엄청 슬픈데.’
왠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며 실실 웃음이 흘러나왔다.
밥 중에 가장 맛있는 것이 공짜 밥이라고 했던가.
‘아, 진짜 너무 슬프다. 눈물이 멈추지가 않아.’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차마 전장을 볼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떨궜다.
활짝 미소 지은 입가를 숨겼다.
‘푸헤헤헤헿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