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Mad Demon RAW novel - Chapter 300
300화. 염라가 누구에게 죽었냐고 묻거든.
사도제일인이 웃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뱀을 닮았다고? 자주 들었던 이야기라 반갑다만 그 말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어. 하오문주, 알겠느냐?”
뱀 닮은 놈이 열이 받은 모양이었다. 나는 덤덤한 어조로 대답했다.
“모르겠는데?”
“일대일, 받아주마.”
“오.”
“하지만 급이 맞아야지.”
“급?”
“너는 동호제일검과 겨루고. 그다음에 내가 검마의 도전을 받아주마. 나머지는 그냥 결과에 따라 죽게 되겠지.”
사도제일인의 제안에 동호제일검이 겸손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희끼리 북을 치고 장단을 맞췄다.
북소리도 불쾌하고 장단도 어긋나 있었기 때문에 나는 비웃음을 머금은 채로 사도제일인을 노려봤다.
사도의 무리가 일대일을 정상적으로 하겠다고?
믿지 않는다.
수하들을 절벽으로 밀어 넣으면서 숨어지내던 놈이 이제?
믿을 수가 없다.
정상적으로 일대일을 하는 놈이었으면 예전에 제안을 수락했을 것이다.
이것은 그러니까 내가 동호제일검과 겨루는 동안에 사도제일인의 절기를 얻어맞고, 나머지 세 악인은 사도맹의 간부들에게 둘러싸여서 더 불리한 싸움을 하게 될 터였다.
뱀 같은 눈빛에 담겨 있는 악인의 속내가 너무 뻔하게 보였다.
동호제일검이 내게 말했다.
“문주, 덜컥 겁이 난 것은 아니겠지? 나오너라.”
나는 코를 살짝 후비다가 대답했다.
“이봐, 이 염치 없는 뱀 새끼들.”
“…….”
“너희는 믿을 수가 없어. 가장 먼저 죽어야 할 놈들이라서 마교가 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도맹을 쳤을 것이다. 누가 봐도 죽어야 할 놈들이라서 무림맹도 돕지 않았겠지. 그때는 흑향 같은 게 더 많았을 거야. 무림맹이 도와줄 이유가 없지. 그런 너희가 일대일?”
동호제일검이 물었다.
“어쩌자는 말이냐?”
“뭘 어째? 너희는 그냥 백사도에서 모두 죽게 된다. 흑향을 운영하면서 왜 이렇게 염치가 없나 했더니 사도 같은 놈이 우두머리라서 그랬군. 드디어 찾았네. 이 새끼…….”
사도제일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동호제일검에게 명령했다.
“좋다. 죽여라. 나는 적절할 때에 합류하마.”
나는 바로 대꾸했다.
“그 적절할 때가 언제야? 수하가 죽는 찰나야? 과연 대장의 마음가짐이로군. 훌륭해. 이 지경에 됐는데도 수하가 더 죽어야 나서겠다는 뜻이지? 맞지? 그래야 우리들의 체력과 힘이 빠질 테니까. 무병장수하겠다. 이 뱀 새끼.”
나는 사도의 수하들을 둘러봤다.
“과연 대단한 수장을 모시고 있는 쥐새끼들이란 말이지. 뿌듯하겠어. 야 이, 병신들아. 충성을 다 해서 모셔라.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아야 하니까.”
사도제일인이 드디어 발끈했다.
“닥쳐라!”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싫은데? 마지막으로…….”
나는 목검을 뽑자마자 발검식으로 간부 한 명의 몸통을 노리고 검기를 분출했다.
쐐앵!
뻗어 나간 검기를 피하려던 간부의 팔이 날아가면서 짤막한 비명이 터졌다.
나는 웃는 얼굴로 사대악인에게 경고했다.
“이제 난전이다. 살아남아.”
우리 중앙에 있는 구덩이에 물이 차오른 터라 싸움이 시작됐는데도 단박에 맞붙진 않았다.
사도제일인은 팔이 잘린 수하를 꾸짖었다.
“시끄럽다. 죽이기 전에 물러나라. 비명을 또 지르면 너부터 죽일 것이다.”
우습게도 입을 틀어막은 간부가 뒤로 물러났다.
나는 사대악인이 적의 전력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주절대면서 전략을 대놓고 설명했다.
“……간부 놈들 중간쯤이 일전에 내가 죽인 비객 실력이라고 보면 돼. 그 윗줄이 동호제일검, 그보다 격을 높이면 뱀 눈깔. 뱀 눈깔은 기습할 거다. 조심하고. 도망가는 놈은 일단 버려.”
도망갈 놈이 있을까 싶었지만 일단 심리전을 걸었다. 수십 명의 살기가 백사도의 원혼들을 위협하면서 하늘로 뻗어 나갔다.
나는 시종일관 헛소리를 해대면서 대치했다.
“우리 중에 육합이 가장 강하니까 일단 사도 놈을 맡아.”
귀마가 차분한 어조로 대답했다.
“알았다.”
좌중의 시선이 귀마에게 모였다. 뜬금없는 말이라서 놀란 모양이었다.
귀마가 육합검을 뽑으면서 사도제일인에게 말했다.
“뱀 눈깔, 이리 오너라. 나보다 못생긴 놈이 감히 외모를 지적해? 어처구니가 없네.”
사도제일인의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지더니 귀마를 노려봤다.
“네 놈은 내 손으로 죽여주마. 뭣들 하느냐? 동시에 쳐라. 내가 지원하겠다.”
구덩이 둘레에 서 있던 십여 명의 간부들이 일제히 공중을 치솟더니 구덩이를 넘어서 단박에 날아왔다. 무모한 공격이었으나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었다.
이들이 전부 하단에 약점을 노출했을 때.
동호제일검이 자세를 낮추면서 검을 뽑더니 발검으로 엄청난 크기의 검기를 반달 모양으로 분출했다.
쐐애애애애액!
우리 넷은 동시에 땅을 박찬 채로 뒤로 물러나면서 검기를 각자 막았다. 순식간에 우리가 서 있던 곳을 밟은 사도맹의 간부들이 넓게 흩어지면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뒤로 물러나면서 상황을 계속 주시했다.
색마가 쌍장으로 냉기를 퍼붓기 시작하고.
검마는 서너 명에게 돌진하면서 광명검을 휘둘렀다. 검마는 봐둔 사내가 있었는지 검을 몇 차례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간부 한 명의 비명이 터졌다.
“끄아아아악!”
나는 비명을 감상했다.
“좋구나. 더 크게 질러라.”
그사이에 구덩이를 가볍게 넘어서 도착한 동호제일검과 사도제일인이 또 기회를 엿봤다.
‘아, 정말 짜증 나는 놈들이네.’
여전히 간부들이 먼저 죽게 만들고 기회를 엿보는 놈이 두 사람이나 되었다.
나는 또다시 물러나서 전황을 살피는 척하면서 전략을 세웠다.
검마가 네 명, 귀마가 세 명, 색마가 세 명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색마를 얕봤는지 일장에 얻어맞자마자 뒤로 물러나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빙공이 체내에 퍼진 모양이다.
색마가 얄밉게 웃으면서 움직였다.
“흐흐흐.”
나는 이 싸움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때까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동호제일검과 사도제일인을 주시했다.
“병신 같은 놈들, 나처럼 구경만 할 거야? 이렇게 하자. 둘이 동시에 덤비도록 해라.”
하지만 내 말을 철저하게 무시한 사도제일인이 갑자기 가부좌를 틀더니 전장을 주시했다.
저놈이 적절한 순간에 지법이라도 날리면 색마, 귀마, 검마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
동호제일검은 나와 눈을 마주치자 씨익 웃었다.
“……일대일을 하자니까 멍청한 놈이구나.”
“그럴까?”
“오너라.”
나는 검을 집어넣은 다음에 동호제일검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우측에서는 색마가 날뛰고, 좌측에서는 귀마가 싸우고 있었으나 그냥 지나쳐서 걸었다.
내가 점점 다가가자, 사도제일인이 미간을 좁혔다.
“막아라.”
동호제일검이 공중으로 솟구쳐서 내게 다가오는 순간에 나는 경공을 펼쳐서 가장 가까운 색마에게 제운종으로 합류했다.
차성태보다는 백 배 빠른 기습이었다.
목검을 뽑아서 등을 내보이고 있는 놈의 머리통을 단박에 날리고, 이어서 좌장으로 냉기를 분출했다. 두 사람이 냉기에 휩싸이자마자, 색마의 쌍장에서 분출된 냉기가 덧씌워지더니 그대로 얼어붙었다.
삽시간에 색마와 겨루던 세 명을 죽인 상태.
나는 색마에게 말했다.
“맏형에게.”
색마는 대답도 없이 검마에게 합류하고. 나는 그사이에 도착한 동호제일검과 침착하게 검을 부딪쳤다. 삽시간에 칼날에서 불꽃이 터지는 와중에 나는 철벽방어를 펼치면서 말했다.
“왜 이렇게 늦었나? 세 명이 죽었다.”
동호제일검의 검을 튕겨내는 와중에 사도제일인이 갑자기 앉은 자리에서 솟구치더니 빠른 속도로 귀마에게 날아갔다.
그제야 귀마가 가장 약한 상대인 것을 알아차리고 물어뜯으러 간 모양이다. 우습게도 내가 먼저 기습을 세 명을 쳐죽인 것과 똑같은 수법이었다.
나는 동호제일검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귀마에게 말했다.
“둘째, 후퇴해.”
간부들을 상대하던 귀마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확인.”
육합검의 끝으로 땅을 그어대듯이 휘두른 귀마가 돌덩이가 섞인 검풍을 연달아 쏟아냈다.
퍼버버버버버벅!
순간, 왼쪽 시야에서 땅을 한 번 박차고 도주하기 시작하는 귀마의 모습이 보였다. 그간 함께 싸운 게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어떤 의도로 말하는 것인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몸짓이었다.
순간 동호제일검의 검이 내 어깨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더니 옷이 찢어졌다. 나는 전방에 월영무정공의 장력을 흩날리듯이 뿌려서 시야를 가리게 한 다음에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이때, 검마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맡아라.”
색마가 대답했다.
“예.”
공중으로 솟구친 검마가 신형을 회전하더니 귀마를 추격하는 사도제일인을 다시 또 추격했다.
귀마가 도망치고, 그것을 사도제일인이 추격하고.
그 사도제일인을 다시 검마가 뒤쫓는 황당한 구도였다.
물론 귀마가 처음에 상대하던 세 명의 고수도 달라붙고 있었다. 나는 무극중검의 장검식을 터트려서 근접 거리에 있는 동호제일검을 물러나게 만든 다음에 제운종을 펼쳐서 또다시 색마에게 합류했다.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목검을 집어넣은 다음에 쌍장으로 만월의 장력을 분출했다.
“색마.”
내가 분출하는 장력의 범위 안에 색마도 포함되어 있었다.
등을 돌린 채로 싸우고 있었던 색마가 즉시 공중으로 솟구치더니 비스듬하게 누운 채로 회전하면서 빙공을 쏟아냈다.
옥화빙공의 장력과 월영무정공의 장력이 겹쳐서 네 사람의 전신을 순식간에 뒤덮었다.
이들도 각자 검을 맹렬하게 휘두른 터라, 하얗게 흩날리는 장력을 뚫어낸 검기가 고슴도치처럼 뻗어 나갔다. 하지만 동시에 빙공에 타격을 입고 동작이 느려진 상태.
마무리는 색마에게 맡기고 돌아선 다음에 고갯짓으로 연달아서 동호제일검의 검을 피했다.
무어라 조롱하고 싶었으나 말을 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빠른 검이었다. 발검식으로 목검을 뽑아서 대응하고.
채앵!
동호제일검의 검을 막자마자, 왼손을 휘둘러서 장력을 교환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나는 애써 버티지 않은 상태로 장력을 받아낸 다음에 공중에서 몸을 뒤집자마자, 빙공에 당했던 놈들에게 달려들어서 마구잡이로 검을 휘둘렀다. 삽시간에 비명이 겹치면서 터졌다.
보이는 대로 전부 자르자, 팔과 몸통이 잘려나갔다.
동시에 색마가 한 놈의 대가리를 우장으로 터트리더니, 곧장 동호제일검에게 달려들었다.
삽시간에 색마와 동호제일검이 공수를 주고받았다.
이제 동호제일검의 표정에 당혹감이 가득 차오른 상태.
나는 색마와 싸우던 놈들을 모조리 죽인 다음에 동호제일검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또 늦었나? 다 죽었어. 너는 왜 매번 그 모양이야?”
나는 말을 하는 도중에 색마에게 합류해서 동호제일검을 압박했다. 상황이 긴박했기 때문에 내가 펼칠 수 있는 최대 속도로 공격을 퍼부었다.
사실 다쳐도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생사를 도외시한 채로 독고중검을 펼쳤다. 색마는 원래 얍삽한 놈이라서 빙공을 섞은 지법으로 동호제일검의 발등, 종아리, 무릎, 하반신, 생식기를 집요하게 노렸다. 고자로 만들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혼자 동호제일검을 죽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자마자 색마에게 말했다.
“둘째에게 합류해.”
“확인.”
내가 펼치는 독고중검은 공격일변도.
나는 양패구상을 할 것처럼 위험천만한 공격을 펼치면서 동호제일검을 몰아붙였다. 생각해보니까 이 동호제일검은 나랑 함께 죽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을 만한 사내가 아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놈이 확실했다.
왜냐고?
뱀 같은 우두머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독고중검은 현재의 동호제일검에게 무적의 검법처럼 작용했다.
이 깊은 원리를 이놈이 과연 알까?
그렇게 따지면 독고중검은 재평가를 해야 하는 검법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철저하게 심리전이 적용된 검법인 셈이다. 싸우자마자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놈에겐 애초에 불패(不敗)의 검법이었던 셈이다. 싸우면서 무학의 성취를 얻는 사내가 있는데, 물론 그것이 나다.
나는 독고중검으로 동호제일검을 압박했다. 압박하고 있으려니 좌장의 출수가 너무 편했다. 빙공, 염계, 뇌기를 섞어서 압박하고 오른손의 목검으로는 무조건 양패구상 초식을 구사했다.
나는 순간 정수리가 뜨거워지는 느끼면서 백의서생이 떠오르더니, 무아지경에 빠진 채로 세 개의 손가락을 동호제일검을 향해 뻗었다.
뇌리에서 무언가가 타들어 가는 듯한 집중력이 발휘되더니…….
손가락에서 각각 만월, 염계, 뇌기의 빛줄기가 터졌다.
쐐애애애애액!
세 가지의 빛줄기가 동호제일검에게 쇄도하는 순간 나는 임소백이 펼쳤던 일도양단을 모방하듯이 수직으로 검을 그었다.
세 가지의 지법을 애써 막아내려던 동호제일검이 순식간에 양 갈래로 쪼개지면서 핏물이 높이 솟구쳤다.
푸악!
나는 검을 집어넣은 다음에 검마와 맞붙고 있는 사도제일인을 향해 호통을 버럭 내질렀다.
“뱀 새끼야, 내가 살아있다. 동호제일검은 방금 죽었어. 이 개새끼, 너 때문에 죽은 게 확실해. 내가 수적들의 복수를 해주마. 내가 죽여놓고 복수를 한다니까 이상하겠지만 그것이 나야. 백사도에서 죽은 놈들은 모두 사도제일인, 운 좋게 살아남은 병신 같은 늙은 전령 때문에 죽었다. 모두 물귀신이 되었을 거야. 내가 물귀신을 이끌고 네게 가마. 죽어라. 너도 오늘 죽는다. 염라(閻羅)가 누구에게 죽었냐고 물어보면 사대악인의 별호를읊도록 해.”
나는 낄낄대면서 웃었다.
“그것이 우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아직 살아있는 간부들이 귀마와 색마를 괴롭히고 있었다.
“어?”
나는 광마 시절 본연의 광기에 휩싸여서 욕을 하다가 성질을 뻗친 상태로 손톱을 하늘로 세우듯이 양손을 올렸다가 백전십단공을 휘감았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지직!
순간, 백전십단공의 한계를 뚫어내듯이 정신과 내공을 집중하자 온몸이 백색의 뇌기에 휩싸였다. 나는 귀마와 싸우는 놈들에게 먼저 달려들어서 양손에 뇌기를 휘감은 채로 미친 야수(野獸)처럼 손을 휘둘렀다.
놈들은 이미 겁에 잔뜩 질린 상태였다.
심리전에서 내가 이겼기 때문이다. 나는 귀마와 싸우던 놈들을 뇌기를 주입한 손가락으로 찢고, 할퀴고, 머리통을 붙잡은 다음에 비틀어서 뽑았다. 전신에서 끊임없이 뇌기가 터지고, 적들의 핏물도 터지고, 광기도 치솟았다.
아…….
이렇게 기억이 생생할 줄이야.
그래.
전생의 내가 매번 대단한 무공을 가지고 싸웠던 것은 아니다.
그저 미친놈처럼 싸워서 나보다 강한 놈들까지 죽였을 뿐이다.
나는 오랜만에 전생의 광마와 재회했다.
싸우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귀마를 괴롭히던 놈들은 내 손으로 일일이 찢어 죽였다. 나는 피를 뒤집어쓴 채로 귀마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낄낄대면서 웃었다.
귀마도 나를 쳐다보더니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웃었다.
다른 간부를 때려죽이고 도착한 색마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광마(狂魔)가 따로 없구나. 미친놈아, 그만 웃어.”
귀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광마로구나.”
나는 색마에게 색마라는 별호를 줬는데, 색마는 내게 광마라는 별호를 선물했다.
인생을 회귀한 자에게 주어지는 오묘함이랄까.
나는 백사도에서 내 별호를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