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26
제26화 여름휴가 (4)
어느새 제주도에 내려온 지 29일이나 되었다.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특급 호텔인 칼 그랜드 호텔 스위트룸 5개를 예약하여 한 달 간의 장기간 숙박을 하게 되었다.
5일에 걸친 여행 코스를 짜서 제주도에서 유명하다는 관광지는 다 둘러보았다.
성산일출봉과 만장굴, 쌍룡굴, 감귤농장을 둘러보면서 구경과 따보는 체험, 천지연, 정방폭포, 천제연 폭포, 비자림, 성읍민속촌, 삼성사제 및 삼성혈제, 우도까지 다 둘러보았다.
특히 우도는 유람선으로 해안선을 따라 절경을 구경했었다.
우도에 내려서 걸어보기도 했으며 싱싱한 해산물과 회를 먹기도 했다.
만약 패키지 여행이었다면 시간에 쫓기거나 바쁘게 이동하면서 구경했을 거였다.
하지만 5일 동안 여행할 수 있도록 코스를 짜고 이동을 하였기에 느긋하고 여유가 있었다.
충분히 여유롭게 제주도 여행을 즐겼다.
동수는 어머니와 수정이를 데리고 한라산에 올라가기에는 힘들고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제주도까지 와서 한라산에 올라가보지도 않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이런 때에는 헬기가 최고지.”
황당하고 놀랍게도 헬기를 대여하여 한라산을 둘러보았다.
한라산에 헬기를 착륙시키고 백록담을 구경하기도 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거 같았다.
그런 다음에는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제주도를 둘러보면서 땅들을 매입했다.
서귀포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미래에는 제주도가 유명 관광지가 되면서 땅값도 크게 폭등하게 된다.
하지만 1990년인 지금은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아서 휑하고 땅값이 쌌다.
노다지나 다름없었기에 동수는 과감하게 만 평 이상씩 땅들을 매입해 나갔다.
동수가 매입하는 땅 주변으로 어머니와 수정이도 관심을 보이면서 적극 매입했다.
동수의 설명과 조언을 받다보니 훗날 충분히 땅값이 치솟아 재산적인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매일 제주도의 여러 곳들을 둘러보면서 땅을 매입해 나갔다.
그러다보니 놀랍게도 동수는 550억 원을 투자하여 약 170만 평의 땅을 매입하였으며 어머니는 30만평, 여동생 수정이는 20만 평의 땅을 각각 매입했다.
제주도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땅이라서 싸기도 했다.
어쨌든 시세보다 조금 더 지불하였기에 손쉽게 매입이 가능했다.
제주도 여행도 충분히 했고 땅도 많이 매입했다.
제주도에 여름휴가를 온 목적을 사실상 다 이룬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머니와 수정이는 피부를 태우고 싶어 하지 않았기에 해수욕장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호텔 바로 앞이 해수욕장인데도 말이다.
대신에 호텔에 있는 수영장을 이용했다.
호텔 인근에 골프장이 있었지만 어머니와 수정이가 골프를 배우지 않았기에 이용을 해보지는 않았다.
동수와 경호원들이 골프 치는 것을 따라 가기는 했다.
처음으로 골프장에 입장하여 드라이브를 휘두르는 것을 보면서 멋진 골프장의 풍경도 구경했다.
마치 멋지게 조성된 공원이나 다름없었다.
어머니와 수정이는 주로 호텔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였기에 호캉스라 할 수 있었다.
다만 동수는 경호원들과 함께 제주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여행 코스에 들어 있지 않는 곳이었지만 상관없었다.
그렇게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관광을 하였는데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어느새 8월말이 되었기에 낮에는 무덥지만 아침과 저녁으로는 쌀쌀했다.
여름휴가나 관광, 여행 등도 돈이 풍족해야 더 재미있고 좋은 거였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사먹을 수 있고 감귤 따기 같은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각종 제주도 특산품과 선물 등도 많이 구입할 수 있었다.
“으음, 앞으로는 이런 시간을 또 가지기는 어려울 거야.”
한 달 간의 여름휴가는 동수를 비롯하여 어머니와 수정이, 경호원들에게까지 즐거운 시간이었다.
크게 고민할 것도 없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절경도 구경했다.
여행용 하드 케이스 가방을 열어서 짐들을 담기 시작했다.
경호원에게 맡겨도 되었지만 자신의 짐이라서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 수고스러웠지만 자신의 손으로 직접 짐을 정리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은하수 투자회사 사장실.
동수가 창가에 서서 머그잔을 손에 들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내려다보는 것을 좋아했다.
도로에 차들이 달리는 것과 인도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았다.
여기에 테헤란로의 빌딩들과 새로운 빌딩들이 하나둘씩 신축되는 것을 보는 것은 덤이었다.
강남 도심의 풍경들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한 달 간의 제주도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에 거주지인 압구정동 미래 아파트에서 하루를 푹 쉬었다.
그런 다음에 오늘 출근을 하였고 오전에 제주도에서 구입한 각종 특산물들을 직원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모든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회의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얼굴들을 보면서 간단히 안부 인사차 티타임을 가졌었다.
창가에 서서 커피를 마시면서 동수가 중얼거렸다.
“며칠 후에 집중호우로 인한 한강 대홍수가 일어나 인명피해를 입히는 큰 사건이 되니 대비를 해둬야겠어.”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집중 호우로 인해 한강이 범람하는 자연재해가 일어난다.
시간당 경기도 이천의 경우 59밀리로 중부 지방에 시간당 약 40밀리라는 엄청난 강수량을 기록하며, 행주대교 부근 북쪽 제방이 무너진다.
경기도 고양군 일대가 침수되어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
강남도 물바다가 되고 지하는 침수된다.
아무리 잘 정비가 되어 있는 테헤란로라고 하더라도 하수도 청소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확인을 해보아야 했다.
만약 집중 호우로 침수가 되어 역류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
자칫 시민들이 감전사할 수도 있고 재산상의 피해도 있을 수 있었다.
동수는 집중 호우가 와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미리 대비를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한 후에는 은하수 빌딩의 1층으로 내려가서 둘러보기 시작했다.
특히 지하 주차장을 둘러보면서 배수시설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전기 배선도 집중 호우로 인한 침수가 되었을 때 감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확인해 보니 미비한 거 같아서 당장 기술자를 불러서 대비하도록 지시했다.
은하수 빌딩 앞의 인도나 하수도 등도 둘러보고는 하수도 청소전문 업체를 불러서 하수도 청소를 하도록 지시했다.
내일 오전에 와서 하수도 청소를 하기로 했다.
혹시라도 침수될 것에 대비하여 모래주머니도 준비하고 물을 밖으로 빼내기 위한 모터도 10대나 대여 받아 한쪽에 두었다.
사용하는 차들과 법인 차들도 전부 집중 호우 하루 전날에 1층 이상의 건물 형태의 주차장에 안전하게 주차를 해놓았다.
직원들이나 경비원들은 이런 동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화창하고 맑은 날인데 왜 집중 호우에 대비를 이렇게까지 철저히 하는 것인지 말이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지만 며칠 후에 집중 호우가 내리자 상황은 달라졌다.
쏴아아아!
9월 9일이 되자 진짜 무섭게 집중 호우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집중 호우의 시작에 불과했지만 모두들 한강 대홍수가 일어날 정도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동수 혼자만 집중 호우로 인한 한강 대홍수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은하수 투자회사의 전 직원들에게는 하루 전날에 지시하여 특별 휴일을 선포하고 집에서 3일 동안 푹 쉬도록 했다.
조금 황당하기까지 한 지시였다.
그러나 다음날 집중 호우가 내리기 시작하자 그제야 사장인 동수의 이런 지시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각 방송국에서는 뉴스 특보가 보도되었다.
거주지인 압구정동 미래 아파트의 거실 소파에 동수와 어머니, 수정이가 앉아서 뉴스 특보를 시청하고 있었다.
동수의 지시로 이미 각종 생필품들과 식재료들도 충분히 구입해 놓았다.
처음에는 어머니와 수정이도 이런 동수의 지시가 이해되지 않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직원들에게 3일 간의 특별 휴일을 선포하면서 출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거였다.
그런데 집중 호우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피해가 뉴스에 보도가 되자 크게 놀랐다.
“아들, 어떻게 알았어?”
“오빠, 정말 대단하다.”
“이제 오빠가 말했던 게 이해가 좀 되지?”
동수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이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하여 알 수 있었을 거였다.
동수는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메리트를 가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 동수와 가족들이 풍족하고 누리면서 살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동수는 미래의 일들을 알고 있었기에 이것들을 이용하여 사업을 펼쳐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전생에서는 하류 인생으로 살다가 쓸쓸하게 원룸에서 고독사했다.
회귀한 이후에는 절대 전생처럼 살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을 했었다.
동수가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집중 호우로 인한 한강 대홍수를 제보할 수도 있었다.
만약 제보하였다고 하더라도 누가 그것을 믿어 주었을지는 의문이다.
동수 자신은 미래를 알고 있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상식적으로나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족인 어머니와 수정이, 그리고 직원들까지도 믿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나마 사장인 동수가 직접 나서서 지시를 내리고 챙겼기에 주위의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없는 거였다.
앞으로 일어난 대형 사고들도 많을 테지만 그때마다 동수가 나서서 제보하고 싶지는 않았다.
무책임하고 이기적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전생을 기억하고 회귀한 사람이오. 나의 말을 믿으시오.”
이렇게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만약 동수가 이런 말을 했다면 누가 믿어 줄까?
미친놈 취급 받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어설프게 정의감으로 나섰다가는 사방에서 공격을 받을 거였다.
그냥 조용히 자신만 알고 대비하면서 넘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할 것이기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한편, 은하수 빌딩의 관리실과 경비원들은 초비상 상태였다.
동수가 미리 지시를 해놓았기에 나름 철저히 집중 호우에 대비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다니 믿어지지 않는군.”
“이런 집중 호우라면 침수되는 곳이 많겠어.”
“이런 대비라니 건물주님은 놀라워.”
경비원들이 나서서 준비해 놓은 모래주머니를 옮겨서 지하로 물들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입구에 쌓았다.
또한, 10대의 모터들을 설치하여 가동하면서 하수구에 물들이 잘 흘러가도록 조치했다.
집중 호우가 그칠 때까지는 비상 상태였기에 힘들더라도 어쩔 수가 없었다.
다른 곳은 집중 호우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아서 우왕좌왕하고 있었지만 은하수 빌딩은 철저히 대비를 하였기에 그나마 여유로웠다.
역시나 동수가 예상한대로 집중 호우로 인한 한강이 범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행주대교 부근 북쪽 제방이 무너져 한강 대홍수가 일어났다.
경기도 고양군 일대가 침수되어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사건이 되었다.
침수되는 곳들이 많아서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사람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은하수 빌딩은 철저히 대비하고 준비하여 조치를 하였기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집중 호우가 드디어 그쳤다.
13일 은하수 투자회사의 직원들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출근했다.
커피를 한 잔씩 하면서 이번 집중 호우에 관한 이야기로 화제였다.
각자 집에서 푹 쉬었으며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를 뉴스를 통하여 다 알고 있었다.
출근해서 보았더니 은하수 빌딩은 멀쩡했다.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었기에 전혀 피해가 없었다.
은하수 빌딩 관리소에 소속되어 있던 미화원들이 나서서 은하수 빌딩 앞과 주변까지 깔끔하게 청소를 해놓았기에 다른 곳과는 너무 비교가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변은 청소가 이루어지지 않아 각종 쓰레기와 오물 등으로 난장판이나 다름없었다.
동수가 출근하자 직원들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상체를 숙여 인사했다.
인사를 받으면서 사장실로 들어갔다.
뒤따라 사장실로 들어간 경호원들이 한차례 사장실을 둘러보고 다시 나왔다.
사장실 앞의 비서실에 경호원들이 머문다.
그렇기에 비서실 여비서들과 사이가 좋았다.
동수가 재킷을 벗어서 옷걸이에 걸고는 전자동 커피머신에 머그잔을 놓고 버튼을 눌렀다.
위이잉!
기계음이 나면서 원두가 곱게 갈리더니 이윽고 커피 물이 머그잔으로 쏟아졌다.
향긋한 커피 향을 맡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거주지인 미래 아파트에도 설치를 해놓았기에 항상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출근하여 사장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머그잔을 들고 창가로 걸어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커피를 마셨다.
“아, 좋다. 바로 이 맛이야.”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되던 집중 호우로 인한 한강 대홍수가 드디어 지나갔다.
뉴스를 보니 제법 피해를 입은 곳이 많았다.
테헤란로 주변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은하수 빌딩에 피해가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고 다행이라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