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unter becomes the youngest son of a duke RAW novel - Chapter 74
제74화
2화
“알프레도.”
“네.”
“이놈들 전부 경비대에 넘겨.”
“에!? 하, 하지만 너무 많은데. 이놈들을 어떻게 혼자 옮깁니까.”
“내가 적당히 가볍게 만들어 줬잖아.”
“그래도…….”
“쓰읍!”
“아, 알겠어요! 하, 할게요. 아니, 뭐 그렇다고 노려볼 필요는 없잖아요.”
“나의 가문명을 대고 확실하게 처리하라고 해.”
“네네~.”
“네네는 치킨집 이름이고.”
“네?”
“네는 한 번만 하라고, 괜히 배고프잖아. 여기서는 먹을 수도 없는데, 쓰읍…….”
“……?”
알프레도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 죽어 있는 사채업자를 끌고 갔다.
“감사합니다.”
사채업자에게 억압받고 있던 사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꽈악, 하고 아들을 품에 안았다.
로크는 그의 눈빛에서 본능에 가까운 공포를 느꼈다.
‘아아, 그렇지?’
주점 주인이 이런 말도 했다.
‘응? 그 사서가 왜 10년이나 다닌 직장을 그만뒀냐고? 하긴, 10년이나 다닌 꿀 같은 직장을 그만두는 놈은 없지. 그놈은 책을 좋아했거든.’
‘대도서관을 찾는 귀족이 많거든. 그때 한 귀족과 잘못 엮여서 말이지. 어떤 가문의 천재 마법사라고 불리던 귀족이 찾는 책이 없다면서 막 화를 내며 마법을 사용하려던 것을, 그 사서가 막았지.’
‘사서로서 그는 당연한 행동을 한 거지. 하지만 귀족에게 그게 뭐가 중요한가. 대충 화풀이가 필요했던 것이지. 그 귀족에게 한참을 얻어맞은 후 쫓겨나고 말았어. 그 귀족 가문의 힘이 강했거든. 그래서…….’
그는 귀족 때문에 도서관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심지어 퇴직금도 챙기지 못했단다.
그런 암울함이라니.
“네 이름이 알터인가?”
“아,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의 이름을?”
그의 경계심이 강해졌다.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어. 너한테 볼일이 있거든.”
“무슨 일로…….”
“성마력.”
“네?”
“대도서관에 성마력과 관련된 책이 있다고 하던데 그에 관해서 기억나는 게 있나?”
“성마력……?”
그는 기억을 더듬었다.
“죄송합니다,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아, 그건 됐고. 내가 듣기로는 대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읽었다던데, 그건 사실인가?”
“그건 맞습니다. 10년간 사서로 일하면서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었고, 전부 읽었습니다.”
“그럼 됐어.”
로크는 웃으며 말했다.
“그다음은 내가 직접 보면 되는 거니까.”
* * *
로크는 알터의 꿈속으로 들어왔다.
“원래 사서였기 때문일까? 꿈속도 도서관이네?”
알터의 꿈속은 도서관이었다.
무수히 많은 책이 꽂혀 있는 책장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져 있다.
퇴사한지 오래되었는데, 꿈이 도서관이라니.
그가 얼마나 도서관을 아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정도의 애사심은 쉽지 않은데.’
저쪽 세계의 사람은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폭발하길 원하는 사람으로 넘쳐났었다.
물론, 진짜 폭발하면 길바닥에 나 앉으니, 상상으로 멈추겠지만.
“대단한 인간이야.”
로크는 루시드 드림을 사용해서 꿈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장악은 이 정도면 충분하고. 문제는 책장 사이사이가 비어 있네.”
책장 중간마다 비어 있는 공간이 있었다.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10만 권이 넘는 책 내용을 전부 기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비어 있는 공간에 있던 책은 오래되어서 까먹은 거겠지.’
망각.
뇌에 가해지는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서.
뇌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오래된 기억 중 중요하지 않은 건 자연스럽게 무의식의 공간으로 밀어 넣는다.
그것이 바로 망각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까먹은 것을 다시 떠올리는 건 새로운 자극이나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안 되겠지만.”
무의식은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기에 무의식으로 사라진 기억을 떠올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나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장악한 세계가 흔들린다.
‘더 깊숙한 곳으로.’
로크의 장악력이 더욱 강해졌다.
본인의 무의식에 있는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무의식을 컨트롤하는 것이기에 신중해야만 했다.
잘못 건드리면 이 인간은 죽을 수 있다.
“후웁…….”
로크는 최대한 침착하게 세계를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무의식 속에 있는 기억 중, 도서관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냈다.
비어 있던 책장에 책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무의식에 있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좋아. 이제 여기서 키워드는 성마력, 이거 하나면 되겠지.”
손을 뻗자.
도서관 가장 안쪽에 있던 책 한 권이 작게 빛나더니 책장을 벗어나 로크를 향해서 날아왔다.
“나쁘지 않은 직구였다, 스트라이크!”
로크는 책을 받았다.
“몬스터의 가죽으로 만들었나? 하지만 어떤 몬스터지?”
몬스터의 가죽으로 만든 책.
헌터로 생활하면서 수많은 몬스터를 보고 가죽을 뜯어 왔던 로크도 처음 보는 종류였다.
“제목이 ‘그분의 은밀한 사생활’이라고? 이럴 수가…….”
이런 어그로가 다 있단 말인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야설인가?”
책을 펼쳤다.
“이게 뭐야?”
분명히 책을 펼치기 전에는 페이지가 제법 되는 것 같았는데, 펼치니 한 장밖에 없었다.
뭔가 사기당한 기분이다.
“무슨 X고 나라에서 사기당한 것도 아니고 설마 이것도 가챠냐? 펼치는 확률에 따라서 페이지 수가 달라지게? 이쯤 되면 확률 조작인데, 트럭 보내 버릴까 보다.”
로크는 구시렁거리면서 책장을 들여다봤다.
글이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었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다.
흡사, 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청년이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담아서 만든 듯한 피조물.
이쯤 되면, 신의 차별이 느껴졌다.
밸런스를 생각하고 만들어야지, 이런 밸붕 캐릭터를 만들다니.
“이건가.”
로크는 초상화 아래에 적혀 있는 글자를 읽었다.
-성마력의 시초, $%^$&-
성마력의 시초라고 적혀 있는데, 문제는 그 이름이 훼손되어 있다.
누군가가 일부러 읽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흠, 성마력의 시초……. 이 남자가?”
로크는 초상화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지?
누굴 닮았는데…….
* * *
“으으…… 제길…….”
감옥에 갇힌 사채업자는 신음을 흘리며 일어났다.
“여긴? 감옥인가?”
눈을 뜬 사채업자는 곧바로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많이 들어와 본 곳이라 낯이 익었다.
경비대 감옥이다.
옆을 보니, 부하들이 묶인 상태로 누워 있다.
“깨어났나?”
“어어……? 아, 알로에!”
“하아, 그러게 내가 작작 하라고 했지? 너 이번에 잘못 건드렸어.”
알로에라고 불린 경비대원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우, 왜 귀족을 건드린 거야?”
“그, 그건 실수였어!”
“실수라…….”
“인간이 실수도 좀 할 수 있지. 그리고 시비는 그쪽에서 걸어 온 거라고!”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 인간이니까.”
실수 안 하는 인간이 있을까?
전설 속에 나오는 드래곤도 아니고, 누구나 실수는 하기 마련이다.
다만.
“그 실수 때문에 나도 더는 눈감아 줄 수 없게 되었어.”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너는 내일 독방으로 옮겨질 거야. 그리고 평생 그곳에서 나올 수 없어.”
사채업자는 깜짝 놀랐다.
독방이라니!
독방은 말 그대로 흉악한 범죄자를 가두는 특수한 감옥!
창문도 없다.
공기 순환도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거라고는 볼일을 볼 수 있는 작은 구멍 뿐.
심지어 볼일을 보면, 역한 냄새가 올라와서 사람이 미쳐서 나오는 장소다.
“도, 독방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알로에는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말했잖아, 잘못 건드렸다고. 네가 건드린 귀족이 어떤 귀족인지 알아?”
“그건…….”
“바르커 가문의 사람이다.”
“……!”
사채업자의 눈이 커졌다.
바르커 가문이라니!
괴물 토르가 있는 검술 명가 아닌가!?
“그, 그 꼬마가 바, 바르커 가문의 사람이라고!?”
“그래, 막내라고 하더라.”
심지어 가문의 일원이란다.
사채업자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혈색이 완전히 사라져서, 창백해졌다.
“그 사람의 전속 집사가 직접 와서 확실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가문에서 직접 항의를 넣는다고 했거든. 그래서 우리도 더는 눈을 감아 줄 수 없어, 이제 부릅떠야 해.”
“아,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이러지 말고, 그래! 경비대장님을 불러 줘!”
“경비대장님께서는 외출 중이셔.”
거짓말인 게 딱 티가 났다.
“경비대장님 불러 줘! 부르라고! 내가 너희 경비대장이랑 인마! 어저께도! 어?! 같이 밥도 먹고! 어!? 사우나도 같이 했다고! 있는 거 다 알아! 얼른 불러!”
“하아…….”
알로에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뭐라고 해도 이 결정이 뒤집히는 일은 없다. 그럼 뭐, 잘 있어라.”
“자, 잠깐만! 알로에! 우리 사이에 이러면 어떻게 해! 내가 너한테 준 돈이 얼만데!!”
그는 처절하게 알로에를 불렀지만, 알로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사채업자는 이제부터 다가올 자신의 미래를 떠올리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난 이제 망했다…….”
자업자득.
그간 숱하게 저질렀던 악행에 대한 죗값을 받을 시간이다.
* * *
“로크 님, 끝나셨어요?”
“어.”
알터에게 정보는 얻었다.
잠깐, 궁금해서 알터를 쫓아낸 귀족이 누군가 봤더니, 리안 하이룬이었다.
뭔가 책을 찾고 있었다.
한데, 원하는 책이 없었는지 성질을 부리더니 이내 날뛰기 시작했다.
그가 왜 이곳까지 왔는지 조금 궁금했다.
‘뭔 책을 찾으려고 그 난리를 친 건지.’
“놈들은 잘 넘겼어?”
“물론이죠~. 제가 친히 경비대장까지 찾아가서 그놈들 절대로 놓아줘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고 왔습니다.”
“수고했어.”
가문 이름까지 사용했으니, 놈들은 감옥에서 절대로 나올 수 없을 것이다.
평생 독방에서 살아야만 할 것이다.
“이거 돈 빌린 사람만 개꿀이네.”
“네?”
“생각을 해 봐. 사채업자에게 돈 빌린 사람들은 이제 안 갚아도 되는 거잖아. 완전 개이득이지.”
“개이득……? 그게 뭔데요?”
“좋다는 거야.”
“그런데 저희 이제 돌아가는 건가요?”
“아니.”
“뭔가 더 남았나요?”
“이번에 축제가 있잖아.”
“네.”
“축제에 참가 좀 해야겠어.”
알프레도는 깜짝 놀랐다.
축제를 즐기다니!
사실 내심 기대하고 있긴 했지만, 로크라면 당연히 귀찮다고 참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도서관이 그렇게 불탔는데 축제를 할까요?”
“그러니까 더더욱 축제를 해야지.”
“네?”
“생각을 해 봐. 대도서관이 불탔어. 건물이야 새로 지으면 그만이지만, 보관되어 있던 책을 복구하려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갈 거야.”
10만 권이 넘는 책을 복구하는 건 뼈가 휘는 작업이다.
그뿐인가?
돈도 많이 들어간다.
“책을 처음부터 구해야 하지. 작가를 갈궈서 다시 쓰게 하는 건 상관없지만. 그런 식으로 구할 수 없는 건 돈을 주고 구해야지.”
“그게 축제랑은 무슨 상관, 아아아, 그렇군요.”
“오, 머리 회전이 잘되나 봐?”
“돈이 많이 필요하니 축제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모아서 돈을 벌 생각이군요.”
“축제는 돈 벌기 좋은 구실이지. 거리 노점상에서 평소에 100골드에 팔던 것을 축제 기간 특별! 이라면서 200골드에 팔아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잖아.”
“그건 너무 비싸지 않나요?”
“축제 기간에 기분이나 흥분감이 한껏 높아지는 걸 생각하면 의외로 지갑은 금방 열린다고. 거기에다 기념품도 비싸게 팔아넘길 수 있지, 가격 세일, 1+1, 여기서만 구할 수 있는 물건 같은 것을 팔면 누가 안 사겠어?”
“하긴 그렇군요.”
알프레도는 이해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뭘 하는 거죠?”
“응?”
로크는 시선을 돌렸다.
불탄 대도서관에 사서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서 불에 탄 나무 조각을 모으고 있었다.
“어이, 조심히 옮겨. 축제 때 팔 거니까.”
“그런데 이런 불탄 나무 조각이 팔리기는 할까요? 장작으로도 쓸 수 없는데?”
“당연히 팔리지. 브리트니아 영지 대도서관의 역사가 담긴 조각이라고 하면 팔리지 않겠어? 덤으로 이걸 부적으로 가지고 있으면 탈모가 조금은 나은 것처럼 느껴지고, 몸이 건강해지고, 정력도 좋아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이면…….”
“그거 사기 아닌가요?”
“그래서 말했잖아, ‘느껴지는 것’ 같다고.”
“흠, 그게 정말 잘될까요?”
“뭘 하든 가져다 붙이기 나름이지. 어차피 그냥 버릴 거 팔아서 재건 비용으로 쓰자고. 자자자, 얼른 주워 담아! 대충 구멍 뚫고, 목걸이, 귀걸이 같은 것으로 만들자고.”
로크와 알프레도는 엄청난 걸 목격한 느낌이었다.
설마 대도서관의 불타고 남은 잔해를 저런 식으로 팔 생각을 하다니.
“인간은 때로는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지……. 한강 물을 가져다 파는 놈도 있고, 식당에서 음식을 재사용하는 것도 보고,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봤지만, 인간은 정말 대단해.”
“로크 님도 인간인데요?”
“오늘부터 인간이길 포기하겠어. 그딴 인간은 되고 싶지 않아.”
“그럼 언데드 아닌가요? 언데드를 죽이면 신전에서 상금을 준다고 하는데…….”
“…….”
“그, 그렇게 보지 마세요! 로크 님께서 그런 말씀 하시니까 그냥 말한 거잖아요.”
알프레도는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로크 님, 왜 갑자기 축제에 참여한다고 하신 거예요?”
“……원하는 것이 있으니까.”
“원하시는 거요?”
“어.”
로크는 알터의 기억을 통해서 재미있는 것을 봤다.
이번 축제, ‘무투 대회’의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보상.
그리고 리안 하이룬이 찾고 있던 책.
겉표지밖에 못 봤지만, 사서의 기억 속에 확실히 남아 있었다.
“한국어가 적힌 책.”
지구의 책이 이쪽에 있다.
수학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