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18
대한민국 절대 재벌! 218화
1946년 7월 17일 8시 00분
서울 종로 제1 투표장.
투표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투표하겠다는 조선 인민들이 줄을 길게 섰다.
이곳을 경찰들과 미군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었다.
나 역시 종로 제1 투표장을 순시하듯 지켜보았고.
투표 행렬의 제일 앞에는 이승한과 김규가 서서 투표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군정 신탁통치 10년 연장에 대한 찬반투표와 자치 정부 수립 정·부통령 선거를 시작합니다.”
8시 정각이 되자마자.
미군정에서 투입된 선거 감시단 대표가 마이크를 이용해 투표 시작을 알렸다.
“이제야 역사가 시작되는군.”
이승한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박사님.”
“이게 다 자네의 공이네.”
“과찬이십니다. 10분 안에 전기가 끊길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말 북한 김일성이 전기를 차단할 거라고 생각하나?”
“일본이 홋카이도 분국에 했던 짓 그대로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네는 내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니 다 대비했다는 말이겠지.”
“그렇습니다.”
“자네는 준비성이 좋아.”
아무 말도 없던 김규가 내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딱 10분이 지났다.
“이곳은 임시발전기로 전기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내 비서가 나직이 말했고.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깜빡, 깜빡!
이승한과 김규가 투표를 끝내고 나오는 그 순간.
예상했던 대로 전기가 끊겼다.
깜빡, 깜빡!
“뭐야? 전기가 나갔나?”
“뭐, 금방 들어오겠지.”
“저번에 이북에서 선거하면 전기를 끊어 버리겠다고 했다는데.”
“같은 인민들끼리 그렇게까지 하겠어?”
“또 모르지.”
깜빡, 깜빡!
그리고 잠시 후.
투표장 안은 어두워졌다가, 5분 만에 다기 백열등에 불이 들어왔다.
아마 이런 현상은 전국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일성이가 똥을 씹겠군.’
북한의 1차 공격을 아무 이상 없이 막는 순간이었다.
‘그럼 이제 이익을 내야겠지?’
냉전의 시대이지만.
팔 것은 팔아서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다.
* * *
평양의 김일성 집무실.
오후 3시.
“5분간 정전이 발생했지만, 전기가 다시 공급됐다고?”
“그렇습니다. 세포들의 무선 전파를 통해서 확인한 것으로는 미군 태평양 사령부에서 발진한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항, 항공모함?”
김일성은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습니다. 함재기를 탑재했다고 합니다.”
이남 지역에 미국 태평양 사령부의 항공모함이 진주하게 됐으니.
김일성의 1차 대남 공격은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김책 동무는?”
“아직 병원에 계십니다.”
“소련 군정은?”
“철수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북한에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혹시······.”
김일성이 인상을 찡그리며 강산을 봤다.
“북침을 생각하십니까?”
강산이 김일성에게 조심히 물었다.
“미군 놈들의 항공모함이 인천까지 올라오면······.”
“소련이 철수했어도 공화국 뒤에 있기에 미국 놈들은 북침을 감행할 수는 없습니다.”
강산의 말에 김일성은 속으로 안도했다.
“상황이 계속 나쁜 쪽으로 흐르고 있소.”
그때 김일성의 집무실로 무척이나 아파 보이는 김책이 들어섰다.
“몸도 아픈데 왜 오셨소?”
“죄송합니다. 이번 과업은 저의 실책입니다.”
“아닙니다. 모든 결정은 내가 내린 것이오.”
김일성은 김책에게 말했고.
강산은 이 순간에도 김일성이 가식적으로 행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일성은 지금까지 김책을 제외하고는 과업에 실패한 위원들에게 냉정하게 대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소?”
“결국, 투표가 벌어졌으니 남한 지역에 자치 정부가 수립될 것입니다. 이제는 공화국도 정부를 수립할 때가 됐습니다.”
“우리가 먼저?”
“그렇습니다. 정부를 수립하고 지속해서 대남 공격을 해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공격해야 효과가 있을 것 같소?”
“남로당 당원들이 철도 노조에 침투했습니다. 그러니 남한 철도 노동자 파업을 시작으로 9월에는 총파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흔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합시다.”
7월 17일에 실시한 투표의 결과는.
미군정의 신탁통치는 85%의 찬성으로 10년으로 연장됐고.
그에 따른 자치 정부 수립도 이루어졌다.
대한민국 자치 정부의 초대 정·부통령은.
이승한과 김규가 선출되어 7월 25일에 임시정부의 내각이 드디어 출범하게 됐다.
이제 남북의 대결은.
남한의 자치 정부와 북한의 공산 괴뢰정부의 대결 구도로 자리 잡았다.
* * *
7월 26일 오전 대한민국 자치 정부 국무회의장.
1946년 7월 25일부로 미군정 하에서 자치 정부가 설립됐고.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미국령 오키나와 정부와 같은 성격을 가졌다.
이승한이 임시 대통령 석에 앉았고.
그 옆에 김규가 그리고 좌측에는 야당을 포용하는 정책으로 주봉암이 수상이 되어 앉았고.
각계 부처의 장관들이 자리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힘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자치 정부는 임시정부의 성격이기에.
국방과 외교 부분은 미군정이 담당했고.
실질적으로 국무회의에서 결정되는 모든 사항은.
미군정의 승인을 받아야 해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또한,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다면 내정과 경제개발 말고는 사실 논의할 사항도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외교부나 국방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외무부와 국방부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미군정과 공식적인 협의만 가능하다.
나라의 틀을 갖추었지만.
결국, 나라가 아니다.
“그동안 미루었던 토지개혁을 발표할 때인 것 같소이다.”
이승한이 지시하듯 말했다.
이승한은 초대 대통령이 된 후로 마치 왕이라도 된 듯 거만해졌고.
김규는 바로 이승한을 견제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계속 권력 암투만 할 것 같군.’
나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먼데 저러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자치 정부가 어제 발족하였습니다. 바로 토지개혁을 발표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닐까요?”
김규가 이승한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북한 지역은 공업 기반이 높지만, 남한은 여전히 농업이 중심입니다. 부산과 마산 지역에 기초적인 공산들이 들어섰지만, 농민들의 염원인 토지개혁이 없이는 자치 정부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승한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여기저기서 시위가 일어났고.
농민들의 불만은 더욱 팽배해졌다.
어떤 측면에서는 자치 정부 수립이 되기만을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옳은 말씀이십니다.”
내무부 장관인 장면이 이승한의 말에 동의하듯 말했다.
“경제부 장관.”
“예, 대통령 각하.”
나는 이승한에게 임시라는 단어를 제외해서 대답했고.
이승한은 아주 흡족한 미소로 화답했다.
그리고 김규는 그런 이승한이 웃긴다는 듯 피식 웃었다.
“경제부가 계획했던 토지개혁 방안을 발표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비서실장에게 그동안 준비했던 토지개혁에 대해 준비한 서류를.
국무위원들에게 돌리라고 지시했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해 8월 1일부로 토지개혁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박정이 정부 주도로 1962년부터 1996년까지 총 7차에 걸쳐 실행된 경제 발전 계획을 말한다.
다시 말해 그가 이룬 업적 중 하나를 그보다 먼저 이용한 것.
그는 이제 정권을 잡을 방법이 아예 존재하지 않으니.
내가 도둑질한 것이 아니다.
“북한은 이미 토지개혁을 했습니다. 모두 아시는 것처럼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실행하여 북한 인민들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경제부장관, 우리 이제 인민이라는 단어는 자제합시다.”
수도경찰청장인 장택산이 나를 보며 말했다.
아마 이 시점부터 우리는 인민이라는 단어를 잃어버렸을 것이다.
자치 정부가 수립되지 않은 1기 미군정에서 수도경찰청장을 역임했고.
현재 자치 정부가 수립되고 나서도 수도경찰청장으로 임명됐다.
“왜 그러십니까?”
“인민들이라고 부르짖는 공산주의자들 때문에 정신이 없소이다. 서울은 물론 경기 지방에서도 파업 투쟁이 무수히 일어나고 있소. 아마 부산 경남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다 빨갱이들에게 놀아나고 있을 겁니다.”
“옳은 말입니다.”
이제는 인민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할 것 같다.
“그렇군요. 그럼 앞으로 국민이라는 단어를 쓰겠습니다.”
“그것이 좋겠네, 대한민국 국민.”
이승한이 말했고.
나머지 국무위원들이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발표하겠습니다. 국무위원 여러분이 대부분 아시는 것처럼 자치 정부의 토지개혁 핵심은 유상몰수 유상분배입니다.”
“그 계획에는 반대입니다.”
“저도 반대입니다.”
“찬성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1,000만 농민 모두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친일파들이 대부분 처벌받았다고는 하나 간접적으로 친일에 가담한 사람들은 여전히 부를 가지고 있소. 돈을 가진 사람들이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한다면 토지는 그들의 몫이 될 겁니다.”
철도청 장관인 곽우찬이 나를 과녁으로 해서 언성을 높였다.
“곽철도 청장.”
그때 이승한이 그를 불렀다.
“예, 임시 대통령 각하.”
곽우찬은 김규 쪽 사람이기에.
이승한에게 꼬박꼬박 임시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썼고.
이승한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불쾌한 듯했다.
“반대하더라도 경제부 장관의 발표를 끝까지 들어 보고 나서 반대하시오.”
이승한이 핀잔을 주듯 말했다.
“······예.”
“계속하겠습니다. 공산주의자들처럼 무상몰수 무상분배는 자치 정부의 이념인 자유 시장 경제에 위반됩니다. 그래서 저와 대통령 각하, 그리고 부통령께서 고심 끝에 수정주의 노선을 선택했습니다.”
수정주의 노선이라는 말에 국무위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유상몰수 후 유상분배 토지개혁은 국가 경매 사업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돈을 가진 사람들이 땅을 다 가지는 것 아닙니까? 이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경제부 장관께서 조선 땅에서 제일 큰 사업가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부자입니다. 그래서 이 토지개혁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땅을 살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확보된 자금으로 경제개발 1차 계획을 실행에 옮길 생각입니다.”
“농민들의 불만을 해소할 방법을 말하지 않으니 국무위원들이 저리 불만을 토로하는 겁니다.”
김규가 내게 말했다.
“이제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현 토지 개발이 토지개혁 입찰에 참여할 것이고 확보한 토지는 소작농이었던 인민, 아니, 국민에게 100년 장기 분할로 재판매할 예정입니다.”
“정말이시오?”
곽우찬이 놀랍다는 눈빛으로 내게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사업가이니 이문을 남기려는 것 아니오?”
“그럴 것입니다.”
“그러니까요.”
곽우찬의 말에 이 자리에 모인 국무위원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마치 나를 아전인수나 하는 졸렬한 놈으로 보는 눈빛이지만.
이런 의심은 당연했다.
* * *