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00
전문교양 화염마법 응용이론학.
배수빈은 강의실에 들어오자마자 내부에서 전해져오는 열기에 눈살을 찌푸렸다.
날씨도 이제 풀리고 있건만.
천장에 설치된 히터가 최대온도로 가동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꼭 사우나에 온 것 같네.”
사우나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를 강의실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가 있었다.
책상과 의자도 찾아볼 수가 없고, 앉을 데라고는 뜨거운 김이 나오는 나무상자뿐이었다.
더군다나 강의실 중심부에 커다란 불꽃이 이글거리기도 했으니.
강의실에 들어온 학생들은 처음에 열기에 놀라고, 강의실을 둘러보다 땀을 흠뻑 흘리고 말았다.
“야! 옆 강의실도 장난이 아니야! 저기는 그냥 얼음밖에 없어!” “헐! 옆 강의실은 류연화 선배님이 조교로 참석하신대!” “류연화 선배님…!? 우리도 한 번 보러 가자!”
“아, 그냥 수업 바꿀까….”
학생들이 떠들었다.
듣자하니 옆 강의실, 얼음마법 응용이론학에는 류연화가 조교로 참석한다는 것 같았다.
그들이 국내에서 최강자로 불리는 남궁성운의 제자인 그녀가 강의를 돕는다는 소식에 왁자지껄 떠들 만도 했다.
수빈은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이미 그녀와 연락처를 교환한 데다 은하를 통해 가끔씩 보기도 했으니 별 감흥이 들지 않았다.
우선 화염마법부터 배운 다음에, 연화 언니한테 부탁해서 얼음마법을 가르쳐달라고 하면 될 거야.
류연화와 친분이 있었으니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얼음마법을 배우면 될 뿐이다.
그래도 안 되면 은하에게 부탁해서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하면 되리라.
배수빈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이 얼마나 인간관계에 서툰지, 그러한 것도 모르는 채로.
또한 은하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류연화와 만남을 주선해주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망각하고.
“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서 자리에 앉아!”
그러던 중이었다.
워낙에 더운 나머지 입구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학생들은 뒤에서 들려오는 호령에 화들짝 놀랐다.
숨을 쉬기도 텁텁한 열기 속으로 뛰어간 학생들은 김이 연신 나오는 나무상자에 앉았다.
학생들이 몸을 들썩였다.
수빈 역시 마찬가지였다.
옷을 입고 있는 데에도 나무상자가 뜨거워서 엉덩이가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본 교관은 한 학기동안 너희에게 화염마법의 진수에 대해 가르쳐줄 생각이다!”
볕에 그을린 피부의 교관이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일순 불꽃이 피어오르자, 학생들은 땀을 흘리는 와중에도 눈을 빛냈다.
이윽고 조그마한 불꽃이 소용돌이처럼 교관의 주변을 맴도는 모습에 소리를 내며 감탄했다.
피식 웃은 교관이 불꽃을 거뒀다.
“너희가 화염마법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화염마법이 워낙 강력하고, 화염을 다루는 모습이 아마 멋지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치? 이해해, 내가 화염마법을 배운 것도 멋져 보였기 때문이었으니까.”
몇몇 학생들이 멋쩍어했다.
정곡이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플레이어가 되고자 하는 이유는 몬스터에 대한 증오만 아닌, 공명심도 있었으니까.
그들에게 누구나 다룰 수가 있는 푸른색 마나는 식상한 것이었으며, 마나를 무언가로 변환시키는 것은 자신의 실력을 선보이는 일이었다.
단순히 검에 마나를 싣는 것보다는 검에 불꽃을 싣는 편이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할 테니까.
근데 노은하는 왜 안 듣는 거지?
그래서 수빈은 궁금했다.
이 수업은 체내 마나량의 유무가 중요하지 않은 수업이었다.
그렇기에 딜러를 지망하는 은하가 흥미를 가질 만도 했는데.
은하는 마나를 변환하는 수업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어?”
곧 그녀의 의문은 금세 해소됐다.
수빈은 강의실 중앙에서 타오르는 불꽃에 손을 집어넣는 교관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너희도 1학년 때 배워서 알겠지만 마법은 마나와 이미지의 결합이다. 이미지가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마나에 실리는 의지가 굳건할수록, 마법은 섭리를 개혁하는 힘을 갖지. 그렇다면 화염을 다루려는 사람들은 화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
“불이 타오르는 이유, 꺼지는 이유, 불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불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지 알아야 하지. 단지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고 해도, 몸으로 인지하지 못하면 구현해도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할 거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 화염은 결국 ‘환영’으로밖에 존재하지 않아. 몸으로 알고 있어야 화염은 비로소 ‘환영’을 넘어 ‘실재’하게 되는 거지.”
불길에 손을 넣은 교관의 얼굴이 시간이 지날수록 일그러졌다.
끙 소리를 내며 교관은 손을 뺐다. 옷깃에 붙은 불꽃을 털어낸 교관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팔을 보여주었다.
학생들은 할 말을 잃었다.
소맷자락을 걷어낸 교관의 팔에는 흉흉한 화상자국이 여기저기 퍼져 있었기 때문에.
“사실 플레이어들 중에 변화마법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플레이어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지. 너희가 미디어에서 봤을, 화염마법을 주로 다루는 플레이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대다수는 화염마법 몇 개만 기억해두고 있을 뿐이야. 그조차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고….”
“”””…….””””
“본 교관은 화염마법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들 중에서도 손에 꼽힌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 역시, 이렇게 온몸이 화상을 입으면서까지 화염마법을 이해하려고 했어도 크게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교관이 얼굴에 손을 댔다.
그제야 학생들은 깨달았다.
교관이 분장을 하고 있었던 것을.
복면과도 같은 인조피부를 벗기자, 털이 전혀 없는 얼굴이 나타났다.
학생들이 작게 신음했다.
열기에 녹아내리고 굳은 얼굴.
그동안 말을 술술 하고 있던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만한 얼굴이었다.
“봤지?”
히죽 웃은 교관은 다시금 복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학생들은 원래대로 돌아온 교관의 얼굴을 보고는 팔을 쓸어내렸다.
“우리는 마나를 품고 태어나지만, 불꽃과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아무리 불꽃을 이해하려고 하더라도 불꽃과 함께 태어난 사람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
지금 옆 반에서도 강의하고 있을 얼음마법도 마찬가지다. 불꽃마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화상을 입을 걸 각오해야 한다면, 얼음마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동상을 입을 걸 각오해야만 한다. 시퍼런 멍이 남아있는 사람들은 얼음마법을 배운 거라고 할 수 있지.
화염마법과 얼음마법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들은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다닌다.
미디어에서 멋지게 나올지 몰라도, 그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모습을 감추고 있지. 그러니 너희는 너무 보이는 것에만 현혹되지 말았으면 한다.”
학생들은 침묵을 지켰다.
그들 중에는 슬그머니 강의실을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교관은 말리지 않았다.
“그래서 플레이어 업계가 마나를 다른 무언가로 변환할 수 있게 하는 계열 기프트 소유자를 계속 찾으려 하고 있는 거지. 그 정도로 강력한 힘이니까. 전 십이좌 남궁성운 플레이어는 의 소유자였고, 현 십이좌 강현철과 이도진 플레이어도 와 를 소유하고 있지.”
“”””…….””””
“지금 옆 반에 있을, 너희가 모두 알고 있는 027기 수석 류연화도 의 소유자다.”
후천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은 결코 넘어설 수 없는 계열 기프트의 벽.
그것은 배우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앗아가는 깨달음이었다.
그럼에도 수빈은 주먹을 쥐었다.
열기에 시달려 땀을 흘리면서도.
필시 의 기프트를 소지한 강현철에게 아무것도 아닐 열기 속에서.
그래도 배우고 싶어.
화염마법은 분명 강력했다.
제아무리 의 벽을 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적들을 불살라버릴 수 있는 마법을 손에 넣고 싶었다.
화염만이 아니었다.
얼음도, 번개도, 바람도.
그밖에 다른 것들도.
꼭 배우고 싶어.
수빈은 작년 가을, 자신의 손으로 슬레이어를 죽였을 때의 감각을 떠올렸다.
칼을 내리찍는 그때 자신의 손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생명의 몸부림이 얼마나 황홀했던지.
그때 얻은 깨달음은 그녀 자신에게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식견과 함께 새로운 마법을 선사했다.
그럼 다른 것을 느낀다면 어떨까.
화염을 느껴서 태워버리는 것이다.
얼음을 느껴서 얼려버리는 것이다.
번개를 느껴서 지져버리는 것이다.
바람을 느껴서 찢어버리는 것이다.
알게 되면, 얼마나 즐거울까.
세상을 알게 되는 게 재미있어.
교관은 말했다.
오늘 수업은 불꽃에 손을 잠시간 집어넣고 빼는 것으로 끝내겠다고.
차례를 기다린 수빈은 망설임 없이 불꽃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불길이 자신의 손을 때리는 감각에 고통스러워하고, 즐거워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다.
묵묵히, 꾸준하게.
그러다 보면 언젠가 바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
어우…, 배수빈도 참 독해.
나는 변환마법은 도저히 배우지를 못 하겠던데….
민호와 보법 수업을 마친 은하는 배수빈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마나를 무언가로 변환할 수 있는 깨달음은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력하는 만큼 성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효율을 추구하는 그에게는 차라리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전투술이나, 보조마법을 배우는 게 더 나았다.
그래도 다양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거니까.
배수빈은 캐스터를 지망했다.
캐스터나 서포터나 다양한 종류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쓰임새가 아주 넓었다.
특히 배수빈의 재능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은하는 그녀가 변화마법을 배우겠다는 소리에도 말리려 하지 않았다.
이전 삶에서도 배수빈은 마법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실력자였으니까.
“캐스터를 지망할 게 아니라면…, 스킬석 같은 걸로 섭리를 깨닫는 게 더 낫지만.”
변환마법을 배우는 전문교양 중에 마나를 독으로 변환시키는 방법을 가르치는 수업도 있었다.
처음에는 은하도 들어야 할지 고민했던 수업이었다.
이 역시 포기했다.
마나를 독으로 변환시킬 바에야, 독을 사용하는 게 더 편했으니까.
무엇보다 마나를 독으로 변환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바일런트 베놈을 뛰어넘는 독은 만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은하, 다음 수업은?”
“다다음 시간에 신화와 민담 수업이 있어. 너는?” “나는 이걸로 끝이야.”
은하와 민호는 나란히 복도를 걷고 있었다.
단 둘이 남아 있던 적은 없었기에 두 사람은 별 말을 나누지 않았다.
목민호는 과묵한 편이었고, 은하는 그의 성격을 알기에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어색하기는 하네.
하양이한테 톡이나 보내야지.
다다음 수업을 같이 듣는 하양을 불러야겠다.
은하는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으로 하양에게 톡을 보냈다.
답신은 금세 왔다.
다음 수업이 있다는 모양이었다.
한숨을 쉰 은하는 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고민했다.
“…야, 넌 이제 뭐할 거야?”
“…가인이한테 가야지.”
잠시 텀을 두고 답하는 목민호.
은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얘나, 은우나….
뭐가 좋다고 최가인을 따르는지….
은하가 봤을 때, 두 사람은 그녀를 충심으로 따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집안의 명령 때문이리라.
그러나 차은우는 최근에 유해져서, 자투리 시간에는 다른 여자애들과 놀고는 했다.
목민호는 여전했고.
은혁과 파랑과 어울리고 있다지만, 그는 여전히 권위주의적이고 절차를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책임감이 강하기도 했고.
그러니 이러는 것이리라.
“넌 나랑 커피나 마시러 가자.”
“내가 왜?” “흔치 않는 기회다. 내가 사는 거니까.”
“그게 얼마나 한다고….”
어쩌면 최가인으로부터 목민호를 떨어뜨려놓는 게 더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전과 다르게 목민호가 투덜거리면서도 따라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은하는 그를 데리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이나 보내기로 했다.
“노은하.” “어, 왜?”
그러던 중이었다.
1층으로 내려온 은하는 뒤따라오는 민호가 말을 걸자 고개를 돌렸다.
민호는 입을 꾹 다문 채로 미간을 모으고 있었다.
무언가 고민하는 투로.
쟤 왜 저러지?
은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알기로 목민호는 이렇게 깊이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생각을 마치고 말을 하는 그였다.
그런데 불러놓고도 말하기를 계속 고민하고 있는 눈치였으니.
“최은혁한테 들어보니…, 너한테 마나 크래셔라는 마법을 배웠다고 그러던데.”
“어. 근데?”
목민호가 침묵 끝에 운을 뗐다.
은하가 알 수 없다는 얼굴로 묻자, 그는 와락 인상을 찡그렸다.
꼭 눈치껏 알아채달라는 듯이.
그러나 은하는 그가 말을 잇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결국 목민호가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한테도 알려줘, 그거.” “마나 크래셔?”
“…그래, 그거.” “지금 배우지 않아도 고등아카데미에서 배울 수 있는 건데?” “그것만 아니라…, 요즘 최은혁이 천보라는 것도 배우고 있던데….”
“근데?”
“그것도 좀….”
목민호답지 않은 모습.
은하는 내심 어리둥절했다.
그가 아는 목민호는 최가인이나, 선배나 교관들 외에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동급생인 자신에게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
민호는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은하는 그가 답하지 않아도 어렴풋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작년에 슬레이어들에게 일어났던 사건은 그에게도 충격이었을 테니.
마나 크래셔를 알려주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문제는 천보라는 건데….
은하는 생각에 잠겼다.
천보는 백서진에게 사사한 기술이었다.
그것을 함부로 알려주기에는 다소 저항감이 있었다.
천보를 배우기 위해서는 보법에서 교정을 해야 하기도 했고.
자신이 어릴 때부터 가르쳤던 은혁과 달리, 민호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뭐, 좋아.”
목민호를 자신의 파티에 넣는다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목민호의 검술을 지적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 대가없이 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거 커피는 내가 아니라 목민호 네가 사야 할 것 같은데.”
“좋아, 그럴게.”
“그리고 훈련할 때마다 내가 마실 커피를 그란데 사이즈로 사오기.”
“…내가 커피 셔틀이냐?”
“쿠키도 추가.” “…알았다.“
민호가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에게 손해는 아니었다.
백서진이 가르쳐준 천보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마법이었으니까.
“그리고….”
이 다음이 중요했다.
“가르침을 받을 때는 날 스승처럼 모셔야 해.” “…….”
목민호는 권위주위적이었다.
권위주의적이었기 때문에 자신보다 윗사람의 말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신이 목민호의 스승을 자처하는 것은 어떨까.
목민호는 자신을 거스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최가인을 섬기는 목민호의 행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걸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그를 파티에 넣는다면, 그가 자신의 말을 거스르지 않도록 오랜 시간을 들여 윗사람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했다.
사제관계라면 수월해질 것이다.
그와 자신이 나이가 같다고 해도, 자신의 가르침을 받다보면 언젠가 목민호는 자신을 심리적으로 윗사람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알았다.”
“오케이.”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던 목민호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나름 성과에 만족한 은하는 그대로 카페로 향하려 했다.
때마침 카페에서 나오는 유도준이 보였다.
은하는 가볍게 손을 들어 그에게 인사를 하려 했는데─.
“─아, 뭐야. 커피 쏟았잖아.”
“앞을 잘 보고 다녀야지.”
“근데…, 너랑 어울린다, 야.” “하긴, 네가 귀공자처럼 다닐 상은 아니잖아?”
그의 뒤를 걸어 나오던 학생들이 보란 듯이 그를 밀친 것이다.
유도준이 바닥에 넘어지는 사이에 한 학생이 커피를 뿌렸고.
그러고는 사과도 없이 오히려 그를 비꼬기만 하고 있었다.
“저 새끼들 뭐야?”
간덩이가 부은 게 틀림없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301(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