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77
277
제 277화
275.
“……네.”
멍하니 메시지를 바라보던 수혁은 크라노손의 부름에 답했다.
그리고 크라노손이 이어 말했다.
“다른 분들은 어디에…….”
말끝을 흐리며 말을 마친 크라노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연중과 사냥왕 그리고 레아와 윤진이 보이지 않았다.
은엄폐할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폭발로 인해 주변은 평평한 평야가 되어 있었다.
숨은 것이 아니라면 남은 경우는 하나였다.
바로 폭발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 것.
“아, 그게.”
수혁은 크라노손의 말에 탄성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죽었다고 하면 안 되겠지?’
어차피 페널티가 끝나는 대로 접속을 할 것이다.
굳이 혼란을 줄 필요는 없었다.
“치료 때문에 잠시 떠났습니다.”
“그렇군요.”
“아마 내일이면 돌아올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말끝을 흐린 크라노손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이어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미리 조사를 했어야 했는데…….”
무슨 함정을 준비했는지 철저히 조사했다면 결코 당하지 않았을 함정이었다.
보지는 못했지만 수혁의 말에 따르면 연중과 사냥왕, 윤진, 레아는 큰 상처를 입은 게 분명했다.
그것이 너무나 미안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수혁은 크라노손의 말에 답했다.
그리고 물었다.
“더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크라노손은 수혁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제 남은 건 간단한 정리뿐이니까요. 많이 힘드실 텐데 푹 쉬셔도 됩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뵙겠습니다.”
“옙!”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수혁은 크라노손의 답을 들으며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그리고 아공간에 도착함과 동시에 드랍 창을 확인했다.
헤르타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스급 몬스터라 할 수 있는 상급 마족들이었다.
어떤 아이템들이 드랍됐는지 기대가 됐다.
“……?”
드랍 창을 확인하던 수혁의 눈썹이 움찔했다.
익숙한 아이템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스만의 목걸이?’
아이템의 이름은 ‘아스만의 목걸이’였다.
아스만의 영역이 떠오른 수혁은 바로 아이템을 습득 후 인벤토리를 열어 목걸이의 정보를 확인했다.
제한 : 레벨 500, 체력 2000
스킬 ‘아스만의 영역’ 사용 가능
마왕 아스만의 목걸이다. 주변에 있는 마나를 동결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 깃들어 있다.
“……!”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템 맞구나!’
예상대로 아스만의 영역을 선포할 수 있는 목걸이가 맞았다.
‘착용 불가네…….’
당장 착용해 아스만의 영역의 스킬 정보를 확인하고 싶었다.
지속 시간이라든가 특수 효과라든가.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스만의 목걸이의 착용 조건은 2가지였다.
그중 레벨은 충족했지만 스텟을 충족하지 못했다.
‘연중이도 안 되는데.’
연중에게 부탁을 할 수도 없었다.
수혁과 반대로 연중의 경우 스텟은 충족됐지만 레벨이 부족했다.
‘나중에 차차 확인해보자.’
수혁은 모든 창을 닫았다.
그리고 로그아웃을 했다.
지금 연중은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되었는지 상황을 설명해줘야 했다.
* * *
“네네, 그럼 수혁이랑 연락되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사냥왕 오재용과의 통화를 마친 연중은 바로 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신호음만 갈 뿐 수혁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중은 생각했다.
‘안 죽었나?’
아무래도 수혁은 죽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상황에 전화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연중은 수혁보다 방어력이 더 높다.
그럼에도 포션을 복용할 틈도 없이 죽었다.
그런데 수혁이 그 폭발을 버텼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겠지.”
연중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부재중 전화만 7번을 남겼다.
확인을 하는 대로 전화를 줄 것이었다.
연중은 컴퓨터 앞에 앉아 향후 마당에 올릴 글들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흐.’
글을 작성하며 연중은 씨익 웃었다.
마계에 들어온 이후 마당에 올리기 위해 연중은 수많은 글들을 작성했다.
물론 아직은 올릴 상황이 아니라 올리지 않고 있었지만 나중에 상황이 되고 이 글들이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반응이 폭발할 것이다.
전처럼 인기글들을 독점할 수도 있다.
이내 글을 다 작성한 연중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번 더 전화해봐?’
그리고 핸드폰을 보며 생각했다.
바로 그때였다.
띠리리리리!
벨 소리가 울렸고 연중은 재빨리 핸드폰을 확인했다.
“……!”
전화를 건 이는 수혁이었다.
연중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미안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수혁이 말했다.
“……?”
연중은 수혁의 말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다짜고짜 미안하다니?
뭐가 미안하단 말인가?
-전쟁 퀘스트까지 다 완료가 됐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연중의 의아함은 이어진 수혁의 말에 해결됐다.
“……어떻게 된 거야?”
연중은 수혁에게 물었다.
퀘스트 ‘전쟁’이 갑자기 왜 완료가 된 것인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한 게 너무나 많았다.
-그게…….
수혁의 설명이 시작됐다.
“그랬구나.”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게 된 연중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
“아니야, 네가 미안해할 이유가 없지.”
-그래도…….
“에이, 너 아니었으면 거기까지 진행도 못 했어.”
10마계에 간 것도 다 수혁 덕분이었고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던 것도 다 수혁 덕분이었다.
“그리고 전쟁 퀘스트나 마지막 전투 퀘스트는 받아 뒀으니까 올랐을 것 같은데?”
퀘스트 ‘추격’은 받지 못했지만 퀘스트 ‘전쟁’과 퀘스트 ‘마지막 전투’는 받았다.
접속 중이지는 않았지만 완료가 된 것이니 분명 기여도가 상승했을 것이다.
“그런데 기여도 진짜 그것밖에 못 받았어?”
수백, 수천의 유저들이 진행해야 될 정도로 엄청난 퀘스트였다.
그런데 고작 10억이라니?
10억이 적은 기여도는 아니지만 퀘스트의 규모를 생각하면 너무나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 한계가 있는 것 같아.
-근데 내일 어떻게 할래? 혼자 올 거야?
수혁이 물었다.
상급 발록 레몽에게 죽은 이후 부활 지점을 10마계로 변경할까 했지만 중간계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 결국 연중은 부활 지점을 변경하지 않았다.
즉, 중간계에서 부활을 한다는 뜻이고 10마계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수많은 미개척 지역을 지나쳐야 된다.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답했다.
“응, 이제 혼자서도 갈 수 있으니까.”
수호자라는 특수 직업을 얻고 전설 등급 장비들을 무수히 얻었다.
방어력이 무척이나 늘어났다.
미개척지의 몬스터들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았다.
물론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이제는 수혁의 보호가 없더라도 홀로 마계에 갈 수 있다.
“내일 접속할 때 연락할게.”
-알았어. 아, 그리고 선물 준비했다.
“응? 선물?”
연중이 반문했다.
-어, 너한테 딱 맞는 아이템을 헤르타나가 드랍하더라고.
“뭔데?”
-나도 자세히는 몰라. 세트 아이템이거든.
“……!”
수혁의 답에 연중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났다.
일반 장비도 아니고 무려 세트 아이템이었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받아도 되나?’
연중은 고민했다.
헤르타나가 드랍한 아이템이니 분명 전설 등급일 것이다.
전설 등급의 세트 아이템.
일반 전설 아이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아이템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선물이라고 해도 너무 크다.’
연중은 거절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입을 열었다.
“수혁아.”
-끊는다! 내일 봐!
하지만 그런 연중의 생각을 눈치챈 것인지 연중이 말을 하기도 전에 수혁이 전화를 끊었다.
“…….”
연중은 말없이 핸드폰을 보았다.
그리고 이내 피식 웃었다.
역시 수혁다웠다.
“이제 연락 드려야겠네.”
연중은 오재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연중과의 통화를 마친 수혁은 다시 판게아에 접속했다.
수혁이 다시 접속한 이유.
‘오늘 정복할 수 있으려나.’
책을 읽기 위해서였다.
수혁은 접속과 동시에 워프 마법진을 통해 마을 ‘스켈’로 워프했다.
그리고 이어 수혁은 마을 중앙에 자리 잡은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마족 사서 NPC의 인사를 받으며 도서관에 입장했고 반짝반짝 빛이 나는 책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는 책장으로 다가가며 생각했다.
‘오늘 가능하겠어.’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남아 있는 책들이 별로 되지 않았다.
아마도 오늘 자정까지 쭉 읽는다면 정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음?’
바로 그때였다.
책장으로 향하던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문득 시야에 들어온 책 때문이었다.
‘빨간색?’
이미 정복한 책장에 빨간빛으로 반짝이는 책이 있었다.
‘조건을 달성했다고?’
오늘 가서 한 것은 마족들을 잡은 것뿐이다.
‘어떤 책이지?’
수혁은 책장으로 다가가 빨간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아…….”
책의 제목을 확인한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책의 제목은 ‘마왕의 조건’이었다.
‘헤르타나를 잡아서 충족이 된 건가.’
마왕이란 단어를 보니 아무래도 헤르타나를 잡아 충족이 된 것 같았다.
‘빨강이면 스텟 강화인데…….’
수혁은 책 『마왕의 조건』을 꺼내며 생각했다.
‘어떤 스텟을 강화시켜 주려나.’
빨강의 경우 스텟을 강화시켜 주는 퀘스트를 준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스텟을 강화시켜 줄까?
수혁은 책을 몇 권 더 꺼내 책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책 『마왕의 조건』을 가장 먼저 펼쳤다.
‘힘이나 체력인가.’
책을 읽으며 수혁은 생각했다.
책 내용을 보니 힘이나 체력이 강화될 것 같았다.
강력한 힘과 강인한 생명력 등 육체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장이 되었고 수혁은 책을 덮었다.
여태까지 그래 왔듯 책을 덮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수 퀘스트 ‘마왕의 마력’이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
“……?”
메시지를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왕의 마력? 설마 지혜?’
책의 내용을 보고 힘이나 체력이 강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마력이라는 단어를 보니 힘이나 체력은 아닌 것 같았다.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어 특수 퀘스트 ‘마왕의 마력’을 확인했다.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마왕의 마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상급 마족의 영혼석 : 217 / 30]퀘스트 보상 : 지혜 스텟 강화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진짜 지혜네?’
예상대로 특수 퀘스트 ‘마왕의 마력’의 보상은 스텟 지혜의 강화였다.
거기다 완료 조건은 ‘상급 마족의 영혼석’ 30개로 당장 완료가 가능했다.
‘뭐가 강화되려나.’
수혁은 바로 퀘스트를 완료했다.
그리고 이어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메시지를 본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야, 지혜에 이런 효과가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