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son-Eating Healer RAW novel - Chapter (83)
83화
억울하다.
억울해서 미칠 것 같다.
유세혁은 터지는 복장을 막겠다는 듯, 한 손을 가슴팍에 가져다 대었다.
강정현을 몰라보고 지나쳐서?
물론 그런 것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억울해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천해선.
유세혁은 부러움과 질투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도대체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 난다긴다하는 인재들이 알아서 찾아오는가?
‘S’랭커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서 길드가 들이는 노력은 정말이지 눈물겹기 그지없다.
천문학적인 계약금은 물론이요, 비위를 맞추기 위해 싹싹 기어야 하고, 길드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천해선에게 무슨 매력이 있길래, 소속조차 없는 그에게 유망주 두 명이 동시에 달라붙는단 말인가.
유세혁은 바보가 아니다.
그래서 조금 전 강정현의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그냥 흘려듣지 않았다.
천해선이 어떤 길을 걷든, 자신도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비수야 백번 양보해 원래 알던 사이라고 치자.
하지만 강정현은?
천해선의 놀란 모습을 보건대 그 역시 강정현을 처음 대면한 것 같다.
그야말로 떡이 알아서 굴러들어 온 상황.
천해선의 얼떨떨한 얼굴을 본 유세혁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헌터가 아니라 길드의 에이전트가 되었어야 했다고.
그가 가진 천운이라면 대한민국이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는 것도 꿈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2차 시험의 심사자로 투입되신다고 들었어요.”
“네. 에스퍼 타입이요.”
천해선의 시선이 한순간 비수를 스쳐 지나간다.
그가 기존의 힐러 타입도 아닌 에스퍼 쪽에 심사를 서는 이유는 간단했다.
혹시라도 협회나 다른 길드의 심사자가 비수에게 장난질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러나 강정현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듯 보였다.
“정말 잘 됐네요.”
“……뭐가요?”
“에스퍼 타입과 기타 타입은 같은 심사자가 본다고 들었거든요.”
“아……. 네. 기타 타입의 응시생이 워낙 적어서요.”
“제가 바로 그 기타 타입이에요.”
“네?”
천해선도, 비수도, 유세혁도 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기타 타입의 헌터가 ‘S’랭크의 포텐셜을 가진 적이 있던가?
천해선은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생각나는 인물이 없었다.
그만큼 ‘기타’ 타입은 숫자 자체도 얼마 안 되고, 메이저 역할군이 아니다 보니 소외되기 일쑤였다.
포텐셜이 가득 찬 ‘기타’ 타입의 능력이란 건 과연 어떤 걸까?
강정현을 바라보는 모두의 시선이 기묘하게 변했다.
“심사 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강정현이 수줍게 인사하며 자리를 떠났다.
“흠. 흠.”
순식간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된 유세혁이 헛기침을 하며 존재감을 알린다.
“잘 부탁한다는 말이 그런 거였군요. 심사 때 잘 봐 달라는.”
유세혁은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로 빙그레 미소 지었다.
한편으로는, 그 미소에 자신의 추측이 들어맞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도 담겨 있었다.
천해선에게 했던 그 의미심장한 발언이, 자격 시험 이후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길 말이다.
비수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팔꿈치로 천해선을 찌른다.
“이열~ 나를 생각해 줘서 심사를 본다고 한 거였어?”
“아니.”
“우씨. 날 쳐다보는 걸 내가 분명히 봤는데 모른 척하는 거야?”
“아님. 죽어도 아님.”
“너어……!!”
“시간 많냐? 강정현이 괜히 먼저 돌아간 게 아닐 텐데.”
“……아!! 맞다!!”
비수가 머리를 감싸 쥐고 날랜 걸음으로 2차 시험장 쪽을 향한다.
천해선이 배를 잡은 채 낄낄거렸고, 유세혁은 그저 두 명을 번갈아 쳐다볼 뿐이었다.
* * *
“하아아아아아압!!”
응시생이 양손을 모은 채 비장한 기합 소리를 터트린다.
쾅!!
-키에에에엑.
응시생의 전격 공격에 몬스터 하나가 배를 뒤집고 쓰러진다.
2성(★★)짜리라고는 하나, 마수는 마수.
살아 있는 대상을 한 방에 제압한 건 분명 큰 성과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시하네.’
억지로 나오는 하품을 참는 게 이번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최대한 성심성의껏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응시생들이 방출하는 모든 것들이 재롱 잔치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지원자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최근 들어 던전과 게이트가 늘어나 헌터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이렇게 지원자가 많을 줄은 몰랐다.
비수가 어떤 랭크를 부여받든 간에 그냥 집에 있을 걸 그랬나?
그런 후회가 들 정도였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목소리만 들으면 5성(★★★★★) 이상의 몬스터를 혼자 때려잡는 것 같다.
하지만 허탈하게도 눈앞에 보이는 몬스터는 ‘크레이지 래빗’.
제아무리 미쳐 봐야 토끼는 토끼일 뿐 아니겠는가?
건장한 ‘일반인’ 서너 명이면 제압 가능한 ‘크레이지 래빗’을 향해 30대 중년 남자가 연신 기합을 내질렀다.
깡총.
‘크레이지 래빗’의 앙증맞고 환상적인 무빙(…….)에 중년 남자의 빙결 공격이 번번이 빗나간다.
마음이 급해진 중년 남자는 급기야 빙결 공격을 때려치우고 크레이지 래빗과 육탄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죽어! 죽어!”
-끼륵!!
그 참담한 광경에 나는 손바닥으로 눈두덩이를 쓸어넘겼다.
다른 심사위원들이라고 해서 별다를 건 없었다.
협회 관계자 일부와 각 길드의 상위 에스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흐리멍덩한 눈으로 인간과 토끼의 레슬링을 지켜보고 있었다.
삐익.
-제한 시간이 경과 되었습니다.
전투가 끝나면 심사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랭크의 버튼을 누른다.
조금 애매한 경우에는 심사자들끼리 의견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년 남자를 두고 토론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는 듯 보였다.
나를 비롯한 모든 심사자들이 모두 같은 색의 버튼을 눌렀다.
‘E’
화면에 표시된 랭크에 중년 남자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럼 뭐.
토깽이 하나에 낑낑대고서 뭘 받기를 바랐냐.
다른 참가자를 위해 몬스터를 준비하는 동안, 옆에 앉아 있는 민둥머리의 사내가 쓴웃음을 짓는다.
‘비숍’ 길드의 대표이자 국내 최고의 에스퍼 중 한 명.
가열찬 대표였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더니, 그 말이 딱이군.”
나는 양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동의의 표시를 했다.
백 명 단위가 넘는 지금까지 ‘S’는커녕 ‘A’랭크의 인재조차 나오지 않았다.
간혹가다 신기한 능력을 발휘하는 에스퍼들이 있었지만, 잠시 흥미를 돋을 뿐 큰 살상 능력을 보여 주지는 못했다.
지리한 심사 과정이 다시 이어지고, 마침내 가열찬이 눈꺼풀을 이기지 못해 잠이 들려는 순간.
-응시 번호 1568…….
“오…….”
베테랑들이 즐비한 심사인원단 내에서조차 가벼운 동요가 일어난다.
그만큼 이번 응시생은 주변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그녀의 에테르 수치를 많은 사람들이 확인하지 않았던가.
“드디어 나왔군.”
가열찬이 내 쪽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붉은 머리칼의 요염한 에스퍼.
마침내 비수가 2차 시험에 발을 들였다.
“이비수입니다.”
‘꽤 굳어 있네.’
겉보기엔 씩씩해 보이지만 미세한 동요가 눈에 들어왔다.
표정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나와 함께 사선을 넘나든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단독으로 몬스터와 맞서 싸운 경우는 전무하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비수가 가진 능력은 유틸리티 쪽이지, 살상 쪽이 아니다.
나이트와 에스퍼의 능력을 입증할 때에는 살상 능력을 중시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눈앞의 몬스터를 상대해야 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내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다.
삐빅.
짧은 전자음 소리와 함께 몬스터를 가로막고 있던 벽이 사라진다.
두 발로 엉성하게 서 있는 아주아주 못생긴 몬스터.
겉보기에는 멍청하게 생겼지만, 녀석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맞았다간 A랭크 나이트의 뼈도 박살이 나 버린다.
괜히 놈의 등급이 5성(★★★★★)으로 책정된 게 아니라는 이야기.
체격이 2.5m에 달하는 ‘어글리 트롤’이 비수의 상대로 나타났다.
가냘파 보이는 신체로 괴수를 상대하는 모습이 꽤나 위태롭게 보인다.
혹자가 보기에는 가혹한 처사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에테르 수치가 3만 점이 넘은 응시생에게 아까처럼 토깽이를 붙여 줄 순 없는 노릇이니까.
“괜찮겠나……?”
가열찬이 근심 어린 모습으로 내게 묻는다.
나는 양팔로 머리를 받친 뒤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죽지는 않을 거예요.”
“아니……. 그게 무슨…….”
“아마 다칠 일도 없을 거구요.”
“음?”
쿵 쿵 쿵.
어글리 트롤이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비수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그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놈을 노려보기만 할 뿐.
마침내 트롤이 그녀의 지근거리까지 다가와 커다란 팔을 휘두르려는 순간,
팟.
“오!!”
심사위원석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그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
타깃을 잃은 트롤의 팔이 허무하게 허공을 가른다.
“은신이라니……. 과연 기대주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는군……!!”
가열찬이 두꺼운 손으로 손바닥을 마주친다.
은신이 가진 살상력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자체가 커다란 위협이 된다.
기감이 발달 된 지금의 나조차 비수의 은신을 캐치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 말은 곧, 국내에 있는 거의 모든 헌터들이 그녀의 은신을 잡아내지 못한다는 의미.
-꾸…….
뽀리가 자신은 다르다며 어깨 위에서 낮은 울음소리를 낸다.
알아 알아.
꼭 이럴 때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한단 말이지.
부웅.
비수가 사라진 뒤에도 트롤은 연신 허공을 향해 양팔을 휘적거린다.
볼품없는 공격이지만 일단 적중하는 순간 어지간한 헌터는 곤죽이 되어 버릴 것이다.
물론, 작고 영리한 여우는 지금쯤 놈의 사정거리에서 아득히 벗어난 곳에 있을 거다.
“어떻습니까. 저 은신 스킬에 높은 에테르 수치라면……. A에서 S 사이까지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심사자가 자신의 오른쪽을 바라보며 의견을 구한다.
어중이떠중이들이야 그렇다 쳐도, A랭크 이상의 헌터들은 심사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흐음…….”
오른쪽에 앉은 단발머리의 여성이 마땅치 않은 표정을 짓는다.
그녀가 왼쪽 손으로 턱을 괸 채 입을 삐쭉 내민다.
“은신이 희귀 스킬이긴 하지만……. S랭크는 턱도 없죠. 저는 오히려 B가 적당할 것 같은데요?”
“B는 너무…….”
야박한 것이 아니냐.
가만히 듣고 있던 가열찬이 그렇게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글로리 길드 서열 3위이자, 구건이가 이끄는 1팀 다음으로 가장 강력한 공격대라는 2팀의 리더.
연지선.
그녀는 공격 대상의 수분을 모조리 빨아들이는 끔찍한 공격, ‘황폐화’ 스킬을 보유한 최정상급 에스퍼다.
‘말하나 마나지’라는 듯, 가열찬이 쓴 입맛을 다시며 입을 다문다.
비록 일개 길드의 팀장이라고는 하나, 그녀가 가진 능력은 가열찬보다 한 단계 위다.
같은 ‘S’랭커라 하더라도 격차는 존재하는 법.
전장에서 가열찬과 연지선 중 하나를 뽑으라고 하면, 백 중에 구십구는 연지선을 선택할 것이다.
연지선은 가공할 에테르만큼이나 목이 뻣뻣하기로 유명한데, 자신의 성에 차지 않으면 같은 팀원들조차 단칼에 내쫓아 버리곤 한다.
그녀가 이 자리에 나온 것도 협회를 도와준다기보다, 자신의 팀원을 직접 색출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였다.
당연히, 응시생의 등급을 측정할 때에도 야박한 기준이 적용된다.
게다가 글로리 길드가 가진 권위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에, 누구도 그녀의 말에 딴지를 걸지 못했다.
비숍 길드의 대표 가열찬조차 제대로 들고일어나지 못하는데 어느 누가 나설 수 있단 말인가.
‘물론……. 그게 전부가 아닐 테지.’
하지만 이들이 침묵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S’랭크 에스퍼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기존 S랭크 에스퍼의 가치가 희석되고 만다.
어떤 자원이든 희소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비싼 값을 쳐주는 법.
‘S’랭크 에스퍼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편이 그들의 입장에선 좋은 일이다.
다시 말해, 자기들끼리만 해 먹겠다는 공감대가 은연중에 깔린 것이다.
가열찬이 그나마 양심이 있어 보이긴 하는데, 어차피 나머지 에스퍼들의 공감을 살 수 없다면 기껏 의견을 내놓아 봐야 공염불이 되고 만다.
“하여간 있는 것들이 더해요…….”
모든 심사자들이 ‘잘못 들었나?’ 하는 얼굴로 내 쪽을 바라본다.
제대로 들은 게 맞다, 이 욕심만 가득 찬 두꺼비 놈들아.
이런 전개를 예상하지 못했던 게 아니니만큼, 나는 고개를 돌려 연지선을 불렀다.
“연지선 헌터님.”
그녀가 심드렁한 모습으로 대답한다.
“네?”
“저 트롤. 얼마나 센가요?”
그러자 연지선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어려서 그런지, 네가 아직 뭘 모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훤히 들어온다.
“한주먹거리도 안 되죠. 저런 건 A랭커도 어렵지 않게 처리 가능한 수준이에요. 헌데 이번 응시자가 아무런 타격을 입히지 못한 채 쩔쩔매고 있으니, B랭크도 잘 쳐준 게 아닐까요?”
내가 비수와 함께 왔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을 터.
연지선이 한껏 도발적인 눈빛을 담아 조롱하듯 대답한다.
옳거니.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역시 연지선 님은 다르시네요. 그럼 저 트롤이 한 단계 성장한다 한들 아무런 문제가 없겠군요?”
“그야 당연하죠. 한 단계가 아니라 열 단계도 문제없어요.”
연지선이 코웃음을 치며 날렵한 콧대를 세운다.
심사 도중에도 은연중에 이쪽을 흘끗 쳐다보며 대립각을 세우던 그녀다.
이왕 마주친 김에 같은 에스퍼로서 자신의 우월함을 피력하겠다는 의지가 다분해 보인다.
“그래요? 그럼 연지선 헌터님만 믿겠습니다.”
“??”
가느다란 그녀의 눈매가 살짝 커진다.
믿기는 뭘 믿어? 하는 얼굴을 외면한 뒤, 나는 마이크에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이비수 응시생.
“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답이 들려온다.
-보여 줄 능력이 남아 있으면 지금 하시면 됩니다.
“진짜…… 그래도 돼요?”
-네. 문제없습니다. 만일의 사태는 우리 쪽에서 책임져 줄 겁니다.
정확히는, ‘우리’가 아니라 연지선이지만.
나는 속으로 흐뭇한 미소를 감춘 채 허리를 뒤로 눕혔다.
마치, 앞으로 재미있는 공연이 펼쳐지기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심사위원 모두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떠오른다.
가열찬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내게 무어라 물어볼 무렵,
-크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갑자기 시험장 안쪽에서 커다란 포효가 들린다.
“?!”
“뭐, 뭐야?!”
경악을 듬뿍 담은 음성이 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
그전에도 트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지금과 같은 위화감은 느껴 본 적이 없다.
찌직 찌직.
나를 제외한 모든 심사위원이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시험장 안에 있는 어글리 트롤의 상태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
비단 포효 소리만이 아니다.
안 그래도 우람했던 팔뚝과 허벅지, 승모근 등.
전신의 모든 근육들이 끝없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