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the talent Explosively RAW novel - Chapter 74
방출되고 재능폭발 74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7월에 열리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축제로 각 팀의 슈퍼스타가 모여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로 대결을 펼치는 날이었다.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어떤 방식으로 선별되죠?
-일단 야수의 경우 팬투표로 뽑힙니다. 6월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이벤트페이지를 열어 거기에서 팬들이 투표를 진행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투수의 경우는 어떻게 뽑히나요?
-투수는 팬투표가 아닌 감독추천으로 뽑히게 됩니다. 그래서 인기보다는 실력 위주로 뽑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올해 한국선수 중 누가 뽑힐 가능성이 있을까요?
-일단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한정우 선수입니다. 4월과 5월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불펜투수들 중에는 가장 눈에 띄고 있으니까요.
정우의 올스타전 합류는 긍정적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단순히 몇몇 전문가의 설레발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5월의 어워드 발표!]4월에 이어 5월 역시 각 부문 수상자가 발표됐다.
양대리그를 통틀어 수상자 대다수가 바뀌었다.
하지만 단 한 명만 그대로였다.
[내셔널리그 5월의 루키에 한정우 선정!]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수상에 성공한 한정우!] [한국인 역대 첫 번째로 2개월 연속 이달의 루키에 선정된 한정우!] [동양인으로서는 이치로 이후 두 번째 기록! 이치로는 당해 4번의 이달의 루키에 선정되면서 올해의 루키에 선정!]이치로는 일본의 야구 영웅이다.
동양인 선수로는 가장 화려한 이정표를 남긴 선수기도 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2001년, 4회 이달의 루키를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과연 한정우는 이치로를 넘어서는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물론 둘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이치로는 타자였고 무엇보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포스팅으로 진출한 선수였다.
정우는 한국에서 뛰었다지만, 대부분의 기간을 2군에서 보냈기에 경험치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정우가 이치로를 소환할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의 활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 * *
정우가 6월 첫 등판을 한 것은 팀의 네 번째 경기였다.
-한정우 선수가 4일 만에 마운드에 오릅니다. 사실 그동안 등판할 기회는 있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마린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고 직전에 3경기 연속 등판을 했기에 구단 측에서 배려를 해준 거 같습니다.
-과연 한정우 선수가 휴식을 하면서 체력을 회복했을지! 첫 타자를 상대합니다.
사인을 교환한 정우가 타자들을 상대해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첫 타자는 삼구삼진으로.
퍽!!
“아웃!!”
두 번째 타자는 중견수 뜬공.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4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한정우 선수!
-휴식 이후라서 그런지 오늘 공이 한층 더 강력해 보였습니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까지 가볍게 잡아내는 그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이후 9회 빅터가 마운드에 올라 가볍게 세 타자를 돌려세우며 가디언스가 승리했다.
-다시 철벽 불펜이 가동된 가디언스가 3 대 2 승리를 올리며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냅니다!
경기가 끝난 후.
시소코 단장은 전력분석팀을 통해 데이터를 받았다.
“오늘도 한의 공은 좋았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정우의 피칭 내용이었다.
데이터 코디네이터인 앤드류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용을 덧붙였다.
“마린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공의 회전수나 구속이 떨어지면서 수직 무브먼트가 평소보다 떨어지는 영향이 있었습니다만, 오늘 내용에선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즉, 한은 4이닝 이상을 던질 수 없다는 건가?”
“단순히 그렇게 답을 내놓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앤드류의 말에 시소코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계속 설명하라는 의미였다.
“일단 그날 한은 멀티이닝을 소화할 거라는 걸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전력으로 나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건 데이터로도 나타납니다.”
앤드류가 화면에 마린즈와의 3차전에서 기록된 피칭 데이터를 띄웠다.
“3차전 당시 6회와 7회, 던졌던 공은 모두 15개였습니다. 그리고 이 공의 데이터들을 확인했을 때 이전에 1이닝을 소화할 당시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전력으로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던 게 이거 때문이군.”
“맞습니다. 그는 불펜의 특성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투구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4이닝을 던져서 체력이 떨어졌다고 보기보단 사전에 안내되지 않아 처음부터 전력투구를 했다고 봐야 합니다.”
시소코 역시 단장 생활이 길어서 선발투수와 불펜투수의 차이를 잘 알고 있었다.
선발투수는 긴 이닝을 던지기 위해 완급조절을 해가면서 공을 던진다.
전력으로 공을 던지다 보면 긴 이닝을 던지기 전에 지칠 테니 말이다.
반면 불펜투수는 짧은 이닝을 확실히 막기 위해 모든 공을 전력투구로 던지는 이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정우가 그런 유형의 투수였다.
“그의 회복력은 어떻지?”
“5월까지의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작년처럼 연투를 한다 해서 크게 수치가 떨어지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그 말은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했다는 건가?”
“아마 비시즌 기간에 체력회복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 거 같습니다.”
정우를 지켜보는 시소코 단장에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메이저리그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있지만, 스스로 부족한 점을 채워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해냈다는 건 정우는 더 위로 갈 자격이 있다는 소리였다.
“만약 그를 선발로 테스트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시소코의 말에 앤드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그럴 생각이시라면 본인에게 그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를 전달하라?”
“제가 경험한 한은 독특한 선수였습니다. 새로운 구종을 장착할 때도 본인이 그 공이 왜 필요한지 알고 난 전과 후가 확 달라지는 유형의 선수였습니다.”
“그 말은?”
“선발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를 한다면 스스로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선수다.
그 말이 딱 어울리는 유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 *
한 번 무실점 경기가 멈췄지만, 정우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감하는 한정우 선수!
6월 첫 경기 이후 그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이전보다 더 강력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빠각!!
-배트 부러지면서 타구는 한정우 선수의 정면으로! 안전하게 잡아 1루로 가볍게 던져 타자주자를 잡아냅니다!
6월 첫 주에 2경기에 등판해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딱!!
-때렸습니다! 투수 직선타구!!
퍽!!
-감각적인 백캐치로 타구를 잡아냅니다! 가볍게 1루로 던져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내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냅니다!
두 번째 주에는 신기에 가까운 수비능력을 보여주면서 하이라이트까지 장식했다.
[2개월 연속 이달의 신인에 뽑힌 한정우, 6월에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가다!] [실점 이후 무너지지 않았다! 내셔널리그 최고의 신인! 한정우의 질주는 어디까지 향하나?]당연히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OTT인 닷컴플릭스 역시 움직이게 만들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미스터 한이라는 한국인 선수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는 매년 좋은 선수들이 등장하지 않습니까?”
닷컴플릭스의 북미 컨텐츠 총괄을 맡고 있는 데니스의 질문에 보고를 올리던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희와 인연이 있습니다.”
“인연이요?”
“한국에서 방영된 야구의 신이라는 베이스볼 프로그램에 시즌 2와 3에 출연했었습니다.”
데니스 총괄 프로듀서의 눈이 빛났다.
“그 프로그램의 북미 노출은요?”
“아직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어로 제작된 프로그램이고 정서도 아시아 쪽에 맞춰져 있는 프로그램이라 후순위로 미루어진 상태입니다.”
“그럼 바로 북미에도 노출을 시작해야겠군.”
“준비하겠습니다.”
“한이라는 선수를 메인으로 홍보도 시작하고 포스터도 새로 제작하도록 해. 한국지사에는 내가 연락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새로운 스타가 만들어졌다면 그걸 놓칠 이유는 없었다.
* * *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정우를 소연이 맞이해 주었다.
“어서 와~! 오늘도 정말 고생 많았어!”
“다녀왔어. 몸은 좀 어때?”
“이제 안정기에 접어 들어서 괜찮아. 그것보다 또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
“여보 좋아하는 과일 좀 사 왔지.”
“어휴! 집에 과일 많다니까. 그리고 애 신발은 왜 벌써 사와?”
“흐흐, 과일 사고 나오는데. 애기용품점이 딱 보이는 거야. 그런데 정말 예쁜 옷이랑 신발이 있는 거 있지? 그런데 옷은 그저께 샀으니까. 오늘은 신발만 사 왔어.”
마치 잘했다는 듯이 뿌듯한 미소를 짓는 정우를 보며 소연이 고개를 저었다.
“오빠, 우리 아직 튼튼이 성별도 모르거든? 그런데 여아 옷을 사 오면 어떻게 해?”
“아! 그렇네. 그럼 내일부터는 남아 옷을 사 와야겠다!”
“어휴…… 벌써부터 이렇게 팔불출이라니…….”
빈방 가득 채워져 있는 애기용품을 생각하면서 이마를 집는 소연이었다.
아이를 위하는 마음을 알기에 뭐라 할 수도 없었기에 더욱 골치였다.
“자자, 우리 여보는 가서 앉아 계셔. 정리는 내가 할게.”
“응. 그럼 부탁할게.”
소연이 소파에 앉고 정우는 사 온 과일을 정리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오늘은 태동 안 느껴졌어? 슬슬 느낌이 올 때 되지 않았나?”
“다음 달은 되어야 태동이 느껴질걸? 이제 13주 됐으니까. 아직 멀었어.”
“그래?”
“응. 초산인 경우 15주는 지나야 느낄 수 있대. 빠르면 이번 달 말부터는 느낄 수도 있겠네.”
“그렇구나. 장인어른, 장모님이 모레 오시던가?”
“응. 오빠 말대로 일등석 티켓 보내드리니까. 깜짝 놀라시더라.”
상의 끝에 처음 계획대로 장모님이 미국으로 넘어오시는 걸로 결정됐다.
그 사실이 결정되는 날, 장인어른의 풀 죽은 목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장모님의 의견이 워낙 강하셨기에 장인어른도 어쩔 수 없었다.
“여기까지 오시는데. 그 정도는 해드려야지.”
“히히! 역시 우리 오빠가 최고라니까. 참, 아버님 어머님한테도 티켓 보내드렸어?”
“아, 맞다. 깜박했네.”
“어휴! 그건 내가 내일 중으로 처리해서 보내드릴게. 알았지?”
“응응. 그래.”
장모님이 들어오시면서 장인어른 역시 같이 들어오시기로 했다.
장모님처럼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여기에서 지내는 건 아니셨고 올스타전까지만 지내기로 하셨다.
이로 인해 정우의 부모님 역시 미국에 들어오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다.
“오랜만에 양가 부모님이 다 모이신다고 생각하니까. 기분 좋다.”
“그래?”
“응. 내가 전에 말했잖아. 나 어릴 때 아빠가 막 사업을 시작해서 엄마까지 나가서 일해야 했다고.”
“그랬지.”
“그래서 집에 아무도 없었거든. 난 그게 정말 싫더라. 하교하고 집에 돌아가도 적막하고 깜깜해서 무서웠거든. 그래서 나는 집이 시끌벅적한 게 좋아.”
정우의 부모님도 미국으로 초대하자는 아이디어는 소연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정우 역시 당연히 그렇게 했겠지만, 그 말을 먼저 해준 소연이 고마웠다.
정우는 그런 소연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우리 둘이 힘내서 시끌벅적한 집으로 만들자.”
“축구단이라도 만들려구?”
“그래도 내가 메이저리거인데. 야구단으로 할까?”
“헐……! 나보고 죽으라 해라!”
“하하하!!”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