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51
제9장. 어둠의 재단 (2)
다음 날 아침.
한성은 누군가 흔들어 깨우는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다.
“주인님, 일어나셔야 합니다.”
“으음…….”
“결혼식입니다.”
“알고 있다.”
한성은 기지개를 켠다.
이미 유설화와 샤렐은 일어나 준비를 하기 위해 나간 상태였다. 그때에도 유설화와 샤렐이 한성을 흔들어 깨웠지만, 한성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야 대충 준비해도 되었지만, 여자는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유설화와 샤렐은 한성을 깨우는 것을 포기하고 나간 것이다.
우두둑!
한성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카라인은 어제와 같은 모습이었다.
특별히 씻은 것도 아니었지만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피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성은 카라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안 씻어도 되나?”
“특별히 무언가 묻었을 때에는 씻습니다.”
“평소에는 씻지 않아도 되고?”
“천 년 동안 세수를 안 해도 멀쩡해요.”
“부럽다고 해야 할지.”
“목욕물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곧 가도록 하지.”
카라인은 한성의 바로 곁에서 잡일들을 처리하였다.
카라인은 미녀였고 그런 노예가 시중을 들어 주니 기분이 좋아지는 한성이었다.
촤륵!
한성은 카라인의 시중을 받고 있었다.
목욕을 하는 도중에도 씻겨 주었으며 옷까지 대령해 주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목욕 후에는 황제와의 아침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아직 정오까지는 시간이 꽤 있었고 별달리 준비할 것이 없는 황제와 한성은 함께 식사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한성은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웅성웅성.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기사들의 시선이 카라인에게 꽂히고 있었다. 그녀는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것이었다.
황제까지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녀는 누구인가?”
“노예다.”
“뭐라고?”
황제는 탄성을 자아내었다.
카라인과 같이 기품이 흐르고 아름다운 여자가 일개 노예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설마 인간이 아닌가?”
“당연하지.”
“그렇다면?”
“대천사다.”
“……!”
황제는 물론이고 근위 기사들도 경악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성은 식탁에 앉아 태연하게 식사하기 시작하였다.
황제는 상당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대천사라니? 신마대전에서 모두 멸망하지 않았나?”
“복잡한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대천사가 맞다.”
“엄청난 여자를 노예로 만들었군.”
“내가 원래 운이 좀 좋지 않으냐.”
“샤렐은?”
“별말 하지 않는다.”
“유설화는 뿔이 좀 났겠군.”
“아마도.”
하지만 한성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카라인은 어디까지나 노예였다. 연애를 할 것도 아니었으니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한성의 입장이었다.
물론 황제의 입장은 달랐다.
“그녀가 이해가 된다.”
“이것은 노예일 뿐이다.”
“노예이기는 하지. 엄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예.”
한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고 하여도 한성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한성은 대기실로 들어온다.
아무리 남자가 준비할 것이 없다고 하여도 어느 정도가 있는 것이었다. 최소한 한 시간 전에는 준비를 해야 했다.
한성은 옷을 갖춰 입고 있었다.
“이렇게 주렁주렁 달아야 하나?”
“예복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종장은 한성의 구시렁거림을 들으면서도 꿋꿋하게 일하고 있었다. 한성은 늘 품이 넉넉하고 편한 옷만 입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시종장이었다.
“가볍게 해 드릴까요?”
“가능한가?”
“물론이죠.”
스스슷!
엄청난 신성력이 대기실 전체를 물들였다.
갑갑했던 느낌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오호. 괜찮군.”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한성은 카라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꽤 쓸모가 많은데?”
“무슨 일이라도 시켜 주세요.”
지금까지 한성은 악마나 드래곤들을 노예로 사용해 왔었다. 그들은 모두 애교라고는 하나도 없었는데, 카라인은 달랐다.
여기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애교를 듬뿍 부릴 것이 확실했다.
“열심히 해라.”
“네!”
앞으로의 생활이 윤택해질 것 같았다.
한성과 샤렐은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광장으로 입장하기 전, 한성은 샤렐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아름답군.”
“감사해요.”
“이렇게 예쁜 부인을 두었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구나.”
“드디어 결혼을 하는군요.”
“오래 걸렸다.”
“제 나이가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지 않으신가요?”
“그다지.”
샤렐은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한성과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보다 나이가 많았는데, 그때로부터 10년이 흐른 후에 한성은 지구로 귀환했다.
귀환하고 난 후에도 시간의 흐름 때문에 샤렐은 나이를 더 먹었었다. 즉, 지금 샤렐과는 열 살도 더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샤렐은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대학교에서 함께 캠퍼스 생활을 해도 복학을 했겠거니 생각하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철컹!
대기실의 문이 열렸다.
“와아아아아!”
결혼식은 그야말로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유설화와 결혼할 때에도 상당하였지만, 지금에 비한다면 조족지혈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성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팔을 잡고 있는 샤렐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사실, 이곳의 결혼식은 한국에서처럼 복잡하지 않았다. 대신관에게 혼인 서약을 받고 키스하면 그뿐이었던 것이다.
한성도 오만 가지 상념들이 다 스쳐 지나간다.
‘이럴 줄 알았다면 진즉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을 텐데.’
이제 와서 후회가 들었다.
샤렐은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괴로워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성의 연인이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어 다른 데에 시집을 갈 수도 없었다.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대공 전하, 샤렐 마마를 신부로 맞아 백년해로할 것을 맹약합니까?”
“맹약한다.”
“샤렐 마마, 대공 전하를 신랑으로 맞아 죽는 날까지 섬길 것을 맹약합니까?”
“맹약한다.”
“이로써 부부가 탄생하였음을 공표합니다!”
“와아아아아!”
그야말로 세기의 결혼식이 아닐 수 없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으며 하늘에서는 꽃잎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황제 역시 기뻐하고 있었다.
언뜻 눈물이 비치는 것도 같았다.
‘하기야, 칼번 놈도 마음고생이 심했겠군.’
서른 중반이 넘어가는 여동생을 보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였을지 뻔한 일이었다.
한성은 칼번과 악수를 나눈다.
“여동생을 잘 부탁한다.”
“그녀는 언제나 나의 것이었다. 결혼식을 하지 않아도 부부인 것은 언제나 마찬가지였지.”
“이제는 공식적인 부부가 되지 않았느냐?”
“샤렐은 걱정하지 마라.”
사실, 칼번도 한성보다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나이를 초월하여 우정을 쌓았다.
칼번과의 우정도 벌써 20년이었다. 한성의 입장에서야 10년이겠지만, 칼번의 입장에서는 아닐 것이다.
한성은 샤렐과 함께 퇴장한다.
이제는 신혼여행을 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었다.
한성은 신혼여행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행 준비라고 해 봐야 짐 몇 가지 꾸리는 것이었다.
유설화와 샤렐은 각각의 방으로 돌아가 짐을 꾸렸고 한 시간 후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신혼여행은 바이슨으로 정하였다.
원래 바이슨으로 갈 예정은 아니었지만 그곳에 어둠의 재단 본부가 있다고 하니 겸사겸사하여 그곳을 여행지로 정한 것이었다.
짐을 거의 다 꾸려 갈 때였다.
스스슷!
안젤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무슨 일인가?”
“주인님, 누군가가 먼저 선수를 친 것 같습니다.”
“무슨 뜻인가?”
“어둠의 재단 본부가 점령되었다고 합니다.”
“오호.”
“언뜻 듣기로는 마왕이라고…….”
“유그드람인가.”
한성은 입꼬리를 올렸다.
놈이 어디에 처박혀 있나 궁금했는데 여기서 꼬리를 잡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