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147
147
69.아빠가 되다(2)
“아-빠빠ㅡ!”
“실프ㅡ!”
나는 실프를 번쩍 안아 들고 360도를 빙빙 돌며 비행기를 태웠다.
“꺄르륵~!”
실프는 분명 나를 오늘 처음 보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내가 아빠라는 걸 알아챘다.
‘정말 신기하네······.’
이리보고, 저리 뜯어봐도 실프는 정말 신기했다.
‘어린 시절 아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자세히 보면 귀나 코는 나를 닮은 거 같기도 하고······.’
자식이라는 게 이런 걸까?
나는 처음으로 가슴 속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며, 실프의 볼에 얼굴을 비볐다.
“아빠가 너무 늦게 왔지. 실프?”
“아니~!”
실프는 내 이마에 코를 박으며 배시시 웃었다. 이제 막 태어난 지 반년도 안 된 여아였지만, 5살 아이의 겉모습처럼 내면도 씩씩했다.
‘아빠라······. 아빠······.’
사실 지구에 복귀할 때만 해도, 내가 누군가의 아빠가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나도 가정을 이루고, 자식도 낳고 했겠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생겨버릴 줄은 나도······.
‘이거, 마치 사고치고 후다닥 결혼하는 신호 위반 커플 같네.’
옆에서 얼굴이 벌게진 아리가 몸을 베베 꼬며, 쭈뼛쭈뼛 서 있었고 찬규와 이지연은 입을 가리고 쿡쿡, 웃으며 저들끼리 속닥속닥 떠들어댔다.
“둘이 도대체 언제 결혼하는 걸까요?”
“모르죠. 준혁이 저 녀석이 아리 씨에게 먼저 고백해야 하는데, 녀석 은근히 쑥맥이라 그런 거 잘 못 할 듯.”
이지연의 질문에 찬규가 그렇게 품평을 늘어놓으며, 우리들의 해후는 그렇게 마무리가 됐다.
*
“오랜만이다.”
“그동안 가셨던 일은 잘 처리되셨습니까?”
“오랜만에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스터.”
나는 실장실 한 구석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첸니르·가룬바 두 마왕들을 만났다.
“갔던 일은 어느 정도 초석만 잡아놓고 왔다. 나머지 일은 걔네들이 뭐 알아서 하겠지.”
나는 북한 문제에 대해 그렇게 얼버무렸다.
사실, 마도공화국 혁명군들이 이제 막 튜토리얼을 끝내고 성장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쿠데타가 정확히 언제쯤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니, 딱히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성과는 없었다.
“그래, 흑천회 관련된 일은 너희들이 깔끔히 처리했구나.”
“예, 마스터.”
“장천수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경찰인 진서윤을 앉혀 놨습니다.”
“경찰. 경찰이라······.”
나는 예전에 봤던 영화 ‘무간도’를 떠올리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경찰이 실제로도 조직 폭력계에 입문해서 첩보 역할을 하기도 하는구나······.’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니 신기하긴 했다. 내가 하늘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얼추 살펴보긴 했는데, 이렇게 두 마왕들에게 그때 있었던 일을 생생하게 들으니 더 재밌었다.
“아무튼 앞으로 마탑 관련해서 지저분한 분쟁이 발생하면 앞으로 너희들이 처리해라.”
“알겠습니다.”
“맞겨 주십시오.”
역시나 이계에서 끝발 날리던 마왕이라 그런지, 옆에서 보고 있으면 믿음직하고, 듬직했다.
‘이제 내가 직접 나설 필요도 많이 줄어들겠지.’
지금까지는 내가 가진 내력을 꽁꽁 숨기느라, 직접 발로··· 아니, 마법으로 뛰어다니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나와 인연을 맺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에 대한 정체를 알아버렸다.
‘나도 그동안 많이 답답했다고.’
마치 한방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 입이 근질거려 미쳐하는 것처럼, 나도 주변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이렇게 자유롭게 마법을 쓰게되는 날이 오기를 바랐다.
“그럼 너희들은 이만 나가보고, 유진광이랑 박태진 들어오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두 마왕들이 나간 후, 마탑 그룹을 이끌어가는 두 CEO들이 들어왔다.
오랜만에 복귀해서 그런지, 거의 대기표를 끊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만나야 될 사람들이 많았다.
“안녕하십니까~! 실장님!”
“반갑소. 유 회장!”
“안녕하십니까! 실장님!”
“박 사장도 반갑소.”
몇 달 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 사람들을 이렇게나 좋아하게 될 줄이야.’
물론 저 사람들도 이렇게 나를 좋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겠지.
‘처음엔 악연으로 만났지만, 사람 인연이라는 게 뭐 다 그렇지.’
원래 악연으로 엮인 사람이 미운 정이 생겨서 더 친근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나와 이 두 사람이 그러했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죠?”
“네. 실장님 덕분에 쥬얼리나 제약, 전자 등등 마탑의 모든 계열사들이 잘 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일단 유진광에게 마탑 그룹이 돌아가는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 보고받았다.
유진광은 사실 바지 회장일 뿐이고, 사실상 내가 마탑의 주인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유진광 또한 자신의 위치를 알았기 때문에, 나 이외에 주변 사람들에게 절대 거만하게 굴거나 거들먹거리지 않았다.
“이제 마탑 전자에서 만든 IOT(Internet of Things : 사물 인터넷) 전자기기들이 대거 출시될 겁니다.”
“미스릴 노트S와 연계된 제품들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일부 산업에서 적용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사물인터넷.
하지만, 사람들이 상상하고 예상했던 바와는 다른 아직은 걸음마 단계의 수준만 개발된 상태였다.
하지만.
‘우리 마탑의 IOT는 전혀 다르지.’
이번에 마탑에서 출시할 미스릴 노트S는 스마트폰 하나로 집안 내 모든 가전제품들을 통제할 수 있고, 제어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 마탑 제품을 산다는 가정하에.’
현재 진성전자와 헬디전자가 백색가전 시장을 꽉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마탑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충북 쪽에 산업단지로 쓸 땅들을 대량 사들여서 이미 공장까지 완공시켰다.
‘마법만 있으면 공간이나 시간 제약 따윈··· 아무런 문제가 안 되지.’
돈 문제는 내가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빠른 출시를 위해 공장을 짓고 설비를 완비하려면 결국 내 초월적인 힘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게 다 세상을 이롭게 만들기 위한 거니까, 사람들이 사기적인 능력이라고 욕해도 쓸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안 하는 건 왠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고생해서 쌓은 능력이고, 얻은 능력들이니까.’
그러니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활용해 보기로 결심했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들이 스마트폰 말고 또 뭐가 있었죠?”
“네. ‘완전 깔끔 뽀송한 드럼 세탁기’와 ‘홀로그램 화질 실화냐? TV’ ‘화력 오져따리 가스렌지’ ‘성능 도랏맨? 컴퓨터’······’
유진광은 내가 설계한 제품들에 대해 신박한 이름을 붙여서, 출시할 때 대박 어그로를 끌려 하고 있었다.
‘역시 진광이가 눈치가 빨라.’
녀석은 벌써 내 스타일을 빠삭 이해하고, 내가 좋아할 만한 이름들을 컬렉션으로 해서 백색 가전들을 잔뜩 만들어놨다.
‘전부 스마트폰과 연동되어서 움직일 수 있는 것들이니 이제 사람들의 실생활이 편해지겠지.’
게다가 저게 다 인공지능으로 돌아가는 것들이었다.
‘일단 백색가전과 모든 전자 제품에서 우리가 업계를 평정하면, 그 다음은 또 차원이 다른 걸 내놔야겠지.’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걸 원했다. 지금 우리가 출시하는 게 바로 그러한 것들이었고, 이것도 나중에 결국 당연시되고 시들시들해지면 또 새로운 것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
현재 인공지능은 구블과 야마존, 페북 같은 IT회사들뿐 아니라 투자, 제조, 농업 등등 사회 전 분야에 도입되려고 하고 있었다.
‘이것도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시장성이 큰 사업이니까.’
이제 우리의 미래는 AI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공상과학 영화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이제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을 일정 부분씩 대체하면서, 나중엔 결국 90%이상의 일을 인공지능이 하게 되어 있었다.
‘IT관련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에 대한 중요성도 알게 되었지.’
1930년대 상당수 인공지능 연구의 본래 목적은 심리학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이었고, 언어 지능(linguistic intelligence)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주목표였다(튜링 테스트).
하지만 그것이 점점 발전해서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 수학, 철학, 공학, 경제등 다양한 영역의 과학자들에게서 인공적인 두뇌의 가능성이 논의되었다. 1956년에 이르러서, 인공지능이 학문 분야로 들어섰다.
‘많은 실험들과 발전이 있었고, 또한 많은 암흑기가 있었지······.’
70년대에 이르자, AI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재정적 위기가 닥쳤다. AI 연구가들은 그들의 눈앞에 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다. 연구가들의 엄청난 낙관론은 연구에 대한 기대를 매우 높여놓았고, 그들이 약속했던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자, AI에 대한 자금 투자는 사라져버렸다.
‘게다가 연구할 수 있는 장비의 성능도 한계가 있었지.’
로스 퀼리언(Ross Quillian)의 자연어 처리에서 성공적인 완수는 오직 20개의 단어 위에서 발휘되었는데, 이것은 메모리가 꽉 찼기 때문이었다.
한스 모라벡은 1976년에 컴퓨터가 지능을 가지기엔 여전히 수백만 배 약하다고 논증했다. 그는 비유를 들었는데, AI가 컴퓨터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항공기가 마력을 필요로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었다.
컴퓨터 영상에 대해서, 모라벡은 간단하게 계산하여 실시간으로 사람의 망막을 모션 캡처하려면 범용 컴퓨터가 초당 10^9 명령어(1000MIPS)를 처리해야 했다.
1976년경 5백만에서 8백만 달러 사이에 판매되던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Cray-1은 오직 80~130 MIPS였고, 당시 전형적인 데스크탑 컴퓨터는 겨우 1 MIPS 남짓이었다.
‘하지만 이제 컴퓨터 성능이 후달려서 인공지능을 못 만드는 일은 사라졌으니까.’
컴퓨터의 성능은 대체로 무어의 법칙에 의해 측정되는데, 이것은 2년마다 컴퓨터의 메모리 속도와 양은 두 배씩 늘어난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2년 마다가 아니라, 월 마다로 바뀌겠지만.’
아무튼 성능의 제한과, 자금의 압박 때문에 인공지능을 못 만들던 시대는 지났다.
이미 인공지능이 포커스와 체스, 바둑에서 인간을 꺾었고, 자율주행에서 일정 부분 운전자들의 역할을 대체해 나가고 있었다.
‘이제 인공지능이 산업 전 분야에 쓰이는 것은 기정사실, 시간 문제니까.’
이제 사업 가능성이 낮다고 투자가 안 되거나 할 일은 없었다. 대세가 인공지능으로 기울었고,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모든 제품들이 인공지능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것이었다.
‘모든 데이터 처리를 사람이 하는 거보다 인공지능이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니까.’
이미 해외의 유명 투자회사는 수십억대 연봉의 애너리스트 인력을 대거 해고하고, 대신 그 자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해서 주식을 분석하고, 자동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예전엔 계산적인 부분에서만 기계가 쓰였다면, 이제는 사고하고 판단하는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모두 먹어치우고 있다.’
인간의 신경망(neural network)처럼, 인공지능도 이제 신경망 학습 활동을 통해 인간처럼 배우고 그것을 활용하는 시대가 왔다.
‘딮 러닝과 빅데이터를 통한 학습을 통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 전자인간(Electronic human)의 등장이 멀지 않은 것도···.’
제1차 산업혁명 발생 시, 산업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잃을 것이 두려웠던 노동자들이 러다이트(기계파괴운동)를 일으켰던 것처럼, 이와 유사하게, 인공지능에 의한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자동차로 인해 마부가 사라졌고,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속기사나 주판 기술자들이 사라진 것처럼 이전의 직업들이 많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하겠지.’
당장에 일어날 일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미래에 모두 일어날 일들이었다.
‘일단 마탑이 출시하려는 인공지능부터가 약인공지능(weak AI)이 아니라, 강인공지능(strong AI)이니까.’
약한 인공지능(weak AI)은 어떤 문제를 실제로 사고하거나 해결할 수는 없고, 컴퓨터 기반의 인공적인 지능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그와 같은 시스템은 진짜 지능이나 지성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주로 미리 정의된 규칙의 모음을 이용해서 지능을 흉내 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했다.
‘반면 강인공지능인 진짜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고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이지.’
즉, 인공지능의 강한 형태는, 지각력이 있고,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사고와 같이 컴퓨터 프로그램이 행동하고 사고하는 인간형 인공지능이 바로 강인공지능이었다.
‘앞으로 마탑에서 출시할 모든 제품에 강인공지능을 넣어서, 고객들로부터 데이터를 피드백받아서 빅데이터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학습해서 점점 더 완벽한 인공지능을 만들어가는 게 내 첫 번째 목표다.’
내가 그동안 북한에 가서 띵가띵가 놀기만 한 게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사업 비전 방향을 결정짓고, 그에 대한 공부와 자료수집, 개발, 설비 설치 등을 모두 마무리 짓고 넘어왔다.
그때 당연히 인공지능 관련해서도 개발하고, 세상에 있는 수많은 빅데이터를 쌓아서 바로 제품을 출시해도 될만한 데이터를 쌓았다.
‘이제 남은 건 실전뿐이다.’
앞으로 전자제품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 전분야를 선도할 일만 남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