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69
369
제 369화
367.
검은 호수에 도착한 솔라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숨었나?’
혹시나 자신이 올 것을 눈치채고 결계를 만들어 숨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 솔라리는 기운을 퍼트려 공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간을 꼼꼼히 확인했음에도 찾을 수 없었다.
‘설마 거짓?’
혹시 무랑이 살기 위해 거짓을 말한 것일까?
바로 그 순간.
“아…….”
솔라리는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도깨비들이 남긴 표식이 시야에 들어왔다.
현재 도깨비들이 용을 미행하고 있다.
즉, 표식을 따라 도깨비들을 찾는다면 용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솔라리는 표식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귀기 초원에 입장하셨습니다.]-아빠, 여기 이상해요.
초원에 입장함과 동시에 풍이 말했다.
“뭐가?”
-기운이 요동쳐요. 어지러워요. 여긴 빠르게 지나가도 될까요?
현재 수혁과 풍은 지상을 훑으며 귀신들을 찾고 있었다.
초귀와 상귀를 잡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귀계는 넓고 귀신은 많다.
굳이 이곳에서 힘들게 귀신들을 찾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풍의 심력 소모를 생각하면 손해였다.
풍은 수혁의 말에 비행 속도를 올렸다.
“근데 아직도 도깨비들이 따라오고 있니?”
수혁은 휙휙 바뀌는 풍경을 보며 풍에게 물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따라오고 있었어요. 속도 좀 늦출까요? 이 속도면 못 따라올 것 같은데.
“아니야.”
풍의 말에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깨비들이 따라온다면 좋겠지만 풍의 상태가 더 중요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갑자기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
갑작스러운 변화에 풍이 비행을 멈췄고 수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결계에 들어온 것 같아요.
풍이 말했다.
수혁은 주변을 둘러 보았다.
갑자기 바뀐 풍경.
결계가 아니고서야 설명이 되지 않는다.
-기운도 안정적이에요.
“혹시 주위에 뭔가 있어?”
기운이 안정됐다면 풍이 정상적으로 주변을 탐색할 수 있을 것이었다.
-없어요.
풍은 잠시 뒤 수혁에게 답했다.
그리고 답을 한 그 순간.
[경고!] [이름을 빼앗긴 자들의 왕 온새미로가 나타났습니다.]스아악!
메시지와 함께 눈앞에 거인이 나타났다.
온새미로가 분명했다.
-어?
거인을 본 풍은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호오?’
그리고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부, 분명 없었는데?
결계에 들어오기 전과 달리 기운이 안정되어 있어 꼼꼼히 확인을 했다.
분명 아무도 없었다.
수혁은 풍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풍이를 속일 정도면…….’
탐색 능력이 매우 뛰어난 풍이었다.
‘적어도 초귀는 되겠지?’
풍이 찾지를 못할 정도니 온새미로는 보통 존재가 아닐 것이었다.
“안녕, 난 도깨비들의 왕 온새미로라고 해.”
온새미로가 말했다.
“……?”
수혁은 온새미로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깨비들의 왕?’
그리고 다시 한 번 메시지를 확인했다.
‘이름을 빼앗긴 자인데?’
메시지에는 도깨비란 단어가 없었다.
그런데 도깨비들의 왕이라니?
거기다 도깨비들의 왕은 무랑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설마…….’
그 순간 머릿속에 번뜩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게 된 건가?’
미행을 하던 도깨비들은 정확히 말해 일본의 요괴 오니였다.
혹시 오니에게 도깨비란 이름을 빼앗긴 설정이 아닌가 싶었다.
이름을 빼앗겼다고 메시지에도 나와 있지 않은가?
“지금 너희 엄청 위험해!”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온새미로의 말에 잠시 생각을 끝냈다.
“무시무시한 녀석이 너희를 찾고 있다구!”
“우릴 찾아?”
귀계에서는 아무런 인연도 만들지 않았다.
그런데 누가 찾는다는 말일까?
“어, 정말 강한 녀석이야. 지금 이 근처에 와 있어. 너희를 보면 분명 죽일 거야.”
온새미로의 말을 들은 수혁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존재가 있었다.
‘오니들인가?’
바로 무랑과 파사였다.
모든 도깨비 아니, 오니들의 왕 무랑 그리고 불의 오니들의 왕 파사.
그들이 다시 온 것일까?
“근데 걱정 안 해도 돼. 솔라리 녀석이 강하긴 해도 내가 만든 결계를 찾아내지는 못할 테니까! 하하핫.”
온새미로가 히죽 웃으며 손에 든 나무 방망이를 휙휙 돌렸다.
그리고 온새미로의 말에 수혁의 눈빛이 변했다.
“……솔라리? 우릴 찾고 있는 게 솔라리야?”
“어? 솔라리를 알아?”
온새미로는 수혁의 말에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
수혁은 온새미로의 반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솔라리가 근처에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귀를 찾고 있던 수혁이었다.
다섯밖에 없기에 언제 만나나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기회였다.
‘근데 우리를 어떻게 알고?’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생각을 해보니 이상했다.
솔라리가 자신들을 어떻게 알고 찾는 것일까?
‘그리고 얘는 왜 우릴 돕는 거지?’
수혁은 고개를 들어 온새미로를 보았다.
온새미로가 돕는 이유도 궁금했다.
그리고 궁금하면 물어보면 된다.
“근데 넌 왜 우릴 도와주는 거야?”
수혁이 물었다.
“아, 그게…….”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던 것일까?
온새미로는 수혁의 질문에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잠시 뒤 이어 말했다.
“솔라리가 너희를 찾지 못하면 오니 녀석들이 죽을 테니까.”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오니 녀석들 솔라리와 거래를 했어.”
어째서인지 설명을 하는 온새미로의 표정이 점차 굳어졌다.
“주기적으로 용의 위치를 알려주기로. 그리고 이번 대상이 바로 너희야. 너희 뒤를 미행하던 도깨비들 못 느꼈어?”
“아아…….”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래서 미행을 한 거였나.’
미행을 했던 이유가 이제야 이해됐다.
어째서 무랑과 파사가 도망을 쳤는지도 이해가 됐다.
솔라리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바로 그때였다.
[경고!] [슬레이어 솔라리가 나타났습니다.]솔라리가 근처에 도착했는지 메시지가 나타났다.
‘흐음.’
수혁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얘는 어떻게 할까.’
다른 의도가 있기는 했지만 결국 도움을 주었다.
도움을 준 온새미로를 퀘스트 때문에 잡자니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잠시 보류.’
수혁은 온새미로에게 말했다.
“이 결계 좀 치워줄 수 있어?”
지금 중요한 것은 온새미로가 아니었다.
솔라리였다.
“뭐? 결계를?”
수혁의 말에 온새미로가 매우 놀란 표정과 놀란 목소리로 반문했다.
“어.”
온새미로의 반문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결계를 없애면 솔라리가…….”
“아아, 솔라리와 나눌 이야기가 있어서.”
“설마 진짜로 솔라리와 아는 사이야?”
“아니, 아는 건 아니고 볼일이 있는 사이.”
수혁은 온새미로의 물음에 답하고 이어 플라이를 시전했다.
그리고 풍에게 말했다.
“풍아 잠시 쉬고 있어.”
-네, 아빠!
풍의 답을 들은 수혁은 펫 창을 열어 풍을 역소환했다.
솔라리는 대귀였다.
풍이 솔라리를 잡을 수 있을 리 없다.
그리고 풍이 있으면 수혁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역소환한 것은 솔라리를 잡기 위해서였다.
수혁은 온새미로를 보았다.
“이제 시작하자.”
“……진심이야?”
“어.”
“안 되는데…… 하아…….”
온새미로는 한숨을 내뱉었다.
“안 없애면 내가 없앨 거야.”
수혁은 온새미로에게 말했다.
결국 결계였다.
마법을 퍼부으면 결계는 깨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솔라리의 목적이 용이라며?”
“그, 그렇지?”
수혁의 말에 온새미로는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었다.
“그럼 된 거 아냐?”
“어, 그렇네?”
생각을 해보니 솔라리의 목적은 용이었다.
인간인 수혁이 아니었다.
솔라리는 용이 없음에 분노를 할 것이고 그 분노는 오니들에게 향할 것이었다.
즉, 결계를 없앤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근데 난 도움을 줄 수가 없어. 괜찮겠어?”
솔라리의 눈을 피할 수는 있지만 그 외에는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온새미로였다.
“어.”
애초에 도움받을 생각이 없는 수혁이었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은 온새미로가 결계를 없애기 전 보호막을 시전했다.
누리와 다온에게 듣기로 솔라리는 검을 사용하는 귀신이었다.
즉, 물리 공격에 특화되어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세계에 다섯밖에 없는 최정상 귀신이었다.
물리 공격력이 엄청날 것이었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했다.
“그럼 없앤다?”
온새미로가 물었다.
“…….”
수혁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온새미로는 나무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다시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신출귀몰한 녀석이네.’
그리고 풍경이 바뀌며 온새미로 역시 사라졌다.
온새미로에 대한 생각을 접고 수혁은 고개를 내려 지상을 보았다.
솔라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상에는 솔라리가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넌 뭐지?”
귓가에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은 목소리가 들려온 머리 위쪽을 보았다.
머리 위에서 한 사내가 무표정한 얼굴로 수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무미건조했던 목소리에 의아함이 실렸다.
“어떻게 살아 있긴.”
수혁은 솔라리의 말에 답하며 거리를 확인했다.
‘이 정도 거리면.’
거리는 충분했다.
“독기 방출.”
수혁은 우선 독기 방출을 시전했다.
그러자 수혁의 몸에서 가지각색의 독들이 뿜어져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솔라리는 인상을 쓰며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솔라리의 몸에 보호막이 나타났다.
보호막에 독이 닿았고 부식되기 시작했다.
솔라리는 놀란 표정으로 재빨리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파멸의 빛.”
[파멸의 빛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수혁은 이어 파멸의 빛을 시전했다.
빛의 구체가 나타나 사방으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수혁의 머리 위쪽에 있던 솔라리였다.
빠르게 거리를 벌리고 있었지만 빛보다 빠른 것은 아니었다.
거기다 솔라리의 시야는 독에 의해 가려져 있었다.
갑작스레 독을 뚫고 나타난 빛에 솔라리는 흠칫했고 이내 빛이 보호막에 작렬했다.
그렇지 않아도 독에 의해 부식되었던 보호막은 파멸의 빛에 그대로 뚫렸다.
빛이 보호막에 이어 솔라리의 육체에 작렬했다.
“크윽!”
솔라리의 입에서 비명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솔라리는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솔라리의 주변 공간이 일그러졌다.
보호막을 지나쳐 솔라리의 몸을 두들기던 파멸의 빛은 일그러진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혁은 파멸의 빛을 흡수하는 일그러진 공간을 보며 생각했다.
‘뭐야, 저 사기 스킬은.’
파멸의 빛은 보통 스킬이 아니었다.
파괴력 역시 어마어마했다.
발록들의 왕 역시 얼마 버티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끊임없이 흡수를 하고 있었다.
한계가 없는 것일까?
정해진 시간 안에서는 그 어떤 공격이라도 흡수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좌표 마법은 어떨까?
“헬 파이어.”
수혁은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스아악!
일그러진 공간 안쪽에 헬 파이어가 나타났다.
“크아악!”
그리고 솔라리의 비명이 일그러진 공간을 뚫고 울려 퍼졌다.
다행히도 헬 파이어는 일그러진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수혁의 표정이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