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56
대한민국 절대 재벌! 156화
에드워드가 내 호텔 특실로 직접 왔다. 그는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왔지만, 이 특실로 들어올 때는 혼자였다.
“잠시 몸수색하겠습니다.”
헝클의 동기이자 경호원의 임무를 수행하는 토마스가 내게 미리 지시받은 대로 움직였다.
“으음······.”
“죄송합니다. 백작 각하의 신변을 위한 조치입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해합니다.”
나는 다른 방에서 문틈으로 에드워드의 표정을 살폈다.
‘허세가 필요할 때가 있지.’
이런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정식 국가인 대마도 왕국의 최고 외교관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게 가벼운 몸수색이 끝났고, 몸수색할 때 에드워드는 바짝 긴장한 눈빛이 역력했다.
‘확실히 혈우병이 예상되는군.’
* * *
특실 응접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괜찮다고 했는데 제 신변 보호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고 해서 말리지 못했습니다.”
“아닙니다. 백작께서는 대마도 왕국의 수상 각하와 다름없으시니까요.”
에드워드는 아마 트루먼의 발표를 보고 놀랐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저는 대마도 왕국의 수상입니다.”
내각제라면 나의 장기 집권에 독재라는 말을 붙일 수 없으니 내게는 대통령제보다 내각제가 더 이득이다.
‘두 번하고 한 번 쉬는 정도가 좋겠지.’
계속 나만 해 먹으면 불만이 생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외교부 장관의 역할을 했는데 오늘은 대마도 왕국의 수상 노릇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무슨 용건으로 저를 만나고자 하셨습니까?”
“우선 대마도가 정식 독립국으로 인정받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을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저는 제 가문의 가주님의 지시를 받고 이곳에 왔습니다.”
“가주라고 하시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야 했다. 사실 에드워드의 가문은 무척이나 위험하고 영향력이 엄청난 가문이다. 그들이 나를 위험한 존재라고 판단한다면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아라비아 세력과 유대 세력, 아니, 아라비아 자본과 유대 자본을 두고 지금까지 저울질했다.
석유로 부를 축적할 아라비아 세력과 금융을 통해 자본을 축적한 유대 세력 중 누가 나와 대마도 왕국에 이익일지 고민했고.
그 결과 나는 유대 세력을 택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에드워드의 가문을 택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 절실할 것이다.’
절실한 쪽이 더 많은 것을 내놓는 건 당연하다.
현재의 나는 나중에 가질 것에 비해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객관적으로 나는 조선 지역 최고 부자 정도다.
대한민국은 한동안 빈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미국의 원조로 겨우겨우 버틸 것이다.
물론 나중에 박 씨가 일본에 구걸해 얻은 자금으로 경제발전의 기초를 다지지만 1975년대까지 북한보다 잘사는 나라라고는 말할 수 없다.
‘탈북보다 탈남이 더 많은 시절이니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에드워드를 봤다.
“예상하셨겠지만 저는 유대인입니다. 제 가문은 대대로 금융업에 종사해서 부를 축적했습니다. 혹시 시오니즘에 대해 아십니까?”
당연히 안다.
하지만, 안다고 자랑할 필요는 없다.
“잘 모릅니다. 저는 아시다시피 아주 작은 대마도 왕국에서 온 사람이잖습니까?”
“곧 아실 겁니다. 저와 함께 제 가주님을 만나 주시지 않겠습니까? 당신에게도 그분을 만나면 무척이나 이로울 겁니다.”
“어떤 부분에서요?”
“저는 가문으로부터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승인받았습니다. 가주님을 만나 주신다면 최대한 당신의 이익을 보장하도록 강구하겠습니다.”
“지금 합작 회사를 추진하자는 말씀입니까?”
내 말에 살짝 당황하는 에드워드다.
‘걸렸다면 밀어붙인다.’
이게 내 사업 스타일이니까.
“그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합작 투자 회사면 좋겠군요.”
“저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할 여력이 있습니까?”
“지금은 없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왜 합작 회사를 요구하시는 겁니까?”
“투자받을 자신은 있거든요.”
“예?”
“그분께서 저를 만나고 싶어 하신다 하셨죠? 갑시다.”
에드워드와 말해서 될 일이 아니다. 모든 결정은 그의 가문의 수장이 내릴 것이니까.
‘절실하고 간절하겠지, 그리고 대마도를 보고 희망을 품었겠지.’
이번 사업은 유대 국가에 대한 희망 부풀리기로 투자를 끌어낼 것이다.
운이 좋다면 무상원조를 받을지도 모른다.
저들은 간절할 것이다.
“예, 고맙습니다.”
“저는 에드워드, 당신을 믿고 가는 겁니다.”
“물론입니다.”
“할리라!”
“예, 빅 보스.”
“내가 에드워드의 가문으로 일정을 잡았다고 백악관에 통보하세요.”
내 말에 에드워드가 인상을 찡그렸다.
“저희를 의심하는 겁니까?”
“상황이 그렇습니다. 저는 국빈 자격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미국과 외교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예.”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했으니까.
그때 장태수가 눈치를 보며 응접실로 들어섰다.
“회장님.”
“무슨 일이죠?”
“코카콜라 본사에서 특허 때문에 투자를 제의했습니다.”
장태수가 에드워드를 힐끗 보며 말했다. 사실 이것은 에드워드가 들으라고 한 소리였다.
‘눈치 하나는 최고지.’
말이 많지 않다고 해서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최소 1억 달러 이상 투자하지 않을 거라면 나를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하십시오.”
물론 이건 허세다.
그리고 말로 허세를 부릴 때는 돈이 안 든다.
에드워드는 내 말에 살짝 긴장했다가 다시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특허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군.’
아마 나중에 미국, 아니, 전 세계 유업 회사는 내가 낸 우유갑 특허 때문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장태수가 내게 인사하며 할리라에게 잠시 보자는 눈빛을 지었고, 할리라는 장태수를 따라 응접실에서 나갔다.
‘쟤들, 이상한데?’
피식 웃음이 나왔다.
* * *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공원 벤치.
법대생 한 명이 런던 타임스지를 읽고 있었다.
그가 보는 기사는 극동 아시아의 작은 섬이 미국으로부터 신생 독립국으로 승인받았고, 유엔에 가입했다는 기사였다.
그 기사 상단에는 강철과 트루먼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이 크게 실려 있었다.
“리콴유, 또 신문이나 읽는 거야?”
그때 영국인 학생이 신문을 읽는 동양인 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이 신문 봤어?”
“어떤 내용인데?”
“동양의 작은 섬이 독립국이 됐다고 하네.”
“독립하면 뭐 해? 버티기 힘들 것이고 혼란스러울 텐데.”
“과연 그럴까?”
“영국연방에 소속된 많은 나라가 아직도 독립하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그건······.”
“능력이 없기 때문이지. 영국연방이 아니면 버티기 어려우니까.”
영국 우월주의로 똘똘 뭉친 학생이었다.
물론 그도 내심 영국은 이제 지는 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생각했지만.
그것을 아시아에서 유학을 온 리콴유에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
“참, 네 나라도 독립했다고 했지?”
“완전한 독립은 아니야.”
“완전한 독립은 자립을 의미하지, 독립의 환호성은 곧 절규로 변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신생 독립국이 처한 현실이었다.
“국가에 어떤 지도자가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배고픈데 밥이나 먹으러 가자.”
영국 학생의 말에 리콴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철강, 이 사람 정말 대단하다.’
젊은 리콴유의 마음속에 같은 아시아인인 강철이 크게 자리 잡았다.
리콴유는 자신과 나이가 같은 강철에게 감탄했다.
* * *
강철이 에드워드와 함께 떠났고, 호텔 특실에는 할리라와 장태수가 남았다.
“특허 사용료를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까요?”
장태수가 할리라에게 조심히 물었다.
“혁신적인 용기예요. 그러니 우리가 먼저 달라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쪽에서 제시하고, 우리는 결정만 내리면 되니까요.”
“그렇겠네요.”
“어떤 술 좋아해요?”
“예?”
“여긴 특급 호텔이고, 특실입니다. 음료와 주류는 서비스인데 아무도 마시는 사람이 없네요.”
“아, 그렇군요.”
“저랑 한잔하실래요?”
“저는 확인해야 하는 서류들이 더 있어서 시간이 없습니다.”
“워커홀릭이라……. 매력 있네요.”
“예?”
“호호호, 그렇다고요, 일하세요, 일. 나도 옆에서 일해야겠어요.”
* * *
에드워드가 탄 차가 워싱턴 외곽지역으로 이동했고.
한참을 달리고 나서 거대한 성 같은 저택에 도착했다.
그리고 에드워드가 탄 차 뒤편에는 미국 백악관이 제공해 준 차를 타고 헝클과 경호원들이 뒤를 따랐다.
“여깁니다.”
“대단하네요. 거대한 성처럼 보이는군요.”
“그래도 남의 나라 땅이죠.”
이것으로 나는 유대 자본들이 얼마나 유대 국가 건설을 열망하는지 새삼 느꼈다.
“들어가시죠.”
“그럽시다.”
“몸수색이 있을 겁니다. 가주님은 저희에게는 아주 중요하신 분이시니까요.”
“이해합니다. 다만 너무 심하게 더듬지는 말라고 하세요. 하하하!”
내가 이곳에 와도 여유롭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다시 한번 허세를 부렸다.
* * *
대저택의 회의실 같은 곳.
‘아주 넓다.’
그리고 아주 긴 사각 테이블 끝에 가면을 쓴 남자가 나를 보고 있다.
“가면을 쓴 사람과는 이야기할 마음이 없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바로 일어났다.
“돌아가겠습니다.”
“그런 말씀을 하는 당신은 가면을 몇 가지나 쓰고 있습니까?”
중저음이다.
“다시 말씀드리죠, 저는 무엇인가를 숨기려는 사람과는 마음을 나눌 생각이 없습니다.”
“마음이라고 하셨소?”
“그렇습니다.”
나는 돌아섰다.
‘잡아라, 제발 나를 잡아라!’
나를 잡아야 이익이 생긴다.
“그럼 어디 서로의 마음을 나눠 봅시다.”
그가 말했고, 나는 돌아섰다. 그리고 그는 가면을 벗고 나를 봤다.
‘심장 떨리네…….’
가문의 재산이 5경이 넘는다는 엄청난 가문의 수장을 만나는 순간이다.
그런데 뭔가 살짝 기분이 묘했다.
‘가면이 미끼일 수도 있지.’
돈은 힘이다. 그리고 가진 것이 많은 자는 적도 많은 법이다.
엄청난 힘을 가진 자가 변방에서 온 내가 가면을 벗으라고 해서 벗는 것도 이상했다.
“진짜 그분과 이야기하고 싶소. 오늘은 시간만 낭비한 것 같습니다.”
나는 바로 돌아섰고, 그대로 힘차게 걸어 문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돌렸다.
“당신의 직관력은 엄청나군.”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적이 많으신 모양입니다.”
“맞소, 우린 가진 것이 많으니까.”
“이건 배울 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마음을 나눌 상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만 가겠습니다.”
“좋소. 이제 진짜 이야기를 좀 합시다.”
철컥!
아무것도 없던 벽이 열렸고, 노인 한 명이 들어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