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61
161
제161화
159.
‘페이드 제국 지부장?’
수혁은 켈로이의 소개를 듣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여긴 왜?’
이곳에 왜 온 것일까?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어떻게 알고 온 것일까?
“예, 안녕하세요.”
수혁은 일단 인사를 받아주었다.
“근데 여긴 어떻게…….”
그리고 곧장 말끝을 흐리며 켈로이에게 물었다.
“아, 그것이…….”
수혁의 물음에 켈로이는 수혁과 마찬가지로 말끝을 흐리며 주변을 보았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주변을 확인한 켈로이는 수혁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혹시 지부로 와 주실 수 있으십니까?”
켈로이는 당신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
그러나 수많은 눈과 귀가 있는 이곳에서는 할 수 없다.
도시 케니스에 있는 페이드 제국 지부로 향하라.
퀘스트 보상 : ???
켈로이의 말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긴히 할 말?’
긴히 할 말이라니?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알겠습니다.”
[퀘스트 ‘페이드 제국 지부로’를 수락하셨습니다.]수혁은 일단 퀘스트를 수락했다.
“근데 제가 지금은 할 일이 있어서 나중에 가도 될까요?”
퀘스트를 수락한 뒤 수혁이 물었다.
현재 수혁은 할 일이 있었다.
바로 독고 길드원 사냥이었다.
“옙, 물론입니다.”
켈로이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옙, 나중에 뵙겠습니다.”
수혁의 말에 켈로이는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인사하고 워프를 통해 사라졌다.
“야, 저 사람 누구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난 알 것 같은데 저 사람…….”
“누군데?”
“아니, 근데 그 사람이 저렇게 겸손할 리가 없는데.”
“누구냐니까?”
“독의 마탑 페이드 제국 지부장 켈로이.”
“뭐? 독의 마탑 지부장?”
“어.”
“에이, 거짓말 치지 마. 지부장이 왜?”
“그러니까.”
그렇게 켈로이가 사라지자 유저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은 유저들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어떻게 퍼지려나.’
독의 마탑 페이드 제국의 지부장 켈로이가 허리를 숙여가며 인사했다.
그리고 그 인사를 수많은 유저들이 보았다.
현재 독고 길드의 일과 야리온의 분노로 유저들에게 매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수혁이었다.
이슈가 안 될 수가 없다.
[독고 길드원 ‘해바라기’를 죽이셨습니다.]그사이 메시지가 나타났다.
현재 수혁이 사용한 마법은 길드 하우스 입구에 시전한 포이즌 스톰뿐이다.
아마도 해바라기는 포이즌 스톰을 뚫고 나오려다 죽은 것이 분명했다.
‘셋…….’
그러나 해바라기가 끝이었다.
시간이 지나 포이즌 스톰이 사라질 때까지 메시지는 더 나타나지 않았다.
“저, 저 새끼!”
“어떤 미친놈이 또 입구에 이 난리를 쳤나 했더니!”
포이즌 스톰이 사라지고 수혁은 자신을 향해 성난 목소리를 내뱉는 독고 길드원들을 볼 수 있었다.
‘안전지대 시스템만 아니었어도.’
독고 길드원들을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안전지대 시스템 때문에 수혁의 마법은 독고 길드 하우스 안에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이런 면에서 마법사가 상당히 불리하단 말이지.’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건 마법뿐이다.
화살이나 검을 휘두르는 등 직접적인 공격은 안전지대에 있어도 피해를 본다.
“죽이러 갈까?”
“그럴까?”
“먼저 출발해. 나 아이템 세팅하고 바로 지원 간다.”
“뭐? 너, 너도? 나도 세팅해야 하는데.”
수혁은 귓가에 들리는 독고 길드원들의 대화를 듣고 피식 웃었다.
‘안 나오겠네.’
나온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올 것 같지 않았다.
‘세 명으로 만족해야 하나…….’
아무래도 세 명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 어차피 아침이고.’
어차피 사람이 없는 아침이다.
‘저녁이면 많아지겠지.’
저녁이 되면 어제 죽인 이들이 접속을 할 테니 많아질 것이다.
‘이미지도 충분히 깎았고.’
독고 길드원들이 길드 하우스에서 나오질 못하고 있다.
이미지도 충분히 깎았다.
“파이어 스톰.”
가기 전 수혁은 길드 하우스 입구에 파이어 스톰을 시전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그리고 이어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향하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방금 전 켈로이에게 받은 퀘스트 ‘페이드 제국 지부로’를 보며 중얼거렸다.
“지부부터 들렀다가 도서관 가야겠네.”
켈로이에게 퀘스트를 받기 전에는 독고 길드 하우스에서의 작업이 끝나는 대로 도서관에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퀘스트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과연 켈로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어떤 이야기이기에 지부까지 오라고 한 것인지 궁금했다.
* * *
“누구냐니까?”
“독의 마탑 페이드 제국 지부장 켈로이.”
친구 아리아의 물음에 유리스는 미간을 찌푸린 채 답했다.
“뭐? 독의 마탑 지부장?”
유리스의 답에 아리아는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어.”
“에이, 거짓말 치지 마. 지부장이 왜?”
“그러니까.”
아리아의 말에 답하며 유리스는 생각했다.
퀘스트 때문에 유리스는 켈로이를 알고 있었다.
‘왜 수혁 님한테 공손히 인사를 한 거지?’
유리스가 본 켈로이는 거만의 대명사였다.
그런 켈로이가 수혁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는 것이 아직도 이해 가지 않았다.
‘백작 이상의 작위를 받으신 건가?’
혹시나 수혁이 백작 이상의 고위 작위를 받은 것일까?
높은 직위에 있기에 공손히 인사를 한 걸까?
‘아니지, 그때 후작한테도 허리 숙여 인사하지는 않았잖아.’
그러나 예전 퀘스트를 할 때 보았던 켈로이는 후작에게도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할 뿐 허리를 숙이지는 않았다.
‘도대체…….’
유리스는 수혁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수혁 님도 독의 마탑이잖아.’
그러다 문득 수혁이 독의 마탑 로브를 입고 있다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지부장이 인사를 할 정도면…….’
독의 마탑 지부장인 켈로이가 독의 마탑 로브를 입고 있는 수혁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이거 구독자 늘릴 절호의 기회 같은데…….’
냄새가 났다.
‘그래, 한번 알아보자.’
유리스는 결정을 내렸다.
* * *
“나중에 지부에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켈로이가 말했다.
“그렇군요.”
반대편에 앉아 있던 비욘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진짜 수배령에 대해 이야기해도 되겠습니까?”
켈로이는 고개를 끄덕이는 비욘드에게 물었다.
지금 상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결국 수혁에게 모든 것을 말하기로 했다.
수배령을 내릴 뻔했다는 것까지 모두 말이다.
“예, 오히려 숨기는 것이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욘드는 켈로이의 물음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아는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니고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니까요.”
수배령에 대해 아는 이들은 많다.
물론 대부분의 입을 다물게 할 수 있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
비밀로 만들어 나중에 들키는 것보다 차라리 미리 말을 하는 게 낫다.
더구나 수배령을 내린 것도 아니고 내릴 뻔한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비욘드는 말끝을 흐리며 켈로이를 보았다.
켈로이는 비욘드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언제 오실지 모르니…….”
켈로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방에서 나갔다.
“독의 마탑과 인연을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프릴은 켈로이가 나가자 비욘드에게 물었다.
“그럴 생각이네.”
비욘드는 프릴의 물음에 답했다.
수혁을 통해 이번 기회에 독의 마탑과 인연을 만들 생각이었다.
이미 켈로이를 통해 인연을 만들었지만 지부장일 뿐이다.
독의 마탑을 이끌 수혁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거기다 마침 리더 길드도 우리 제국에 거점을 삼고 있다고 하니…….”
어젯밤 수혁에 대해 알게 되고 자세히 조사를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정보 길드에 의뢰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보 길드에서 현 상황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
“독고 길드 대신 독의 마탑과 리더 길드라면 아주 좋지.”
비욘드는 미소를 지었다.
* * *
독의 마탑 페이드 제국 부지부장 레옹은 미간을 찌푸린 채 방에서 나왔다.
레옹이 미간을 찌푸린 이유는 방금 전 지부장 켈로이가 시킨 일 때문이었다.
‘아니, 내가 무슨 꼬봉도 아니고 빵 사오는 걸 시키는 거야?’
중요한 손님이 온다고 빵을 사오라고 했다.
‘지부에 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지부에 다른 마법사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레옹은 부지부장인 자신에게 빵을 직접 사오라 한 켈로이의 명령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에휴, 어쩔 수 없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부장인 켈로이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다.
바로 그때였다.
“어디 가세요?”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던 지부 마법사 중 한 명인 레로가 물었다.
“빵 사러 간다.”
레로의 물음에 레옹은 미간을 찌푸린 채 답했다.
“……?”
그런 레옹의 답에 레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레로의 의아한 표정을 뒤로하고 레옹은 밖으로 향했다.
문 앞에 도착한 바로 그 순간.
끼이익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레옹은 걸음을 멈추고 사내를 보았다.
‘누구지?’
독의 마탑 로브를 입고 있는 사내였다.
“안녕하세요.”
사내가 인사를 했다.
“오, 그래.”
레옹은 미소를 지은 채 사내의 인사를 받아주며 자연스레 어깨동무를 하고 안으로 걸음을 옮기며 사내에게 물었다.
“지부에는 어쩐 일로 왔어?”
“아, 저 지부장님을 뵈러 왔는데요.”
“응?”
사내의 답에 레옹은 순간 걸음을 멈추고 반문했다.
“지부장님을 뵈러 왔다고?”
“네.”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사내를 보며 레옹은 생각했다.
‘설마 손님이?’
혹시나 켈로이가 말한 손님이 이 사내가 아닐까?
‘아니겠지, 조심스러운 반응을 봐서 아주 높으신 분이 오는 것 같은데.’
켈로이의 반응을 생각해보니 아닐 것 같았다.
‘그냥 누구 심부름으로 뭐 편지나 전하러 온 거겠지.’
누군가의 심부름으로 편지를 전하러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수, 수혁 님!”
“……?”
레옹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앞을 보았다.
“지부장님?”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부장 켈로이였다.
켈로이가 매우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수혁 님?’
이곳에 있는 자는 레옹과 사내뿐이다.
즉, 켈로이의 입에서 나온 수혁은 사내의 이름이 분명했다.
문제는 ‘님’을 붙였다는 것.
“페이드 제국 지부장 켈로이, 수혁 님을 다시 뵙습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수혁이 미소를 지은 채 인사를 받았다.
레옹은 켈로이의 공손한 반응에 침을 꼴깍 삼키며 수혁의 어깨에 올렸던 팔을 내렸다.
“나중에 보자…….”
켈로이는 레옹에게 조용히 말했다.
“가시죠!”
그리고 수혁을 보며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지은 채 수혁과 함께 방으로 향했다.
점점 작아지는 수혁과 켈로이의 뒷모습을 보며 레옹은 생각했다.
‘시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