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Temptation of the Iceworld RAW novel - Chapter 16
15장. 질투
“어어.”
현수는 발밑에서 부서지는 돌무더기에서 균형을 잡으려 바닥을 짚었다. 그러자 갑자기 힘 있는 남자의 손이 불쑥 그녀의 팔을 잡고 부축했다. 그녀는 고마운 미소를 짓고 고개를 돌려 손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허기태였다.
“아. 고마워요.”
“고맙긴요. 세종봉이 그렇게 높은 건 아닌데 좀 가파르고 돌이 많죠. 아마 그래서 윤 선생님께는 좀 힘이 들 겁니다.”
“그러네요. 낮다고 우습게 봤는데.”
오늘은 세종기지 대원들 모두가 체육활동의 하나로 세종봉을 오르는 날이었다. 아래에서 보기에는 별로 높아 보이지 않던 산이 꽤 가파르고 돌무더기 산이라 예상외로 힘이 들었다. 그녀는 슬그머니 기태의 손에 잡힌 자신의 팔을 빼려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손이 더욱 그녀의 팔을 세게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팔을 부축한 채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현수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도와주겠다는 사람한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현수는 나직한 한숨을 쉬며 그의 손이 이끄는 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슬슬 겨울이 다가오는데 그전에 체육활동에 좀 더 비중을 둬야겠어.”
“네. 그렇지 않아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종목경기를 할까 생각중입니다. 팀을 나누어서 상품이나 상금을 걸고 경기를 하면 아마 팀별 연습이 더 활발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네. 시시한 상품 말고 좀 괜찮은 걸로 해. 제대로 된 햇빛조차 보지 못하는 기나긴 겨울이 시작되면 대원들 사기가 가장 중요한 문제니까. 아. 그러면 다음 달에 있을 남극 올림픽에도 도움이 되겠군.”
“네.”
태훈은 장 박사의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하고는 눈길을 돌려 주위를 살펴보았다. 아까까지도 보이던 여자가 어느새 앞으로 간 것인지, 뒤로 낙오가 되었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의 앞을 지나쳐 갔는데 아직 그녀만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먼저 올라가십시오.”
“응? 왜?”
“뒤처지는 대원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래.”
장 박사를 뒤로 하고 태훈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조금 전 자신을 지나친 박용호와 이승규를 따라잡았다.
“박용호. 윤 선생 못 봤나?”
“헉헉. 네? 윤 선생님이요?”
“그래.”
“못 봤는데요.”
“아이고 힘들어. 이놈의 쬐끄만 산이 왜 이리 힘든거야. 선배님. 저 윤 선생님 봤습니다.”
박용호의 옆에서 거친 숨을 내쉬던 승규가 태훈이 기다리던 대답을 대신했다.
“어디서?”
“조금 전에 허기태 씨가 부축해서 함께 올라오는 것 같던데요?”
“허기태?”
“네. 조금 전에 제가 지나쳐 왔으니까 조금만 있으면 올라올겁니다. 혹시 물 가진 것 있습니까?”
승규의 질문에는 대답도 않고 갑자기 태훈은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다.
“선배님. 물….”
“이승규. 지금 태훈 선배가 너한테 물 주게 생겼냐?”
“왜요? 물 있으면 좀 주면 안 됩니까?”
승규는 자신보다 한 해 선배인 박용호에게 따지듯 질문했다. 한 해만 앞선 선배라 꽤 만만한 선배였다.
“으이그. 네가 이래서 눈치 없다는 소릴 듣는 거야. 지금 자기가 찍은 여자가 다른 남자와 단 둘이 아래쪽에 남겨졌는데 네깟 놈 물이나 주고 앉아있겠냐?”
“예? 그런가? 에이, 그래도 그건 오바죠. 허기태 씨도 태훈 선배와 윤 선생 사이를 우리처럼 다 짐작하고 있는데. 하긴, 우리가 아는 걸 태훈 선배는 모르지.”
“태훈 선배가 알아도 마찬가지고 몰라도 마찬가지야. 지금 태훈 선배에게 중요한 건 윤 선생이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 단 둘이 있다는 거니까.”
박용호의 설명에 승규는 그래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뭐? 단 둘이 좀 있으면 어때서? 아닌가? 그래도 조심해야 하는 건가? 하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자신이라도 내 여자가 다른 남자와 단 둘이 호젓한 곳에 함께 있는 건 기분 나쁠 것 같았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도 아니고.
태훈은 다른 누구도 아닌 허기태와 그녀가 함께 뒤에 남겨졌다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확실히 정리할 수 있게 한 그이기도 했지만 그녀와의 사이를 힘들게 한 사람 또한 허기태였다. 그리고 태훈의 남자로서의 동물적 감각은 허기태, 그가 그녀에게 동료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수룩한 윤현수가 그런 그의 감정도 눈치 채지 못하고 괜한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은 아닌지 태훈은 사뭇 걱정이 되었다.
“잠깐. 잠깐만요. 기태 씨. 잠깐만요.”
현수는 막무가내로 그녀의 팔을 잡아끄는 허기태의 손에서 팔을 뺐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손길에서 화가 난 흔적이 느껴졌고, 알 수 없는 거친 감정도 느껴졌다. 조금 전 아래에서 그녀의 팔을 잡고 오르는 지금까지 말 한마디 없이 걷기만 하는 그의 행동도 이상했다. 평소의 유머는 모두 산 아래 두고 왔는지 작은 미소 한 자락 없는 그의 굳은 표정이 평소의 모습이 아니었다.
“왜요? 힘드세요?”
“아니요. 힘이 들긴 한데….뭐 안 좋은 일 있으세요?”
그녀의 질문에 그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글쎄요. 현수 씨 대답에 따라서 안 좋은 일일 수도 있고 별일 아닐 수도 있지요.”
“제 대답요?”
“네. 언젠가 현수 씨가 제게 그랬었죠? 아직은 남자친구도, 애인도, 남편도 만들 생각 없다고요.”
현수는 그의 말에 순간 하얗게 얼굴을 굳혔다. 그래. 그랬었지. 저 남자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어느새 그런 말을 한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그녀는 지금 강태훈이라는 남자와 가슴 떨리는 연애에 빠져있었다.
“그랬었죠….”
그녀의 망설이듯 늘어지는 대답에 그가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랬었다는 말은 과거형처럼 들리는군요.”
“……”
“만약 마음이 바뀌면 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한 거 생각나십니까?”
“기태 씨….”
“지금 현수 씨가 마음이 바뀐 듯하니 그동안 기다렸던 제게 거절이 아닌 다른 대답을 해줄 수도 있습니까?”
현수는 그의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어쩌면 장난일지도, 또 어쩌면 지나가다 그냥 해본 말일지도, 그럴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농담처럼, 장난처럼, 하지만 친절하고 유쾌하게 그녀에게 다가오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함께 월동하는 대원 이상은 아니었고, 그저 편하다는 이유로 남자로 받아들일수는 없었다. 이미 그녀는 지난 시간 그런 실수를 한 번 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편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착하고 성실하다는 이유로, 그저 무난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명운 선배와 결혼까지 생각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결국 명운 선배와는 틀어졌고, 사랑하지 않았던 남자라 하더라도 헤어지고 남은 것은 아픔이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미 그녀의 마음은 강태훈이라는 남자에게 모두 향해 있었다. 강태훈, 그에게 끌리는 감정만큼, 그에게 느껴지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허기태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다.
“죄송해요. 그때 말했던 것처럼 허기태 씨에게는 좋은 동료이상의 감정은 없어요.”
“이해가 안 가는군요. 전 현수 씨와 제가 아주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것 때문에 안 돼요. 당신은 나를 떠올리면 생각을 먼저 하지만 난 강태훈, 그를 떠올리면 먼저 느끼거든요. 사랑은 느낌이지 생각이 아니에요.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아마도 서로가 끌리려면 생각보다는 떨림이 먼저일거라고 생각해요. 기태 씨도 저에게 처음 느낀 감정은 떨림은 아니었을 거예요. 그저 편하고, 무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겠죠.”
“그게 왜요? 남녀 간에 두근거리고 특별한 떨림이 있어야만 사랑인가요? 그런 사랑보다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안정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더 안전한 사랑일 수 있어요.”
현수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요.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욕심이 많아요. 안전하면서도 특별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그 안전하고 특별한 떨림을 느끼게 하는 남자가 강 박사입니까?”
순간 현수는 놀란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가 어떻게? 그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현수는 입술만 들썩이고 있었다.
“그런….”
“그럴 겁니다.”
현수는 갑자기 들려오는 나직한 목소리에 고개를 홱 돌렸다. 맙소사. 강태훈.
놀란 표정의 현수에게 다가온 그가 그녀의 옆에 조용히 섰다. 그리고 허기태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응시했다. 태훈의 눈빛을 그대로 맞받아치는 허기태의 눈빛 또한 거칠었다. 현수는 둘을 번갈아보며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이 무슨 해괴한 상황이란 말인가. 서부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고 여자 하나 놓고 두 남자가 눈싸움이라니. 누가 볼까 두려웠다.
“저기. 별일 아니에요. 기태 씨.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먼저 올라가세요.”
그녀의 말에 허기태의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피어올랐다.
“먼저 올라가야 할 사람이 저입니까?”
비꼬듯 내뱉는 그의 말에 현수는 더욱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럴 거요. 우리 세 사람 중에 자리를 비켜야 할 사람은 허기태 씨입니다.”
대답을 망설이는 그녀를 대신해 태훈이 나섰다. 현수는 너무도 무거운 목소리를 내는 그를 올려다보지도 못한 채 눈길을 비켜 다른 공간을 보고 있었다.
“현수 씨에게 직접 듣겠습니다. 제가 빠지기를 원하십니까?”
현수는 다시 한숨을 폭 내쉬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은 그녀가 할 일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허기태를 마주 보았다.
“네. 죄송하지만 그래요.”
그녀의 단호한 말에 허기태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그리고 허탈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태훈에게 눈길을 한 번 준 기태는 다시 현수를 바라보고 발길을 돌렸다.
현수는 무거운 걸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허기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평화롭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찾아온 남극에서조차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 못마땅했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다고 하던 아빠의 말씀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오늘까지만이야.”
현수는 갑자기 들려오는 굳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네?”
“그에게 눈길 주는 건 오늘 이 시간으로 끝내라고.”
현수는 오늘 몇 번째인지도 모를 한숨을 또 내쉬었다. 아. 그랬었지. 이 남자의 질투심 또한 대단했었지. 그러고 보니 남극대륙 답사를 다녀온 날, 그와 싸웠던 원인도 허기태였다.
“지금 또 싸우자고요?”
“아니. 다른 남자 때문에 너하고 안 싸워. 너 때문에 다른 남자와 싸울지는 몰라도.”
그녀의 손을 움켜쥐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그의 뒤를 쫓으며 그녀는 그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다른 남자와 싸워요? 말도 안 돼. 창피하게.”
“창피하기는 뭐가 창피해? 내 거 지키는데 물불 가리게 생겼나?”
풋. 하긴 누군가에게 자기 것을 뺏길 남자는 아니지.
“누가 자기 거야?”
“너.”
“누구 맘대로요? 내가 언제 당신 거 한대?”
“네가 하든 말든 넌 내 거야. 정 억울하면 나도 네 거 해.”
현수는 고집스럽게 말을 툭툭 내뱉는 그가 우스웠다. 막무가내식 그의 궤변이 또 시작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상황이 또 있었다. 키스 10분을 해야만 연애라던 그의 궤변.
“당신은 뭐든 자기한테 이롭게 합리화를 시켜야 되죠?”
“무슨 뜻인지 몰라. 알아듣게 해.”
“그렇잖아요. 뭐든 자기한테 이롭게 하려고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리잖아. 가령, 키스 10분이 진정한 연애라는 것처럼. 지금도 그렇잖아. 사귀면 다 서로의 것이 되는 거라면 사귀다 헤어지는 사람이 왜 생겨요?”
그녀의 조곤조곤 따지는 말에 그가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헤어지기는 왜 헤어져? 그리고 그건 내 합리화를 시킨 게 아니야. 궤변도 아니고. 키스 10분이 진정한 연애라고 했던 건 서로 사랑하면서 연애를 하는 사이라면 서로를 미칠 듯이 원할테고 10분이라는 시간은 연인에게 아주 짧은 시간이야. 그리고 헤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을 만큼 상대를 원하면 서로의 것이 된다는 뜻이지. 알았어? 이 순진한 아가씨야.”
그리고 그가 그녀의 머리를 꽁 쥐어박았다.
“아야. 순진하기는 누가 순진하다고 그래요?”
“순진하지. 그럼. 날라린가?”
나 참. 순진하지 않으면 다 날라린가? 하여튼 저 남자하고는 정상적인 대화자체가 힘들었다. 저런 남자의 어디에 자신이 끌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호하게 행동해. 그게 상대방을 위해서도 좋아.”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그를 뒤쫓으며 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허기태 씨에게 쓸데없는 희망을 주지 말라는 뜻이었다. 다행이었다. 그나마 그가 다른 누구도 알기 전에 그녀의 거절을 받아들여서. 이렇게 어색한 삼각관계를 셋만 알고 지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괜히 웃어주지도 말고.”
“그렇다고 인상 찌푸릴 수는 없죠.”
“농담 한마디도 신중히 해.”
“신중하게 하면 그게 농담인가?”
“지금처럼 단둘이 있는 상황은 만들지 마.”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뭐.”
현수는 재미있었다. 대놓고 ‘나 지금 질투하는 중이야’라고는 안 해도 그의 말 전부가 지금 질투하는 중이라는 게 확연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질투를 받는 것이 좋았다.
그가 또다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홱 돌아보았다.
“그래서 웃어주고, 농담하고 지금처럼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현수는 그의 찌푸린 표정에 웃음이 새어나오려 했지만 겨우 참았다.
“누가 그런댔나? 내 말은….”
“어쨌든. 다시 한 번만 더 그 자식하고 단둘이 있기만 해봐.”
현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당신 지금 질투해요?”
“질투는 무슨!”
“에…..질투 같은데?”
그녀의 놀리는 어투에 그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갑자기 그녀에게로 성큼 다가오는 폼이 수상했다.
“왜요? 알았어요. 질투 아니라고 해줄게요.”
현수는 뒷걸음질 치며 그를 향해 웃었다. 말로 안 되니까 위협을 하실 모양인데 여긴 사방이 탁 트인 산이었다. 누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산. 그러니 저 남자 신경 긁어서 좋을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도 그는 또다시 한걸음 내디뎠다. 여전히 애매한 표정으로.
“또 왜요? 알았어요. 알았어. 웃지도 않고, 농담도 않고, 단둘이 있지도 않을게. 됐죠?”
하지만 그는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그녀의 팔을 붙잡고 자신에게로 끌어당겨 안았다.
“질투 맞아.”
현수는 순간 놀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흔들리는 그녀의 몸을 받치고 힘 있게 파고드는 그의 혀의 감촉에 그녀는 자신이 지금 있는 장소마저 잊어버린 채 그의 입술에 자신을 맡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