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107
제7장 입학식 (2)
대한민국 청와대.
최근 들어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한국의 발전이었다. 거기에 미국과의 전쟁과 필연적으로 이한성의 행적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박종진은 출근을 하자마자 그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비서실장 강석하는 담담하게 보고를 올린다.
“…그리하여 이태식 총장은 전면적으로 거부했습니다.”
“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상의 기사 부인이라고 했는데도 거부를 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쾅!
“사회 저명인사라는 인간이 한국이 망하기를 바라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렇게 보입니다.”
“갑갑하기 그지없는 일이로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종진은 진정으로 가슴이 답답한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비서실장은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이번 일은 어떻게 해서든 해결을 해야 한다.
“자네가 직접 다녀오게.”
“제가 말입니까?”
“지금부터 자네의 말이 곧 내 뜻이 될 것이야. 협박을 하든 회유를 하든 해서 샤렐이라는 여자를 입학시키도록 해!”
“그녀에게는 주민등록증도 없습니다.”
“그깟 민증은 파주면 되는 것 아닌가. 그 정도 힘도 없나?”
“그럴 리가요.”
강석하는 고개를 깊게 숙였다.
이것으로 그의 역할은 확실해졌다.
곧 있으면 신입생 입학식이 거행될 것이었다.
이태식 총장은 당연히 그곳에 나가 축사를 해야 한다. 그 때문에 복장을 점검하고 있었다.
똑똑.
“벌써 시간이 되었나? 곧 가네.”
“총장님! 대통령 비서실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뭐라고!?”
이태식의 얼굴이 구겨졌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라면 일이 상당히 심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 비서실장 강석하라고 합니다.”
“이름은 들어 보았습니다. 앉으시죠.”
이태식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설마 샤렐이라는 여자를 입학시키는 건 때문에 이렇게 찾은 걸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샤렐이라는 신입생을 입학시키지 않는다면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무슨 수로 말이오?”
“반역죄입니다. 이사회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을 테지요.”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잘못하면 징역도 각오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저희가 들른 것은 정부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쭙고 싶어서입니다.”
“싫다면?”
“뒤통수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오늘 저녁에 사고를 당하실 수도 있고 가족들이 하나씩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
이태식은 얼굴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건 거의 깡패 수준의 협박이었다. 그러나 강석하에게도 명분은 있었다.
“전쟁이 나면 막아 줄 수 있는 사람도 천상의 기사이고 세계멸망에서 구할 수 있는 사람도 천상의 기사입니다. 그가 망명을 하거나 세상사에 손을 떼버리는 사태가 벌어지면 아주 곤란합니다. 한 사람을 죽여 인류, 혹은 일국을 구할 수 있다면 그리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협박이라니…….”
“정 싫다면 곧바로 사퇴를 하십시오.”
강석하는 강력하게 촉구했다.
일이 이렇게 되었다면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하여도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었다.
이태식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 성적까지 위조할 수 없습니다.”
“일단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하아……. 알겠습니다.”
“여기 사인하시지요.”
이태식은 어쩔 수 없이 불합리와 타협을 하고 말았다.
후우우웅!
강석하는 차량에 올라탄다.
오늘 난관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일이 쉽게 풀렸던 것이다. 만약 여기서 일이 꼬였다면 여러 가지 방책들을 동원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일단 강석하는 대통령에게 보고를 한다.
지금 이 시간, 가장 심각하게 보고를 기다리고 있을 사람이 바로 박종진이었다.
“각하. 접니다.”
-어떻게 되었나?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호. 어찌 협박을 했나?
“그러니까…….”
강석하는 총장실에서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이야기하였다.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박종진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고생하였네.
“아닙니다.”
-돌아와서 축배를 들도록 하지.
“예, 각하.”
그는 전화를 끊는다.
일단 안심이다.
경호실장도 이번 일에 대동되었는데 그는 걱정스레 물었다.
“조금 약한 것 아닙니까?”
“무엇이요?”
“기왕 얻어내는 것, 성적까지 위조를 해서 수석 졸업을 시키자고 제안을 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요구가 있다면요.”
아마 이 정도 했으면 되었을 것이다.
천상의 기사는 자칭 평범한 삶을 원한다고 말했다. 참으로 역설적인 일이었지만, 본인이 그렇다고 하니 뭔가 원하기 전까지는 나설 생각이 없었다.
* * *
우우우웅!
한성과 샤렐은 평범한 차림으로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그 평범한 차림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잡아끌었다.
웅성웅성.
“연예인인가?”
찰칵! 찰칵!
사진까지 찍고 있었지만, 그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샤렐의 미모는 워낙에 빛이 나고 있었고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이곳에는 미인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게 아니라 카렌 대륙에서도 샤렐의 미모는 단연 으뜸이었다. 네가 자각을 하지 못했을 뿐이지.”
“그렇다고 해도 이제 지는 꽃이에요.”
“지는 꽃이라니? 나에게는 만개한 꽃으로 보인다.”
한성은 샤렐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버스 안의 승객들은 아주 부럽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성의 어깨에도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런데 이렇게 무작정 가도 될까요?”
“된다.”
“하루 만에 처리가 될는지.”
“내가 이곳에서 힘 좀 쓴다니까.”
띠리리링!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번호를 보니 비서실장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귀찮아서 받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필요한 것이 있으니 받아야 한다.
“접니다.”
-천상의 기사님. 대통령 비서실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용건만 간단히 하시죠. 지금 바쁘니까요.”
-험험. 지시하신 일은 모두 처리했습니다.
“민증은요?”
-주민등록증도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또 필요하신 것이 있다면 불러 주십시오.
“그런 일이 있다면요.”
한성은 전화를 끊는다.
엄청나게 빠른 일처리에 샤렐은 감탄했다.
“대단하군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한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내심은 평범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썩 괜찮았다.
그런 평범한 생활에 샤렐까지 함께한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대학교 정류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한성과 샤렐은 정류장에 하차한다.
“저기…….”
그들은 뒤쪽을 돌아보았다가 자연스럽게 무시했다.
웬 정장을 입고 있는 남자였는데 척 보아도 방문판매에 종사하는 영업사원과 같은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이다.
“잠시 만요.”
놈은 이제 앞을 가로막는다.
“뭡니까?”
“이런 사람입니다.”
[DS엔터테인먼트 이사 고창수]“그런데요.”
“당신의 미모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이라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어쩌면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를 평정할지도 모릅니다.”
“일없습니다.”
한성과 샤렐은 무시를 하고 갈 길을 재촉한다.
이런 떨거지야 언제라도 있을 수 있었으므로 상대를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한데 놈은 끈질기게 쫓아왔다.
“부디 제 말을 더 들어 주십시오!”
“지금 가지 않으면 험한 꼴 보십니다.”
“괜찮습니다. 부디…….”
퍼억!
“아아아악!”
고창수는 저 멀리 날아가 처박힌다.
이리저리 데굴데굴 구르던 고창수는 이를 악물었다.
“이래 보여도 조폭들을 거느리고 있는 회사입니다! 무사할 줄 아십니까!?”
“개 뿔.”
퍼어억!
“쿨럭!”
한성은 놈을 다시 발로 걷어찼고 고창수는 기절을 해 버리고 말았다.
그딴 엔터테인먼트 따위, 한성에게는 필요 없었다.
샤렐이 묻는다.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이 뭐예요?”
“너를 음유시인으로 만들겠다는군.”
“호호호! 저를요?”
“그래서 저렇게 만들어 주었다.”
“이래서 평민들은 무지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 같네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즉 모두가 평등한 사회이지만 저런 쓰레기가 가끔은 나타나 설치기도 한다.”
“그렇군요.”
한성과 샤렐은 천천히 걷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자와 함께 캠퍼스를 걷고 있는 이 느낌.
언젠가 샤렐이 오게 된다면 이런 날을 맞이하겠다고 꿈을 꿔 왔었다. 그리고 지금 한성에게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한국대학교 입구.
고창수는 겨우 기절에서 깨어난다.
“형님!”
“으으으으.”
“정신이 드십니까?”
“여긴 어디냐?”
“보시다시피요.”
그는 거의 10분 이상 대학교 입구에 처박혀 기절을 해 있었다.
동생들은 고창수가 버스에서 보낸 문자를 보고 달려온 것이었다. 끝내주는 미인이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대학생이나 조교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카우트를 해야 하니 차를 가져오라고 일렀다.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 보니 그는 흠씬 두들겨 맞은 것처럼 쌍코피를 줄줄 흘린 채로 누워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되신 겁니까?”
“어느 파에서 왔는지 실력자가 있다.”
“그렇다고 저희가 물러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당연하지.”
고창수는 이를 갈았다.
그런 미인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