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Joseon's Royal RAW novel - Chapter 16
016화 이순신이 계책을 내놓다.
다시 신하들과 장수들이 지휘 군막에 모였다.
‘저자가 이순신인가?’
‘북쪽 진채에서 저자가 있었던 것을 봤다.’
‘어째서 전하께서 저자를 찾으시는 거지?’
상감의 부름을 받고 이순신이 군막 안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생각했으니, 류전과 이제신, 김우서 등이 이순신이 불려 온 이유에 대해서 궁금히 여기고 있었다.
이이도 그들과 똑같은 생각으로 이순신을 보고 있었다.
‘전하께서 건원보 권관에게 의견을 물으시겠다 말씀하시다니. 물론 나와 서애가 인정하는 부분이 있지만 능력으로써 완전히 검증된 인물은 아니다. 설령 가능성이 있더라도 말이다. 전하께서는 저자가 가진 능력을 아시는 것인가?’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중요한 순간에 이순신을 찾은 상감의 의도가 궁금할 뿐이었다.
‘서애’는 류성룡의 호였다.
이이와 시선이 마주친 류성룡이 이순신을 보면서 강한 바람을 전하게 됐다.
‘기회일세! 부디 잘하게!’
상감이 찾아준 기회를 잘 살릴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부름을 받은 이순신이 왕 앞에 섰으니, 그가 다시 만난 상감에게 목례하면서 인사를 올렸다.
모든 이가 궁금히 여기고 긴장한 가운데 이연이 미소 띤 표정으로 이순신에게 물었다.
“과인이 권관을 왜 불렀는지 알지?”
하얀 이를 드러내면서 물었고 이순신이 담담한 말투로 상감에게 대답했다.
“소장의 의견을 듣겠다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뭘 물을 건지는 알아?”
“모르옵니다.”
“적에게 반격할 건데 문제점을 발견해서 해결책이 뭔지 물을 거야. 적이 온성부사를 두려워해서 선봉장으로 삼아서 출전시키려는데, 과인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놈들이 미리 대비하고 이용할 것 같거든?”
“…….”
“율보리와 우을기내가 동시에 육진을 친 것을 보면, 놈들이 이쪽 사정을 처음부터 알고 있다는 것이 되겠지. 간자를 통해서 말야. 그러니까 과인이 있는 것도 당연히 알거야. 이런 상황에서 온성부사가 출전한다면 어떻게 되겠어? 과인의 예상으로는 본영을 칠 것 같은데 말이지. 어떻게 생각해?”
이연이 기대를 보이면서 이순신에게 물었다.
하문을 받은 이순신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전하께서도 간자의 존재를 아시는구나. 그리고 적이 무엇을 아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계신다. 참으로 현명하시며 백성을 위하시는 성군이시구나.’
상감에 관하여서 잠시 생각했다.
“어째서 대답이 없어? 어떻게 생각해?”
답 없는 이순신에게 이연이 다시 물었다.
그리고 답변을 들었다.
“적이 본영을 노릴 것이옵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리고 전하를 노릴 것이옵니다.”
“…….”
“온성부사를 출전시키시면 적이 전력을 다하여서 본영을 공격할 것이옵니다.”
이순신의 의견에 이연이 피식 웃었다.
기대했던 대답이자 그로서는 당연히 답변해야 할 판단이었다.
그의 예지를 듣고 역시나라는 생각을 했고, 종 9품 권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장수들이 몹시 불편한 표정을 짓게 됐다.
상감의 판단대로 적의 역습을 생각했지만 애초에 신립을 통한 공격을 주장했었다.
김우서가 나서면서 가시 돋힌 말투로 이순신에게 물었다.
“적이 전하께서 계신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 또한 적이 아군의 계획을 역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가능성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어찌 그리 장담하면서 전하께 말씀드리는가? 북병사 영감이나 나라고 해서 적의 역공을 예상치 못하고 말씀도 드리지 않는다고 보는가?”
김우서의 따짐에 이순신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근거가 있사옵니다.”
“근거라니?”
“이곳에서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적의 간자가 있을 수도 있기에…….”
지휘 군막 주위에 있을지 모를 간자를 이순신이 경계했다.
그의 말에 이연이 이제신에게 눈짓을 줬다.
이제신이 장수들을 시켜서 지시를 내리자 군막 주위를 지키는 경계병들이 거리를 벌리면서 다시 경계했다.
군막 안의 어떤 이야기도 들을 수 없는 가운데, 이연이 미소를 보이면서 이순신에게 다시 물었다.
“근거가 뭐야? 미리 믿을 수 있는 군사를 선별해서 경계를 맡도록 했는데, 이제 이곳의 사람들만 네가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어. 말해 봐.”
임금의 명에 이순신이 다시 이야기했다.
“체탐자를 통해 첩보를 취했사옵니다.”
“체탐자라고?”
“적진으로 보내어진 체탐자가 적이 전하를 노리고 있음을 알려줬사옵니다. 전하를 시해하여 육진을 무너뜨리고, 이 땅을 취하는 것이 적의 목표이옵니다. 적들이 전하께서 계시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이순신의 보고와 대답을 이연이 진지하게 들었다.
반면에 이제신과 김우서가 기막힌 표정으로 이순신을 보았다.
어처구니없다는 말투로 이제신이 이순신에게 물었다.
“체…체탐자라니? 몇 명이나……?”
“10명을 뽑아서 보냈습니다.”
“건원보의 군사가 몇 명인가?”
“131명입니다.”
“그러면 131명의 군사 중 무려 10명이나 체탐자를 뽑아서 적진에 보낸 것인가?”
“예. 영감.”
“적정을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그리 모험을 벌이는가? 다른 진이나 보에서도 군사가 부족해서 체탐자를 쓰지 않거늘, 자네가 어찌……!”
좋은 결과물이 있었지만 불안감을 나타냈다.
불안에서 오는 분노를 이제신이 드러내자 그를 따르는 장수들도 합세하여 이순신을 노려봤다.
마치 정찰병인 체탐자를 쓰지 않는 자신들을 죄인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그런 장수들 앞에서 이순신이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지켜보던 문관 중 한 사람이 나서서 이순신의 조치를 변호했다.
“하지만 권관의 결정으로 적의 목적을 깨닫지 않았소?”
“뭐요?”
“전하를 위한 일이오. 군사들이 빠지면서 건원보가 불안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첩보를 구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소. 나는 권관의 결정이 매우 옳다 여겨지오.”
“…….”
류성룡이 이순신을 대신해서 말하였다.
상감이 달린 일이기에 더이상 이순신을 질책할 수 없었다.
중요한 첩보를 구한 것도 결과론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었지만, 상감이 지켜보고 있기에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그저 이순신을 노려볼 뿐이었다.
그리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앞으로 체탐자를 쓸 땐 반드시 상관에게 보고해야 할 것이네. 그래야 자네 군사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자네 군사로 하여금 다른 진지를 돕거나 자네를 도울 준비를 미리 할 수 있지 않겠나. 절대로 독단으로 판단해서 일을 그르치지는 말게.”
상관의 말에 이순신이 머리를 숙였다.
“유념하겠습니다.”
“그래.”
“하지만 급할 때는 선조치 후보고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내린 명령을 곧이곧대로 받지 않았다.
‘다급한 순간’이라는 전제가 깔리긴 했지만, 그런 이순신의 대답에 이제신과 김우서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장수들과 일부 신하들도 ‘뭐 저런 자가 있지?’라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연이 이순신의 대답에 또 한 번 피식 웃게 됐다.
‘그래! 이래야 이순신이지!’
명령이라면 무조건 받드는 사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성향 때문에 전장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조선을 수호했었다.
그 길이 옳은 길이라는 것을 이연이 알고 있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
숱하게 모함을 받고 파직됐었던 것을 기억했다.
그를 반드시 지켜주어 자신의 명예와 조선을 지키고자 했다.
분위기를 전환시킬 겸 정말로 듣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면, 적이 과인을 노리는데 어떻게 해야 되지? 토벌을 위해서 온성부사를 보내면 본영이 위험해지고, 과인이 남병영으로 물러나면 군사들의 사기가 꺾일 텐데 어떻게 해야 돼?”
“…….”
“최대한 빠르게 적을 토벌하고 변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이순신을 똑바로 보면서 하문했다.
상감의 물음에 이순신에게로 향해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돌려지게 됐다.
상석의 상감에게로 향했다가 다시 이순신에게로 향하면서 그가 어떤 말을 할지 몹시 궁금해했다.
권관의 입에서 어떤 계책이 나올지 기대하거나, 별로 대단하지 못할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
잠시 이순신이 침묵했다.
그 모습이 마치 답변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일부 장수들과 신하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키우기 시작했다.
‘역시.’
‘권관 따위에게 전하께 드릴 계책이 있겠어?’
‘전하께선 어째서 저런 놈에게…….’
주위로 분위기가 전염되고 있었다.
그것을 지켜본 이연이 다시 이순신에게 물었다.
“방도가 있지?”
이순신이 계책을 내어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계속해서 부답하며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싸워 이길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대답을 듣게 사람들의 반응을 이순신이 걱정하고 있었다.
그것은 조선의 모든 것을 거는 것이었다.
또한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것이었다.
옳은 길을 걷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힘이 들어간 손과 팔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어린 백성을 살리려던 상감의 모습이 떠오르게 됐다.
‘빌어먹을!’
아이를 살리지 못한 상감이 욕설을 뱉었던 것을 기억했다.
손에 피 묻혀가며 전력으로 백성을 아끼고 지키려고 했었다.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싸워 이기는 것에서도 마찬가지일 게 분명했다.
‘혹, 전하께서라면…….’
고민의 결론이 내려졌다.
아니,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백성을 위하는 상감을 믿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것이 당연한 길이었다.
올곧은 시선이 상감에게로 향하자 이연이 미소를 지으면서 기대감을 가지게 됐다.
‘뭔지 모르겠지만, 대답할 준비가 됐나 보군.’
고쳐 앉으면서 계책을 들으려고 했다.
그리고 이순신이 담담한 말투로 묵직하게 말했다.
“적의 의도를 이용하셔야 되옵니다.”
“적의 의도라고?”
“위장으로 온성 부사를 출전시키시오면 적이 곧장 전하께로 진격해 올 것이옵니다. 미리 매복을 준비하셔서 몰려온 적을 소탕하시면, 단번에…….”
계책의 마무리가 이뤄지기도 전이었다.
“그 무슨 망발인가?! 지금 놈들을 유인해 보겠다고, 전하께 위험을 감수하라는 뜻인가?! 저자의 이야기를 듣지 마시옵소서, 전하! 전하의 어심이 어지러이 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저자가 감히 전하를 위기에 빠트리려 하고 있사옵니다!”
오위도총부 부총관 윤두수였다.
그가 호통을 일으키면서 이순신의 발언을 막으려고 했다.
이로 인해 함께 신하들과 장수들이 술렁였으니, 정신을 깨우친 류전이 이연에게 머릴 숙이면서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전하! 건원보 권관 이순신을 파직하시옵소서! 오위도총부 부총관의 말 대로 이순신이 전하를 위험에 빠트리려고 하고 있사옵니다! 전하!”
또한 이제신과 김우서도 상감에게 외쳤다.
“소신의 실책이옵니다!”
“소장이 방어사로 북병사 영감을 보좌하지만, 저자의 망발을 두고 볼 수 없사옵니다! 부디 전하를 위태롭게 만드는 불충한 이를 참하여 백계로 삼으시옵소서! 어명을 내리시오면 소장이 저 죄인의 머리를 벨 것이옵니다!”
연달아 장수들이 상감에게 외쳤다.
“전하!”
대다수 사람들이 이순신의 처벌을 주청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이이가 차분히 지켜보았고 지기의 위기에 당황하는 류성룡을 보고 있었다.
류성룡의 눈동자에 급박한 마음이 드러나고 있었다.
‘이보게, 여해! 어쩌자고 전하께 그런 계책을 올려드리는가! 이러면 나도 자네를 도울 수가 없네……!’
참담함이 밀려들고 있었다.
큰 실수를 범한 친우를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 류성룡의 마음을 이순신 또한 알고 있었고, 오직 상감에게만 간절한 바람을 전할 뿐이었다.
‘부디, 미천한 소장을 믿어주시옵소서!’
이순신의 간절한 소망이 이연에게 전해졌을 때였다.
[ 태백산_호랭이 님이 철 100근을 후원합니다. ]– 미션 성공 : 지휘 군막으로 이순신을 불러서 계책을 구함.
– 행영의 피해 없이 니탕개의 난을 진압하기 위한 계책이 상신됩니다.
후원 창이 눈앞에서 떠올랐다.
미션 성공이 이뤄지면서 이순신의 계책이 유일한 방도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니,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오직 이순신을 신뢰하며 아낄 뿐이었다.
역사 속에서 저질렀었던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다.
충신을 시험하는 자들은 언제나 곁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