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Mad Demon RAW novel - Chapter 269
269화. 협박은 처음이라
서쪽으로 향하던 퉁소 사내가 무언가를 작심한 듯이 말했다.
“스님, 드릴 말씀이 있소.”
“예.”
“죄송하지만 이제 따라가지 않겠소.”
“예?”
“아, 오해하지 마시오. 나는 애초에 그 무림공적 패거리와 어울리던 사람이 아니오. 물론 나쁜 놈들이라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소. 그게 내 죄겠지. 길 안내만 해줘도 보수를 넉넉하게 준다기에 몇 차례 길잡이를 했을 뿐이오. 이대로 돌아가면 다시는 그런 놈들과 어울리지 않고 음악에만 집중할 생각인데…… 스님, 내 말 듣고 계시오?”
동수가 황당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갑자기 어딜…… 가겠다는 말씀인지?”
“살던 곳으로 돌아가겠소. 서역까지 가서 스님 생활을 할 이유가 내겐 없으니까.”
“그러니까 검마 시주를 비롯해서 문주님, 모용 의원님, 육합선생, 차 총관과 몽 공자에게 했던 말씀은 거짓이었군요?”
퉁소 사내가 시치미를 뗐다.
“저희끼리 나를 살려주겠다고 결론을 내고 스님이 나를 데려가겠다고 했지. 내가 언제 그런 약조를 했소? 머리도 하오문주가 빡빡 밀라고 해서 강제로 밀린 것인데.”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동수가 갑자기 해탈한 것처럼 활짝 웃었다.
퉁소 사내가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웃소이까? 비웃음이오?”
동수가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스님은 웃지 말란 법이 있습니까?”
“그건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는 이제 작별합시다. 스님과 조용히 길을 걸으면서 나도 깨닫는 바가 적지 않았소.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요. 그럼.”
동수가 말했다.
“시주…….”
“시주도 안 했는데 시주라고 하지 마시고.”
“제 말이 아직 안 끝났습니다. 잠시만 들어보십시오.”
퉁소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럽시다.”
동수가 말했다.
“그러니까 이번 일은 문주님을 비롯해…… 자비심이 없었던 시주들이 살행을 더 저지르지 않은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갑자기 돌아가시겠다고 하면 저는 실언을 하게 된 것이고, 여러 시주를 속인 게 됩니다. 그분들이 저를 믿고 시주에게 기회를 준 것인데 이렇게 배신을 하시다니요?”
퉁소 사내가 눈을 부릅뜬 채로 정색했다.
“배신? 내가 충성을 바칠 상대도 아닌데 어찌 배신이란 말을 하시오?”
“신뢰를 깨뜨리는 것이 배신입니다.”
퉁소 사내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러면 배신이라 합시다. 알겠소. 살펴 가시오.”
갑자기 동수가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사람처럼 소리 내어 웃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하.”
퉁소 사내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또 봅시다.”
퉁소 사내는 헛기침을 한 다음에 돌아서서 성큼성큼 도망치듯이 걸었다. 십여 걸음을 도망치는데 순간 기분이 서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자 동수 스님이 똑같은 간격을 유지한 채로 서 있었다.
동수가 평온한 어조로 물었다.
“제 말이 아직 안 끝났는데 시주께서는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십니까?”
“…….”
“참나.”
이번에는 퉁소 사내가 경공을 펼치면서 빠르게 달렸다. 잠시 후에 설마 하는 심정으로 뒤를 돌아보자, 동수가 웃으면서 멈춰서고 있었다.
퉁소 사내가 말했다.
“도대체 왜 따라오는 거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느라 함께 달려봤습니다.”
“정리 다 하셨소?”
“예.”
“다행이구려. 그럼 이만.”
퉁소 사내가 돌아서서 발걸음을 떼려는데 어깨 부위에 바늘이 박힌 것처럼 따끔하더니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
고개를 돌리려고 했으나, 고개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 눈앞에 동수 스님이 나타나더니 합장을 하면서 말했다.
“누가 보내준다고 했습니까?”
“뭐요?”
“약속은 약속입니다. 저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지만 약속을 어긴 적은 없습니다. 시주께서는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아니…….”
“어디 한번 말씀해보시지요.”
“뭘 말하라는 거요?”
“어째서 그렇게 약속을 가볍게 여기시는지 말입니다.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 제가 진지하게 경청해보겠습니다.”
동수는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퉁소 사내가 말했다.
“왜 나는 선 채로 있고. 스님은 앉아 계신 거요. 일단 혈도부터 풀어주시오.”
“그 이유는 본인에게 물어보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답을 알고 계시면서도 굳이 제게 물어보시는군요.”
“알겠으니까 혈도부터 풀어달라고.”
“혈도를 풀어드리면 제가 또 시주를 쫓아가야 하고. 만에 하나라도 제가 배운 무공을 사용해서 시주를 때리게 되면 죄를 짓는 것이니 그럴 수 없습니다.”
“아하, 이제 나를 때릴 생각까지 하셨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경계하는 중입니다.”
“황당한 스님이로군.”
동수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문주님과 있을 때는 몰랐는데, 떨어지고 나서야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것 같군요.”
“이해하든 말든 간에 빨리 풀어주시오. 혈도 때문에 꼼짝 못 하는데도 다리는 아픈 것 같소.”
동수는 또다시 허탈함과 황당함이 뒤섞인 웃음을 지었다.
“시주께서 감정을 숨긴 채로 연기하는 실력이 뛰어났군요. 저는 시주의 눈물과 오열이 진심이라고 믿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속으셨다면 시주야말로 공적 일행 중에서 가장 악독한 악인입니다. 이래서 강호인을 조심하라는 것인데 제가 또 이렇게 오늘 하나를 배우는군요. 문주님이 탐탁지 않아 하던 것도 사람의 본질을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셔서 그랬을 겁니다.”
“이보시오. 동수 스님.”
“예.”
“원하지 않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가서 불가에 입문시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오? 그런 것이 불가의 가르침이라는 말은 금시초문인데.”
동수가 차분한 어조로 대답했다.
“서쪽으로 가자는 것은 불가에 입문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문주께서 시주의 퉁소를 빼앗지 않겠다 하신 것은 그곳에서도 음악을 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스님의 신분으로 어찌 퉁소나 불면서 지낼 수 있겠습니까? 객당에 거주하시면서 절의 일을 돕고, 함께 밥을 지어 나눠 먹고, 가끔 큰스님들과 대사형의 말씀을 들으면 얻는 바가 적지 않으실 겁니다. 음악의 조예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애초에 불가에 강제로 귀의시킬 마음은 없었습니다.”
“아.”
“이제 이해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스님, 그렇지만 나는 사실 뼛속까지 강호인이오.”
“알고 있습니다.”
퉁소 사내가 승부수를 띄웠다.
“강호에는 강호의 법이 있소. 혈도를 풀어주시오. 스님과 내가 겨룬 다음에 이긴 자의 뜻에 따르는 것이 강호의 도리가 되겠소.”
동수가 웃었다.
“시주께선 애초에 제 적수가 아닙니다.”
“뭐요?”
“대사형께서 이르시길 중원의 무학이 아무리 뛰어나도 저보다 뛰어난 고수가 일백 명은 넘지 않을 거라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주께서 그 일백 명 안에 들어갈 것 같지는 않군요.”
퉁소 사내가 미간을 좁히면서 대답했다.
“스님이 허세도 배우셨소? 백대고수가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소? 문파만 해도 일백 개가 넘는데 백대고수라면 일문의 종주라는 뜻이오.”
“문파에도 실력 차이가 있는 법이라서 틀린 말입니다.”
“그럼 공적들을 공격할 때는 왜 가만히 구경만 하셨나?”
“검마 시주께서 새로 얻은 검법을 시험해보고자 했습니다. 말은 하지 않으셨으나 저는 그렇게 파악했지요. 굳이 제가 끼어들지 않아도 공적 무리가 검마 시주를 당해내긴 어려웠을 겁니다. 몽 공자는 변수에 대비하려고 시종일관 내공을 아낀 채로 싸웠습니다. 또한.”
“또한?”
“육합선생은 엄지로 검을 살짝 올린 채로 언제든지 달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부상이 있긴 했으나 도망치는 자나 변수가 있으면 언제든지 합류할 마음가짐이었지요. 애초에 저까지 끼어들 필요가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더 말씀드릴까요?”
“…….”
“문주님이 돌아와서 합류하면.”
“알겠소. 그랬군. 그나저나 중원에 와본 적도 없는 그 대사형이라는 분은 어찌 그렇게 오만하시오? 내가 아는 대단한 고수만 해도 일백 명이 훌쩍 넘는데.”
“대사형께서는 견문이 넓고 실력이 저보다 아득하게 뛰어나십니다.”
“믿을 수 없소.”
“눈으로 봐야 믿으시겠습니까?”
순간, 동수가 옆에 있는 바위를 향해 손을 휘두르자, 굉음과 함께 커다란 바위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바스러졌다.
“……!”
퉁소 사내가 뜨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스님, 바위는 왜 갑자기 박살 냈소?”
“바위는 본디 무생물입니다.”
“저런…… 나무아미타불. 바위 밑에 지렁이나 달팽이가 있을 수도 있고. 이름 모를 벌레가 꿈틀대면서 이끼를 먹고 있었을 수도 있고. 산산조각이 난 돌멩이 하나가 날아가서 지나가던 착한 개구리가 맞아 죽었을 수도 있소. 스님이 다 확인해보셨소?”
동수가 그제야 안색을 딱딱하게 굳히더니 퉁소 사내를 바라봤다.
“…….”
퉁소 사내는 그제야 승기를 잡았다는 표정으로 슬쩍 웃었다.
“내 말이 틀렸소? 바위 주변에서 목숨을 잃은 생명이 있다면 그 원흉은 내가 아니라 스님이 되겠소. 그렇지 않소?”
“…….”
“동수 스님, 돌아가서 더 배우셔야겠소. 나는 나대로 개과천선해서 퉁소나 불면서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잘살아보리다. 나는 솔직히 스님이 무척 고맙소. 내 은인이오. 나중에 절에 있는 분들과 중원에 오시면 내가 성대하게 접대하리다. 물론 고기나 술은 못 드시겠지만. 산나물 비빔밥이라도 해드려야지. 왜 말씀이 없으시오?”
동수가 퉁소 사내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말씀을 잘하시는군요.”
“퉁소 부느라 말을 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좋습니다.”
“뭐가 좋소?”
“더 떠들어 보십시오. 아직은 제 마음이 서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퉁소 사내도 웃지 않았다.
“이 대머리 새끼가…….”
동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시주도 대머립니다.”
퉁소 사내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졌소이다. 혈도나 풀어주시오. 군말 없이 따라갈 테니.”
동수가 웃었다.
“시주는 스님들이 다 바보로 보이십니까?”
“대단한 스님이로군. 좋소. 당신을 따라서 서역으로 가느니 이 자리에서 혀를 깨물고 자결하리다.”
퉁소 사내가 입을 오물거리더니 인상을 찌푸리면서 혀를 깨물었다.
“끄…… 윽.”
순간 퉁소 사내의 입안에서 시뻘건 핏물이 잔뜩 흘러나왔다. 동수가 그제야 놀란 표정으로 퉁소 사내를 바라봤다.
“허허…….”
퉁소 사내가 입에서 핏물을 계속 뿜어대자, 동수가 혀를 찼다.
“그 정도로 사람이 죽지는 않습니다. 혀끝을 깨무는 것으로 사람이 죽을 리 있겠습니까.”
한참이나 혀를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대던 퉁소 사내가 지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더니 바닥에 핏물을 뱉었다.
“퉤! 알았으니까 그만하고 풀어줘라. 대머리 새끼야. 네가 일양현에 있는 그 마귀 같은 새끼들하고 다를 바가 뭐야? 검마 시주? 검마가 마교의 전 광명좌사라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다더냐? 네가 마교 출신 고수의 말을 듣고 나를 겁박해? 납치해? 강제로! 이게 너희가 말하는 자비라는 것이냐? 맞아? 내게 죄가 있다면 내가 직접 무림맹에 가서 벌을 받겠다. 그것이 강호의 도리다.”
동수가 대답했다.
“하오문주나 육합선생께서는 성정이 과격하지만 사리 분별이 안 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검마 시주가 이들과 호형호제하고 있다면 검마 시주도 옛일을 뉘우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마교에서 광명좌사를 맡고 있겠지요. 그리고 제가 며칠 살펴본 바로는 그저 하루하루 무서울 정도로 검에 집중하는 검객이었습니다. 또 궁금한 게 있으십니까?”
“차라리 나를 일양현에 다시 데려다주시오. 나도 거기서 호형호제하는 게 더 낫겠소.”
“과연 그럴까요? 제 예상이지만 이번에야말로 문주님에게 맞아 죽을 것 같군요.”
퉁소 사내가 소리를 버럭 내질렀다.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무조건 강제로 말을 따르라는 게 어떤 땡중의 가르침이란 말이냐?”
“안 되는 것에 집착하는 것보다 새로 얻은 삶의 기회를 기뻐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어떻겠습니까? 퉁소도 원 없이 연주할 수 있고. 제가 큰스님들에게 부탁해서 비파도 중고로 하나 사드리겠습니다. 원하시면 대사형께 무공도 배우실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이것저것 많은 것이 더 금지될 겁니다. 대사형에게 호신공을 배우다 보면 속된 말로 많이 맞게 되실 겁니다. 효과적인 방법이지요. 참고로 저도 많이 맞았습니다. 덕분에 호신공을 익히게 되었지요. 시주께서도 익혔으면 좋겠군요.”
“스님, 살려주시오.”
“저는 살생을 하지 않습니다.”
순간, 퉁소 사내가 눈을 위로 까집더니 고개를 푹 떨군 채로 기절했다. 그 입에서 거품이 조금 섞인 핏물이 떨어지자 동수가 말했다.
“눈을 감고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사람이 실제로 기절할 때는 호흡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퉁소 사내가 눈을 뜨더니 고개를 들었다.
“……너무 괴롭소.”
“인생은 본래 고해입니다.”
“…….”
“시주께서 속마음을 진솔하게 말하니 기쁘군요. 다 털어놓으십시오.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이 대사형을 만나면 속에 있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더군요. 아마 시주께서도 그러실 겁니다. 도착하기 전에 미리 제게 속내를 다 털어놓으시지요. 그것이 훨씬 더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입니다.”
“대사형이라는 자가 폭력적인 모양이로군. 그런데 나를 그곳에 끌고 가겠다고?”
동수가 고개를 저었다.
“매번 폭력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확실히 규율에 얽매이는 성격은 아니시죠. 예를 들면…….”
“예를 들면 뭐?”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동수가 퉁소 사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하오문주님과 성정이 좀 비슷하군요.”
퉁소 사내가 고개를 떨궜다.
“그 미친 새끼…….”
“저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내리쬐고 있는 땡볕 아래에서 반짝이는 대머리들의 대화가 한 시진이나 더 이어졌다.
“다리가 너무 아프구려.”
“서 계시니 당연한 일입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은 말을 하게 된 동수 스님은 불어오는 바람에 미소를 짓다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하시죠. 한 번만 더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하시면 다시 일양현으로 가겠습니다.”
“거긴 어째서?”
동수가 덤덤한 어조로 대답했다.
“문주님에게 있었던 일을 전부 말씀드릴 수밖에 없지요.”
“그건 싫소.”
동수는 처음으로 타인에게 협박이란 것을 해봤다. 동수가 바위에서 일어난 다음에 퉁소 사내에게 합장했다.
“죄송하지만 함께 가려면 시주의 단전을 폐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뭐?”
동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그간 대사형에게도 많이 혼나고. 저보다 나이가 어린 문주에게도 볼 때마다 혼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나한테 화를 내나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시주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듣고 있으려니 문제는 우유부단한 제 생각과 행동에 있었습니다. 가르침을 받았으면 변해야 하는 법입니다.”
퉁소 사내가 살짝 넋이 나간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의 문제가 뭐였는데?”
동수가 슬쩍 웃으면서 대답했다.
“글쎄요. 세상을 살아가는데 매번 착할 필요는 없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매사에 착한 것이 자비가 아님을 시주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말을 마친 동수가 움직이더니 퉁소 사내의 단전에 일장을 때려 박았다.
퍽!
퉁소 사내가 못난 꼴로 땅바닥을 구르다가 그대로 기절했다. 기절한 퉁소 사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동수가 숨을 크게 들이마신 다음에 내뱉었다.
“아이고, 속이 다 시원하네.”
동수가 씨익 웃다가 중얼거렸다.
“나무아미타령…… 은 아니고 나무아미타불.”
동수는 자신의 마음에 무언가가 묻었음을 인지했으나 그대로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