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unter becomes the youngest son of a duke RAW novel - Chapter 300
제300화
12화
7대 주선이 먼저 움직였다.
이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에리아는 이미 경고했었다.
7대 주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이야.’
“알프레도.”
“네.”
“가자.”
“자, 잠시만요, 짐은…….”
“그건 걱정 마.”
로크가 손을 뻗자, 주변에 있던 물건이 빠르게 날아와 아공간 안으로 쏘옥~ 들어갔다.
“와우…….”
그것을 본 알프레도가 적잖게 감탄했다.
손도 대지 않고 가볍게 물건을 옮기다니.
편안했다.
“이 정도면 제가 도와드리지 않아도 될 거 같은데요? 혼자 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렇긴 하지. 하지만 나는 급할 때 아니면 안 해 줄 거야.”
“왜요!? 할 수 있으면서!”
“그럼 너의 월급이 줄 텐데.”
“왜요?”
“왜긴.”
로크는 눈을 흘깃대며 말했다.
“월급만큼 일해야 하는데, 못 하면 줄여야 하지 않겠어?”
“그런…….”
그런 부조리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지만 로크의 표정은 진지했다.
“다 너의 월급을 위해서야.”
“쳇.”
“아무튼, 가자.”
“네.”
준비는 끝났으니, 이제 떠나는 일만 남았다.
로크와 알프레도는 서둘러 움직였다.
알프레도는 로크가 왜 저렇게 서두르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 묵묵히 그의 뒤를 따르기로 했다.
‘로크 님이 이유 없이 이러실 일은 없으니까.’
그를 믿으니까.
뭔가 이유가 있으니까, 이렇게 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겠지.
자신은 그저 그를 믿고 따르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이들이 바쁘게 움직이자, 어디선가 소식을 들은 로아가 찾아왔다.
“로크야.”
“아, 우리 간다. 빠이.”
“어? 자, 잠깐만!”
“왜? 나 지금 바빠.”
“바, 바쁘다니, 왜 갑자기?”
“일이 생겼어.”
“이렇게 갑자기?”
“원래 일이라는 것은 갑자기 생기기 마련이야.”
“하지만 너무 빠르지 않아? 아직 안정을…….”
“그럴 시간이 없거든.”
로아는 로크를 잡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알겠어. 그럼 이걸 가져가.”
“이건?”
“포션이야. 왕실에서 만든 건데, 도움이 될 거야.”
예술품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유리 용기에 붉은 액체가 들어가 있었다.
시중에 나도는 포션과는 질적으로 달라 보였다.
‘왕족의 것은 역시 특별한가?’
“아, 무, 물론, 네가 쓰던 것보다는 조금 떨어져도…… 도움이 되길 바라.”
로아는 문득 로크에게 더 좋은 포션이 넘쳐 난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자신 없다는 듯이 주춤했다.
그에 로크는 손을 뻗어, 포션을 낚아챘다.
“잘 쓴다.”
“아, 응!”
“그리고 뒷일은 알아서 잘 처리해.”
“응…… 네가 그 정도로 해 줬으니까, 그다음은 내가 해야지.”
로아는 진심으로 로크에게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해 탐사에서 그가 지원해 준 덕분에 이곳에서 수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뿐인가?
그가 도와준 덕분에 귀찮은 인간을 떨쳐 내는 것도 가능했다.
‘하벨 형님이 갑자기 이상해졌다지?’
다음 날, 하벨이 또 뭔가 수작을 부릴지 몰라서 잔뜩 긴장해 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하벨은 그 이후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기사들이 그가 너무 걱정된 나머지 방 안으로 들어갔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하벨이 창문 커튼까지 전부 친 상태에서 어두운 방 안, 침대 중앙에서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안에 떨고 있었다는 것이다.
침입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데.
‘오, 온다, 그가 와……. 내, 내가 잘못했어…… 이제 그만해 줘…… 안 그럴게…… 더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그만 죽여…….’
자폐증 환자처럼 혼자서 무언가 중얼거리는 것이 아닌가.
정신을 반쯤 놓았다.
의원이 와서 조사했는데,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에 그렇다고 했다.
‘아마, 로크가 그런 거겠지.’
정확하게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무언가 했을 것이다.
침입자의 흔적이 없는 것도 그의 능력에서 기인된 것이겠지.
아무튼.
로크가 도와준 덕분에 지금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힐 수 있게 되었다.
큰 도움을 받았다.
“로크야, 만약 내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줘.”
로아는 뭔가 결심한 듯 결의를 다지며, 강인한 눈빛으로 로크를 응시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이 깃든 눈동자에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로크는 피식- 웃었다.
처음에는 그저 아벨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도와줬을 뿐이었다.
너무 약해서 단련도 좀 시켜 주고 적당히 친하게 지내고 말 생각이었다.
‘그랬는데.’
난생처음이었다.
아니, 오랜만이었다.
누군가를 든든하다고 느낀 것은.
‘황제의 위엄 특성 때문인가? 아니, 그건 아니겠지.’
“나쁘지 않네.”
로크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내밀었다.
그에 로아는 잠시 주먹을 쳐다보고 있다가, 이내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로크가 했던 것처럼 주먹을 내밀어, 맞댔다.
“그래, 나중에 왕이 된 친구 빽 좀 써 보자. 가문 세금 좀 줄이고, 내 뒤 좀 든든하게 봐줘라.”
“……네가 불법적인 일만 하지 않으면 언제나 든든하게 있어 줄게.”
적당히 선을 긋는 그를 보며, 로크는 서운하긴커녕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로크는 그렇게 떠났다.
로크가 떠나고, 로아는 주먹을 말아 쥔 채 아직도 로크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서운하십니까?”
리베로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다.
그 질문에 로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서운하진 않아요.”
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러 간 것일 터.
그에게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음엔 자신의 차례였다.
서운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왜일까?
“그런데 이상해요.”
“무엇이 말입니까?”
“왠지…….”
정말 이상했다.
왜 이런 예감이 드는 건지 정말 알 수 없지만, 조금 전 로크가 뒤돌아 떠날 때 로아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다시는 로크는 못 만날 거 같아요.”
* * *
로키 하이룬은 곧바로 토르 바르커에게 도전장을 전달했다.
대충 ‘토르 바르커는 듣거라…….’로 시작하는 도전장이었다.
다섯 장이나 되는 도전장이긴 하지만 미사여구, 사설, 잡설 같은 것을 전부 빼고 내용을 압축하면 하나였다.
[한판 붙자, 인마.]참으로 간결한 내용의 도전장이었다.
“토르 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칸트라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선 말했다.
로키 하이룬의 도전장은 절대 쉽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얌전히 있던 그놈들이 갑자기 도전장을 보내왔다는 건 뭔가 있다는 뜻이다.
“……왕실은?”
“지금 아벨 왕자님과 리엘 공주님께서 돌아가셔서, 아마 이쪽에 신경 쓸 틈이 없을 겁니다.”
“좋군.”
토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마…… 도전에 응하실 생각이십니까?”
“…….”
토르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진 칸트라는 알 수 있었다.
그는 받을 생각이다.
‘하긴, 지금이 적기지.’
토르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때였다면, 로키의 도전장은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둘은 크라운 왕국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리는 2개의 산이자, 기둥이었다.
2개의 거대한 권력의 충돌이 낳는 파장은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바르커 가문과 하이룬 가문이 충돌하게 되면, 왕가가 이득을 보게 되겠지.’
삼각 구도였다.
한쪽이 한쪽을 공격하면 또 다른 한쪽이 극한의 이득을 보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안 그래도 왕국에서 2개의 가문의 힘을 어떻게든 깎아내리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두 가문이 충돌한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굶주린 오크처럼 달려들겠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힘을 꺾으려고 할 거야.’
평소라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왕실은 지금 혼란의 도가니였다.
아벨과 리엘이 죽은 것으로 내부는 큰 혼란을 빚었고, 수습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터.
‘로크 님이 일을 잘해 주셨지.’
심어 둔 간자의 말에 의하면, 로크의 활약으로 그 혼란은 말 그대로 지옥이 되었다고 했다.
‘설마 바벨 왕자의 머리카락까지 밀어 버릴 줄이야. 원래도 뒤가 없었지만, 왕족까지 건드릴 줄은 몰랐군.’
아무튼.
그 덕분에 왕실은 지금 내실을 다지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외부에 신경 쓸 여유는 없을 터.
지금이 적기였다.
“확실히 지금이 기회군요.”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 * *
“왔구나.”
로키 하이룬은 지정한 장소에 와서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황량한 대지.
주변에는 영지나 작은 마을조차 없는, 말 그대로 풀 한 포기도 없는 황량한 곳이었다.
그런 장소에 토르 바르커와 로키 바르커가 모였다.
토르는 태연하게 그리고 나른한 듯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검을 꺼냈다.
“하, 말은 필요 없다는 거냐. 뭐, 그것도 좋지.”
로키 하이룬은 토르의 모든 것이 싫었지만,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저 성격이었다.
가타부타, 뭔가 부연설명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싸우면 끝.
이기면 가지고.
지면 잃는다.
“좋다.”
로키의 몸에서 강한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마나가 마치 태풍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엄청난 박력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그 엄청난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을지도 모른다.
“……제법.”
토르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로키의 달라진 모습에 조금은 놀랐다.
더 이상의 성장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이 정도로 강해졌을 줄이야.
이전에 봤을 때보다 최소한 1.5배는 강해진 것 같았다.
“……그 반지군.”
토르는 단숨에 로키가 강해진 이유를 찾아낼 수 있었다.
어느새인가 토르의 두 눈이 푸른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모든 마나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마나의 눈이었다.
로키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강한 힘이 그의 전신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지긋지긋한 마나의 눈이군. 그래, 이 반지는 수해에서 얻은 물건이지. 이게 있다면…… 널 이길 수 있다.”
“……그렇군.”
토르는 아이템으로 힘을 얻은 그를 나무라지 않았다.
비겁하다?
치사하다?
그런 건 상관없었다.
좋은 아이템을 얻는 것 또한 그의 능력이었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힘’이라고 하는 것이다.
저런 것을 두고 치사하다고 말하는 건, 자기 힘에 자신이 없는 약자나 하는 허튼소리였다.
“상관없지.”
토르의 몸에서도 구렁이같이 굵은 전격이 쉴 틈도 없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로키는 이 세상에 몇 안 되는, 전력을 다해서 상대해야 하는 적수.
봐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처음부터 전력이다.
“하, 지긋지긋할 정도로 강한 놈이군. 하지만 이번엔 내가 이긴다!”
한순간.
그가 의지를 떠올린 순간, 1초도 채 되지 않아서 마법이 완성되었다.
화르르륵!
화염이었다.
평범한 화염과는 까마득하게 멀리 떨어진, 격 자체가 다른 지옥의 불꽃.
닿는 모든 것을 불태워, 재로 만들어 소멸시켜 버릴 정도로 강대한 힘을 지니고 있는 화염은 흡사 또 하나의 태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근처에 있는 수분이 전부 메마르기 시작했다.
공기 중에 있던 수분도.
만약 이곳에 나무나 그런 것이 있었다면, 단숨에 메말라 버렸을지도 모를 정도의 온도였다.
숨조차 쉬기 힘든 엄청난 화력과 열기 속에서 토르만이 유일하게 태연하게 서 있었다.
“지옥의 불, 맛봐라!”
로키가 화염을 날렸다.
크기가 크다고 해서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로키의 마법은 전혀 달랐다.
압도적인 속도.
다른 사람은 반응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토르를 향해 쇄도했다.
“……재미있군.”
토르는 다가오는 화염을 보며 천천히 검을 움직였다.
언뜻 보면 절대 막을 수 없는 화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확실히 그랬다.
다른 사람이라면 피하는 것도 막는 것도 절대로 불가능한, 절대 소멸 마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토르는 달랐다.
파지지지직.
검에서 번개가 쳤다.
그 순간 그의 검이 움직였고, 세상에 아름다운 선을 그었다.
마치 뛰어난 실력을 가진 화가가 검은 도화지에 하얀 선을 그리듯, 세상을 갈라 버릴 정도의 선이 그려졌다.
조용히.
그리고 아름답게 로키가 만들어 낸 화염은 힘을 잃고 사라졌다.
“…….”
마법을 베어 낸 것과는 전혀 다른 감각.
마법을 벤 것이 아니라, 마법 자체가 무효화된 듯한 느낌이었다.
“……마법을 벤다라. 역시 로크 바르커. 그 빌어먹을 놈이 쓰던 건 네가 창안한 것이냐…….”
“……재미있군.”
토르는 예전에 로크가 ‘마법이요? 보이는 걸 베면 되죠?’라고 했던 것을 따라 해 봤다.
마법의 핵을 노려서 베자, 놀랍게도 마법 그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타이밍과 마법을 베려면 그에 걸맞은 힘도 필요했다.
로키의 마법은 토르 정도나 되니까 벨 수 있는 것이다.
토르는 아연실색하며 분노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로키를 보며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재미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