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ty Train RAW novel - chapter 13
3.
[사랑하는 스베틀라나.수용소에서의 시간은 내겐 무척 외롭고 고단한 시간이었단다.
너도 알겠지만 나는 그간 살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우습게도 육체의 고단함이 삶에 대한 투지를 불러일으키더구나.
하지만 라나, 지금은 그렇지 않아.
오히려 홀가분하고, 주님을 만날 생각에 기쁘기까지 하구나.
네가 태어났을 때 나는 너를 축복했고, 사랑하게 되었지.
네가 혈육이라서가 아니었어.
넌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단다.
나와 형제들이 지은 죄를 네가 짊어지게 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아.
부당하게 짊어진 권리를 진작 내려놓았다면, 그래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왕실이 전쟁에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나는 이렇게 추악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여태 난 억울하다고만 생각해 왔다.
무고한 네가 오랜 세월 고통받았다는 사실은 망각해 왔어.
라나, 내가 너를 다시 만난다면 난 기꺼이 네 앞에 무릎을 꿇을 거란다.
널 원망하지 않아.
그저 죄스럽구나.
언젠가 마주할 일이 생긴다면, 그땐 흩어진 가족들과 환히 웃으며 만나자.]
오빠가 보낸 마지막 편지는 유언이 아닌 고해 성사였다. 신부를 만날 수 없었으니 내게 고해 성사를 한 것이다. 나는 흐리게 번져 있는 글씨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날 들어 공기가 유달리 시렸다.
정비소에서 다섯 걸음쯤 벗어났을 때 나는 다시금 정비소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내려 두었던 철창을 열고 허겁지겁 정비소로 달려 들어간 나는 숨을 몰아쉬며 신음했다.
“으…….”
다급하게 선반 귀퉁이의 보드카 병을 쥐어 들었다. 일이 너무 고단할 때 한두 모금씩 마시던 것이었다. 이 주 전에 사 둔 보드카는 이제 반병 정도 남아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병뚜껑을 열고 벌컥벌컥 몇 모금을 들이켰다. 술 특유의 역한 쓴맛이 역겨웠지만, 뱉어 내지 않고 꿋꿋하게 삼켰다. 기왕이면 제정신을 잃고 싶었다. 길거리에 쓰러져 행패를 부리건 동사를 하건 간에 그냥 정신을 잃고 싶었다.
그렇게 몇 모금을 넘기자 내장이 타들어 가는 것만 같은 느낌과 함께 지독한 취기가 밀려왔다. 나는 텅 빈 술병을 난폭하게 내던졌다. 사방으로 튄 유리 조각이 잘 청소해 둔 정비소 바닥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 상태로 비틀대며 정비소 앞문을 잠그고, 뒷문으로 정비소를 빠져나왔다. 앞문으로 나갔다간 위르겐과 마주칠 거라는 불길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성에가 두껍게 끼어 불투명해진 창문 위에 무의미한 글귀를 쓴 뒤 불안정한 걸음을 옮겼다.
1루블… 2루블… 3코페이카. 가진 돈을 가늠하기 위해 주머니 속을 뒤적였다. 아침에 은행에 들러 넉넉하게 돈을 뽑아 뒀기에 수중에 지닌 돈이 꽤 많았다.
이걸로 자전거 한 대 정도는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랜 시간 미뤄 왔던 일이었다. 수용소에 소포를 부치고, 술과 담배를 사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 몇 푼 안 남은 돈을 모으고 모아 통장에 넣어 두었다. 힘들게 번 돈인 만큼 쉽게 손을 댈 수 없어서, 나는 자전거 한 대 사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이성적인 충동이 들었다. 최근 가게에 보급품으로 자전거가 들어왔다고 들었다. 그간에 자전거는 사치품이라 잘 보급되지 않았었다. 아마 이 시기를 놓치면 한참 뒤에나 자전거를 살 기회가 생길 것이다.
빨리 가면 가게가 문을 닫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미치광이처럼 내달려서 가게 앞에 다다랐다.
가게에 도착한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인아저씨를 쳐다보았다. 안경을 낀 아저씨는 이곳 토박이가 아닌 남동부 사람이라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큰 매부리코가 눈에 띄었다.
“뭐…뭐야. 이 시간에? 술은 잔뜩 취해서는. 너 정비소 그… 정비소 계집애 아니냐?”
“아, 아저씨. 자전거… 자전거 한 대 사려고 왔는데……. 하하하! 아직 안 팔리고 남았죠? 보여 줘요.”
나는 배까지 잡고 깔깔깔 웃기 시작했다.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웃음이 자꾸만 비집고 흘러나왔다. 오랫동안 염원하던 자전거를 가지게 되어서일까? 아니면 다급하게 독한 술을 연거푸 들이켜서일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한 나는 주저앉아 땅바닥까지 쳐 가며 깔깔깔 웃었다.
“불이 번쩍번쩍 들어오는 걸로요. 부탁해요.”
“발전기 달린 걸 말하는 건가?”
“네.”
“이봐. 아가씨 좀 많이 취한 것 같…….”
“말짱해요. 왜 안 취하지…? 취하려고 막 마셨는데 이상하게 안 취해요.”
의아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던 아저씨가 자전거 한 대를 끌고 왔다.
“3루블이야.”
“네….”
“아가씨. 정신 차려. 해도 졌는데 그러다 큰일당할라.”
“이미 당했어요. 이미! 이미 당했다고요!! 그러니까 제발 좀 닥쳐요!!”
나는 죄 없는 자전거 가게 아저씨한테 버럭버럭 화를 냈다. 그러다 화들짝 놀라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받으세요.”
벅벅 구겨진 지폐를 아저씨의 손에 쥐여 주곤 자전거를 붙잡았다. 자전거. 자전거…….
눈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게 어렵다는 것은 알았지만 우선 올라탔다. 너무 오랜만에 올라타서 그런지 자전거가 자꾸만 휘청거렸다. 그래도 곧잘 미끄러운 도로를 내달리며 낡은 아파트를 향했다.
그 즈음에야 나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 열쇠. 열쇠……. 위르겐이 버렸다던 내 옷에 아파트 열쇠도 있었을 것이다. 완전히 낭패였다. 그걸 생각하지 못했다니! 내가 너무나도 바보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웃에게 미리 열쇠를 맡겨 두었다는 것이다.
나는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담배를 입에 물곤 이웃집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스볘타요. 스베틀라나 시클렌코바요.”
숄을 두른 마샤 아줌마가 눈을 비비며 나왔다. 나는 황급히 담배를 비벼 끄며 풀린 눈을 부릅떴다. 그래도 술에 취한 티가 나는 모양이었다.
“세상에, 스볘타! 오랜만이구나. 으… 술 냄새. 너처럼 어린 여자애가 얼마나 퍼마신 거니? 도대체가. 요즘 젊은 애들 정말 큰일이야.”
마샤 아줌마가 얼굴을 찌푸리며 나를 가볍게 타박했다.
“마리야 표도로브나.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저녁에 찾아오는 게 민폐라는 건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바깥에서 노숙을 하기에는 날이 너무 추웠다.
“지난번 맡겨 둔 열쇠를 찾으러 왔어요. 열쇠를 잃어버려서 그런데 지금 돌려주실 수 있으세요?”
“아. 그거. 미안해. 정신이 없어서 스볘타 너한테 말을 못 했어. 들어 알겠지만 일랴가 아프거든.”
“네, 네.”
침울한 부부의 상황에 대해선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저 부부와 나 중에서 누가 더 침울할지 가늠하다 그만두었다. 이 정도 비극은 다들 겪고 사는 게 아닌가 싶었다.
“아가씨 약혼남이라는 사람이 달라고 해서 줬는데….”
분노가 들끓었다. 그 사람이 기어이……. 내 보금자리까지 건드린 것이다.
“제 약혼남이라면…?”
“그 키가 큰 갈색 머리 남자. 남편 말로는 아가씨 약혼남이 맞다던데….”
“아, 아…….”
“내가 설마 생판 남한테 준 거니?”
“아니에요. 저… 아주머니.”
나는 머뭇거리다 지폐 한 장을 꺼내 건넸다. 많은 돈도 적은 돈도 아니었지만 안 드리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일랴한테 맛있는 거라도 사 주고 싶은데 요즘 바빠서…. 아주머니가 대신 사 주실래요? 스볘타 누나가 사 주는 거라고 꼭 말해 주세요.”
“고맙구나, 스볘타.”
눈물을 짜내는 마리야 표도로브나를 뒤로하고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갔다.
그래. 어차피, 어차피 오늘 내 집에서 잠든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을 것이다. 앞으로 한동안은 위르겐과 함께해야겠지. 이제 그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의 집을 찾아가야겠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그렇게 멀지도 않을 거다.
이성적으로,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위르겐에게 지금 고분고분하게 굴어야 나중에 도망칠 때 수월하지 않겠나?
나는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렸다. 귀덮개를 묶지 않았다면 귀가 빨갛게 얼었을 것이다. 코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지만 페달을 밟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스볘타. 요즘 나는 아침부터 밤까지 철도를 까는 일에 동원이 되고 있어. 이곳은 영하 30도를 밑돌 만큼 춥단다. 그런데 바람을 막아 줄 건물 하나가 없어. 이렇게 일해도 말에게나 줄 법한 귀리 죽이나 다 썩어 가는 생선 수프를 주는 게 다란다. 스볘타. 나는 차라리 죽고 싶다. 요즘은 매일 죽음이란 게 얼마나 달콤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내가 죽거든 슬퍼하지 말고 나를 축복해 다오. 이곳에는 희망이 없어. 하느님도 계시지 않지. 이젠 네게 독약을 부쳐 달라고 애원하고 싶어. 그런데 그조차 검열할 테니……. 머리를 비운 채 살다가도 문득문득 목을 매고 싶구나. 지노토프가 그러했듯.]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오빠….
오빠…….
나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자전거 브레이크를 당겼다. 이곳이 눈 쌓인 빙판길이라는 것도 망각하고.
빠르게 내달리던 자전거는 속도를 줄이지 못해 모퉁이를 제대로 돌지 못했고, 기어이 전봇대를 받고 나뒹굴었다.
나는 자전거에서 튕겨져 나와 딱딱한 길바닥에서 몇 바퀴를 굴렀다. 온몸이 부서지는 것처럼 아팠다.
술에 취해서 그런지 맨바닥에서 몇 바퀴를 구른 것 치곤 아주 아프지는 않았다. 한동안 끙끙대며 신음하던 나는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잘되지 않아 결국 다시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졌다. 다리도 다리인데 부딪힌 허리와 양팔이 문제였다. 새 베이지색 모피 코트는 더러운 눈이 묻어 엉망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지나가던 남자 하나가 날 돕기 위해 내 앞에 쭈그려 앉았다.
“저기… 저기…… 죄송한데 도움을 좀…….”
“예. 예. 어… 이런 날 자전거라니요.”
“조금 취해서요. 제가 생각해도 미쳤던 것 같아요. 원래 이러지 않는데…. 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단숨에 들이켰던 술이 문제인 것 같았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였다.
엉망으로 흐르는 눈물과 식은땀을 닦기 위해 무심코 팔을 든 나는 다시 한번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팔을 움직일 때마다 지독한 고통이 밀려왔다.
“병원에 가 보셔야 할 것 같은데. 택시라도 잡아 드릴까요?”
“병원은 안 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택시만 잡아 주세요. 부탁드려요.”
국립 병원을 가더라도 뇌물을 쥐여 줘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계산기를 두드리던 나는 버릇대로 병원에 가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남자는 내 부탁대로 나를 부축해 일으킨 뒤 길 가장자리를 향했다. 큰길가가 아니라서 아무래도 택시를 잡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신사님.”
“전 이반 세르게예비치입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이름을 묻고 싶은데.”
“스볘타. 스베틀라나예요.”
조금 꺼려졌으나 도와준 사람한테 이름도 말해 주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남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나는 기도문을 읊으며 엎어져 있는 자전거로 시선을 돌렸다.
“아, 자전거… 내 자전거!”
나는 반쯤 절규하며 눈앞에 널브러진 자전거를 쳐다보았다. 사치품인 자전거를 사느라 얼마나 많은 돈을 털었는데…!
다행히 망가진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저걸 싣고 택시를 타고 위르겐의 집까지 향할 생각을 하자 눈앞이 캄캄했다.
“스볘타. 괜찮다면 자전거를 싣고 병원이나 집까지 데려다주고 싶어요. 근처에 차를 세워 두었거든요.”
나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보통 키의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진 남자는 언뜻 유순하고 선해 보였다. 얼굴이 판판한 타타르인임에도 엘킨스키어가 유창한 걸로 보아 성실한 사람 같기도 했다.
그러나 안 될 일이다. 모르는 남자 차를 따라 탔다가 무슨 변을 당할지 모른다.
“아니요. 전…….”
“그럼 택시라도 잡아 드리겠습니다. 자전거도 실어 드리고요. 이만한 게 다행입니다. 뼈가 부러진 건 아닌 것 같고. 그렇죠?”
“네. 좀 아프긴 하지만 이젠 혼자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혼자 걸을 수는 있었지만 뼈가 부러지지 않았는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차라리 병원을 갈 걸. 후회가 뒤늦게 몰려왔다. 어차피 병원비라곤 한 푼도 들지 않을 텐데—병원비는 무상이다— 말이다.
그러나 역시 뇌물을 마련하는 게 문제였다. 뇌물을 안 주고 수술을 받으면 몸속에 가위를 넣고 꿰맨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어떻게 뇌물 없이 몸을 맡기겠는가.
이반은 자전거를 질질 끌며 나를 앞질러 걸었다. 나는 절뚝이는 걸음으로 힘겹게 그를 뒤따랐다.
뼈가 부러진 게 아니라 해도 금은 갔을 것 같았다. 그만큼 허리와 양팔이 아팠다. 그래도 팔로 바닥을 받고 뒹군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목이라도 꺾였더라면 아마 죽거나 불구가 되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한순간이나마 의심한 게 미안할 만큼 이반 세르게예비치는 산뜻했고 정중했다. 그는 흑심 같은 건 아예 내보이지도 않았다. 간신히 이반이 잡아 준 택시를 탄 뒤 나는 곧장 위르겐의 집을 향했다.
택시를 타고 저택에 도착한 나는 간신히 택시에서 내렸다. 택시 기사님이 자전거를 내려 준 덕에 가까스로 자전거를 챙길 수 있었다. 정원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나는 이 자세 그대로 잠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술이 깨면서 매서운 추위가 밀려들었다.
별수 없이 위르겐의 집으로 기어가듯 걸어갔다. 문 앞까지 다다랐지만 팔이 아파서 문고리를 돌릴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성질을 이기지 못한 나는 난폭하게 문을 발로 찼다. 놀랍게도 내 발길질에 문이 열렸다. 왜 문을 안 잠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위르겐은 집에 없었다. 이미 졸업 논문까지 끝마쳐 졸업식만 참석하면 된다던 사람이 왜 집에 없는지…. 어쨌건 내게는 좋은 일이었다.
마음 같아선 더러운 눈이 묻은 옷차림 그대로 침대에 눕고 싶었다. 그래도 씻기 위해 욕실을 향했다.
아직 나는 그 지경까진 아니었다.
간신히 뜨거운 물을 틀었지만 팔이 아파서 몸을 제대로 씻을 수가 없었다. 물이라도 맞으면 먼지는 씻겨 내려갈 테니 물을 맞으며 가만히 서 있었다. 물 닿는 곳곳이 따가웠다.
잘 살펴보니 멍들거나 까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심지어 얼굴까지 갈려 나갔다. 아무리 겉치장에 관심이 없다지만, 퉁퉁 부어 피로 범벅된 왼쪽 얼굴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
거울에 바짝 다가가 얼굴의 상처를 유심히 살폈다. 다행히 찢어진 건 아닌 것 같았다.
대충 몸을 헹군 나는 수도를 잠그기 위해 무심코 팔을 들다 비명을 내질렀다. 정말 미친 듯이 아팠다.
차라리 뇌물이라도 사 들고 병원에 갔어야 했다.
아프다. 이렇게 사는 게 정말 좋은 걸까? 이런 의심을 하루 이틀 해 보는 게 아니었다. 어떨 때는 제발 아침이 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할 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