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70
170
제170화
168.
“그래?”
“응, 30분에 작전 브리핑할 거고.”
“4분 남았네?”
“그렇지. 이따 같이 내려가자. 홀에서 하기로 했거든.”
“알았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답하며 생각했다.
‘뭐 좀 먹고 오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잠시 나가 점심을 먹고 오려 했는데 안 될 것 같았다.
“아, 수혁아.”
“……?”
“내가 이번 전쟁을 치르면서 느낀 건데 말이야.”
“응.”
“지금 네 수준이면 헤이든까지 충분히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가 볼 생각 없어?”
매혹의 숲까지 500레벨대 몬스터를 상대해야 하고, 매혹의 숲을 넘어 헤이든까지는 600레벨대 몬스터를 상대해야 했다.
그래서 연중은 헤이든에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매우 힘이 들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을 치르면서 수혁의 힘을 알게 되었고 생각이 바뀌었다.
수혁의 힘이라면 500레벨대 몬스터든 600레벨대 몬스터든 손쉽게 잡을 수 있다.
무난하게 쭉쭉 헤이든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너 지금 204잖아. 폭업도 할 수 있을 거야!”
수혁의 레벨은 204다.
500, 600레벨의 몬스터들을 잡는다면?
엄청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레벨 역시 쭉쭉 오를 것이었다.
“가고 싶어?”
수혁이 되물었다.
왠지 연중이 가고 싶어 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헤헤.”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조금?”
말은 조금이라고 했지만 너무 가고 싶었다.
지도가 없었다면 모를까 지도가 있었기에 너무나 궁금했다.
“음…….”
수혁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가면 분명 폭업 할 수 있겠지.’
연중의 말대로 헤이든에 가면 말 그대로 폭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레벨을 올리긴 해야 하는데…….’
아직은 이용 가능한 도서관들이 있지만 언젠가는 전부 정복할 것이다.
더 많은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레벨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레벨을 올리는 것은 꺼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레벨이 높아지면 지혜 1을 올리는 데 필요한 책이 많아진다.
‘간다면 전부 정복하고 가야겠지.’
헤이든에 가는 것은 지금 이용이 가능한 도서관들을 전부 정복한 뒤가 될 것이었다.
“지금 당장은 안 될 것 같고.”
생각을 마친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2주 뒤? 어때?”
2주 정도면 지금 이용이 가능한 도서관들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입장과 동시에 정복이 되는 곳이 있을 수 있다.
2주도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오! 딱 좋아!”
연중이 탄성을 내뱉으며 활짝 웃었다.
“기다린다!”
“알았어. 30분 됐다. 내려가자.”
수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브리핑을 할 시간이었다.
* * *
“자자, 질문 있으십니까?”
브리핑을 끝낸 연중이 물었다.
“궁사들은 어떻게 합니까? 안으로 들어가요? 아니면 마법사들이랑 같이 밖을 지키나요?”
연중의 물음에 레니아나가 물었다.
“궁사 계열 분들은 오닌 님을 제외하고 전부 밖을 지켜주세요.”
“옙.”
“또 질문 있으신 분?”
레니아나가 고개를 끄덕였고 연중은 다시 길드원들에게 물었다.
“…….”
“…….”
길드원들은 말없이 서로를 쳐다볼 뿐이었다.
질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연중은 시간을 확인했다.
‘출발해야겠네.’
출발할 시간이었다.
“출발하죠!”
연중은 브리핑을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길드 하우스에서 나와 길드원들을 기다렸다.
수혁을 시작으로 길드원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모든 길드원들이 나오자 앞장서 독고 길드 하우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헐, 리더 길드!”
“대박, 이렇게 많이?”
“다 어디 가는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리더 길드를 발견한 유저들이 따라붙었다.
“이 방향이면 독고 길드 하우스인데?”
“설마 길드 하우스 급습하는 거야?”
“끝장을 보려는 건가?”
“리더 길드 대박 강해 보인다.”
유저들은 웅성거릴 뿐 다가와 묻는다거나 앞을 막지 않았다.
수혁과 연중 그리고 리더 길드원들은 아무런 방해 없이 목적지인 독고 길드 하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자, 준비하시고!”
연중이 방패를 쥐었다.
“갑시다!”
그리고 앞장서 독고 길드 하우스 안으로 달려갔다.
그 뒤를 여러 길드원들이 따랐다.
‘부럽다.’
수혁은 안으로 들어간 연중과 길드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마법사인 수혁은 독고 길드 하우스 안에서 힘을 쓸 수 없다.
안전지대에서 마법을 쓸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중과 같은 근접 캐릭들은 예외다.
안전지대가 막아주는 것은 마법 스킬뿐이다.
검을 휘두른다거나 창으로 찌른다거나 하는 직접적인 공격에는 피해를 본다.
“입구가 하나라 좋네요.”
수혁은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핼링이었다.
“그러게요. 여기만 지키고 있으면 되니.”
헬링을 본 수혁은 다시 입구를 바라보며 답했다.
수혁처럼 안에서 힘을 못 쓰는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길드 하우스 안으로 진입하려는 이들을 막거나 혹은 안에서 도망쳐 나오는 이들을 죽이는 것이었다.
독고 길드 하우스의 입구는 하나뿐이기에 상당히 편했다.
바로 그때였다.
독고 길드 마크를 달고 있는 유저 두 명이 입구에서 나왔다.
“……!”
“……!”
독고 길드원들은 입구를 둘러싸고 있는 수혁과 리더 길드원들을 보고 멈칫했다.
“독의 사슬.”
수혁은 멈칫한 독고 길드원들에게 독의 사슬을 시전했다.
[독고 길드원 ‘행거’를 죽이셨습니다.] [독고 길드원 ‘하렘’을 죽이셨습니다.]이내 메시지가 떴고 수혁은 다시 입구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수혁 님?”
입구를 주시하고 있던 수혁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로 돌아섰다.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유저들이 찾아왔는데요. 저쪽에…….”
“인터뷰요?”
수혁은 길드원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길드 마크가 없거나 처음 보는 길드 마크를 달고 있는 유저들이 모여 있었다.
“네, 길드 관련 질문을 하려는 유저들도 있는데 상당수가 수혁 님과의 인터뷰를 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길드원의 말에 수혁은 생각했다.
‘안 갈 것 같은데.’
표정들을 보니 인터뷰를 거절해도 갈 것 같지 않았다.
‘빨리 끝내자.’
길드원들에게 민폐라 생각한 수혁은 입을 열었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죄송해요.”
“아닙니다! 죄송하실 일이 전혀 아닌 걸요! 오히려 존경하고 있습니다.”
길드원은 수혁의 말에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
수혁은 길드원과 함께 모여 있는 유저들에게 다가갔다.
“오, 오셨다.”
“오늘은 해주시려나 봐!”
유저들은 수혁이 다가오자 중얼거렸다.
“안녕하세요. 수혁입니다.”
수혁은 유저들에게 인사했다.
“연중 님과 어떤 관계이십니까?”
“야리온의 분노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인사를 하자마자 곧장 유저들의 질문이 시작됐다.
“연중이랑은 친구구요. 야리온의 분노는 던전 보상으로 얻었습니다.”
“던전 위치를 공개해 주실 생각 있나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서요. 만약 공개한다면 연중이 마당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수혁은 유저들의 질문에 빠르게 답했다.
“혹시 레벨이 어떻게 되시나요?”
“…….”
그러나 레벨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도 믿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비밀입니다.”
“불, 독, 치유. 3개 속성을 다루고 계신데 어떤 순서로 시험을 보셨나요?”
“불, 독, 치유 순으로 얻었습니다.”
유저들의 질문은 한동안 계속되었고 수혁의 답변 역시 한동안 계속되었다.
“비욘드에 길드 하우스를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진짜입니까?”
“네, 맞습니다.”
다행히도 답하기 껄끄러운 질문은 없었다.
“비욘드 대표 길드가 리더 길드로 바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사실인가요?”
“예, 맞습니다. 지금쯤이면 시청에 공표가 됐을 겁니다.”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지금 말씀이십니까?”
“예.”
“이미 대표 길드가 바뀌었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길드 질문은 이제 곧 연중이가 나올 텐데 그때 연중이에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길드 관련 질문은 길드 마스터인 연중이 답하는 게 맞았다.
인터뷰를 하고 꽤나 시간이 흘렀다.
이제 곧 연중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수혁의 예상은 현실이 되었다.
“수혁 님, 길마님 나오셨어요.”
입구를 주시하고 있던 핼링이 다가와 말했다.
“마침 나왔네요.”
수혁은 유저들에게 말하며 입구를 보았다.
독고 길드 하우스에서 연중과 길드원들이 나오고 있었다.
“……?”
연중은 수혁과 그 앞에 몰려 있는 유저들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수혁 : 인터뷰 중이었어. 길드 관련 질문 나오고 있는데 네가 와서 답해라.
수혁은 연중의 의아함을 풀어주기 위해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은 수혁의 귓속말을 보고 나서야 의아함을 풀었다.
그리고 싱긋 웃으며 수혁의 옆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리더 길드의 마스터 연중입니다.”
연중은 유저들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수혁은 뒤로 빠져 길드원들에게 다가갔다.
* * *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길드 하우스로 돌아온 뒤 연중이 외쳤다.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수고요!”
연중의 외침에 길드원들 역시 서로 수고 인사를 나눴다.
수고 인사를 나눈 뒤 길드원들은 뿔뿔이 사라졌다.
수혁은 연중과 함께 길드 마스터의 방으로 향했다.
“진짜 수고했어.”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연중이 말했다.
“내가 뭘, 구경만 했는데.”
수혁은 소파에 앉으며 답했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이제 전쟁 거의 끝난 거라고 봐도 되나?”
“응, 대표 길드 자리도 뺏었고 길드 마스터도 죽였고 길드 하우스도 털었으니까.”
연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독고 길드는 지금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거점이라 할 수 있는 비욘드에서 수혁에게 무참히 짓밟혔고 대표 길드 자리도 빼앗겼다.
거기다 길드 마스터인 햇별도 죽었고 결국에는 길드 하우스까지 털렸다.
전쟁은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건 너한테만 말해주는 건데.”
방에는 둘밖에 없었지만 연중은 조용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조만간 독고 길드에서 사과문 올릴 거 같아.”
“뭐?”
수혁은 연중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독고 길드가 다섯 파벌이 모여 만들어진 길드라는 거 알지?”
“어, 알지.”
“그중 햇별이랑 사이가 안 좋은 파벌이 있거든. 케인 파벌이라고. 이번 전쟁에도 참여 안 한 파벌이야.”
“아, 참여 안 한 애들이 있었구나.”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어쩐지 너무 쉽게 털린다 했어.’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거랑 사과문이랑 무슨 상관이야?”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 케인한테 방금 전 연락이 왔어.”
“연락?”
“어, 직접 받은 건 아니고 지인을 통해 전해 받았는데 독고 길드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 같아. 햇별 그 새끼 길드 마스터에서 내려가고 케인이 길드 마스터가 될 거야. 그리고 이번 일에 대해 사과문을 올릴 거래. 거점도 옮길 거고.”
“뭐야, 그럼 진짜 전쟁 끝난 거네?”
“그렇지. 실제로 녀석들이 그렇게 한다면.”
연중은 씨익 웃었다.
“고생했다. 진짜.”
그리고 수혁에게 말했다.
“아냐, 내가 뭘.”
“아니! 너 아니었으면 지금 같은 상황은 꿈도 못 꿨을 거다. 이게 다 네 덕이야!”
수혁이 아니었다면 리더 길드는 지금쯤 무참히 짓밟히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진짜야!”
스윽
수혁은 연중의 말을 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응, 전쟁도 끝났고 헤이든 가고 싶다며?”
“어!”
“그거 준비하러 간다.”
“……?”
연중은 수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고 수혁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